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글쓰기의 노하우를 밝히다
연설문 작성자는 고스트 라이터(Ghost-Writer)라고 합니다. 연설문의 주인은 결국 연설자인 셈이기에 연설문 작성자는 옆에서 그 일을 전문적으로 돕는 사람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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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작가는 2003년 3월 ‘공무원’이 됐다.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그의 첫 공직이 된 셈이다. 첫 직급은 별정직 5급 상당 사무관이었고, 2년쯤으로 생각했던 청와대 생활은 5년 임기 내내 이어졌다. 연설비서관실, 여론조사비서관실, 정무기획비서관실, 다시 연설비서관실로 옮겨 일하다가 5년 후, 2008년 2월 대통령 퇴임과 함께 나는 별정직 3급 상당 부이사관으로 청와대를 나왔다.작가는 일산에서 인천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면서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들을 도시의 일상으로 녹여내어 소박한 글로 남기는 생활 글쟁이다. 매일매일 한 편 한 편 쓰기 시작한 작가의 글이 모여 어느새 100편이 되었고, 비로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최종표지.jpg

                                                    


 

작가님께서는 어쩌다 공무원이 되어서 현재까지도 ‘어공’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 흥미로운데요. 지금까지 어공 생활을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원동력이나 이유가 있나요?

 

‘어공’은 일반 회사로 치면 경력직 채용과 같아서 해당 분야에 전문 능력을 인정받아 채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로 직업공무원인 ‘늘공’이 어려워하는 업무를 수행함으로 늘공과 어공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공을 오래 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전문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글쓰기, 연설문과 메시지 작성, 홍보 분야의 업무는 순환보직을 해야 하는 행정 전문 ‘늘공’ 분들에게 쉽지 않은 분야이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뉴미디어의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특화된 대응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저에게 이러한 공적 영역 측면이 있었기때문에 러브콜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메시지와 홍보 분야에서 브랜드 파워는 곧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그래서 ‘연설, 메시지, 홍보 분야에서 누가 잘하지?’ 라는 질문이 나와 그 분야 전문가 이름을 찾을 때 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왔습니다. 


『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에서는 대부분 친근한 소재를 갖고 쓰신 글이 많이 담겨 있는데요. 대통령 연설문 같은 각종 업무 현장에 쓰이는 글과 작가님께서 추구하시는 글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어떤 글쓰기를 더 선호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로 하는 글쓰기와 여흥으로 즐기는 글쓰기의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연설문 작성자는 고스트 라이터(Ghost-Writer)라고 합니다. 연설문의 주인은 결국 연설자인 셈이기에 연설문 작성자는 옆에서 그 일을 전문적으로 돕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생각보다는 연설자의 생각을 더 고려해야 하고, 때로는 연설자에 빙의되어서 글을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고서나 업무용 글쓰기는 좀 더 공식화된(formal) 형식에 맞추어 작성해야 하고 보고자와 피보고자는 보고형식을 통해서 보고와 제언, 지시와 실행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공어쓰’의 글은 자유로운 글쓰기입니다. 나의 생각을 나의 방식으로 표현한 글이지요. 일상에서 누구나 일어날 만한 일들을 글로 표현했고, 일하면서 느끼는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일이라기보다는 휴식에 가까운 글쓰기입니다. 매일 아침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힐링했고, 또 삶의 쉼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출근길이면 여느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피곤한 와중에 의미 있는 생각들을 기록해 100편까지 채우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꾸준히 글을 쓰실 수 있으셨나요?

 

가급적 매일매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출근길 단상이다 보니, 출장이나 다른 상황이 벌어지면 예외적으로 예전에 썼던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그 글에 부가적으로 설명하는 단상을 함께 올렸습니다. 저는 글쓰기도 운동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습관이 중요하죠. 처음 며칠이 고비지만 며칠의 지속적인 글쓰기가 습관으로 이어지고, 일단 습관이 되면 오히려 안 쓰면 왠지 허전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글쓰기 근육이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운동을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몸에 근육이나 균형감이 생기게 되면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됩니다.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쓰고 싶어서 쉬는 토요일에도 출근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글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단상을 쓰시면서 아직까지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거나 더 애정이 갔던 단상 한 편을 소개해주세요.

 

대통령 유럽 순방 이후 자이툰 부대로 비행기를 돌린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79페이지, ‘정해놓은 길은 없다’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미 정해 놓은 경로로 가지 않을 때가 많다.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또 제대로 가는지도 몰라 불안에 떨기도 한다. 그러나 그 길이 인생의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될 수 있다. 이미 정해 놓은 길이란 없다. 있다면 그 길은 뻔한 길이다. 가지 않은 길은 새로운 자극을 준다. ‘당신의 비행기는 당신이 미리 정한 목적지로 가지 않습니다.’ 혹시 살면서 이런 멘트가 들려온다면 실패나 좌절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 드라마가 펼쳐지는 희망의 안내방송이라 여겨도 좋다‘

 

저 역시 힘들고 지칠 때, 혹은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될 때 이 글을 읽어보곤 합니다. 살아온 길이 늘 순탄하지도 않았고, 또 목표대로 살지는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더 재미있고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도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불확실성을 비관으로 보지 않고 낙관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도 또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며 직접 글쓰기에 대해 가르치신 경험도 있으신데요. 작가님께서는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고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글쓰기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도 일종의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먼저 글쓰기도 좋은 습관이 필요합니다. 어공어쓰 108쪽의 ‘마음에 드는 글쓰기를 위한 10가지 습관’을 참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더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가급적 쉽게 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자신만 이해하는 글을 쓰거나, 현학적인 자세로 글을 쓰면 결국 소통에 실패합니다. 이해하기도 쉽고, 읽기도 쉽고, 또 듣기도 쉽고, 전달하기도 쉬워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터넷 사회 속에서 이루어지는 SNS활동 범위가 넓고 다양해지면서 글을 쓰는 방법도 이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직접 손 글씨로 쓴 글과 스마트 폰 또는 컴퓨터를 통해 업로드 하는 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전에는 저도 글은 직접 손으로 펜을 잡고 써야 생각이 나곤 했습니다. 아마 그렇게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무엇보다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글에 잘 전달되고 글씨에 따라 글쓴이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해서 손 글씨 나름의 매력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특별한 감사나 애정의 표현을 전하고 싶을 때는 못 쓰지만 손 글씨로 써서 드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손으로 쓰는 글은 아날로그감성대로 전자기기를 통해 쓰는 글은 또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PC의 보급,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키보드로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언제부턴가 키보드를 치지 않으면 생각이 잘 안 나게 되더라고요. 아마도 습관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타이핑하고 지웠다 쓰기 반복이 가능한 키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생각의 흐름을 금방 정리할 수가 있고 생각의 풍성함을 담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 언제 어디서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메모하고 기록해 둘 수 있어서 편리하지요. 그렇다 보니 스마트 폰으로 매일 아침 단상을 올렸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지하철에 앉아서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면 출퇴근 시간이 쉽게 흘러가서 좋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에는 많은 사람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글을 읽기도 하는데 그 가운데에서 저는 글쓰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책까지 나왔으니 제게는 핸드폰이 효자인 셈이네요.

 

그 동안 짧은 단상을 통해 SNS에서도 활발하게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해오신 만큼 작가님의 글에 대해 다채로운 평들과 반응을 보셨을 거라 예상하는데요. 어떤 반응이나 댓글을 보시면 보람차거나 글을 더 쓰고 싶은 의욕이 샘솟나요?

 

매일 글을 써서 올리면 많은 분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주실 때마다 고맙고, 참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책 출간을 알리면서, 페친(페이스북 친구) 여러분이 이 책의 공동 저자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 글을 읽고 그 날의 활력을 얻는다는 분의 글, 글쓰기 강의를 하시는데 제 글을 교재로 활용하신다는 분, 공유를 해서 자주자주 읽어보신다는 분, 글쓰기와 홍보업무에 도움이 되신다는 분, 지방정부 근무에 벤치마킹사례로 활용하신다는 분 등등. 다 기억이 납니다.


결국 글쓰기는 독자의 칭찬에 의해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데 좋은 댓글은 제 입꼬리를 춤추게 합니다. 제가 즐거울수록 글쓰기의 의욕도 더 커져가리라 믿습니다.

 

 

 

*장훈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듯 살아가는 현대인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어디서,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보통 사람 장훈은 어공(어쩌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순간순간 스쳤던 생각과 단상을 메모하고 여러 사람들과 나누면서 소통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작가이다. 전문 글쟁이로 살아왔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영화와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인이다. 보통 사람처럼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이지만 그의 삶은 보통스럽지 않다.


청와대 행정관(연설, 여론조사, 정무), 충남도청 미디어센터장, 인천시청 미디어담당관 직을 맡아오며 14년 차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태평화재단, 세종연구소, OBS 문화재단, 윈지컨설팅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홍보 업무를 수행한 전문 홍보맨이다.


현재는 인천시청 미디어담당관으로 일하며 도시브랜드 뉴미디어 총괄을 맡고 있다.

 



 

 

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장훈 저 | 젤리판다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에 내 마음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일상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만든다. 각을 정리하고, 삶이 치유되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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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장훈 작가 #공무원 #글쓰기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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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2019.06.13

꼭 읽어보고 싶네요~ 지하철에서 읽기 딱 좋은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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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