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문명이 발달하면 생활은 편리해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자연의 품이 더 그리워진다.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던 시절에는 더 많은 집을 짓고, 더 넓은 길을 내기 위해 산을 깎고 강을 메우면서 도시를 개발했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박미경,김영록 공저 | 터치아트 2006년에 출간되어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의 2011년 개정판. 개정판이라기보다는 새 책에 가까운 이 책은 기존의 52개 코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여 새로운 코스로 꾸몄으며, 기존에 실렸던 코스라 할지라도 정보를 확인, 보강하고 더 걷기 편하도록 동선과 구간을 재정비했다.

분당중앙공원과 율동자연공원
도시여, 자연의 혜택을 누려라

문명이 발달하면 생활은 편리해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자연의 품이 더 그리워진다.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꼽던 시절에는 더 많은 집을 짓고, 더 넓은 길을 내기 위해 산을 깎고 강을 메우면서 도시를 개발했다. 하지만 요즘은 도심에 얼마나 많은 녹지가 있느냐에 따라 그곳이 살기 좋은 곳인지 아닌지 판가름이 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분당은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할 만하다.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음에도 상당히 높은 녹지율을 자랑하는 곳이 바로 분당이다. 탄천과 분당천을 중심으로 넉넉하게 펼쳐진 녹색 공간. 그중에서도 분당을 대표하는 두 공원으로 걷기여행을 떠나 보자.

도시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공원
‘숲 안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수내동樹內洞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부터 숲이 무성한 마을이었다. 중앙공원은 수내동의 숲과 내를 십분 살려 조성했다. 특히 중앙공원 경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분당호는 공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분당천의 물을 끌어들여 조성한 것이다. 수내동은 조선 중기부터 한산 이씨의 집성촌이었다. 대부분의 가옥은 6?25전쟁 때 소실되었지만 그중에 피해를 면한 ‘수내동 가옥’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공원 내에 남아 있다.


분당호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중앙공원을 벗어나 분당천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하천 양쪽에 아파트가 빼곡하다. 현대인들이 물가에 집을 짓는 이유는 마음을 적셔 주는 물을 얻기 위함이리라. 주변을 에워싼 아파트가 조금씩 뒤로 물러나면 율동자연공원이 가까워 진 것이다. 분당천과 연결된 들머리를 통해 제방 위로 올라가면 주차장 뒤로 분당저수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저수지 주변으로 폭신한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고, 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는 고사분수가 잔잔한 호수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날씨가 따뜻한 날, 율동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심심찮게 허공을 가르는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면 번지점프 줄이 탄력있게 출렁거리고 있다. 줄 끝에 매달려 바람을 가르는 사람의 비명소리에는 공포와 쾌감이 함께 묻어 있다.

산책로를 마저 걸어 나가면 율동공원을 벗어나면서 한나절 걷기여행이 끝난다. 그 전에 번지점프대 뒤편 책테마파크를 둘러보고, 잔디밭에도 앉았다가 화단의 꽃도 구경하며 자연이 나누어 주는 신선한 기운에 온몸을 적셔 보자.


총 이동거리 7km, 총 이동 시간 2시간

① 서현역 → ② 분당중앙공원
서현역 3번 출입구를 빠져나가 성남대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간다. 서현 사거리에서 건널목을 두 번 건너 계속해서 성남대로를 따라가면 왼편에 분당중앙공원 출입구가 나온다.

분당중앙공원

② 분당중앙공원 → ③ 율동자연공원
공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광장을 중심으로 오른쪽 산책로를 따라간다. 왼쪽 길로 가면 야외공연장을 지나 산 정상으로 오르게 되는데, 두 길이 나중에 만난다. 평탄한 길을 경쾌하게 걷고 싶다면 왼쪽 산책길이 좋고, 포장되지 않은 흙길을 걸으며 깊숙한 숲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오른쪽 산길이 좋다. 어느 쪽으로 가든 분당호에 이르러 호수 주변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분당천과 연결된 들머리를 통해 분당천 둔치로 내려간다. 중앙공원을 등지고 분당천 산책로를 계속 따라가면 아파트 단지들이 모두 뒤로 물러나며 산책로가 율동공원으로 이어진다.

율동자연공원

③ 율동자연공원 → ④ 율동공원 사거리 정류장
분당저수지 주변을 빙 두르는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상황에 따라 저수지를 한 바퀴 다 돌아도 되고 오른쪽이나 왼쪽 중 한쪽 산책로를 따라가서 공원을 빠져나가도 된다. 책테마파크와 번지점프대 쪽으로 가려면 주차장을 지나 왼쪽으로 산책길을 따라가면 된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분당선 서현역 3번 출입구
버스
■ 서현역, AK프라자 하차
15, 17, 17-1, 33, 55-1, 116-3, 220, 250, 300, 500, 520, 520-1, 720-1, 720-2, 1116, 직행버스 102, 5500-1, 7007-1, M4102, 마을버스 3, 3-1, 3-2, 8-1, 110-1

돌아오는 길
버스
율동공원 사거리 정류장에서 15번 버스를 타고 서현역에 내려 지하철이나 다른 버스를 갈아탄다.

여행정보
■ 중앙공원과 율동공원에 화장실이 있으며, 율동공원에는 매점이 있어 음료나 간식거리를 살 수 있다. 출발지점인 서현역 주변에 음식점과 편의시설이 넉넉하게 있고, 율동공원 주변에도 음식점이 많다.

Tip
<율동공원 책테마파크>
번지점프대 뒤편에 있는 책테마파크는 도서관과 공원이 만난 사색공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설치미술가 임옥상, 건축가 승효상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조성한 이 테마파크는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는 도서관뿐 아니라 주변 공간까지 모두 책을 주제로 꾸며 놓았다. 나무그늘에 앉아 책을 보거나 천천히 걸으며 잔디밭 곳곳에 놓인 조각작품을 감상하기에 좋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