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자동차 2천만 대가 굴러다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자동차는 교통수단이라기보다 생활필수품이 되어 현대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지만, 정작 우리가 자동차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은 너무나 적다. 매일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고,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마트에 가면서도 자동차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고장의 징후는 무엇인지, 주요 부품의 교체 주기는 얼마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 그것이 가족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음에도 말이다.
또한 서점에 나가보면 자동차 관련 서적들은 번역서가 주종이다. 우리나라 자동차나 도로환경, 운전자들의 특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책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봐야 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병일 명장이 나선 이유다. 그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자 ‘자동차 마니아들이 가장 신뢰하는 전문가’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 논쟁이 붙을 때면 “명장님께 물어보자”란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이다. 46년 정비 경력과 명장의 노하우를 담아 『박병일의 자동차 백과』를 저술한 박병일 명장에게 이 책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한민국 오너 드라이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하나
이 책이 명장님의 38번째 책이자 첫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그 동안 기술인들을 위한 전문서적을 37권 썼습니다. 일반 오너드라이버를 위한 정비 책도 써 달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번에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자동차 관련 방송이나 칼럼을 통해 자동차 정비와 관리 노하우를 전달하긴 했지만 방송시간이나 지면의 제약 때문에 아무래도 단편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병일의 자동차 백과』는 운전자들이 알아야 할 지식, 즉 자신의 차량을 관리하고 고장이나 문제를 점검하고 대처하는 노하우, 여기에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은 중고차를 잘 고르고 잘 파는 방법까지를 총망라했다고 보면 됩니다.
일반 독자들에게 박병일 이름 세 글자는 ‘세계최초로 급발진 원인 규명’을 한 인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세계최초로 급발진 사고를 재연함으로써 그 원인을 규명한 이후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자동차 제조사와 몇 년 간에 걸친 소송전을 벌였고 ‘자동차 독립군’이니 ‘골리앗과 싸워 이긴 다윗’이니 하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사실 급발진 문제의 핵심은 자동차의 컴퓨터제어장치(ECM)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ECM 차량이 도입되기 훨씬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외국 서적을 번역해가며 공부를 했는데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동차에 ECM이 도입되기 전에는 급발진 사고가 없었다는 것, 상대적으로 고가의 차량에 급발진이 많다는 것, 디젤 차량에 ECM이 장착되면서 디젤 차량도 급발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누구나 합리적 추정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참고로 이 책 속에는 급발진 사고를 50% 이상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실려 있습니다.
책 표지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진실’이란 문구가 눈에 띕니다. 똑똑한 소비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아무래도 메이커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정보와 지식의 불균형 상태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는 급발진 사고와 같은 극단적 사례만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십수년 동안 지속되어 온 자동차 상식이 하나 있습니다. 내리막길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쓰라는 것이죠. 그런데 왜 그런 상식이 생겼는지 아십니까? 자동차가 출시될 때 낮은 등급의 브레이크 오일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크 오일의 등급을 올려주면, 굳이 엔진 브레이크를 쓰지 않더라고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경험한 바로는 이와 같은 문제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이른바 ‘호갱’이 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지식을 갖춰야 하고 최소한의 점검을 실천해야 합니다.
미세한 냄새와 소리로 고장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설명해주세요.
대한민국 오너 드라이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자신의 차에 대해 조금만 더 애정을 가져 달라는 것입니다. 차들은 고장이 나거나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반드시 시그널을 보냅니다. 그 시그널을 캐치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면 당황스럽거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배터리 근처에서 나는 식초 냄새, 히터 작동 시 나는 달콤한 냄새, 비닐 타는 냄새, 나무 타는 냄새 등의 원인을 알아두면 고장이 나기 전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 아침에 시동을 걸면 ‘삐리릭 삑삑’ 소리 나는 차, 주행 시 ‘웅웅’ 우는 차, 핸들 꺾을 때만 ‘뚝뚝뚝’ 소리 나는 차 등 소리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문제를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구조와 정비를 다루면서 중고차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 흥미롭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자동차 구조와 정비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라면 당연히 중고차에 대해서도 관심이 클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중고차를 고를 수 있는 안목도 생길 것이니, 두 가지 분야가 따라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중고차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사고차나 침수차를 판별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사고차 판별법을 중심으로 리콜 이력 확인하는 법, 중고차 싸게 구입하고 비싸게 판매하는 방법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동차 백과』란 제목에 걸맞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 넓고 깊다고 들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자동차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감 형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엔진부터 변속기, 브레이크, 쇽업소버, 타이어 등의 구조와 기초 지식을 알 수 있습니다. 2부에서는 자신의 차를 평상시 어떻게 점검해야 할지를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3부에서는 Q&A 형식으로 고장이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야기합니다. 149개 Q&A 항목은 자동차 계통별, 사례별로 정리되어 차량에 비치해두고 언제든 찾아보기 쉽도록 했습니다. 4부에서는 사고차, 침수차 감별법 등 중고차를 잘 고르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기계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도움이 될까요?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을 100%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차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인지하는 데는 그리 큰 재능이 필요치 않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다만 작은 관심만 가지면 됩니다. 책을 읽다 보면 강조하고 있는 포인트들이 눈에 띌 것입니다. 그것을 지키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매일 시동을 걸면서 계기판을 유심히 보는 것, 몇 분이라도 워밍업을 한 후 출발하는 일, 부품들을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것처럼 책에서 알려주는 일상적인 규칙들만 지키면 누구나 안전한 자동차 라이프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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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자동차 명장 박병일의 자동차 백과 박병일, 박대세 저 | 라의눈
중고차 잘 고르는 법, 사고차 판별하는 법까지 담겨 있어 가히 ‘자동차 백과’라 할 만하다. 막 면허를 딴 초보자부터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니아까지 오너드라이버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할 책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