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행복하기 위해선 교사가 행복해야 합니다. 교사가 행복하기 위해선 교실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져야 합니다. 타고나길 기가 약한 ‘만만이 교사’ 김참외 선생님이 『만만이 교사의 쎈 척하는 법』을 통해 교실의 평화를 위해 썼던 방법들을 이땅의 수많은 만만이 교사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만만이 교사의 쎈 척하는 법』을 집필하셨어요. 학교 현장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교권, 학교교육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요즘인데요.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와 집필의도가 궁금합니다.
교사 커뮤니티를 보거나 동료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많은 선생님들께서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을 안고 계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교사를 비아냥거리며 수업을 방해하고 주변 친구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아이들이 교실에 한둘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라.’는 훈육법은 교사를 더욱 우울하게 합니다. 이제는 훈육자의 마음에 초점을 두고, 훈육자와 피훈육자의 건강한 관계 정립을 위해 대화법뿐만 아니라 표정, 말투, 행동 등에 대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제가 제시한 방법들이 정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이런 제안으로 논쟁이 활발해질 때 더 좋은 훈육법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선생님들께서 아프지 않은 교직생활을 하시길 바라며 이 책을 냈습니다.
문제 상황별 대응법과 함께 교사가 취해야 할 표정과 몸짓 등이 그림으로 생생하게 제시되어 흥미가 배가되었는데요, 그림도 직접 그리셨다고요?
네. 글과 함께 삽화도 직접 그렸습니다. 훈육할 때 표정에는 미묘함이 있거든요. 분노를 표출하는 표정도 아니고, 짜증이 올라오는 표정도 아니고, 평온한 표정도 아닙니다. 일말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침착하고 단단한 표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이런 제 의도를 삽화가님께 완벽하게 전달드릴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서 그려 보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웹툰 작가를 꿈꾸며 그림 연습을 했던 것이 이번 기회에 도움이 되어 다행입니다. 역시 모든 훈련은 언젠가 쓸모가 있나 봅니다.
이미 온라인 연수 및 교사모임, SNS 등을 통해서 교사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고 계시는데, 선생님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선생님들의 반응과 응원에 참 많은 힘과 위로를 얻습니다.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폭우가 내리는 날 온 몸이 다 젖도록 춤을 추며 뛰어다닐 정도의 기쁨인 것 같습니다. 제 연수를 다시보기로 출근길 반복해서 듣는다거나 제가 소개한 멘트와 표정을 인쇄해 놓고 매일 읽는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보다 경력이 훨씬 많으신 선배 교사분들께서는 ‘좀더 빨리 나타나 주지.’하며 귀여운 원망도 하셨습니다. 이런 분들이 안 계셨다면 집필 제안이 왔을 때 아예 시도조차 못했을 거예요. ‘내 글이 오히려 다른 교실에 해가 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는 저에게 용기를 주려고 댓글과 후기로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만만이 교사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그리고 강한 교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고, 지금은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요?
만만이 교사로서의 에피소드는 참 많죠. 하이파이브 하려고 손을 뻗은 저에게 중요 부위를 퍽 치고 도망가는 아이부터, 제 핸드폰을 낚아채 가서 한참을 돌려주지 않은 아이, 제가 늦게 출근하니 차에 치여 죽은 줄 알고 좋았다는 아이 등... 이런 상황을 원망만 하지 말고, 우선 내가 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울 앞에서 눈빛 연습을 해보고, 고개를 치켜들어 보기도 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기도 했어요. 아이에게 해줄 말을 메모장에 썼다 지웠다 반복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출근할 때마다 ‘오늘도 엄청 화나는 일이 생길 거야. 연습한 대로 침착하게 하자.’를 되뇌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그래도 여유를 갖고 교실을 긍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저를 믿고 의지하는 게 보여요. 더 이상 출근하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물론 여전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아이들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줄 알게 된 것이 만만이 교사일 때와 확연히 달라진 점입니다.
‘만만이 교사’에서 ‘강한 교사’로 거듭나는 것은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각각 어떤 의미일까요?
강한 교사는 무서운 교사가 아닌, 학생과의 관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교사를 의미합니다. 자꾸만 엇나가는 아이들을 여유롭게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면, 선생님들께서 꿈꾸는 교육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거라 생각합니다. 학생은 강력한 권위를 가진 교사로부터 건강한 훈육을 받음으로써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학부모님 또한 강한 교사의 훈육을 지지해 주신다면 아이도 교사를 존중하게 되고 양질의 교육과 훈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강한 교사가 되었을 때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저를 훨씬 신뢰한다고 느꼈고, 수업의 질이나 교실 운영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진 걸 경험했습니다.
선생님의 참외 캐릭터가 인상적입니다. 특별히 만만이 교사와도 연결되는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캐릭터 소개를 부탁드려요.
단순히 참외가 참 귀엽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데굴데굴 굴러가며 대충 살아가는 모습이 꼭 저 같았거든요. (제가 귀엽다는 뜻은 아니고요.) 참외라는 글자 자체도 귀엽잖아요. 지금은 ‘참지 않고 외치는 교사’라는 뜻의 닉네임이 되었습니다.
학급 운영에 고민이 많은 수많은 만만이 선생님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다른 선생님의 교실에 들어가 본 적도 없으면서, 그 아이를 맡아 본 적도 없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조언을 건네는 모양새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계속 고민하고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밤마다 눈물을 또르륵 흘리며 거울 앞에서 아이를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대사를 연습했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수업을 연구하고 어떤 선생님은 대학원을 갑니다. 어떤 선생님은 희한한 교사가 쓴 『만만이 교사의 쎈 척하는 법』을 집어 듭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고민을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단 용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용기가 선생님을 평생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니까요. 숨쉬기도 불편했던 교실에서 어느새 자연스러운 호흡을 내뱉으시며 센 척이 아닌, 정말로 강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을 기쁘게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만만이 교사의 쎈 척하는 법
출판사 | 아이스크림북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