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바나 출신의 드러머 데이브 그롤이 이끄는 그룹 - 푸 파이터스
뮤지션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음악적 종주권(宗主權)을 확고히 다진 밴드 최고의 걸작이다. 푸 파이터스는 이제 비극적 숙명과도 같았던 그런지의 요람을 벗어나 더 넓은 사운드 보고(寶庫) 속으로 힘찬 비행을 시작했다.
20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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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너티브 음악을 전 세계에 알린 위대한 록 밴드 너바나(Nirvana)출신의 드러머 데이브 그롤이 이끄는 그룹 푸 파이터스가 올해 발표한 앨범 로 제 5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여섯 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카니예 웨스트와 아델이 푸 파이터스와 주요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는 푸 파이터스의 2002년 앨범을 소개합니다.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2002)
전설의 밴드 너바나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Dave Grohl)이 이끄는 얼터너티브 밴드 푸 파이터스의 4집 음반. 테일러 호킨스(Taylor Hawkins, 드럼), 크리스 쉬플레트(Chris Shiflett, 기타), 네이트 멘들(Nate Mendel, 베이스)의 라인업으로 발표된 두 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커트 코베인을 떠나 보낸 이듬해인 1995년 데이브 그롤이 자신만의 공동체를 구성할 때만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다. 정확히 말해 편파적이었다. 그들은 푸 파이터스의 CD가 나올 때마다 커트의 이름을 들먹였고 너바나의 잔영(殘影)을 언급했다. 허나 1999년의 3집 부터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팬들과 비평가들로부터 푸 파이터스만의 사운드트랙이 엄연히 존재함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
이는 무엇보다 자아 정체성을 찾기 위한 데이브 그롤의 피나는 노력 덕택이었다. 얼마 전 매니아 층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어낸 바 있는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의 신보에 드러머로써 오랜만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데이브 그롤은 그만의 소리 브랜드를 일궈내기 위한 음악적 모험을 서슴지 않았다.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나머지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 작품은 각 멤버들의 업그레이드된 음악 능력의 시험장이자 그룹의 소리샘 찾기 여정에 대한 완결편이다. 비록「Monkey wrench」, 「Learn to fly」와 같은 프론트 싱글은 발견되지 않지만, '하나의 작품'으로써 그룹의 디스코그라피 중 가장 강력하다. 스타트 지점인「All my life」부터 의미심장한 가사가 돋보이는 「Tired of you」(요즘 법정 공방을 거듭했던 그의 이력을 생각해 보라.)를 거쳐 프로그레시브 얼터너티브(?)라 평해도 무방할 대곡 「Come back」까지, 빼놓을 곡이 하나도 없다고 보면 정확하다.
이 밖에도 데이브 그롤의 보컬과 코러스 선율의 조화가 일품인 「Low」, 발군의 리프 제조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Time like these」, 흥겹게 질주하는 「Overdrive」 등을 통해 한층 폭넓어진 사운드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이상 데이브 그롤의 푸 파이터스가 아닌 푸 파이터스의 일원으로서의 데이브 그롤인 것이다. 그들이 '진정한 밴드'로써 거듭났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뮤지션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음악적 종주권(宗主權)을 확고히 다진 밴드 최고의 걸작이다. 푸 파이터스는 이제 비극적 숙명과도 같았던 그런지의 요람을 벗어나 더 넓은 사운드 보고(寶庫) 속으로 힘찬 비행을 시작했다.
푸 파이터스(Foo Fighters)
커트 코베인을 떠나 보낸 이듬해인 1995년 데이브 그롤이 자신만의 공동체를 구성할 때만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못했다. 정확히 말해 편파적이었다. 그들은 푸 파이터스의 CD가 나올 때마다 커트의 이름을 들먹였고 너바나의 잔영(殘影)을 언급했다. 허나 1999년의 3집 부터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팬들과 비평가들로부터 푸 파이터스만의 사운드트랙이 엄연히 존재함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
이는 무엇보다 자아 정체성을 찾기 위한 데이브 그롤의 피나는 노력 덕택이었다. 얼마 전 매니아 층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얻어낸 바 있는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의 신보에 드러머로써 오랜만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데이브 그롤은 그만의 소리 브랜드를 일궈내기 위한 음악적 모험을 서슴지 않았다.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나머지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 작품은 각 멤버들의 업그레이드된 음악 능력의 시험장이자 그룹의 소리샘 찾기 여정에 대한 완결편이다. 비록「Monkey wrench」, 「Learn to fly」와 같은 프론트 싱글은 발견되지 않지만, '하나의 작품'으로써 그룹의 디스코그라피 중 가장 강력하다. 스타트 지점인「All my life」부터 의미심장한 가사가 돋보이는 「Tired of you」(요즘 법정 공방을 거듭했던 그의 이력을 생각해 보라.)를 거쳐 프로그레시브 얼터너티브(?)라 평해도 무방할 대곡 「Come back」까지, 빼놓을 곡이 하나도 없다고 보면 정확하다.
이 밖에도 데이브 그롤의 보컬과 코러스 선율의 조화가 일품인 「Low」, 발군의 리프 제조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Time like these」, 흥겹게 질주하는 「Overdrive」 등을 통해 한층 폭넓어진 사운드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이상 데이브 그롤의 푸 파이터스가 아닌 푸 파이터스의 일원으로서의 데이브 그롤인 것이다. 그들이 '진정한 밴드'로써 거듭났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뮤지션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음악적 종주권(宗主權)을 확고히 다진 밴드 최고의 걸작이다. 푸 파이터스는 이제 비극적 숙명과도 같았던 그런지의 요람을 벗어나 더 넓은 사운드 보고(寶庫) 속으로 힘찬 비행을 시작했다.
글 / 배순탁(greattak@izm.co.kr)
80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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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hoihuh86
2023.03.10
jjinah
2023.03.09
이 글이 너무 옳은 말만, 혹은 너무 아름답기 위한 말만 쓰기 위해 쓰는 것 같은 기시감,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자책, 자신에 대한 회의감, 의심 등이 들 때는 어떻게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jwoo825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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