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시대. 문해력 저하 현상에 관한 우려가 사회 전반적으로 커지지고 있다. 어휘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의사소통의 오류가 생기기 마련. 말과 글을 활발하게 배우는 초등학교 아이들은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 어떤 학습을 해야할까. 저자 이주희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10년 차 교사이다. 교육 현장에서 문해력 교육을 위해 노력한 선생님들의 노하우를 정리해 『아이 문해력, 초등 6년이 답이다』를 집필한 저자는 문해력 향상을 통해 아이들의 삶과 글을 연결하는 법을 제시한다.
안녕하세요, 이주희 작가님. 출간 축하드립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초등학교 10년 차 교사인 이주희입니다. 현재 아이들을 향한 열정과 교육적 노련함이 조화롭게 정점을 이루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문해력 교육에 발을 들인 후, 매년 새로 만나는 아이들의 삶을 말과 글로 연결해 주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아이 문해력 교육 부모 코치로도 활약 중입니다.
작가로서의 첫 책이십니다. 책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과 팬데믹의 여파로 인해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의 문해력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 긴 글을 아예 넘기는 아이, 문제를 읽지 않거나 대충 보는 습관을 가진 아이의 모습을 겪고 그 원인을 몰라 속상해하시는 학부모 상담이 늘었습니다. 문해력 지도 방법을 몰라 난감해하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재작년부터 부쩍 아이 문해력에 대한 상담이 늘어나면서, 관련 질문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니, 정보가 비교적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정보도 특정 영역에 편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권만 읽어도 문해력에 대한 개념과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알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만난 학부모님들이 원하는 건 쉽고, 실용적이며, 아이의 삶 속에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학급 일지에 담긴 3년간의 학부모 고민, 저와 동료 교사들의 경험 및 연구 결과, 학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은 조언을 담아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프롤로그에 언급된 ‘온책 읽기’ 교육에 대해 궁금합니다. 간략한 설명과 함께 해당 교육을 이어오시면서 느끼신 부분에 대해서 공유해주신다면 어떨까요?
교과서에 있는 텍스트는 책의 일부분만 가져와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책을 한 권을 읽었을 때에 느낄 수 있는 흐름이나 변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온책 읽기는 ‘한 권의 책을 온전히 읽고 느껴보자’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책 한 권을 읽는 동안 책의 내용과 관련된 교과 내용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책에 나온 한 사건을 가지고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책과 관련된 체험 활동을 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활동을 많지만 온책 읽기 활동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책 자체가 아이의 삶에서 온전히 누려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온책 읽기를 하다 보면 책의 등장인물과 관련된 자기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는 아이, 자신의 장점을 찾는 아이, 호기심이나 고민을 해결하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교실에서 하루 종일 보았기에 잘 안다고 생각하는 아이라도 책을 통해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특별한 생각과 장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보람차고 흥미로운 일입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은 단순히 ‘글’을 읽는 것에서 생기는 문제만은 아닌 듯합니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더불어 해당 시기를 지나는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점은 교사나 부모의 교육관에 따라 많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코 ‘생각하는 법’ 배우기입니다. 이는 아이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며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입니다. 게다가 생각하지 않으면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익숙해진 아이들에겐 생각하기가 어려운 과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얻은 지식을 자신의 생각과 연결시키는 활동을 하도록 집중해 주셔야 합니다. 책에 나와있는 독서 전·중·후 활동을 참고해 보시면 독서를 풍부하게 하실 수 있는 비법을 알게 되실 겁니다. 또한,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 글 쓰기, 독후감 쓰기, 학습노트 쓰기를 함께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너무 버거우시다면 평상시 아이의 말을 잘 듣고 질문하며, 충분히 대화하시기를 추천합니다.
문해력 문제는 비단 초등 아이들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낱말의 뜻을 몰라 오해가 생기는 것을 여느 매체를 통해서도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나이 불문하고 우리가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져야 하는 자세(혹은 태도)는 무엇이 있을까요?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용적인 자세와 꾸준히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문해력 문제는 개인의 언어 능력 부족에서 온다기보다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 시대에 따른 언어 사용의 변화 등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기인하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심심한 사과의 ‘심심’을 모르는 것도 한자어 비중이 많이 낮아지고 쉬운 말을 쓰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당 어휘를 모른다고 했을 때 ‘저 사람은 문해력이 낮다’라고 하기보다는 언어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반대 입장의 경우에도 ‘쓰지도 않는 말을 왜 알아야 하느냐, 영상 시대인데 읽는 게 왜 필요하냐’보다는 ‘이런 어휘도 있구나, 읽고 생각하는 건 여전히 필요할 수 있구나’라는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거기에 꾸준히 배우려는 태도가 더해진다면 언어 사용이 크게 변하는 이 시점을 지혜롭게 지나가게 될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 계신 작가님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들을 지나오며 기억에 남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순간 다양한 경험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니 10년이 짧진 않은가 봅니다. 특별한 에피소드라니 바로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첫 학교에서는 매년 김장을 하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집 김치도 안 담가봤는데 잘할 리가 있나요. 아이들 가르치기 전에 엄마한테 빨리 김장하자고 졸라서 연습하고, 김장 담그는 글과 영상도 얼마나 봤는지 모릅니다. 방과 후에 학교 수돗가에서 선생님 셋이 배추를 절이는데 저도 함께 절여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대망의 김장하는 날! 다행히 아이들은 양념 버무리며 신이 났습니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게 된 아이들, 급식 시간에 겉절이를 먹으면서 뿌듯해하던 아이들, 김치를 잘 안 먹던 아이도 그날만큼은 싹 비운 식판, 담근 김치를 동네 어르신께 나누어드리러 다니던 기억이 따뜻하게 남아있습니다. 힘든 체험이다 보니 우려되는 민원, 세상이 험해 이웃집에 무엇을 전달하기 어려워진 지금이기에 더 애틋한 에피소드가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계획하신 일과 함께, 작가님의 책을 접할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책을 쓰면서 학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 문해력 교육법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 교육법을 그동안 혼자 알아왔더라고요. 저는 매일 겪는 일인데다가 직업이다 보니 연구하는 게 당연하지만, 학부모님들이 이렇게 자세히 알고 아이를 지도하는 건 참 힘든 일입니다. 이제는 기록하고 알리며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일단 목표는 아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책을 꾸준히 집필하는 것입니다. 아이 교육, 부모 교육 모두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강연도 적극 실시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교육 전문가, 부모는 아이 전문가입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처럼 교사와 부모가 함께 힘을 합쳐 소중한 한 아이를 성장시키는 과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 제가 함께 할 수 있게 된다니 너무 감사하고 설렙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