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나 무게를 더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임이나 무게가 늘어날수록 우리는 ‘나의 소신’에 귀를 기울이기보단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 “나는 ‘과장’이니까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 “나는 ‘엄마(아빠)’니까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지” 등.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결정해야 할 때, 적잖은 당혹감을 느낀다. ‘어른이라면 당연해’라고 여기던 일들이 사실은 ‘나’를 잊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 은 사회적 역할을 지겹도록 강요받는 우리에게 이수진 저자가 보내는 돌직구 조언이자 위로다. SNS에서 15만 명의 팔로워와 소통하며 고민을 상담해주는 ‘랜선 엄마’인 저자는 올해 나이가 50이다. 자신을 반백 살이라고 부르는 그녀의 거침없는 말투와 편견 없는 시선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일 년에 한 번씩 바디프로필을 찍고,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등 당당하고 자유로운 그녀의 라이프스타일은 ‘50대의 여성’에 대해 고정관념을 뒤집는다. 도대체 누가 ‘50세 여자는 이래야 해’라고 규정했단 말인가? 그녀는 ‘나’를 잊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철없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를 찾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1969년생이고 올해 50살이 된 치과의사 이수진이에요. 17살 된 딸이 있는 싱글맘이자, 신사동 가로수길에 ‘유로치과’를 운영하는 대표원장이지요. 2016년에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SNS 중독맘'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지금도 열심히 SNS를 하고 있답니다. 제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sjeuro)과 유튜브로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 은 어떤 책인가요? 왜 쓰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 은 제 삶의 태도가 담겨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을 통해서 무언가를 어설프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싱글맘, 50대 여자, 치과의사, 유튜버, 작가 등 저를 수식하는 단어와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이 책을 읽는 분들이 ‘나를 드러내는 기쁨’을 체험하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점을 찾고, 그것을 맘껏 드러낼 때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요. SNS를 하면서 ‘아, 사람들이 이럴 때,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진정으로 고민하는 걸 제가 풀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나도 이렇게 시련을 극복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책에서 시원하게 던지고 싶었고요.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 은 작가님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관이 드러난 제목 같아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은 무엇인가요?
제 책의 표지에 구불구불 움직이는 달팽이 그림이 있어요. 그 모습이 마치 저 같아요. 정확히는 제가 살아온 모습이요. 저의 경우, 혼자라서 버거운 순간들이 많았어요.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고, 여자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다던 강남 한복판에서 치과를 운영하면서 말도 안 되는 사건사고가 터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었던 순간을 버티고 나니까 씩씩하게 살아 있는 지금의 내가 기특하고 자랑스러워지더라고요. ‘지금의 나’는 ‘힘든 세월을 딛고 일어선 나’이기 때문이에요.
그때 깨달은 것은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유연한 사고방식이 시련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문제가 터졌을 때, 그것에 매몰되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인생이 끝난 것처럼 굴지 않았어요.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도 않았고요. ‘인생이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을 추는 것’이라는 비비안 그린의 말처럼 저도 폭우가 쏟아지든, 천둥과 번개가 치든 늘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문제가 단순하게 보였고, 적절한 타이밍에서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기도 하더라고요. ‘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은 제 인생에서 얻은 노하우에요.
작가님에게 SNS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사실 저는 SNS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어요. 주 6일을 밤낮으로 근무하면서 시간도 없었거니와 세상에 저를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어요. 특히 ‘이혼녀’라는 것이 딸아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사춘기 딸과 겪은 사건(책에 자세히 나와 있답니다!)을 계기로 SNS에 제 마음을 털어놓게 되었고, 뜻밖에 팔로워분들께 깊은 위로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분들 덕분에 ‘SNS 중독맘’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SNS에 푹 빠지게 됐답니다. 이제는 제가 그분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있고요!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가 좋은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게 사람 사는 인생이더라고요.
치과의사이면서도 바디프로필 촬영이나 유튜브 운영 등 50대의 나이로는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작가님만의 시간 관리 비결은 무엇인가요?
치과의사, 유튜버, 작가 이 3가지 일을 모두 해내기 위해서는 1분 1초도 허투루 쓸 수가 없어요. 꼭 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해요. 내 인생의 어느 한 부분도 낭비 없이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느낌으로 살아요. 이런 몰입의 순간이 저는 정말 즐거워요. 1년간 책을 쓰면서 고3 수험생처럼 살았어요.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즐기면서 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그만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해요. 저는 이것을 ‘인생에 리듬을 타는 일’이라고 표현해요. ‘번아웃’이 될 것 같은 순간이 오면, 바쁜 일을 잠시 나를 위해 적절한 휴식을 취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요.
‘꿈이 없다’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집에 멀뚱멀뚱 누워 ‘나는 꿈이 없어’라고 한탄한다고 멋진 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흥미로운 일부터 천천히 해 보는 게 중요해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지금도 하고 싶은 일이나 궁금한 일이 있으면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어 시작해요. 물론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해내는 것은 아니에요. 잘 될 때도 있고, 생각만큼 안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실패하는 것이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것보다는 멋지지 않나요?
앞으로의 작가님 행보가 궁금해요.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다음 책을 쓰고 있어요. ‘연애 잘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에요. 기대가 되시나요? 책을 쓰는 게 너무나 행복해서 앞으로도 계속 책을 낼 예정이에요. 물론 치과 운영도 열심히 하고요. 책을 쓰는 동안 집에서 딸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더라고요. 또 제 책을 읽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그동안 치과의사로서 환자들을 도우며 느낀 보람과는 또 다른 행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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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어른이 되는 법이수진 저 | 지식너머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 무신경해지기, 시련 앞에서 단순하게 생각하기, 유연하게 행동하기 등 삶에 대한 통념을 벗어난 태도들이 그녀의 동안 비결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