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은교는 갈망의 대상,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이자 이루지 못한 꿈”
청년 작가 박범신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살인당나귀」로 연재하던 소설을 『은교』로 펴냈다. ‘은교’는 소설 속 열일곱 살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글ㆍ사진 김수영
201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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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작가 박범신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살인당나귀」로 연재하던 소설을 『은교』로 펴냈다. ‘은교’는 소설 속 열일곱 살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박범신은 『촐라체』로 국내 최초로 인터넷 블로그 연재를 시도한 바 있다. 이번 소설 『은교』 역시 전자책과 동시 출간되어 ‘국내 최초’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을 더했다. 이번 소설 역시 작가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하던 것을 묶었다. 이번 블로그 연재는 최근 웹진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연재와는 많이 달랐다.

어떤 정해진 형식도 분량도 없었고, 개입하는 출판사와 편집자도 없었다. 그야말로 자신의 소설을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분량을 업데이트했다. 무려 한 달 반 만에 완성되었다. 그는 스스로 “미친 듯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인기 작가이자, 청년 작가였던 내 젊은 날을 회복한 것처럼, 질주를 스스로 제어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이 소설로 나는 내 안의 욕망이라는 게 여전히 눈물겹게 불타고 있음을 알았다”고 서문에도 밝힌 대로, 지난 4월 7일 삼청동에 마련된 한 간담회장에서 만난 작가 박범신과 소설 『은교』는 뜨거웠다.

위대한 시인이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이적요가 죽은 지 일 년. Q 변호사는 이적요의 유언대로 그가 남긴 노트를 공개하기로 한다. 그 노트 안에는 이적요가 열일곱 소녀인 한은교를 사랑했으며, 제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서지우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이 담겨 있었다는 것.

시인이 남긴 노트와 서지우의 일기를 통해, 황혼기에 접어든 노시인이 사랑과 예술을 향한 욕망 앞에서 불살라지고 소멸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박범신은 작가의 말에서 “지난 십여 년간 나를 사로잡고 있었던 낱말은 ‘갈망’(渴望)이었다”『촐라체』『고산자』, 『은교』가 갈망의 3부작이라고 부를 법하다고 밝혔다. 『은교』에 이르러 비로소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기록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밤에만’ 쓴 소설이니, 독자들도 ‘밤에만’ 읽기를 바라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이적요를 핑계 대고 자신의 욕망을 투영했다’는 작가 박범신에게 『은교』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 마음속 영원한 젊은 신부, 은교

나의 마지막 길이 쓸쓸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비참하지도 않다. 너로 인해, 내가 일찍이 알지 못했던 것을 나는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이 알게 되었다. 그것의 대부분은 생생하고 환한 것이었다. 내 몸 안에도 얼마나 생생한 더운 피가 흐르고 있었는지를 알았고, 네가 일깨워준 감각의 예민한 촉수들이야말로 내가 썼던 수많은 시편들보다도 훨씬 더 신성에 가깝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세상이라고, 시대라고, 역사라고 불렀던 것들이 사실은 직관의 감옥에 불과했다는 것을, 시의 감옥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나의 시들은 대부분 가짜였다.(p.394)

『은교』를 펴낸 소회는?

“연애소설로 기획했지만 쓰고 보니 이것이 과연 연애소설인지, 예술가 소설인지, 생로병사에 내쫓기는 노인의 욕망에 관한 소설인지, 존재론적 소설인지 구획 짓기 어렵게 되었다. 지금껏 소설을 쓰며 나를 괴롭혀 왔던 오욕칠정의 문제들이 모두 융화되어 있고 나를 사로잡았던 여러 층의 욕망이 반영돼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소설 속에 이적요의 시가 많이 인용되어 있다. 어떻게 선별해서 넣은 건지?

“이적요의 마음으로 시를 골랐다. 몇 편은 일전에 내가 냈던 시집 『산은 움직이고 물은 머문다』에서 골랐다. 내가 노인의 마음속에 들어와 있으니까 내 시가 들어와도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 시가 가장 길게 인용되는 것은 박정만의 시다. 늘 박정만의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마음이 격해진다. 그 시가 너무나 노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더라. 가장 길게 인용되어 있는 시이기도 하다.”

소설 속에 얼마나 자신을 담아냈나. 이 책을 읽고 사모님이 의아해 하지는 않던가.

“아내는 37년 동안 나와 문학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그런 오해는 결코 없다.(좌중 웃음) 나의 다양한 층위의 욕망이 다 들어와 있는 셈이다. 『고산자』『촐라체』는 소재가 특이하기 때문에 인문학적 아우라 속에 나를 감출 수 있었는데, 이건 감출 길이 없어서 내가 말끔히 드러나 있다.”

사랑과 욕망은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

“소설 속에서 노인의 욕망이 사랑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같은 것이지만, 굳이 구별하자면, 욕망은 끝없이 껴안고 싶고, 가지고 싶고, 소유하고 싶고, 죽이고 싶은 것이다. 반면 사랑은 끊임없이 주고 싶고, 내 목숨을 던지고 싶은 것일 거다. 하지만 진짜 사랑은 (욕망과) 구별되지 않을 거다.”

박범신을 ‘청년 작가’라고 부른다. 본인도 실감하나?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노인 혹은 청년 작가라고 부를 때 나는 나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히말라야를 열댓 번 갔다 왔는데 왜 그렇게 헤매고 돌아다녔겠나. 생로병사 사이클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자유로움이 결정된다. 사실 지난 15년 동안 나의 고통도 거기에 있었다. 그 문제에 직면하면 내 나이보다 훨씬 늙어버린 것 같았다.

어떤 때는 청년 작가라고, 노인이라고 사기를 치고 있는데(웃음) 예술적 자아는 나이가 없다. 어떤 자의식 속에는 점점 어려지고 있고, 한편 90세의 자의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회 보편적 가치 안에서 추하게 내 인생을 망치는 일은 없겠다는 자신감은 깊이 갖고 있다. 몇 년 전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했다. 노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내 엄살에 불과하다.”


이적요 시인은 은교가 처녀이기 때문에 욕망한다고 했는데, 처녀라는 것은 물리적인 의미인가, 판타지적인 건가?

“판타지적인 거다. 지금부터 써야 할 소설이 나에게는 처녀인 셈이다. 은교라는 처녀는 누군가의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가 갈망의 대상, 혹은 못 이룬 꿈들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소설 속에서 현실성이 결여된 모호한 상태로 등장하는데 그것이 의도한 바다. 은교는 판타지적 존재인 동시에 관념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은교』는 이미 나에게 처녀가 아닌 소설이 되었다.(웃음)”


이전에 인터넷 연재를 할 때는, 손으로 글을 쓰고, 도움을 받아 인터넷으로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한 자 한 자 키보드를 쳐서 썼다고 했는데, 어땠나?

“두 손가락으로 다 썼다.(웃음) 모니터를 보고 쓴 적이 없다. 자판을 보고 쓰다 보면, 어느새 영어로 바뀌어서 다 영어로 쓰여 있더라. 인터넷에 올리기 2, 3일 전에 써 두고 몇십 번씩 보고 거르고 올렸다. 수정이 편해서 좋았다. 내 블로그니까 편하게, 어제 올린 글을 다시 고치기도 하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혔으면 좋겠나?

“이 세상이 주입한 다양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잘 정돈된 사회는 아닌데도, 너무 본능을 억압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우린 다 이중적이니까 이 소설로 독자 내부에 도사리는 오욕칠정, 본연적 욕망이 좀 깨어났으면 좋겠다. 우리가 의젓하게 옷을 입고 사회적 얼굴로만 살다 죽으면 후회한다. 본능대로 살 수는 없는 거지만, 우리들 내부에 삶의 체제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것들을 억압하는 체제라서 삶이 팍팍한 것 같다. 낮에는 사회적 자아로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살고, 밤에는 방으로 돌아와 우리의 본능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소설은 밤에 읽었으면 좋겠다고 쓴 거다.”

노인의 생에 대한 의지가 인상적이었는데, 젊은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인간이 가진 본성적인 것을 이해하는 데 나이는 상관없다고 본다. 나 개인적으로는 10대 때 훨씬 죽음에 가까웠다. 진짜 나이가 들고 나니 온갖 정보가 가득해서 죽음이 가까이 오는데도, 10대 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멀리 있는 듯하다. 사회적 자아를 버리고 본성적인 직관의 눈으로 인생을 보면 훨씬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오히려 노인들이 이러한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시인 이적요나 서지우의 시점으로 쓴 글들은 있는데, 정작 은교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없다. 의도적인 것인가?

“나는 은교를 알 수 없다. 만약 (이적요나 서지우처럼) 은교의 노트가 있으면 인물이 생생해지고 현실성을 갖게 될 거다. 하지만 그건 내가 할 일이 아니다. 은교는 사실적이면서도 관념적인 인물이다. 은교가 젊은 육체를 가진 소녀에서만 끝나 버리면 이건 포르노그라피에 가까울 것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은교는 이적요 시인의 갈망의 징표이고 상징이다. 은교는 독자에게 너무 가까우면 안 된다. 독자들이 ‘은교의 노트를 보고 싶다. 어떤 앤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오히려 내 의도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나도 모르겠다. 걔가 어떤 앤지.(웃음)”

표지 그림은 만족하나?

“아주 잘 그렸다. 노인은 나의 자화상이더라. 좀 그렇다고 했더니, 접어서 책 안쪽에 넣어 버렸다.(웃음) 나의 자의식은 커튼 안쪽의 그늘이고, 노인의 시선으로 보는 바깥 세계는 환한 빛으로 가득 차 있다. 화가가 소설을 잘 해석했다고 생각한다.”
#박범신 #은교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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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2.09

영원한 청년 작가! 한국어판 롤리타!21세기에도 문학적 코드 젊음과 성에 관한 창작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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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gg

2010.04.22

지금 읽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강렬해서... 도중에 잠깐 잠깐 읽기를 멈추곤 합니다... 적요 시인의 감정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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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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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1946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원광대 국문과 및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78년까지 문예지 중심으로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ㆍ단편을 발표, 문제작가로 주목을 받았으며, 1979년 장편 『죽음보다 깊은 잠』『풀잎처럼 눕다』등을 발표, 베스트셀러가 되어 70~8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가 어우러진 화려한 문체로 근대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낸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작품 중 70년대와 80년대에 발표된 작품들은 폭력의 구조적인 근원을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고향이라는 이분법적인 대립구조를 통해 가치의 세계를 해부하려는 시도로 인해 대중작가라는 곱지 않은 평을 듣기도 했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93년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문학과 삶과 존재의 문제에 대한 겸허한 자기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사유의 공간으로 선택한 곳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멀게 느껴지던 히말라야였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를 여섯 차례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킬리만자로 트레킹에서 해발 5895미터의 우후루 피크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유형과도 같은 오랜 고행의 시간 끝에 [문학동네] 가을호에 중편소설 「흰소가 끄는 수레」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재개한 후 자연과 생명에 관한 묘사, 영혼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작품 세계로 문학적 열정을 새로이 펼쳐보이고 있다. 명지대 교수, 상명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외등』은 그가 글쓰기를 떠나기 전의 문학세계와 그 후의 문학성이 어우러져 있는 작품으로, 해방 후의 현대사의 흐름을 같이 걸어온 주인공 서영우와 민혜주, 노상규 이 세 인물들을 통해 잃어버린 사랑의 원형을 찾아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피빛 사랑을 그려내면서 해방 후 현대사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더러운 책상』은 특이하게 '단장'으로 이뤄져 있다. 박범신의 자전적 소설로도 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그가 겪었을 젊은 날의 고뇌들이 그렇게 표현된 것처럼 평가받는다. "새벽이다. 무엇이 그리운지 알지 못하면서, 그러나 무엇인가 지독하게 그리워서 나날이 흐릿하게 흘러가던, 그런 날의 어느 새벽이었을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살고자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보게 해준다. 작가 박범신은 이 작품으로 창작과비평사가 제정한 2003년 제1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남자들, 쓸쓸하다』에서 박범신은 그의 문학인생 못지않게 녹록치 않았던 남자인생 60년을 이야기한다. 오로지 아들 하나를 욕망하던 어머니의 늦둥이 외아들로, 수많은 복병에도 불구하고 30년 이상 한 울타리를 지켜온 남편으로, 수십 년간 밥벌이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아버지로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짚어본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이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남자들, 즉 구시대의 ‘화려한 권력자’에서 이 시대의 ‘쓸쓸한 인간’으로 자리바꿈한 중년 남자들의 현주소를 살펴봄과 동시에, 이제는 사회의 구석자리에서 불안한 헛기침만을 날릴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남자들의 진솔한 속내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우니 향기롭다』는 더욱 더 소유하고자 하는 물질 만능주의 현실에서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이다. 내면의 깊이가 더욱 확장된 저자가 히말라야에서 깨달은 바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가지려는 마음보다 비우려는 마음에 있다는 것. 이는 바로 불교 철학의 '무소유'와 직결된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소유하지만 살아가는 기쁨이 더 줄어든 시대. 이 책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이 외의 작품으로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등이 있고, 소설집에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등이, 연작소설에 『빈 방』 『흰수레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2001년 소설집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로 제4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나마스테』로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월까지 5개월동안 네이버 블로그에 「촐라체」라는 소설을 연재하였다. 이 소설은 2005년 1월 히말라야 촐라체봉(6440m)에서 조난당했다가 살아 돌아온 산악인 박정헌·최강식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또한 『촐라체』와 『고산자』와 함께 ‘갈망의 삼부작(三部作)’인 은교에서는 실존의 현실로 돌아와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감히 탐험하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인가. 젊음이란 무엇이며, 늙음이란 또 무엇인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풀어내는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은 최근에도 『비즈니스』, 『빈방』, 『외등』, 『힐링』,『소소한 풍경』등을 발표하며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