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세 명의 우주인 중 한 명, 마이클 콜린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다. 달에 착륙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과 달리 사령선 조종을 위해 달의 뒤편에 홀로 남았던 마이클 콜린스의 이야기를 1인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2022 창작산실 대본 공모 선정, 2023 '창작 뮤지컬 어워드 넥스트' 최종 우승작 선정 후 2024년 쇼케이스 공연을 진행한 바 있는 이 작품은 약 5년간의 창작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11월 11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초연의 막을 열었다. 모든 개발 과정을 함께한 김한솔 작가, 강소연 작곡가, 김지호 연출이 의기투합하여 이번 초연을 올렸다.

김한솔 작가는 "달 탐사 50주년 기념 행사에 마이클 콜린스가 등장해 연설하는 모습을 봤다. 닐, 버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세 번째 우주인이 있다는 것은 몰랐는데, 그가 홀로 달을 밟지도 못하고 달의 뒤편으로 갔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저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실존 인물에게 관심이 많다. 그래서 강소연 작곡가에게 이 인물로 뮤지컬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작품을 구상한 계기를 떠올렸다.
이어 “초고는 5인극이었지만, 다 쓰고 보니 마이클 콜린스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의 내면의 여정을 어떻게 해야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1인극으로 바꿨다”며 “마이클 콜린스는 단단하고 용기 있는 인물이다. 그의 용기와 자부심이 어디에서 온 걸까 고민했는데, 사랑에서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외로움에 대해 생각하며 글을 썼는데,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쓰였다”고 말했다.
강소연 작곡가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보니, 따뜻한 감성에 맞게 작곡을 했다. 달에 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물의 감정선과 장면에 음악의 톤을 맞추려고 했다"고 음악적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이클 콜린스 역에는 유준상, 정문성, 고훈정, 고상호가 캐스팅됐다. 유준상이 소극장 무대에 서는 것은 17년 만이다. 그는 "한창 달과 별에 관심이 많을 때 이 대본을 만났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마이클 콜린스만큼 외로움을 느낀 사람은 전 세계에 없을 것이다. 인물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분이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80세가 됐을 때 제 마지막 작품은 <비하인드 더 문>일 것"이라며 "<비하인드 더 문>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품이 될 것이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큰 극장에서 이 공연을 하게 된다면, 지금 이 순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관객들이 오래 기억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을 향한 큰 애정을 표현했다.
1인극에 처음 도전하는 정문성은 “1인극을 선택한 이유는 실컷 연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일 크게 느낀 어려움은 상대방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무대 위에서 상대방과 마음을 나누는 데서 오는 행복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인물이 꿈의 바로 앞까지 갔을 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모습을 상대 배우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관객을 그 상대방으로 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시간 반 동안 관객에게 사랑이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다”고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고상호는 "인물에 집중하고자 했다. 작품의 배경이 달일 뿐, 어떤 사람에게든 투영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공연을 본 뒤 자신을 돌아볼 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사람과 외로움에 집중해서 해석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고훈정은 "창작 초연 작품에 참여하면, 그 공연이 잘 올라갔을 때의 충만감이 있다. 그 충만감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올해 초 연극 <지킬앤하이드>로 1인극에 도전한 것도 그 충만감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번 작품 역시 공연이 잘 올라갔을 때의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김지호 연출가는 "1인극은 무대 위 배우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장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마음먹은 것은, 배우의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줘야겠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하지 않은 것을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전과 다른 시도를 하려고 애쓴 결과가 <비하인드 더 문>이다. 네 배우가 믿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뮤지컬 <비하인드 더 문>은 오는 2026년 2월 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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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희
뮤지컬 전문 매체 <더뮤지컬> 기자. 좋아하는 건 무대 위의 작고 완벽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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