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 곁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불안해하기도 하고, 친구가 없는 성격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을 두려워해 굳이 사귀지 않아도 될 사람과 사귀거나, 인간관계에 불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도 한다.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 개수와 SNS에 연결 된 친구 숫자가 나의 능력과 매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여기며 지나치게 몰두하기도 한다. 실제 본인이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긴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런 시간과 노력이 피곤하고 힘들면서도 타인의 시선과, 어느덧 정의 내려진 ‘넓은 인간관계 =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방정식 때문에 지나친 에너지를 쏟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잡담이 능력이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 등 숱한 베스트셀러를 펴낸 사이토 다카시는 그렇지 않다라고 단언한다. 그는 재수 생활을 시작한 열여덟 살부터 직업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철저히 고독한 10년을 보냈지만, 돌이켜 보면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것은 바로 그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한 때 패배의식과 외로움, 부적응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이대로 끝나지 않아. 열 배, 스무 배로 복수해주겠어’라는 성공에 대한 강한 목표의식과 에너지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자인 시간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내공을 쌓는 시간이었고, 이를 발판으로 서른 살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도 없었던 그가 결국 유명 저자이자 메이지대 인기 교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혼자 수업을 받는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는 학생에 비해 학습 에너지와 몰입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는 무리 지어 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고난 두뇌나 공부의 양이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의 장점은 비단 집중력뿐이 아니다. 다른 이와 어울리다 보면 때로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며 목표로 나아가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도움이 안 되는 주위의 평가나 비교로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시기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어야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자신을 객관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거울 내관법, 자기 긍정의 힘을 기르는 글쓰기, 인내심을 길러주는 번역과 원서 읽기, 고전과 독서법 등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성장에 도움을 주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여기서 이 책이 유사한 다른 자기계발 및 심리서와 명확한 차별점이 나타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간 다른 책에서 이야기 해왔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자’ ‘지금 당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자’와 같은 위로의 메시지가 아니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의 긍정적인 의미를 명확히 알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 혹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타인의 시선 때문에, 외로움을 참지 못해, 돌이킬 수 없는 시간과 에너지를 무심히 흘려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정 나를 사랑하는 것은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나 스스로에 집중하고 마음과 지성의 근육을 키워나가는 것이 아닐지 한번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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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사이토 다카시 저/장은주 역 | 위즈덤하우스 | 원서 : 孤獨のチカラ
서른 살이 넘도록 변변한 직업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재수 생활을 시작한 열여덟 살부터 첫 직장을 얻은 서른두 살까지 철저히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묵묵히 내공을 쌓았다. 성과가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지도 않았지만 자신을 믿으며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시행착오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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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