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人터뷰]이미도의 상상력 예찬, No eye dear? 예스 아이디어! -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 이미도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은 아이들에게 이미지로 영어를 ‘보여준다’. 동사(verb)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성냥팔이 소녀가 등장한다. 가여운 소녀는 추운 날 성냥을 팔다가 ‘동사’한다.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친구 캐릭터들은 ‘동사’를 외워야 한다. ‘동사’를 주문처럼 외치는 순간 ‘동사’한 소녀가 깨어난다!
20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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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와 롯데시네마가 함께하는 작가와의 만남, 12월의 주인공은 이미도 작가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에서 이 이름을 확인한 분들도 많을 거다. 그는 (무려!) 465편의 외화의 번역가이자, 6권의 책의 저자다.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영문법 만화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12월 23일, 2009년을 채 열흘도 남겨두지 않은 쌀쌀한 연말에 이미도 선생님의 강연회가 열렸다. “창조적 상상력을 디자인하자.” 상상력이 화두인 만큼 많은 독자가 참석했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어머니 독자가 많았다. 상상력 강연을 들으러 독자들은 머리 위로 각자 전구 하나씩을 띄웠더랬다. 이미도 작가는 한 시간가량 꺼진 전구의 필라멘트에 찌릿찌릿한 상상력을 공급해주었다. 추위마저 번뜩이게 느껴졌던 그날의 강연회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바야흐로 대세는 상상력! 2000년대 들어, 사람들의 관심사가 IQ에서 EQ로 넘어가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의 중요함은 분야를 막론하고 강조됐다. 공부를 하든, 취업을 하든, 정치를 하든, 사업을 하든, 상상력이 필수다. 귀에 딱지가 얹을 정도로 많이 들어온 얘기라고? 그렇다면 오늘 딱지 하나를 더 붙여보시라. 상상력이 매력적인 까닭은 그것에 대해 듣고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금세 내 머릿속에서 이식 증식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미도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모락모락 좋은 생각이 피워 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미래의 문맹은 눈깔 없는 사슴?
“바우하우스 스쿨의 교수이자, 사진작가였던 라슬로 모홀리 나지는 일찍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래의 문맹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자가 아니라, 이미지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흐른 지금, 그러니까 그때의 미래가 된 오늘날에도, 이 말, 유효하다. 끝을 모르고 발달하는 미디어 시대인 요즘, 실로 이미지가 엄청난 힘을 지니고, 글 못지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는 어떠할까. 이미도 작가는 “미래의 문맹은 눈깔 없는 사슴”이란다. 으잉? 갑자기 웬 사슴? 자, 여기서 퀴즈 하나. “눈깔 없는 사슴을 영어로 하면 뭘까요? No eye dear, 노 아이디어(No idea)입니다!” 그만큼 앞으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 창의성과 상상력이 중요해질 거란 말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가진 무수한 특징 가운데 독창적인 특징 중 하나가 호기심’이라고 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부분 것들은 축적되기 마련인데, 호기심과 상상력은 줄어드는 것일까요?” 여기 마이클 게이츠 길세의 사연을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전 예일대를 우수하게 졸업한 마이클이에요. 영문학을 전공하고 카피라이터로 활약했습니다. 이래 봬도 잘나갔습니다. 카피마다 좋은 반응을 얻어 승승장구했더랬지요. 헌데 쉰두 살에 저는 회사를 나가야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원했는데, 제 아이디어는 반짝임에 그쳤거든요.”
군계일학에서 필부필부가 되어버린 인생무상 마이클 씨. 여든이 되어 커피숍에서 구직정보를 보고 있을때, “Would you like the job?” 하고 기회가 다가왔다. 그 커피숍, 스타벅스에 바리스타로 취직하게 된 거다. 이 기구한 사연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사는 마이클 씨가 보내온 것,은 아니고 그의 저서 『땡큐! 스타벅스』(원제 : How Starbucks Saved My Life)에 실린 이야기다. 책에서 마이클 씨는, 여든의 나이로 시작한 일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향한 존경심(Respect)과 나를 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Dignity)이다.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게 된 마이클 씨야말로 과거의 아픔은 덜어내고 미래로 나아가자(‘Less past, more future’)는 명언을 인생에서 실현한 사례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며 현실에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카르페디엠! 모두 알고 계시죠?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그렇게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우상파괴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기원전 725년 콘스탄티노플 황제 레오 3세가 성문의 그리스도 황금석상을 파괴했을 때, 사람들이 그에게 붙인 별명이기도 하다. “같은 제목의 저서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신경과학자의 눈으로 살펴본 창조적 사고의 비밀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아이코노클라스트를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사람’ ‘상식적인 사고를 거슬러 최초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상식파괴자는 무엇이 다를까? 고정관념이 없는 ‘Perception(지각)’ ‘Fear(두려움) 없는 사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할 줄 아는 ‘Social Intelligence(사회지능)’를 가진 사람들이다. “일찍이 아이슈타인은, 이런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을 쉽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어린이처럼 호기심을 갖고 상상하는 연습을 하라’고 했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한 사람이 일본의 거장 린 타로 감독입니다. <은하철도 999> <밀림의 왕자 레오> 등을 감독한 그는 늘 ‘내 정신세계는 중학생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Come Up See Me Dad
이미도 작가가 소개한 저 문장은 소설 『리버 보이』의 저자 ‘팀 보울러’가 책 홍보 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맨 처음 했던 말이다. 무슨 말일까? 여기에도 조금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혀를 잔뜩 굴리고 저 말을 천천히 발음해보자. 저 속에 숨은 ‘고맙습니다.’가 들리지 않는가? “이국의 발음 ‘고맙습니다.’를 외우기 위해, 팀 보울러가 창의적인 연상법(!)으로 만들어 낸 문장”이다.
이날, 이미도 작가 역시 다섯 개의 단어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1. Change
“변화란 낡은 것(Old)을 새 것(New)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노(Ino)’ 디자인의 김영세 대표는 저서 『이매지너』에서 Design의 개념을 독창적으로 풀이했습니다. 디자인이란 De Sign, 곧 기호(Sign)의 구조를 파괴한다(destruct)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고정관념을 벗어나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지요. 변화에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가장 위험한 도전은 바로 도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2. Uniqueness
“모두들 Number one, Only one을 꿈꾸시죠? 하지만 하나만 선택하라면 어떤 게 더 좋을까요? 네, 온리 원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왜 넘버 원이 되라고 강요하시나요? 온리 원이 되면 저절로 넘버 원이 됩니다. Number one and only one,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이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미도 작가가 어린이 대상 영문법책을 만들게 된 까닭도 이와 관련이 있다. 모두들 넘버 원이 되겠다고 보통 이상의 노력을 쏟아 붓지만, 그만큼 성과를 내기는커녕 흥미를 잃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지 좋아하는 일을 하루에 세 시간씩, 10년을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 이게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만큼 영문법을 공부했어요. 그런데 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잘못 배웠다면, 다시 배워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미국 애니메이션을 번역하여 영어의 재미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아이들을 위한 값진,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는 독창적인 영어 학습 만화책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훌륭한 애니메이션처럼 창의적인 재미가 풍부한 만화책을 말이지요. 그런 책을 쓰면 아이들이 만화를 보면서도 맘껏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영어 실력도 쑥쑥 쌓을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 영문법을 뗀 성인에게도 영어가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여 문장으로 확장하는 통합형 영문법을 배우지 못한 탓은 아닐까요? 문장을 놓고 찢거나 나누는 영문법을 배웠기 때문에 쓰기와 말하기를 할 때 문장을 잘 만들지 못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초등학생들은 어떤 영문법을 배울까요? 당연히 통합형 영문법입니다.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은 미국의 영문법 교육 방식에 따랐습니다.(p.5)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은 아이들에게 이미지로 영어를 ‘보여준다’. 동사(verb)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성냥팔이 소녀가 등장한다. 가여운 소녀는 추운 날 성냥을 팔다가 ‘동사’한다.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친구 캐릭터들은 ‘동사’를 외워야 한다. ‘동사’를 주문처럼 외치는 순간 ‘동사’한 소녀가 깨어난다! 이러한 스토리의 만화를 통해 이미지로 영어 문법에 접근해나가는 식이다.
3. Story
<라이온 킹>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를 제작해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만들어낸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의 수장이기도 한 그는 늘 스토리텔링을 강조한다. “관객들은 좋은 스토리에 반응한다.” 로이 디즈니도 이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훌륭한 애니메이션의 3대 요소가 무엇인가? 첫째, 스토리, 둘째, 스토리, 셋째도 스토리다.” 이미도 작가 역시 영문법 책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스토리텔링, 이야기다. “톰 피터슨의 책 『미래를 경영하라』를 보면, 그는 소설책을 즐겨 읽는다고 합니다. 이야기가 질문을 주고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더불어 상상력까지 키워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4. Sense & Sensibility
“김연아를 떠올려보세요, 눈빛은 아주 이성적인데, 몸은 매우 감성적입니다. 이렇게 이성과 감성이 융합되어서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겁니다. 캘리포니아에 ‘Consilience’라는 와인 상표가 있습니다. Consilience는 라틴어로 ‘더불어 넘나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맛과 기품을 넘나드는 포도주라는 말이지요. 이화여대의 최재천 교수는 consilience를 ‘통섭’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스승인 에드워드 윌슨이 쓴 책 『consilience』을 제자인 최재천 교수가 『통섭』이라는 이름으로 번역한 것이지요. 에드워드 윌슨이 말하는 통섭이란, 지식의 통합입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두 학문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통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5. Movie Entertainment
“제 나이가 지금 쉰이 조금 넘었는데, 요즘 가장 즐거운 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5세, 10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고, 도와주고 싶다는 일종의 사명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도 작가는 모리스 코르넬리스 에셔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네덜란드 화가 에셔의 작품입니다. 「낮과 밤」 「폭포」 「손을 그리는 손」 등을 그렸습니다. 그는 ‘나는 예술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놀이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어 공부 역시 놀이처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어 공부의 즐거운 놀이는 바로 영화입니다. 영화는 있음직한 상황을 설정해 기억하기 좋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제껏 번역한 수많은 영화들의 설정이 패러디되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재미있을 겁니다.
영화 <베드타임 스토리>에서 삼촌이 조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You fun is only limited by your imagination.’ 맞습니다. 즐거움은 상상력이 좌우합니다. 제가 소개한 이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각자의 창조성을 잘 디자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끝 인사를 하겠습니다. Come Up See Me Dad!”
강연이 끝나고, 영화관 밖에서 사인회가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사인을 받으러 길게 줄을 늘어섰고, 사인회가 이루어지는 장소 맞은편 휴게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긴 의자에 배를 깔고 누워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을 보고 있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은 독서삼매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에게 영어가 놀이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다.”라고 강조한 이미도 작가가 저 풍경을 보면 참 흐뭇해하겠구나 싶었다. 책만 쓰다가 번역의 감을 잊을까 그새 영화 <나인>도 번역했다던 이미도 작가는 우후훗, 욕심쟁이! 공부의 놀이화가 비단 아이들의 이야기일 쏘냐. 국적 불문, 나이 불문! 저자의 당부처럼, 이 책과 또 많은 독서를 통해 상상하면서, 상상해(海)에 풍~덩 빠져보시길 권하는 바다.
미래의 문맹은 눈깔 없는 사슴?
“바우하우스 스쿨의 교수이자, 사진작가였던 라슬로 모홀리 나지는 일찍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미래의 문맹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자가 아니라, 이미지를 읽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흐른 지금, 그러니까 그때의 미래가 된 오늘날에도, 이 말, 유효하다. 끝을 모르고 발달하는 미디어 시대인 요즘, 실로 이미지가 엄청난 힘을 지니고, 글 못지않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는 어떠할까. 이미도 작가는 “미래의 문맹은 눈깔 없는 사슴”이란다. 으잉? 갑자기 웬 사슴? 자, 여기서 퀴즈 하나. “눈깔 없는 사슴을 영어로 하면 뭘까요? No eye dear, 노 아이디어(No idea)입니다!” 그만큼 앞으로‘도’ 번뜩이는 아이디어, 창의성과 상상력이 중요해질 거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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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가진 무수한 특징 가운데 독창적인 특징 중 하나가 호기심’이라고 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대부분 것들은 축적되기 마련인데, 호기심과 상상력은 줄어드는 것일까요?” 여기 마이클 게이츠 길세의 사연을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전 예일대를 우수하게 졸업한 마이클이에요. 영문학을 전공하고 카피라이터로 활약했습니다. 이래 봬도 잘나갔습니다. 카피마다 좋은 반응을 얻어 승승장구했더랬지요. 헌데 쉰두 살에 저는 회사를 나가야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원했는데, 제 아이디어는 반짝임에 그쳤거든요.”
군계일학에서 필부필부가 되어버린 인생무상 마이클 씨. 여든이 되어 커피숍에서 구직정보를 보고 있을때, “Would you like the job?” 하고 기회가 다가왔다. 그 커피숍, 스타벅스에 바리스타로 취직하게 된 거다. 이 기구한 사연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사는 마이클 씨가 보내온 것,은 아니고 그의 저서 『땡큐! 스타벅스』(원제 : How Starbucks Saved My Life)에 실린 이야기다. 책에서 마이클 씨는, 여든의 나이로 시작한 일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향한 존경심(Respect)과 나를 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Dignity)이다.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게 된 마이클 씨야말로 과거의 아픔은 덜어내고 미래로 나아가자(‘Less past, more future’)는 명언을 인생에서 실현한 사례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며 현실에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카르페디엠! 모두 알고 계시죠?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그렇게 현재(present)는 선물(present)이다.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우상파괴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기원전 725년 콘스탄티노플 황제 레오 3세가 성문의 그리스도 황금석상을 파괴했을 때, 사람들이 그에게 붙인 별명이기도 하다. “같은 제목의 저서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신경과학자의 눈으로 살펴본 창조적 사고의 비밀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아이코노클라스트를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사람’ ‘상식적인 사고를 거슬러 최초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상식파괴자는 무엇이 다를까? 고정관념이 없는 ‘Perception(지각)’ ‘Fear(두려움) 없는 사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설득할 줄 아는 ‘Social Intelligence(사회지능)’를 가진 사람들이다. “일찍이 아이슈타인은, 이런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을 쉽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어린이처럼 호기심을 갖고 상상하는 연습을 하라’고 했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한 사람이 일본의 거장 린 타로 감독입니다. <은하철도 999> <밀림의 왕자 레오> 등을 감독한 그는 늘 ‘내 정신세계는 중학생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Come Up See Me Dad
이미도 작가가 소개한 저 문장은 소설 『리버 보이』의 저자 ‘팀 보울러’가 책 홍보 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맨 처음 했던 말이다. 무슨 말일까? 여기에도 조금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혀를 잔뜩 굴리고 저 말을 천천히 발음해보자. 저 속에 숨은 ‘고맙습니다.’가 들리지 않는가? “이국의 발음 ‘고맙습니다.’를 외우기 위해, 팀 보울러가 창의적인 연상법(!)으로 만들어 낸 문장”이다.
이날, 이미도 작가 역시 다섯 개의 단어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1. Change
“변화란 낡은 것(Old)을 새 것(New)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노(Ino)’ 디자인의 김영세 대표는 저서 『이매지너』에서 Design의 개념을 독창적으로 풀이했습니다. 디자인이란 De Sign, 곧 기호(Sign)의 구조를 파괴한다(destruct)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고정관념을 벗어나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이지요. 변화에는 도전이 필요합니다. 가장 위험한 도전은 바로 도전하지 않는 것입니다.”
2. Uniqueness
“모두들 Number one, Only one을 꿈꾸시죠? 하지만 하나만 선택하라면 어떤 게 더 좋을까요? 네, 온리 원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왜 넘버 원이 되라고 강요하시나요? 온리 원이 되면 저절로 넘버 원이 됩니다. Number one and only one,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이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미도 작가가 어린이 대상 영문법책을 만들게 된 까닭도 이와 관련이 있다. 모두들 넘버 원이 되겠다고 보통 이상의 노력을 쏟아 붓지만, 그만큼 성과를 내기는커녕 흥미를 잃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든지 좋아하는 일을 하루에 세 시간씩, 10년을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 이게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만큼 영문법을 공부했어요. 그런데 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잘못 배웠다면, 다시 배워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미국 애니메이션을 번역하여 영어의 재미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아이들을 위한 값진,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는 독창적인 영어 학습 만화책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훌륭한 애니메이션처럼 창의적인 재미가 풍부한 만화책을 말이지요. 그런 책을 쓰면 아이들이 만화를 보면서도 맘껏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영어 실력도 쑥쑥 쌓을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 영문법을 뗀 성인에게도 영어가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여 문장으로 확장하는 통합형 영문법을 배우지 못한 탓은 아닐까요? 문장을 놓고 찢거나 나누는 영문법을 배웠기 때문에 쓰기와 말하기를 할 때 문장을 잘 만들지 못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초등학생들은 어떤 영문법을 배울까요? 당연히 통합형 영문법입니다.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은 미국의 영문법 교육 방식에 따랐습니다.(p.5)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은 아이들에게 이미지로 영어를 ‘보여준다’. 동사(verb)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성냥팔이 소녀가 등장한다. 가여운 소녀는 추운 날 성냥을 팔다가 ‘동사’한다. 소녀를 구하기 위해 친구 캐릭터들은 ‘동사’를 외워야 한다. ‘동사’를 주문처럼 외치는 순간 ‘동사’한 소녀가 깨어난다! 이러한 스토리의 만화를 통해 이미지로 영어 문법에 접근해나가는 식이다.
3. Story
<라이온 킹>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를 제작해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만들어낸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의 수장이기도 한 그는 늘 스토리텔링을 강조한다. “관객들은 좋은 스토리에 반응한다.” 로이 디즈니도 이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훌륭한 애니메이션의 3대 요소가 무엇인가? 첫째, 스토리, 둘째, 스토리, 셋째도 스토리다.” 이미도 작가 역시 영문법 책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스토리텔링, 이야기다. “톰 피터슨의 책 『미래를 경영하라』를 보면, 그는 소설책을 즐겨 읽는다고 합니다. 이야기가 질문을 주고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더불어 상상력까지 키워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4. Sense & Sensibility
“김연아를 떠올려보세요, 눈빛은 아주 이성적인데, 몸은 매우 감성적입니다. 이렇게 이성과 감성이 융합되어서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겁니다. 캘리포니아에 ‘Consilience’라는 와인 상표가 있습니다. Consilience는 라틴어로 ‘더불어 넘나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맛과 기품을 넘나드는 포도주라는 말이지요. 이화여대의 최재천 교수는 consilience를 ‘통섭’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스승인 에드워드 윌슨이 쓴 책 『consilience』을 제자인 최재천 교수가 『통섭』이라는 이름으로 번역한 것이지요. 에드워드 윌슨이 말하는 통섭이란, 지식의 통합입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두 학문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통합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5. Movie Entertainment
“제 나이가 지금 쉰이 조금 넘었는데, 요즘 가장 즐거운 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5세, 10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키워주고, 도와주고 싶다는 일종의 사명감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도 작가는 모리스 코르넬리스 에셔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네덜란드 화가 에셔의 작품입니다. 「낮과 밤」 「폭포」 「손을 그리는 손」 등을 그렸습니다. 그는 ‘나는 예술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놀이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어 공부 역시 놀이처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어 공부의 즐거운 놀이는 바로 영화입니다. 영화는 있음직한 상황을 설정해 기억하기 좋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제껏 번역한 수많은 영화들의 설정이 패러디되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재미있을 겁니다.
영화 <베드타임 스토리>에서 삼촌이 조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면서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You fun is only limited by your imagination.’ 맞습니다. 즐거움은 상상력이 좌우합니다. 제가 소개한 이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각자의 창조성을 잘 디자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끝 인사를 하겠습니다. Come Up See Me Dad!”
강연이 끝나고, 영화관 밖에서 사인회가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사인을 받으러 길게 줄을 늘어섰고, 사인회가 이루어지는 장소 맞은편 휴게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긴 의자에 배를 깔고 누워 『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을 보고 있었다.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아이들은 독서삼매에 빠져 있었다. “아이들에게 영어가 놀이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다.”라고 강조한 이미도 작가가 저 풍경을 보면 참 흐뭇해하겠구나 싶었다. 책만 쓰다가 번역의 감을 잊을까 그새 영화 <나인>도 번역했다던 이미도 작가는 우후훗, 욕심쟁이! 공부의 놀이화가 비단 아이들의 이야기일 쏘냐. 국적 불문, 나이 불문! 저자의 당부처럼, 이 책과 또 많은 독서를 통해 상상하면서, 상상해(海)에 풍~덩 빠져보시길 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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