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가 그려낸 최고급 초능력 소녀 민트의 이야기
보통 이런 이야기는 교훈을 준다면서 중간에 끊어지거든요. 전 그게 무지 갑갑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이를 악역으로 만들 생각은 또 없었고. 그것도 규격화된 교훈담이니까요. 제 이야기에 교훈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두 길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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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6년 만의 장편소설!


2017년 창비 블로그에 소설이 연재될 때부터 큰 관심을 모은 작가 듀나의 신작 장편소설 『민트의 세계』 가 출간되었다. 출간 소식이 전해졌을 때 SNS에서 뭇 독자들이 열광적인 팬심을 드러냈다. 듀나라면 읽고 본다는 마니아층부터, 제목이 상큼하다, 표지가 예쁘다 등의 반응까지 다채로웠다.


『민트의 세계』 는 2013년에 출간된 듀나의 연작소설집 『아직은 신이 아니야』 와 설정을 공유한다. 잠재된 초능력을 발현시키는 ‘배터리’의 존재가 그것이다. 배터리의 비밀을 통제하려는 거대 기업 LK, LK를 상대로 저항하는 최고급 초능력 소녀 민트, 그리고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인력관리국 한상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SF, 추리 미스터리, 누아르 스릴러,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민트의 세계』 는 가히 ‘듀나 월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장편소설로는 『제저벨』  다음으로 무려 6년 만의 신작입니다. 먼저 축하드립니다 ! SNS에서 속속 독서 인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민트의 세계』 를 펴낸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6년 만에 장편을 낸 소감’은 따로 없어요. 전 『아직은 신이 아니야』 를 장편이라 생각하고 쓰지 않았고 (우리 장르에서는 ‘픽스업’이라고 부릅니다. 연결된 중단편을 장편처럼 묶는 것을 가리켜요.) 그동안 단독 단행본을 내지 않았을 뿐, 제 게으름이 허용하는 한계 안에서 꾸준히 일을 해 왔으니까요.


역시 픽스업 소설인  『제저벨』 과, 연재 후 단행본으로 출판되지 않은 제 첫 장편소설 『몰록』을 제외하면 『민트의 세계』 는 제가 쓴 이야기 중 가장 긴데, 이게 좀 신기하긴 합니다.
   
『민트의 세계』 는 2049년 전 인류가 초능력을 갖게 된 시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인천, 수원, 여의도, 신촌 등 익숙한 장소를 뛰어다니는 초능력자들의 모습이 무척 생생하게 눈에 그려졌습니다. 취재나 구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SF와 판타지는 한국어권에서도 이제 그렇게까지 신기하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다들 하고 있으니까요. 『아직은 신이 아니야』 와  『민트의 세계』 는 아주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어요. 가장 익숙한 코믹북 슈퍼히어로 서사를 하나 갖고 와서 그걸 180도로 뒤집어 재료로 삼은 것이죠.  전 ‘슈퍼맨’을 골랐습니다. 엄청난 능력을 독점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가 변화와 파괴의 힘으로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지킨다는 이야기요. 저는 그 반대가 더 그럴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게 180도로 뒤집는 건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남들보다 더 특출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쓰기가 편하죠.


『민트의 세계』 의 기본 스토리는 『아직은 신이 아니야』 에 수록하려다가 뺀 세 개의 이야기 중 하나에서 왔어요. 수록되지 않은 단편의 속편인 셈이죠. 그 이야기는 완성할 수가 없었는데, 동물 학대 이야기는 소설집에서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쓰는 게 괴롭기도 했고. 완성된 장편은 늘 처음 쓸 때의 계획과 완전히 달라져요. 『민트의 세계』 는 원래 ‘민트와 아버지 이야기’였거든요. 하지만 부녀 간 대사는 오글거려서 못 쓰겠더라고요. 그래서 아버지는 그냥 죽여 버리고 캐릭터 관계를 다시 짰지요.

 

주인공 ‘민트’는 LK 특수 학교에서 탈출한 최고급 초능력자 10대 여성으로, 담대하고 호전적인 반항아입니다. 자기 힘을 정확히 알고 세상과 싸우는 민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민트라는 10대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만큼 소회가 있으셨는지, 혹은 10대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민트를 10대 청소년으로 삼은 이유는 이게 『아직은 신이 아니야』 의 스핀오프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일단 설정을 잡고 나니 목표가 떠오르긴 했습니다. 자기가 가진 엄청난 힘에 중독된 여자아이가 그 힘을 휘두르며 끝까지 가는 이야기요.


보통 이런 이야기는 교훈을 준다면서 중간에 끊어지거든요. 전 그게 무지 갑갑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이를 악역으로 만들 생각은 또 없었고. 그것도 규격화된 교훈담이니까요. 제 이야기에 교훈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 두 길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민트의 세계』 에는 다양한 특징과 성격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특히 뇌에 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식한 초능력자 ‘믹서’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작가님께서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를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캐릭터 중심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제 작업 방식이 아닙니다. 『민트의 세계』 에서도 제가 만든 캐릭터에 어떤 매력을 넣어 주려고 일부러 작업하진 않았어요.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의 ‘기능’이지요. 저는 지금 이 『민트의 세계』 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어서 이 캐릭터들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확신할 수 없고, 이들에 대한 제 생각이나 감정이 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평론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민트의 세계』 에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요. 작가님에게 영화와 소설은 각각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나요? 외람되지만, 무얼 더 애정하시나요?


‘소설’은 제가 그럭저럭 쓸 수 있는 장르이지만 ‘영화’는 창작이 불가능하지요. 감상자로서 어느 쪽을 더 편애하지는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다만 ‘온갖 장르’의 모습을 취하고 있을 뿐입니다.
  

헤비 트위터리안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계십니다.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문화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관심사를 보여 주고 계시는데요.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문제적인 사건, 혹은 과학적인 현상이 있으신가요? 없다면 버닝 중인 연예인 이야기라도 좋습니다.
  
베피콜롬보*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했어요. 수성 궤도에 안착할 때까지 트위터가 버텨야 할 텐데요.(* 편집자주 - 베피콜롬보 (BepiColumbo): 유럽우주국 (ESA)과 일본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 (JAXA)가 공동으로 개발한 수성탐사선. 계획대로라면 약 7년 뒤 2025년부터 수성 궤도에 진입한다.)
    
이번 『민트의 세계』 를 통해서 궁금해할 독자들을 대신해 질문 드립니다. 작가님도 ‘민트 맛’ 덕후인가요? 
  
민트 초코라면 부당하게 멸시당하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민트의 세계듀나 저 | 창비
최고급 초능력 소녀 민트, 그리고 죽음의 비밀을 쫓는 인력관리국 한상우의 이야기를 시간과 시점을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게 펼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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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