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가 불러 돌아온 배호! - 말로, 이이언, 플라시보
재즈가수 말로가 배호의 음악세계를 재즈로 재해석했습니다. 배호는 통상 트로트 장르로 분류되는 1960년대의 옛 가수이지요. 언뜻 이질적인 조합 같지만, 배호의 음악이 우리가 현대에 흔히 떠올리는 트로트가 아닌 만큼 생각 외로 멋진 리메이크가 되었다고 합니다. 말로의 관점을 투영한 새로운 배호의 음악세계를 < Malo Sings Baeho >를 통해 만나보세요.
201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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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수 말로가 배호의 음악세계를 재즈로 재해석했습니다. 배호는 통상 트로트 장르로 분류되는 1960년대의 옛 가수이지요. 언뜻 이질적인 조합 같지만, 배호의 음악이 우리가 현대에 흔히 떠올리는 트로트가 아닌 만큼 생각 외로 멋진 리메이크가 되었다고 합니다. 말로의 관점을 투영한 새로운 배호의 음악세계를 < Malo Sings Baeho >를 통해 만나보세요. 인디 밴드 MOT에서 활동하는 이이언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담은 EP음반과 일렉트로니카와 록 음악 사이에서 영리하게 줄타기를 하는 영국 밴드 플라시보의 EP앨범도 함께 소개합니다.
말로(Malo) < Malo Sings Baeho >
해석하는 힘은 새로운 형식을 내놓는다. 탄생한지 70년, 사망한지도 40년이 넘는 흘러간 가수 배호의 음악, 지금 세대에게는 전혀 친근하지 않는 노래들에 대해 스스로 해석 주체로 나선다는 행위 자체가 수고스럽지만 영예롭다. 얼핏 그가 얻어다준 새로운 형식은 배호음악을 재즈로 재편곡한 것으로 대부분이 규정될 수 있다. 물론 배호의 음악이 재즈로 해석된 것은 이게 처음이다.
그것은 잘못하면 말로가 재즈라서 배호음악을 재즈화했다는 협의의 결론으로 끝날 수도 있다. 말로가 진정으로 얻은 형식은 그만의 관점을 투영했기에 가능했다. 그 관점의 배경에는 배호가 죽은 해(1971년)에 자신이 태어났다는 작은 운명에다가 2010년 배호를 소재로 한 뮤지컬 <천변카바레>의 음악감독을 맡아 배호의 음악과 정서적 거리와 괴리를 좁히게 된 인연이 있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필시 배호노래에 대한 내밀한 음악적 분석 그리고 경이감이 따랐을 것이다. 스탠더드적 요소가 풍부하지만 이제 와서는 트로트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장르분류가 얼마나 어정쩡한지 알았을 테고 그가 살던 스윙음악 시절에 드럼을 치기도 한 배호음악에 의외의 스윙감, 재즈터치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쳤을 게 분명하다. 말로가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두메산골」이란 노래가 증명한다.
여기서 음악적 관점이 잉태했기에 그의 해석은 상투적이거나 상업적이지 않다. 단말마와 같은 통상적 리메이크는 얼씬할 수 없다. 관점, 그 바라보는 주관과 비전에 힘입어 배호는 재즈로 새롭게 해석된 것을 넘어 레전드 음악으로 부활한다. 배호에게는 늘 ‘불멸의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지만 말로는 진정으로 배호가 불멸의 가수로 저장되는데 손을 보탰다. 이게 앨범의 개가인 대목이다.
6곡을 시도했다.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 배호 노래’라는 히트트리오이자 배호 전성기 때의 명곡인 「안녕」은 탱고로, 역시 트리오의 작품인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도 탱고로 해석했지만 맛은 다르다. 누에보 탱고라고 할 전작은 거장 심성락의 아코디언에 힘입어 로맨티시즘이 압도한다. 배호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만든 출세작 「돌아가는 삼각지」는 보사노바 리듬으로 편곡한 결과, 오리지널에 익숙한 사람은 생경할 수도 있다.
가장 말로적인 곡이지만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에는 최백호의 보컬로 근린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 말로의 부유하는 도회적 보컬과 구슬픈 최백호 보이스는 확실히 대비되지만 그 약간의 부조화가 이 곡의 특징적 매력을 이룬다. 또 하나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으로 구슬픈 맛이 트럼펫 세션 덕분에도 처연한 무드로 바뀐 「누가 울어」도 앨범의 수확이다.
장조의 곡을 단조의 블루스로 변형시킨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은 실험의 가치를 발하면서 이 앨범이 2010년 ‘케이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명곡을 새롭게 구성하는 말로 작업(그때 <동백아가씨>란 앨범을 냈다)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밝힌다. 앨범 부제로 < K-Standard Vol.2 >를 붙인 이유다. 마지막 곡으로 배치한 「마지막 잎새」는 시종 일관 유지되던 절제를 의도적으로 깨 살짝 과잉의 요소가 나타나지만 가수에게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비전에 기초한 접근, 특정한 해석 주체로 나서는 행위는 가수 존재의 중요한 방식이다. 만약 대상이 레전드일 경우는 숙성과 진정성에 기반을 두어여 하며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전설에 대한 결례이며 역사에 대한 무례다. 상업이 아닌 관점으로 임했다는 점에서 이것은 제대로 된 레전드 소환이며 호명이다. 말로가 불러 배호가 돌아왔다.
이이언(eAeon) < Realize > (Ep)
으레 어쿠스틱 앨범을 접하면, 이질감에서 출발하는 신선함이 감상의 대부분을 지배하지만 이이언의 경우에는 정반대다. 오히려 신곡 「My little piggy」를 수록한 그의 신보에는 기시감에서 오는 익숙함이 깊게 배어있다.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 전형적인 아날로그 사운드임에도 음반은 일렉트로닉 소스를 전면에 배치했던 정규앨범 < Guilt-Free >와 어렵지 않게 연결된다. 단순한 흥미 위주의 재료 변경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아티스트의 작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멜로디를 조화적으로 구성하는 작곡보다도 소재를 공간적으로 구축하는 배치에 가까운 방법론이기에 작품은 어쿠스틱 사운드로의 색다른 변신이라기보다는 전작으로부터의 연장에 가깝다. < Guilt-Free >에 수록되어있던 「Bulletproof」의 기하학적인 리듬 라인이나, MOT 시절의 곡 「자랑」에서의 층을 쌓는 점층적인 전개가 온전하게 구현된 것이 결정적인 증거다.
특히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히트 싱글을 재해석한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파트를 각각 파편적으로 잘라 붙이며 본래의 특성을 제대로 나타냈고, 원곡이 가진 일렉트로닉 효과음 대신에 재즈식 피아노를 얹은 「세상이 끝나려고 해」에서는 원본의 친숙함과 리메이크의 생경함 사이의 묘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데자뷰로 도달하는 낯선 발걸음이랄까.
이이언의 낯설게 하기는 계속되고 있다. 조화미와 균형미를 중시하는 세상 속에서 그는 비대칭의 콜라주를 끊임없이 생산한다. 평범함의 영역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이유다. 이번 앨범에서도 보았듯 비선형(non-linear)적인 작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료가 어쿠스틱 소리든 디지털 음원이든, 혹은 불규칙한 소음이든 간에 정형을 벗어나려는 방법론의 철학만큼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이언은 이렇게 자신의 영역과 음악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시켜나간다.
플라시보(Placebo) < B3 > (Ep)
플라시보(Placebo)의 음악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겉으로는 거친 사운드를 표방하지만 그 내면에는 섬세한 멜로디 라인이 짜임새 있게 구축되어있고, 몰아치는 록의 격렬함이 귀에 먼저 다가오면서도 자세히 들어보면 일렉트로니카의 비트감이 감출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들에게 유명세를 안겨주었던 「Every you every me」가 그러한 예들 중 하나였으며 디스토션 기타와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놀라운 배합을 보여주었던 「Taste in men」이나 < Battle For The Sun >의 타이틀 곡 「For what it's worth」 또한 마찬가지였다.
2009년 작 앨범 < Battle For The Sun >의 발매와 이어지는 각종 투어들을 통해 건재함을 널리 알렸던 플라시보는 올해 초 새 음반의 녹음을 위해 스튜디오로 다시 되돌아왔다. 눈길이 가장 먼저 가는 부분은 음반의 크레디트. 밴드는 우선 전작의 프로듀서 데이비드 보트릴(David Bottrill)을 믹싱 콘솔 앞으로 다시 불러들이며 성공의 활로를 연장하고자 했다. 또한 폴 매카트니나 맥플라이 등과 작업한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 아담 노블(Adam Noble)을 또 다른 조력자로 합류시켜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자 했으니, 그룹이 그 어느 때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작업에 임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싱글로 먼저 커트되었던 「B3」는 이러한 의도에 가장 잘 부합하는 트랙이었다. 「Julien」 등으로 대표되는 전작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기타 리프와 드럼 비트로 뭉쳐진 두터운 록의 질감은 놓치지 않았다. 피아노 멜로디 위로 신디사이저와 멜로트론의 음향 효과를 쌓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The extra」는 실험성이 돋보이는 곡으로 접근법에 대한 플라시보의 적극적인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노래다.
특이한 리듬의 「I know you want to stop」은 영국 인디 밴드 밍서스(Minxus)의 곡을 커버한 트랙. 사운드의 측면에서는 본래의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고음으로 가로지르는 브라이언 몰코(Brian Molko) 특유의 보컬이 더해져 원곡과는 자못 다른 플라시보만의 느낌을 구현해냈다. 점층법의 전개 방식을 공통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격렬함의 증폭과 서정성의 심층 층위로 각기 다르게 수렴하는 「I.K.W.Y.L」와 「Time is money」는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후반부의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24분 남짓하지만 흘려 넘기기엔 아쉬울 만큼 탄탄한 구성미를 갖춘 EP 앨범이다. < Battle For The Sun >에 박수쳤던 팬들의 이목을 다시금 집중시킬 만한 싱글이 있음은 물론이요, 강렬한 사운드도와 서정적인 멜로디까지 곳곳에 배치해 듣는 맛을 다채로이 했기 때문이다. 2013년으로 발매를 예상하고 있는 새 작품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그려진다. 이만한 퀄리티만 유지된다면 전작의 환호를 이어나가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리라.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이렇게 출발한다.
말로(Malo) < Malo Sings Baeho >
해석하는 힘은 새로운 형식을 내놓는다. 탄생한지 70년, 사망한지도 40년이 넘는 흘러간 가수 배호의 음악, 지금 세대에게는 전혀 친근하지 않는 노래들에 대해 스스로 해석 주체로 나선다는 행위 자체가 수고스럽지만 영예롭다. 얼핏 그가 얻어다준 새로운 형식은 배호음악을 재즈로 재편곡한 것으로 대부분이 규정될 수 있다. 물론 배호의 음악이 재즈로 해석된 것은 이게 처음이다.
그것은 잘못하면 말로가 재즈라서 배호음악을 재즈화했다는 협의의 결론으로 끝날 수도 있다. 말로가 진정으로 얻은 형식은 그만의 관점을 투영했기에 가능했다. 그 관점의 배경에는 배호가 죽은 해(1971년)에 자신이 태어났다는 작은 운명에다가 2010년 배호를 소재로 한 뮤지컬 <천변카바레>의 음악감독을 맡아 배호의 음악과 정서적 거리와 괴리를 좁히게 된 인연이 있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필시 배호노래에 대한 내밀한 음악적 분석 그리고 경이감이 따랐을 것이다. 스탠더드적 요소가 풍부하지만 이제 와서는 트로트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장르분류가 얼마나 어정쩡한지 알았을 테고 그가 살던 스윙음악 시절에 드럼을 치기도 한 배호음악에 의외의 스윙감, 재즈터치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깨쳤을 게 분명하다. 말로가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두메산골」이란 노래가 증명한다.
여기서 음악적 관점이 잉태했기에 그의 해석은 상투적이거나 상업적이지 않다. 단말마와 같은 통상적 리메이크는 얼씬할 수 없다. 관점, 그 바라보는 주관과 비전에 힘입어 배호는 재즈로 새롭게 해석된 것을 넘어 레전드 음악으로 부활한다. 배호에게는 늘 ‘불멸의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지만 말로는 진정으로 배호가 불멸의 가수로 저장되는데 손을 보탰다. 이게 앨범의 개가인 대목이다.
가장 말로적인 곡이지만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람」에는 최백호의 보컬로 근린성 회복을 꾀하고 있다. 말로의 부유하는 도회적 보컬과 구슬픈 최백호 보이스는 확실히 대비되지만 그 약간의 부조화가 이 곡의 특징적 매력을 이룬다. 또 하나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으로 구슬픈 맛이 트럼펫 세션 덕분에도 처연한 무드로 바뀐 「누가 울어」도 앨범의 수확이다.
장조의 곡을 단조의 블루스로 변형시킨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은 실험의 가치를 발하면서 이 앨범이 2010년 ‘케이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명곡을 새롭게 구성하는 말로 작업(그때 <동백아가씨>란 앨범을 냈다)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밝힌다. 앨범 부제로 < K-Standard Vol.2 >를 붙인 이유다. 마지막 곡으로 배치한 「마지막 잎새」는 시종 일관 유지되던 절제를 의도적으로 깨 살짝 과잉의 요소가 나타나지만 가수에게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비전에 기초한 접근, 특정한 해석 주체로 나서는 행위는 가수 존재의 중요한 방식이다. 만약 대상이 레전드일 경우는 숙성과 진정성에 기반을 두어여 하며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전설에 대한 결례이며 역사에 대한 무례다. 상업이 아닌 관점으로 임했다는 점에서 이것은 제대로 된 레전드 소환이며 호명이다. 말로가 불러 배호가 돌아왔다.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이이언(eAeon) < Realize > (Ep)
아티스트의 작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멜로디를 조화적으로 구성하는 작곡보다도 소재를 공간적으로 구축하는 배치에 가까운 방법론이기에 작품은 어쿠스틱 사운드로의 색다른 변신이라기보다는 전작으로부터의 연장에 가깝다. < Guilt-Free >에 수록되어있던 「Bulletproof」의 기하학적인 리듬 라인이나, MOT 시절의 곡 「자랑」에서의 층을 쌓는 점층적인 전개가 온전하게 구현된 것이 결정적인 증거다.
이이언의 낯설게 하기는 계속되고 있다. 조화미와 균형미를 중시하는 세상 속에서 그는 비대칭의 콜라주를 끊임없이 생산한다. 평범함의 영역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이유다. 이번 앨범에서도 보았듯 비선형(non-linear)적인 작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료가 어쿠스틱 소리든 디지털 음원이든, 혹은 불규칙한 소음이든 간에 정형을 벗어나려는 방법론의 철학만큼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이언은 이렇게 자신의 영역과 음악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시켜나간다.
글 / 이수호 (howard19@naver.com)
플라시보(Placebo) < B3 > (Ep)
2009년 작 앨범 < Battle For The Sun >의 발매와 이어지는 각종 투어들을 통해 건재함을 널리 알렸던 플라시보는 올해 초 새 음반의 녹음을 위해 스튜디오로 다시 되돌아왔다. 눈길이 가장 먼저 가는 부분은 음반의 크레디트. 밴드는 우선 전작의 프로듀서 데이비드 보트릴(David Bottrill)을 믹싱 콘솔 앞으로 다시 불러들이며 성공의 활로를 연장하고자 했다. 또한 폴 매카트니나 맥플라이 등과 작업한 경력이 있는 엔지니어 아담 노블(Adam Noble)을 또 다른 조력자로 합류시켜 작품의 수준을 높이고자 했으니, 그룹이 그 어느 때보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작업에 임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이한 리듬의 「I know you want to stop」은 영국 인디 밴드 밍서스(Minxus)의 곡을 커버한 트랙. 사운드의 측면에서는 본래의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고음으로 가로지르는 브라이언 몰코(Brian Molko) 특유의 보컬이 더해져 원곡과는 자못 다른 플라시보만의 느낌을 구현해냈다. 점층법의 전개 방식을 공통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격렬함의 증폭과 서정성의 심층 층위로 각기 다르게 수렴하는 「I.K.W.Y.L」와 「Time is money」는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후반부의 흥미로운 작품들이다.
24분 남짓하지만 흘려 넘기기엔 아쉬울 만큼 탄탄한 구성미를 갖춘 EP 앨범이다. < Battle For The Sun >에 박수쳤던 팬들의 이목을 다시금 집중시킬 만한 싱글이 있음은 물론이요, 강렬한 사운드도와 서정적인 멜로디까지 곳곳에 배치해 듣는 맛을 다채로이 했기 때문이다. 2013년으로 발매를 예상하고 있는 새 작품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그려진다. 이만한 퀄리티만 유지된다면 전작의 환호를 이어나가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이리라.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은 이렇게 출발한다.
글 /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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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