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영웅을 낳는 법이다.”(1권, p.37)
사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정확하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올해는 칭기즈 칸의 탄생 850주년. 예스24 블로그를 통해 연재됐던, 김형수 작가가 10개월을 몽골에서 머물며 쓴 『조드』가 단행본으로 묶여 나왔다. 칭기즈 칸의 이야기지만, 척박한 대지에서 이어지는 생명과 여성의 율법에 대한 사유를 가능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4월26일, 『조드-가난한 성자들』 출간 기념, ‘상상 북 토크’가 열렸다. 전성태 소설가, 홍기돈 문학평론가, 이택광 문화비평가, 김지은 아나운서가 『조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아시아를 말할 때 반드시 거론돼야 할 작품”
김형수 작가의 인사말로 상상 북토크가 문을 연다.
“이 글에 대한 생각은 10년을 넘었다. 쓰고 싶어도 창작 여건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는데, 마침내 몽골에 가서 글을 쓸 수 있었다. 몽골에서 글을 써서 예스24에 연재하는 동안 댓글이 달리면 답을 달았다. 매일 같이 그렇게 해야 한국어에 대한 감각이 살아있을 것 같았다. 당시, 블로거들과 상당히 가까운 상태였었다. 오늘, 힘든 걸음 해줘서 고맙다.”
소설가 전성태가 말을 이었다. 그는 『늑대』로 2009년 제6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늑대』는 작가가 몽골에서 6개월을 보내며 얻은 체험과 영감을 바탕으로 쓴 소설.
“『조드』가 나오기 전까지 몽골전문가처럼 알려졌는데, 부담스러웠다. (웃음) 몽골을 잘 아는 사람처럼 인식돼서, 몽골과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곤혹스러웠다. 『조드』를 보니, 해방될 것 같다. 나는 (몽골) 풍경만 보고 왔다면, 『조드』는 몽골인들의 내면, 유장한 시간들, 바람까지도 담아냈다. 이제 몽골전문가는 김형수 작가다. 시원하면서도 배가 아프다. 무척 잘 써서. (웃음)”
그는 김 작가와 인연이 깊다. 대학 1학년 때부터 봤다. 그래서 『조드』가 단순하게 어느 순간 몽골에 꽂혀서 나온 소설이 아니라는 설명을 내놨다. 김형수 작가의 문예운동 시절을 언급하며, 그가 문학적인 큰 그림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민족 내부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부터 모순을 감지한 문명 등을 넘어 보고 싶어 하는 게 있다는 것.
김 작가는 남북작가들을 연결해 남북작가회담도 성사시켰고, 통합된 문인모임을 조직해내는 단추를 꿰놓기도 했다. 아시아 작가들을 초청해서 아시아 작가 연대를 모색하는 취지의 행사를 갖기도 했다. 『조드』는 그런 실천의 연장선상에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는 것이 전성태의 설명.
문학평론가 홍기돈이 김 작가가 속한 작가군에 대한 소회부터 꺼낸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으며, 2000년대 들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작가군. 홍 평론가는 그들의 작품을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한때 세계를 바꾸겠다는 꿈을 꿨던 이들의 재등장을 통해, 나는 어떤 세계를 꿈꾸는가를 사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수 작가는 문명사적인 것을 건드리는 것 같다. 『조드』는 문명사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의 얘기고, 그것 때문에 몽골에 간 게 아닌가 싶다. 요즘 많은 작품들은 일상사를 말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새로운 문명사를 보려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관계 맺음을 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옛날, 인간은 자연을 숭배했는데, 근대 들어와서 자연을 정복할 대상으로 삼았다. 지금, 자연과 인간의 관계설정이 중요한데, 제목 자체가 자연을 담고 있다. 이런 부분이 평가를 받으려면, 자연과 인간의 관계모색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중요하다. 그에 따라 이 작품이 문학사적으로 남을 것인가 아닌가가 판가름 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게, 인물들이 살아 있다. 작품으로선 성공했다.”
문화비평가 이택광이 다음 차례. 그는 이 작품을 읽고, ‘왜 지금 이 작품을 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트렌디에는 픽션과 노블이 있는데, 지금은 픽션의 시대다. 노블은 말 그대로 새로운 이야기다. 왜 새로운 이야기냐. 기독교가 아닌 새로운 이야기다. 글은 베끼느냐(필사)가 핵심이었는데, 노블이 나오면서 개인이 탄생한다. 자아라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근대와 노블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노블은 근대의 출현과 관계가 있다. 민족국가의 형성과 노블, 관계가 있다. 문명사를 다시 쓴다는 것은, 서양에서 말한 문명사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인데, 그래서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블을 민족국가와 연계 지은 것은 독일인들이었다.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 나오기 전까지 독일 국민은 없었다. 그 선언이 중요했고, 노블이 근대적 주체를 만드는 주요 역할을 했다. 그것이 서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블의 시대가 가고 픽션의 시대가 왔다는 담론이 형성됐다.
“그런데 김형수가 노블을 들고 나타났다. 민족국가를 만드는 것에 쓸모 있던 것이 노블이었는데, 민족국가가 없는 시대에 노블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전제를 뒤집을 수 있겠지. 그게 이 작품의 의의다. 황석영의 『바리데기』가 그런 시도였으나 취재해서 썼을 뿐이다.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노블이라면, 다른 노블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많은 작가들이 노블리스트, 민족국가를 만들어내는 서양적인 개념에 복무했다. 그렇게 80년대를 보내고 그 이후 픽션의 시대에 충실했다.”
이택광 평론가가 보기에, 이 작품, 문명사를 재고해보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특히 민족국가에 대한 회의가 제기되는 시대, 노블의 원래 목적과 다른 노블이 가능할 것인가 물어본다. 그것이 이 작품의 의의라고 설명한다.
“재밌는 게, 공간 자체를 글로벌하게 옮겼는데, 아시아다. 서양 근대가 오리엔탈리즘으로 덮어놓은 세계지. 아무도 안 가는. 그걸 벗겨본 거지. 대단히 중요하다. 현상학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인데, 모든 역사의 재현에 이 작품이 하나의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아시아란 무엇인가’라고 물을 때 반드시 거론돼야 한다고 본다. 또 김형수 작가 특유의 입말이 담겨 있어서 굉장히 재밌었다. 민족국가와 글로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영토를 만들어내는 주체를 이 작품을 통해 만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조드’란 무엇인가
김형수 작가, 『조드』를 쓰기 위해 돈을 약간 투자했다. 조드에 대한 책을 구입해서 번역을 시킨 것이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도 그는 조드를 잘 안다. 작가에 의하면, 조드는 5종류다. 우선, 하얀 조드. 지평선 그 자체로, 아무 것도 안 보인다. 눈이 많이 와서 대지 전체가 묻힌다. 유목민 지도자 중에 뛰어난 사람은 그것을 막아낸다.
그 다음, 검은 조드. 작가는 이것이 조드의 본질이라고 설명한다. “목동들이 양에게 아무 풀이나 뜯도록 하지 않는다. 초록이 남아 있는 지역은 아껴둔다. 봄초지, 여름초지, 가을초지가 있는데, 여름에 굶을 수 없으니 가불해서 먹는다. 가을에 겨울 것을 먹고, 그러면 영양실조 상태가 된다. 겨울부터 봄까지 먹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면 생명체가 죽는 거지.”
이어서, 얼음 조드. 거울 조드, 유리조드라고도 한다. 초원은 영상 40도에서 영하 40도의 기온을 오간다. 8월 하순, 첫 눈이 온다. 영상 40도에서도 2~3일 후 첫 눈이 오는 것이 몽골의 초원이다. 9월 눈이 많이 왔다가 10월에 날이 좋아 물이 녹다가 강추위가 갑자기 오면 두꺼운 얼음이 생기고 그것이 봄까지 간다. 봄까지 흙을 밟을 수가 없는 상태다.
눈보라 조드는 바람이 세다. 바람이 본질이다. 바람이 워낙 세서, 눈을 뜰 수가 없다. 아무 활동도 할 수가 없다. 숨을 데도 없다. 마지막이 발자국 조드이다. “다른 모든 조드가 습기, 물기를 만나면 살 수가 있다. 거긴 나무가 서 있는 곳이 북쪽이다. 눈이 가장 늦게까지 안 녹은 자리만 식물이 자란다. 습기가 있는 쪽에 있어야 살게 된다.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물이 몰리면 수많은 발자국이 찍혀서 아스팔트처럼 반질반질하게 된다. 발자국 조드다.”
전성태 작가도 몽골에 처음 간 2002년 3월, 조드를 만났다. 냇가를 건너야 하는 순간, 차를 타고 갈 수가 없었다. 걸어서 건너는데, 얼음 밑에 소가 있었다. 무서웠다.
김지은 아나운서, 이 책을 통해서 조드를 알게 됐다. 가장 무서운 것이 유리 조드였다. 직업상 관련이 있단다.
“책을 보면, 바로 밑 투명한 층에 풀이 있는데, 그걸 뜯어먹지 못해서 죽는 거잖나. 얼음 밖에서 바라보는 존재의 시각이라면, 방금 말씀한 소는 뚫고 나올 수 없는 불가능의 벽이잖나. TV액정이 얼음 조드 같다. 세상을 바라볼 때 액정을 통해서 보고, 나는 액정 안에 갇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밖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대로 해야 하고. 얼음 조드라는 것이 몽골 초원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던 거지. 빤히 보이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닌데, 더 욕망하게 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조드』를 읽고 나서, 하늘도 더 쳐다보게 되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고 했다.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냉엄한 삶에서 숨구멍을 하나 뚫어준 것 같다는 이유를 곁들여. 숨구멍 사이로 부는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 준 『조드』.
영원을 품은 여성의 힘
홍기돈 평론가가 여자와 남자에 대해 묘사된 부분을 언급한다.
“버르테야, 사내들에게도 아낙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읽는 눈이 있어. 그러니 암컷의 판단으로 수컷의 길을 막으면 안 되는 법이야. 하지만 사내란 늙어도 어른이 되지 않는단다. 영원히 아이로 살다가 가는 거지. 왜인 줄 아니? (…) 사내들은 영원한 것에 대한 감정이 없어. 자식을 낳기 위해 배 한 번 아파하지 않는 자들에게 어떻게 그런 감정이 있겠니? 영원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 지속적인 일도 못하지. 화덕을 지키는 일, 아침마다 천창을 여는 일, 자식과 가축을 돌보는 일, 이런 걸 잘하는 사내는 없단다. 대신에 여자는 목초지를 옮기고, 야생동물과 싸우고, 전쟁에서 이기는 일을 못하잖니?” (1권, p.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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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태 작가가 말을 잇는다.
“몽골 역사를 공부하고 몽골 비사를 다룬 책을 봤다. 거기에 제일 이해가 안 간 부분이 있었다. 여기서 다루는 여성성이었는데, 척박한 초원에서 생명을 영속시켜야 하는 임무가 여자한테 있는 거지. 며느리(보르테)가 테무진에게 시집 올 때, 남편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보다 시어머니(후엘룬) 그릇에 감복을 받는다. 후엘룬이 사랑을 따르지 말고 운명을 따르라고 보르테에게 가르치는데, 여성성을 자연의 질서와 등가에 놓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김형수 작가가 여성을 잘 모르는 줄 알았는데, 잘 알더라. (웃음)”
김지은 아나운서가 낭독 뒤 한 마디 거든다. “부모가 자식의 몸만 낳고, 기르는 자가 마음을 심는 대목을 통해 마음을 심으려고 노력이 가능한 시대인가, 생각을 해 본다. 내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는데, 어디에 심어야할지도 모르고. 자연이 인간을 낳고 자연이 심은 마음, 그것이 인간의 운명이 되는 자연의 질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김형수 작가, 몽골에서 이 작품을 쓰면서 생각이 바뀐 게 많다. 모든 동물의 수컷은 계속 헤게모니 싸움을 한다. 암컷은 이걸 슬기롭게 사용한다. 거세하지 않은 수컷은 늘 전쟁을 하고. “그런 것을 관찰하면서 속으론 자무카가 주인공이었다. 전쟁영웅 서사를 피하고 싶어서, 칭기즈 칸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쓰면서 바뀌는 거다.”
그가 보기에 칭기즈 칸의 어린 시절, 테무진은 다른 사람과 딱 한 가지가 달랐다. 그걸 높이 봤다. 인간은 거의 모든 점에서 늑대보다 열등하나, 사람이 늑대를 압도하는 게 하나 있다. 내 아픔이 아닌 것을 내 아픔으로 여길 줄 안다는 것. 테무진에겐 푸른 하늘의 감정, 푸른 하늘의 눈이 있었다. 독선을 극복하고 자기감정을 객관의 감정으로 볼 수 있는 자가 테무진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가지게 됐는지 기록에서 유추해보니, 어머니였다.
몽골의 장엄함에 대해 전성태 작가가 덧붙인다. 몽골의 대지를 봤을 때,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이 아니고, 밀어내는 느낌이었다. 생명을 키우고 인간을 살게 한 느낌이 아닌 스스로만 존재하는 느낌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욕망이 거기서 부딪히는 거다. 해석을 못하는 거지. 땅을 해석할 수 없고, 해석이 안 되니 당혹스러운 거다. 몽골을 권하고 싶다. 이 마음이 지나가면 정말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치진다. 기회가 되면 몽골을 꼭 가보라.”
김형수 작가도 초원에 꼭 나가봐야 한다고 권한다. 그도 처음 갔을 땐 그 실체를 잘 몰랐다. 몽골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견디지 못하는 건, 시야가 막힌 곳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생물마다 활동 반경이 잇는데, 좁은 데서 키우면 본성이 파괴된다.거기에선 나 아닌 것에 대한 그리움이 생긴다. 눈길이 가고 멀리까지 가 보고 싶은 거다. 나 아닌 무엇과 통하고 싶고, 마음도 가고 싶은 거지. 그래서 말에 올랐겠지. 세계를 감당하는 크기가 초원의 크기인 것 같다. 1차적으로는 그런 감수성이 회복될 필요가 있다.”
그에겐 90년대 중반의 서울이 너무 힘들었다. 끝없이 경쟁해야 하고, 경쟁이 곧 삶인 사회가 무척 힘들었다. 그는 테무진과 ‘팍스 몽골리카나’가 동일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래서 뒷얘기를 4권까지 쓰고자 한다. 되도록 칭기즈 칸으로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피하면서. 다만 5권은 소재는 같으나 다른 책이다. 작가로서 명예를 걸고 본격적인 논쟁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때쯤 몽골여행 이벤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6권으로 조드를 완간될 예정이다. 우리가 『조드』를 계속 기다려야 하는 이유다.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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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길 들으면서 이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읽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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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절실히 외로운 자가, 가장 절실히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찾아낸다. 테무진이 가장 외로웠었다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으로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 우리는 내년에 볼 때 더 좋아지자고 말한다. 유목민들은 더 좋아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이탈이고, 지속돼야 하는 거지. 파도가 얼마나 발전할지 우리는 기대하지 않잖나. 존재하는 운동일 뿐. 몸에 지닐 수 없는 건 갖지 않는다는 게 유목민의 대전제다. 그래서 부동산을 소유하는 건 범죄다. 겨울 하늘이 추우니까, 따뜻한 하늘은 우리 거라면서 철조망을 쳤다고 해봐라. 그러면 새들이 분노하겠지. 그런 부분들이 편안하게 생각되고 재밌으면 읽을 만 한 거고, 인생 짧은데 이걸 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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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바람에 대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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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서 반했을 때 어떤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몽골 사람에게 물었다. 베스트셀러나 잘 팔리는 시집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올 때 바람이 제일 센데, 바람이 그리 아프지 않다. 그런 분위기에서 누나들이 노래를 가르치고,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박수를 쳐줬다는 든든함이 있다. 세계에 의지할 수 있었던, 어렸을 때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 바람 소리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귀에 딱 붙더라. 이 바람이 다시 오는구나.
그해 최고 베스트셀러가 『바람의 숨결』이라고 하더라. 바람이 눈에 보이진 않지만 바람도 움직이는 물체다. 바람이 열두 가지라고 한 것은 큰 종류를 말한 거다. 작은 것으론 셀 수 없이 많겠지. 연재할 때 막히면 써먹어야 하는 거지. (웃음) 몽골은 바람의 나라다. -
10년 동안 몽골을 오가면서 변화가 많을 텐데, 최근의 몽골에 대해 쓰고 싶은 생각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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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다는 건 참 슬프다. 쓸 계획은 없다. 몽골은 10년에 300년을 사는 사람들이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바뀌고 있다. 지금 울란바토르는 심하게 말하면, 한국의 시골국가다. 꽤 많은 영역이 서울 비슷하게 쫓아오고 있다. 삶의 형태도 바뀌고.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제주도로 표상되는 고려 여인이 몽골 남성들의 판타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고려 여인이 최고의 이상형이었다. 칭기즈칸 부인중에 호란이라는 고려 여인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것에 민감하다. 서울에 어떤 유행이 생기면 바로 따라간다. 한국을 좋아하고 동경한다.
- 조드 세트 김형수 저 | 자음과모음(이룸)
테무진(칭기스칸)이 광활한 몽골 초원을 누비며 칸이 되기까지 겪었던 유목민의 생활과 삶에 대한 이야기다. 테무진의 어린 시절, 늑대와의 싸움에 대한 묘사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테무진과 자무카, 그리고 다수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며 13세기 유목민의 생활모습과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피할 수 없었던 전쟁, 사냥 등의 생생한 모습이 3인칭으로 전개된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펼쳐지는 테무진과 자무카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챕터별로 전개되는 것이 이 소설의 주된 서사다…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pmh0122
2012.06.30
가호
2012.06.30
jehovah511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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