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유서에 내 이름이 다잉메시지로 쓰여 있다면?
기분이 나쁘기도 한데, 묵살하기에는 존재감이 나름 거센,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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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을 계급 비교, 가난, 입시 트라우마. 어쩌면 이것이 사람들을 악인으로 만드는 사회 구조적 요인이 아닐까. 가장 한국적인 욕망을 조준하는 설재인 작가의 신작 『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은 무엇이 우리를 고통받게 하는지, 패배자로 만들었는지, 이 사회가 선인이 존재할 수 있는 곳은 맞는지 질문을 던진다.


 

『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은 예술과 욕망, 돈으로 점철된 인물이 가득한 소설로 읽히기도 합니다. 이 소설의 구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사실 원래는 '내가 얹혀살던 친구의 지하실에서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었으며, 거기 내 이름이 다잉메시지로 쓰여 있다면 어떻게 하지?'라는 단순한 상황 설정에서 출발한 소설이었습니다. 본디 저는 항상 문제가 되는 상황만을 상정한 후 소설을 시작하곤 하는데요, 그리고 시작하던 당시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던 사회적 이슈가 서사에 자유롭게 침투하도록 내버려둡니다. 아마 이때 저는 예술과 자본의 공생, 기생, 결탁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소설 속 대부분의 인물은 평범하게 악행을 저지르고 죄책감을 굉장히 영리하게 포장합니다. 집필하면서 '그래도 얘가 제일 악하다!' 하는 인물이 있었나요?

'제일 악하다!'는 아니지만..... 제일 싫어하는 인물은 있습니다. 박형근입니다. ㅎㅎㅎㅎㅎ 저런 인물을 참 많이 보았거든요. 실패한 기회에 대한 집착적인 미련이 자아의 대부분을 형성하는 인물들은 생각보다 주변에 많습니다.

 

예술, 돈, 이해받지 못하는 인물들을 그리셨는데요. 작가님께 이 세가지 키워드는 어떤 의미인가요?

일단 예술은 제가 평생 인정받지 못할 분야입니다. 그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이 분야에서 활동하면 활동할수록 체감하는 것 같아요. 돈이란 건 한때는 매우 복잡한 요소였는데요, 지금은 단순합니다. 제 반려견인 17kg짜리 진도믹스가 밥그릇을 핥을 정도로 맛있는 밥을 매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해받지 못하는'.... 저는 '이해'라는 개념이 '권력' 혹은 '명예'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을 요새 자주 합니다. 권력과 명예를 가지면 알아서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생겨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걸 소유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살려고 합니다. 다만 항상 다양한 인간들을 목격하고, 가치평가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유지합니다. 이해까지는 아니더라도요.

 

입시, 계급, 권력, 돈, 체면 등 굉장히 한국적인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일부러 의도를 가지고 집필하신 걸까요?

전혀 아닙니다!!! 저는 플롯이나 주제를 짜지 않고 소설을 쓰는데요, 그래서 당시에 혼자 고민하고 있던 이슈들이 자주 소설의 수면에 떠오르고는 합니다.

 

소설을 쓰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빨리 읽힐 수 있는가?' 저는 어느 순간부터 그걸 언제나 최대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아끼는 장면이 있다면요?

장면은 아니고 문장입니다. '형근은 청소에 재능이 없었다.' 사실 저는 이 문장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여깁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을 다 읽은 독자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책을 덮기를 바라시나요?

화장실에 가서 잔변을 처리하고 싶은 욕구랄까요..... 잘 읽혔고 뒤의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뭔가 기분이 나쁘기도 한데, 묵살하기에는 존재감이 나름 거센,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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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