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즐겨읽는 사람들이 꼽는 독서의 매력 중 하나는 간접경험입니다. 만화책도 마찬가지죠. 주인공을 따라 울고 웃다 보면 그의 인생을 곁에서 함께 한 기분이 듭니다. 오늘은 한 사람의 삶에 포커스를 맞춘 책 두 권을 소개해봅니다. 그 삶에 동조하든 아니든 다 읽고 나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차분한 그래픽노블들입니다.
내 삶은 행복했을까?
『마지막 여름』 (토마스 폰 슈테이네커 글/바바라 옐린 그림/이다 역 | 이숲)
양로원에서 지내는 게르다 할머니의 나날은 매일 똑같습니다.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가끔 휠체어를 타고 마당에 나갑니다. 마치 멈춘 것 같은 시간 속, 게르다 할머니는 기억을 더듬어 오랜 세월 품어온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합니다. "과연 내 삶은 행복했을까?" 라고요. 수학 실력을 칭찬받던 소녀는 물리학에 대한 열정으로 학문의 길을 택합니다. 마치 로봇처럼 공식과 씨름하던 중, 뜻밖의 사랑이 찾아오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결정을 내립니다. 수채화 감성의 담담한 컷 속에 담긴 한 사람의 인생을 보며 다시 나의 삶을 돌아봅니다.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들, 마지막 여름에 어떻게 회상하게 될까요?
그는 매국노인가, 아니면 애국자인가
『그때 프랑스는 그랬다』 (파비앙 뉘리 글/실뱅 발레 그림/해바라기 프로젝트 역 | 에디시옹장물랭)
프랑스 사상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인물의 삶과 그를 둘러싼 프랑스의 암울한 역사가 생생하게 담긴 그래픽 노블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가 독일에게 점령당했습니다. 이때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 고철상 조제프 조아노비치는 혼란을 틈타 독일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억만장자가 되는 한편, 독일의 패망이 다가오자 프랑스 레지스탕스도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독일의 패망 이후, 전범 재판소에 선 그를 둘러싸고 상반된 증언이 오갑니다. 과거사 청산이란 숙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만화입니다. 역사란 무엇이며 우리는 나중에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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