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칼리, 책은 내게 친구이자 동반자
어릴 적부터 책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어댔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책 속 테오필처럼 책을 모으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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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연 번역가와 다비드 칼리. 사진 : 조용근


『책을 너무 사랑한 테오필』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 다비드 칼리가 이탈리아의 주목받는 그림 작가 로렌조 산지오와 처음으로 함께한 작품입니다. 다비드 칼리 특유의 재치와 유머, 반전을 더한 이야기에 로렌조 산지오의 섬세하고 디테일한 묘사가 돋보이는 따뜻한 그림이 더해져 책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전하는 그림책이 완성되었습니다. 이번 책 역시 엉뚱한 호기심을 쏘아 올려 이야기를 빚어내는 다비드 칼리만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빛나는 가운데 주인공 테오필의 책 수집과 정리벽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투영했다고 밝혔는데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번역가 박재연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재연 여름이 시작될 즈음 만났는데,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시절에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고 좋습니다. 지난여름 작가님의 책 『책을 너무 사랑한 테오필』을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했어요. 책을 사랑하고 또 책과 관련된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 입장에서 정말 재미있고 또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원작 파일을 받아 훑어보면서,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이 책 다비드 작가님 본인 이야기 아니야?’라는 질문이요. 맞지요?

 

다비드 그렇다마다요! 만화책, 그래픽 노블, 잡지, 소설……, 어릴 적부터 책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어댔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책 속 테오필처럼 책을 모으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작가라면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재연 그냥 책을 많이 읽는 것뿐만 아니라, 주제별로 세세하게 책을 나누고 고이 보관하는 테오필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일 잘하는 도서관 사서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보르헤스 생각이 나기도 했어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렇게 잘 정리하고 또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잖아요. 혹시, 이것도 작가님 본인 이야기 아니에요?

 

다비드 예리하군요! 맞아요. 제 이야기에요. (웃음) 테오필보다 제가 좀 더하긴 하지만…….

 

재연 더하다고요?

 

다비드 테오필은 주제별로 책을 분류해서 정리하지만, 저는 책의 형태, 크기, 색깔 등등 나눌 수 있는 기준을 다 동원해서 책을 정리해 놓거든요! 『책을 너무 사랑한 테오필』에 나오는 장면처럼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원서 언어별로 구분하기도 하고요. 번역가님의 표정을 보니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겠네요. (웃음) 저도 이 정도면 병이라고 생각해요.

 

재연 정말 대단하세요. 테오필이 익숙하게 여겨진 이유가 있군요. (웃음) 하고 많은 유명인 중에 나폴레옹을 고르신 이유가 있나요? 

 

다비드 별다른 이유는 없고, 아무래도 프랑스어로 쓴 책이다 보니 가장 널리 알려진 프랑스 인이 누굴까, 생각하다 나폴레옹을 골랐어요. 나폴레옹의 개에 대해서 따로 조사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고요.

 

재연 모자, 군복, 배 위쪽에 손을 얹고 있는 포즈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나폴레옹의 이미지가 더해져서 더 궁금해지긴 했어요. 황제의 강아지라니, 프랑스 문화와 역사를 전공했지만,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이야기였거든요. 

 

다비드 그런 것이 그림책의 재미 아닐까요.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지점을 파고들어 엉뚱한 호기심을 나누게 해주니까요.


다비드 칼리

 

재연 동의합니다. 특히 작가님의 작품들은 익숙한 인물이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면서 각자의 경험이나 생각을 확장해 주는 것 같아요. 아마도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새롭게 섞고 또 나만의 이야기로 바꾸어 내는 일을 끊임없이 하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작가님께 책은 어떤 의미인가요?

 

다비드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할 수 있어요. 항상 책에 둘러싸여 있고, 책과 교감하며 작업을 하니까요. 저 역시 테오필처럼 다른 사람에게 책을 빌려주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웃음)

 

재연 책을 좋아하는 친구라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만큼 책을 아끼지 않을 수 있겠죠. 『책을 너무 사랑한 테오필』에 등장하는 테오필의 친구를 보고 좀 짓궂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옆에 있으면 한 대 찰싹 때려주고 싶더라고요. (웃음) 그 친구 덕에 테오필의 책 컬렉션에 큰 변화가 생기는 과정도 정말 생각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그것을 곁에 두고 아끼는 일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그 의미를 나누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테오필은 다시 책을 모으게 될까요?

 

다비드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일은 멈출 수 없는 일이죠. 새롭게 다시 책을 모으면서 테오필은 책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행복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책을 향한 테오필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많이 기대해 주세요.

 

재연 테오필의 새로운 컬렉션에 ‘나폴레옹의 강아지’에 대한 책이 들어있기를 바라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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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