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미대생 졸업 작품 중 최종 선정된 작품들의 무대 ‘2025 대학미술제’
2025 대학미술제 관람포인트 3가지
글 : 이지현(널 위한 문화예술 공동 대표)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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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ACS(아트조선 스페이스)에서 열린 《2025 대학미술제: 캔버스 리그》는 2024년 졸업 작품을 제출한 수백 명의 전국 미술대학 졸업생 가운데 최종 21인을 선발해 재조명하고 있는 전시이다. 전업 작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자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전국에서 매년 발표되는 졸업작품이 학사일정의 일부로 그치는 것이 아닌 실제 아트필드로 연결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전시가 아닐지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2024년 졸업작품을 제출한 전국 미술·디자인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연형 전시의 결선 무대의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부제가 ‘캔버스 리그’인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 전국 70여 개 4년제 대학에서 미술·디자인·조형 등 예술 계열 학과를 운영하는 가운데, 이번 ‘대학미술제’에는 51개 대학 출신 졸업생 수백 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이 중 내부 심사 및 외부 전문가 평가와 대중의 투표를 거쳐 최종 선발된 21명의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전시가 진행되는 과정 자체도 흥미로운 이번 프로젝트의 관람 포인트 3가지를 직접 정리해 봤다.


1. 블라인드 전시가 주는 짜릿함




많은 관람객은 실제로 작품 앞에서 서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앞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 작품의 캡션을 읽게 된다. 어떤 작가인지, 제목은 무엇인지를 확인하여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관람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전시 문화일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관람 방식은 미술이 주는 충분한 즐거움을 방해할 때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흥미롭게도 작품명과 재료, 크기만 공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블라인드 전시인 것이다. 작가 이름과 학력 정보를 배제하여 학벌, 연고, 지역 등의 따른 선입견을 차단하고 작품 그 자체로 평가받게 하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필자가 직접 방문해 이번 전시 관람을 경험해 보니, 처음에는 다소 답답하고 정보를 더 알아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 자체에 더 온전히 집중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이제 막 미술대학을 졸업한 초신인 작가들이 참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작가의 네임밸류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 그 자체일 것이다. 작품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관람객들을 깊은 감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이번 전시는 분명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2. 작가 인생에서 단 한점뿐일 졸업 작품이 가지는 의미




미술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미술대학 학생은 졸업전시회라는 관문을 거치게 된다. 이는 프로 작가로 가기 전 학생으로서 꼭 경험해야 하는 필수적인 코스인 셈이다. 그 때문에 미대생의 마지막 학기는 거의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는 시간이나 다름이 없다. 졸업 전시회는 본인 스스로에게도 매우 중요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아트씬 종사자들 또한 알게 모르게 각 지역의 미대 졸업전시회를 찾아가며 작가로서 잠재력 있는 학생을 발굴하기 때문에 향후 작가의 길을 걸어갈 계획이라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그려보지 않은 대형 작품에 돌입하기도 하고, 밤을 새우고 교수님의 크리틱을 거쳐 공들여 작품을 탄생시켜 졸업전시회에 내놓게 된다. 이는 다시 말해 프로 작가로 가기 전 가장 최선을 다해 만든 ‘학생 작가의 마스터 피스’ 작품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모험심이 큰 컬렉터들은 각종 미대 졸업전시회와 오픈스튜디오를 찾아가는 문화도 있다. 졸업 전시회에서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도 실제로 존재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전시는 큰 의미를 지닌다. 

 

가장 최선을 다한 한 점의 작품이 출품된 것이다. 누군가는 단 한점만 있어서 아쉽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 작가의 더 많은 작품을 봐야 비로소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오직 단 한 점으로 승부를 보고, 오직 그 작품 하나로 그 작가의 작업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이 전시가 주는 또 다른 묘미일 것이다. 


3. 감상을 다 마치면 이뤄지는 관람객 투표



전시 마지막에는 관람객이 직접 투표할 수 있는 존이 마련되어 있다. 흔히 미술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존재하기도 한다. 탁월한 예술을 가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미술 분야에 깊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가진 이들의 평가가 중요하겠지만 이번 전시는 다르게 접근한다.

 

현장의 관람객에 의해 치러지는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의 투표로 최종 TOP 3 작가를 선정하여 추가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는 10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전시형 아트페어 ACF (아트조선포커스)참여 자격이 주어지는데, 전문가의 심사가 아닌 인기투표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은 아마도 전시의 마케팅 측면에서 바라봐도 무방할 것이다. 작가를 응원하는 지인과 가족을 시작으로 더 많은 일반 관람객이 전시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식은 작가의 네임밸류에 힘입어 흥행하는 여타의 전시와는 다른 모종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이번 전시를 방문한다면 마지막 투표까지 꼭 잊지 말고, 진행해 보자.


4. 컬렉팅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번 전시는 소장까지 가능하다. 현장에는 작품 가격이 적혀있지 않지만, 전시장에 문의하면 가격을 알 수 있다. 필자 또한 문의하여 리스트를 받아보니 미술계에서 통용되는 학생 작가의 호당 가격제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 듯 보였다. 물론 작가마다 조금씩 기준이 다르긴 하나 분명한 것은 충분히 컬렉팅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가격대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학생 작가의 작품을 사는 것이 무모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미술대학을 졸업한 학생 중에 전업 작가로 가는 비율은 매우 낮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나의 컬렉팅이 누군가가 전업작가로 갈 수 있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회화뿐 아니라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고, 이러한 다양한 매체들이 유통될 수 있는 창구로서 기능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났다면 꼭 전시 주최 측에 작품 리스트를 요청해보자. 이번 전시가 충분히 더 알려져 내년에도 더 많은 전국의 미술대학에서 참여하고 계속해서 탄탄한 행사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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