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스펙 쌓을 때 VJ 선발대회 나갔고, 남들 고시 준비할 때 창업했다” - 『청춘 고민 상담소』 한동헌 인터뷰
사실 대한민국 청춘을 특히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고 찾아가다 보면 그 안에는 열등감, 즉 비교의식이 있다. 전세계 청춘들이 다 힘들지만 대한민국 청춘들이 특히 힘든 이유는 바로 이 과도하게 발달된 비교의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줄 세우기 대한민국 교육이 심어준 이 뿌리 깊은 비교의식에서 해방될 수 있을 때, 진정 내가 나다워질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글ㆍ사진 한동헌 | 질문 : 손민규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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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인가

 

강연 문화 콘텐츠 기업 마이크임팩트(micimpact) 대표를 맡고 있다. 어릴 때부터 선배들의 무용담이나 또래들의 이른바 ‘뻘짓’ 같은 이야기를 좋아했고, 어렴풋이 그 속에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발굴하거나 만들고 전파하는 일을 시작했다. 작은 생각과 깨달음이 다소 무모해 보이는 실행의 옷을 입으면서 마이크임팩트라는 회사로 탄생했다. 비전과 ‘똘끼’가 가득한 청년들이 매일매일 신나는 도전을 하고 있다.

 

『청춘 고민 상담소』는 어떤 책인가. 책을 쓴 계기가 있다면?

 

현재 우리의 청춘들의 실제 고민을 상담했던 동명의 강의를 엮은 책이다. 두려움, 후회, 상처, 열등감 등 ‘청춘이 버려야 할 10가지’를 테마로 하여 10명의 연사가 참여했다.


청춘을 위한 메시지가 쏟아지지만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말이 없다. ‘꿈과 열정을 가져라’ 혹은 아프니까 뻔한 ‘위로’로 ‘힐링’하려는 메시지들이 많다. 이런 말들은 청춘들에게 오히려 또 다른 죄책감에 빠지게 하거나 또 하나의 부담이 되는 등 ‘독’이 되는 측면이 있더라. 청춘들의 구체적인 고민 속으로 뛰어들어 깊게 고민하고 가슴으로 공감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이 절실해 보였다. 그런 노력을 같은 청춘들이 해보자는 취지로 ‘청춘 고민상담소’라는 강연을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주었다. 팟캐스트에 올린 내용은 사회 문화 부문 1위도 해봤고. 더 많은 사람이 이 내용을 보고 싶다는 요청에 이번에 책으로도 출간했다.


이 책으로 대한민국 청춘들의 고민이 온전히 해결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모님과의 갈등, 사랑의 아픔, 등록금 문제, 취업 걱정 등 청춘들의 마음 속 깊은 곳 진정한 고민을 양지에 꺼내놓을 수 있게 한 것만도 성과라 할 수 있겠다. 한 번도 터놓고 이야기한 적이 없던 고민을 함께 유쾌하게 이야기하며 햇빛을 쬐어준 것만으로도 해결의 실마리는 찾게 될 거다.

 

상당히 젊은 나이에 성공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내 기준과 세상의 기준은 좀 다르기에 성공이라는 말이 쑥스럽다. 성공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참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정말로 참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예전에 직장 생활하던 때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일상이 힘들어졌는데도 행복하다. 나도 여느 30대 초반처럼 결혼이나 재테크 등의 비슷한 고민을 한다. 그러나 회사를 운영하기에 수십 명의 미래와 인생을 책임지는 그 부담감은 이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수많은 강연을 개최하고 그 강연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사회와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고민하기도 한다.

 

젊은 나이에 일을 하다 보니 전혀 예측도 대비도 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 앞에서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이 나에게 신나는 모험으로 느껴진다. 내 가슴을 무겁게 하는 책임과 부담,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다가오는 수많은 이슈들은 오히려 나의 모험을 더욱 즐겁게 한다. 생각만 하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매일매일 성장해가는 이 행복감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건 황금이 아니라 황금을 좇는 모험이었어”라는 루피의 말처럼 모험 자체가 내 가슴을 뛰게 하고 즐겁게 한다. 이런 생각 저편에는 두 가지 믿음이 있다. ‘나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경험은 나를 강하게 한다’는 믿음과 ‘답이 없는 문제는 없다’라는 믿음, 이 믿음이 내일 다가올 모험을 더욱 기다리게 한다.


“나는 힘들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래서 더욱 행복하다. 참을 수 없을 만큼” 

 

 ‘청춘’ 하면 보통 학생 시절을 많이 떠올린다. 자신은 어떤 학생이었나.


청개구리 같은 학생이었다. 남들이 한 길만 옳다고 우르르 그 길로 가면, 왠지 그 길은 가고 싶지 않았고 다른 길로 갔다. 단순히 선호ㆍ비선호가 아니라 남들 다 가는 길은 죽어도 안 가겠다는 신념 수준이었다. 같은 길을 간다는 것은 나에게 내 존재의 가치가 아예 소멸되어 죽는 것과 다름없다는 의미였다.

 

대학교 들어갈 때는 다들 법대 가려 할 때 난 오히려 경영대를 갔고, 경영학과에서 동아리로 다들 경영학회 들어갈 때 합창부나 YLC같은 연합동아리를 했다. 다들 스펙 쌓을 때 캐나다나 홍콩으로 교환학생 갔고, VJ 선발대회나 세계쇼핑대회를 나갔다. 또 경영학과 친구들 대부분이 CPA나 고시를 준비할 때 나는 생소한 컨설팅을 준비했고, 다들 보장된 MBA를 갈 때 다들 혀를 끌끌 차던 창업을 했다. 그야말로 청개구리 인생이었다.

 

이런 청개구리 선택을 거듭하면서 진짜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모습,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조금씩 명확해지더라.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선택이 불러온 현실적인 결과도 더욱 좋았다는 사실이다. 내가 선택할 때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반대했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기에 선택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건 오로지 내 몫이었다. 각 선택마다 책임을 지고 내 모든 것을 다해 진정 최선을 다하면 생각보다도 좋은 현실적인 결과들로 돌아왔다. 덧붙여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청개구리를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믿어준 부모님이 참 감사할 따름이다.

 

 

책에는 10명의 연사가 각각의 키워드와 어울려 등장한다. 이 중에서 꼭 한 장만 읽을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어떤 부분을 읽어야 할까?

 

책에 나온 열 분 모두 청춘들에게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충고를 아끼지 않으셔서 하나를 꼽기가 어려운데, 굳이 추천한다면 김홍신 선생님의 ‘열등감’ 편을 추천한다. 사실 대한민국 청춘을 특히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고 찾아가다 보면 그 안에는 열등감, 즉 비교의식이 있다. 전세계 청춘들이 다 힘들지만 대한민국 청춘들이 특히 힘든 이유는 바로 이 과도하게 발달된 비교의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줄 세우기 대한민국 교육이 심어준 이 뿌리 깊은 비교의식에서 해방될 수 있을 때, 진정 내가 나다워질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이런 열등감에 대해 김홍신 선생님은 깊은 삶의 경험을 기반으로 명확한 솔루션을 주신다. 바로 ‘인정하기’다. 남이 잘하는 것, 남이 잘난 것을 인정하라고 한다. 반대로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잘난 것도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김연아를 보며 ‘왜 난 공중 3회전 점프를 못하지’라고 생각하며 열등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김연아를 그 자체로 인정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기와 열등감이 아닌, 진심어린 응원과 박수를 보낼 수 있다. 인정하기, 바로 열등감에서 해방하는 비결을 알려준 김홍신 편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책은 많이 읽는 편인가. 영향 받은 사상가나 작가가 있다면?


예전에 비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데도 책은 더 많이 읽는다. 기업을 하다 보면 리더십, 동기부여, 비즈니스 모델, 브랜드 등 수많은 이슈들이 생기고, 그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하거든. 그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사람과 책이다. 각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해당 이슈와 관련된 책을 찾아서 읽고 적용하고 해결하고, 또 다른 이슈가 생기면 또 관련된 책을 읽고 해결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요즘 책을 읽는 이유는 교양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절박해서다.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나와 회사의 생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생하는 이슈가 많아질수록 읽는 책이 많다.

 

요즘 노자의 『도덕경』에 영향을 받고 있다. 예전에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했던 습성 때문에 시간을 잘게 쪼개서 배분하고 일일이 다 체크하고 진행해가는, 그야말로 효율을 추구하는 업무를 했다. 하지만 일이 늘어나고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런 리더십의 한계가 오더라. 그래서 리더십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조언을 구하면서 나만의 리더십관을 구축했다.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동료들의 가슴을 어떻게 뛰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들의 위대함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행한다. 그러다 보니 모두들 자발적으로 일을 하고, 나아가 예상치도 못했던 위대한 결과도 종종 얻게 됐다. 이렇게 리더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 한 사람의 위대함을 믿고 이끌어내는 리더십관을 갖게 한 데는 노자의 영향이 컸다.

 

이 책으로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주제 의식은 무엇인가?

 

사람의 몸에는 누구나 암세포가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고민도 누구나 안고 살아간다. 문제는 암세포를 키워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 만드느냐 아니냐인 듯하다. 어차피 평생을 같이 살아가야 하는데 그 존재를 인정해라. 건강의 적신호를 무시하고 덮었다가 커다란 암 덩어리를 만들지 말고 평소에 관리하라는 충고들 많이 하지 않나? 고민, 이것도 관리만 잘해주면 된다.

 

대한민국 청춘들이 고민을 덮어놓고 무시하거나 미워하거나 짜증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고민을 인정하고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으면 한다. 고민을 한 방에 싹 해결할 답은 아쉽게도 없다. 그러나 고민을 음지에서 양지로 데려와 고민을 인정하고 즐긴다면 어느새 고민의 해결점에 닿아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활동 계획을 말해달라?

 

우선 『청춘 고민상담소』가 대한민국 청춘들이 고민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하며 해결을 향해 나아가는 역할을 하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청춘들이 고민의 늪에서 발을 내딛어 빛나는 미래로 한 발 나아가게 하는데 작게나마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형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처음 청춘 고민상담소를 소극장에서 시작할 때의 그 진심, 그 초심만 간직한다면 그 진심이 나비효과를 불러오리라 믿는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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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고민상담소 한동헌 등저 | 엘도라도

매년 봄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축제 한마당 ‘청춘 페스티벌’과 KBS ‘남자의 자격’ 출연자 이경규?김국진?김태원 등이 연사로 나선 강연회 ‘청춘에게 고함’으로 유명한 마이크임팩트의 강연 콘서트 ‘청춘 고민상담소(시즌 2)’의 단행본 버전. 강연 기획자 한동헌(마이크임팩트 대표)을 비롯해 장항준(영화감독), 류재현(문화기획자), 유수연(강사), 홍지민(배우), 박신영(컨설턴트), 김혜남(교수), 김홍신(소설가), 유인경(기자), 문요한(의사), 김태원(구글러)이 ‘고민 멘토’로 참여해 청춘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풀어나간다.

 




#한동헌 #청춘
17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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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nakim

2013.07.05

네이버 메인 사진보고 최효종인줄.
최효종 닮은 한동헌씨. 성공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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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8509

2013.05.03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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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0307

2013.03.20

책을 꼭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본받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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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헌 | 질문 : 손민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경영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하다 스물여덟이 되던 2009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대학생들이 롤 모델로 삼는 명사들을 초빙해 추진한 강연회 ‘청춘, 냉정과 열정 사이(노홍철·신해철·션 등)’와 ‘무한청춘엔진(박원순·김제동·장윤주 등)’을 크게 성공시키면서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 ‘마이크임팩트(Micimpact)’가 이곳이다. ‘꿈과 스토리를 파는 기업’을 표방하는 마이크임팩트는 강연 콘서트, 강연 페스티벌, 강연 파티 등 다채로운 강연문화 행사를 기획·제작하고 3,000명이 넘는 연사들을 매니지먼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