[책읽아웃 리뷰 수상작 ②] 독서 가이드와 페이스 메이커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세계를 가진 이 '책 유니버스' 속에 한 걸음 걸어 들어간 것이 매우 기쁘고, 내 곁에서 <책읽아웃>이 함께 하고 있음이 오늘도 참 든든하다.
글ㆍ사진 황이슬(책읽아웃 청취자)
202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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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일상에서 내 신경을 온통 사로잡고 있는 것들을 떠올려보자면, 환경, 동물, 자연과 같은 지금 꽤나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는 주제들부터, 여성 인권, 약자들에 대한 무관심, 빈부 격차 등과 같은 사회 문제들, 또는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몸으로 잘 살아가는 방법 같은 것들이다. 

이 모든 주제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이끌어 준 것은 다름 아닌 책이고, 그 책들을 소개해 준 것이 바로 <책읽아웃>이다. 

처음 <책읽아웃>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읽게 된 책 한 권이 나를 다시 독서의 세계로 발 딛게 했고, 조금씩 천천히 독서를 열망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관심이 생긴 몇몇 작가들이 출연한 팟캐스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부터 <책읽아웃>을 듣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관심 있는 작가가 출연한 회차나, 관심 있는 책을 소개하는 회차만 골라 듣곤 했기에, 매주 꾸준히 듣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것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 서점을 방문했을 때, 대체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 단서조차 잡기 힘들어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으로, 그때는 어떤 회차를 골라 들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었다. 

이런 내가 스스로 찾아 들은 회차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정세랑 작가님, 이슬아 작가님 편이었다. 이 두 작가님이 그때 이미 유명해서가 아니라 (사실 잘 몰랐다) 큰 욕심 없이 신청했던 서울국제도서전의 <책읽아웃> 공개 방송에 덜컥 당첨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두 작가님의 작품을 단 하나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공개 방송에 참가하는 것은 어쩐지 너무 실례인 것 같았기에, 책을 읽을 시간이 모자라니 출연하셨던 방송이라도 듣고 가자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듣게 된 두 편의 회차와, 그날의 공개 방송 이후에 나는 점차 <책읽아웃>의 매력에 슬그머니 나도 모르게 젖어 들고 있었고 점차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를 기다리게 되었다.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스스로가 진정한 '어른'이 된 순간을 떠올려 본다면 그것은 언제인지 하는. 

내 경우, 아주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독서와 가깝지 않았던 나에게, 책을 다시 가까이하게 되면서부터 그동안 몰랐던 다른 세상이 내 속에 펼쳐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렇기에 책을 다시 가까이하게 된 시점 이후에야 비로소 어른이 되기 시작했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려서부터 학창 시절 내내, 남들처럼, 혹은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정해진 길만 따라 살아오던 내가, 스스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그때와 같기 때문이다. 

비로소 어른이 되기 시작한 나는 여전히 초보 독서가이고, 편식하는 독서가이며, 세상에 대해, 세상 사람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너무 많아서 숨이 막힐 때가 많다. 그렇지만 이 어마어마한 '책 유니버스'에서 길을 잃어버리거나 압도당해서 다시 멀어지거나 할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내 곁에서 묵묵하고 꾸준하게 가이드와 페이스메이커, 두 가지 역할을 해 줄 좋은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세계를 가진 이 '책 유니버스' 속에 한 걸음 걸어 들어간 것이 매우 기쁘고, 내 곁에서 <책읽아웃>이 함께 하고 있음이 오늘도 참 든든하다.

어느덧 5번째 생일을 축하하게 되었지만, 누구도 이것으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 유니버스' 여전히 팽창 중이고, 오래도록 함께 책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책읽아웃>의 5주년을 축하합니다.



*심사평
 
5년이면 강산이 절반은 변했을 시간입니다. 오늘과 내일을 나누고 올해와 이듬해를 가르는 일, 흐르는 시간에 개념을 부여하는 일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녹음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으레 찾아오곤 하던 적요함을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때 시간은 고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흐르는 시간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버티고 견디고 참아내는 시간이겠요. 그 시간을 나누어주셔서, 더불어 그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한 줄 한 줄 파고드는 문장 덕에 말할 용기를, 대화할 이유를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from.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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