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뉴미디어팀에서 <채널예스>를 만드는 김예스, 단호박, 프랑소와 엄이 매주 금요일, 주말에 읽으면 좋을 책 3권을 추천합니다.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여기는 커서 우리들은 헤어지는 중입니다』
김민정 저 | 문학과지성사
“시를 읽고 싶은데 뭘 읽어야 할 지 모르겠어?”라고 묻는 친구에게 이 시집을 건네주고 싶다. 친구는 또 말하겠지. “제목이 왜 이렇게 어려워?” 제목이 기니까 앞 글자를 따서 ‘너나우중’으로 읽으면 된다고 말해주련다. 시인은 『PAPER』 2019년 가을호에서 “문학을 향한 제 열망과 욕심에 비해서 문학 본령의 구멍은 늘 너무 작았기 때문에 먼 길을 돌아가고 있는 것 같고, 자꾸 헤어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헤어졌습니다’가 아니라 ‘헤어지는 중'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 와중이라는 자체가 ‘시의 존재감'과 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집을 열고 가장 먼저 읽은 시는 「철규의 감자」와 「준이의 양파」. 나는 두 시가 각별히 좋았다. 이번 시집의 발문을 박준 시인이 썼다. 두 시인은 무척 절친한 사이. 얼마나 잘 쓰고 싶었으며, 얼마나 기쁘게 읽었을까. 좀체 상상할 수 없는 마음으로 시를 한 편 한 편 “읽는 중”이다. (프랑소와 엄)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김미란 저 | 시월
<겨울왕국 2>를 보고 왔다. 디즈니 영화를 보고 나면 여운을 즐길 겸, 혹시나 있을지 모를 쿠키 영상을 기다릴 겸 크레딧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아 있는데, 크레딧 속에서 ‘caffeination’ 업무를 맡은 사람의 이름을 찾아보는 게 또 하나의 재미다. “바리스타의 이름까지 넣다니! 세심해!” 하는 감탄과 함께 “얼마나 그림 그리느라 힘든데, 커피 주는 건 정말 중요한 업무지…”라는 공감이 들기도 한다. 김미란 저자는 월드 디즈니사에서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와 그 친구들의 캐릭터 그림과 상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이 세계를 만들어내는 회사는 어떤 모습일지, 한 단면이라도 보고 싶어서 이 책을 꺼내든다. 우리가 즐기는 디즈니 세계는 수많은 사람의 노고와 업무가 모여서 만들어지고 있음을 새삼 깨달을 것 같다. 독서 BGM은 크리스토프의 ‘lost in the woods’로 이미 정했다. 모두 ‘인투디언노운~’을 외칠 때 나는 꿋꿋이 순록의 코러스를 찬양하련다. 2019년의 가장 큰 웃음이었다. (단호박)
『개를 잃다』
엘리 H. 라딩어 저/신동화 역 | 한뼘책방
친구가 한동안 우울해했다. 오랫동안 함께해온 개가 노견이 되어 곧 작별 인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랜선 집사’인 나는 그때 새삼 깨달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이 든 개는 구체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곁에서 그 과정을 함께하는 사람 역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개를 잃다』 는 그 친구에게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 동물을 연구하는 엘리 H. 라딩어 작가가 우리의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기 전 준비해야 할 것과 이별 후 겪는 슬픔을 잘 극복하는 법을 알려준다. 작가의 사려 깊은 조언과 『열세 살의 여름』 을 그린 이윤희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책. (김예스)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