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자타공인 모범생과 사고뭉치 짝꿍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이제부터 노범생』은 아이들 간의 갈등과 소통, 섬세한 해결 과정을 보여 주며 ‘모범생의 기준’, ‘착한 아이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는 작품으로, 현직 초등 교사 특유의 현실 감각과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돋보인다. 이 책은 ‘2023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영화 <이제부터 노범생>의 원작 동화이기도 하다. 현직 초등 교사이자 아마추어 영화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제부터 노범생』의 저자 서성환 작가를 만나 봤다.
현직 교사이자 작가, 아마추어 영화 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동명의 영화와 책 모두 어떻게 만들고 쓰게 되셨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더운 여름날 심부름한다고 혼자서 땀 삐질삐질 흘리던 아이를 보고 <이제부터 노범생>의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착한 아이의 의미’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영화’라는 교육 매체를 활용해서 인물의 상황과 감정에 빠져 볼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 영화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부분을 첨가하여 동화책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영상 매체를 많이 접하는 학생들에게 글로써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건 새로운 기쁨이니까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함께 영화를 찍는 활동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찍으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새로운 발견이 있으면 들려주세요.
아이들에게 평소 수업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곤 해요. 작은 역할에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 아이가 이렇게 끼가 많았나?’ 놀라기도 합니다. 늘 영상 매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되고 요즘 잊혀져 가는 ‘함께’라는 가치를 매순간 배워가는 것 같아요. 평소에 의기소침하던 학생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에피소드보다 전설에 가깝겠죠? 맞아요. 이 책의 주인공 도진상 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실 때 굉장히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또 경험하실 것 같은데요. 이 책의 주인공인 노다빈 학생처럼 모범생인 아이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러한 자녀를 둔 부모님께는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어른들 기준에서의 모범생은 늘 규칙에 수용적이고 순종적입니다. 선생님의 말과 학급의 규칙을 철저히 지키고자 노력하죠. 그래서 진상이 같은 학생을 보면 속상해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기준에서 ‘착하다’라는 건 어쩌면 어른들에게 ‘편하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그 주체가 남이 아닌 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인 만큼 예외의 상황을 많이 만나 봤으면 좋겠습니다. 더 큰 세상을 알아가도록 말이죠. 부모님께서도 잘한다고 칭찬만 해 주시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실수의 경험도 편안히 위로해 주셨으면 합니다. 실수의 경험도 중요하니까요.
그렇다면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인 도진상 학생처럼 장난꾸러기인 아이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이러한 자녀를 둔 부모님께는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주로 자기중심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죠. 스스로 판단하기에 장난이 때론 사회적인 선을 넘어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생각지 못한 반응에 상처를 받거나 어린 마음에 더 화를 내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필요해요.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기보다 의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해요. 물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규칙을 크게 어기는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려줘야겠지요. 행동은 통제하시되 마음은 이해해 주는 요령이 필요할 것 같아요. 너무 어렵나요?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인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지 설명해 주세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매력은 담백한 이야기라는 거예요. 요즘 너무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야기들이 아이들과 자주 만나요. 재미는 있지만 너무 비현실적인 세상이라서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속에서 더 큰 공감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세상의 모든 다빈이와 진상을 위한 책이에요. 사회의 정해진 규칙에 순응하는 어쩌면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다빈이들과 내 마음대로 살고 싶은 어쩌면 자유로운 영혼인 진상이들이 읽어 줬으면 좋겠어요.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좋아하는 부분, 또는 가장 애정을 담아 그린 장면을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은 내면적으로 어린이는 수동적인 다빈이의 모습으로 청소년은 능동적인 진상이의 모습으로 그려냈습니다. 즉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서 자기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스스로 옮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다빈이가 손을 드는 장면이에요. 왜 손을 들었냐고요? 그건 동화책 속에서 확인해 보세요.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마지막 등교장면이에요. 변화된 아이들의 모습이 아빠 미소를 짓게 해줘요. 저는 선생님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자아 정체성과 주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초등 아이들과 부모님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서로 대립했던 다빈이와 진상이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서로 섞인 것처럼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과 아이들이 만들어갈 자신의 세상이 적절히 조화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끝없이 세상과 나에 대해서 의심하고 해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해요. 부모님께서는 그 과정을 아이들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다빈이 엄마처럼 그저 곁에서 응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자아 정체성과 주체성이 아닐까요?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frog0609
2024.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