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는 ‘마음의 안경’을 찾아서
마음, 그리고 시선의 변화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주인공 미나를 보며 저도 함께 설렜고, 그런 활기를 찾은 미나가 부러웠어요. 새로운 시작이 주는 설렘과 그 생기만으로 벌써 제 마음도 함께 변화한 느낌이에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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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외모가 100% 마음에 드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 정해 놓은 미의 기준에 맞춰 단점이 장점보다 더 크게 부각되곤 한다. 하지만 그 시선을 조금만 바꿔 보면 어떨까?

『마음안경점』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초등교사 조시온 작가의 글과,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선정 일러스트레이터 이소영 작가의 경쾌하고 세심한 그림이 만난 그림책이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도와주는 신비한 안경점과 주인공 미나의 감정 변화를 밀도감 있게 그려 낸 이소영 작가를 만나 본다.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인공 미나에게 감정이입을 할 듯해요. 안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누가 지적하기라도 하면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거든요. 거울을 보면 거기만 보이고요. 작가님도 미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나요?

처음 『마음안경점』 원고를 읽었을 때, 많이 놀랐어요. 저도 초등학교 때 외모에 자신이 없었고, 예쁘고 운동도 잘하는 친구를 부러워하며 그 아이의 외모와 말투, 행동을 따라 하려 했거든요. 더군다나 어렸을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빙글빙글 도는 안경도 썼고요. 그리고, 저도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다 공에 맞아 안경테가 부러진 똑같은 경험이 있어요. 미나에게 감정이입이 200% 되었는데, 하필 미나가 부러워하는 친구 이름이 제 이름이더군요.

미나와 다른 점이라면, 저는 개성과 아름다움의 의미를 한참 뒤에야 깨달았어요. 친구처럼 노란 피부가 갖고 싶어 귤 한 박스를 다 까먹었던 아이는 흰 피부가 큰 장점이었다는 것을, 친구처럼 쌍꺼풀이 갖고 싶어 이쑤시개로 쌍꺼풀을 그렸던 아이는 쌍꺼풀 없는 눈도 매력적이라는 것을, 진짜 아름다움은 외모의 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나의 행동과 품위에서 완성된다는 것을요.

『마음안경점』은 신비한 안경점 분위기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아마 안경점 안의 다양한 얼굴 액자들과 제각각 개성 있는 안경들이 한몫한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안경점 분위기를 구상하셨나요? 

개인적으로 엉뚱하게 그리는 걸 좋아해서 평범하지 않은 얼굴과 안경을 상상하고 그리는 과정은 아주 재미있고 자유로웠어요. 장면을 구상할 당시 저는 파리에 있었는데, 가끔 굉장히 독특한 안경점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실은 안경보다 쇼윈도의 디자인과 컨셉이 더 눈에 띄는 경우라 할 수 있어요. 『마음안경점』 쇼윈도의 달걀 같은 얼굴들은 한 안경점 쇼윈도에서 힌트를 얻었고, 액자들이 빼곡히 걸린 장면은 영화 <베스트 오퍼>를 생각하며 연출했어요.

안경사와 미나의 새 안경테에 있는 디테일한 장식에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안경’이 주 소재다 보니 이들의 안경테에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안경사 안경의 네 갈래 장식은 안경사의 손가락 개수를 뜻해요. 미나 안경의 별 장식은 한쪽으로 올라간 미나의 입술이 반짝이는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고요. 다른 시도도 해 보았는데 가장 보기에도 좋고 쉽게 읽히는 방향으로 선택했어요.

초반부 그림은 어딘가 그늘진 분위기를 풍기다가 뒤로 갈수록 자존감을 되찾는 미나의 마음처럼 그림 역시 점점 밝아지는 느낌이에요. 채색할 때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이야기 초반에는 미나가 바라보는 세상이 뿌옇죠. 안경을 안 쓰면 세상의 윤곽이 정확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미나의 낮아진 자존감과 위축된 마음, 답답함의 영향도 있어요. 그래서 안경점을 기점으로 전반부는 회색톤의 뿌연 느낌으로, 후반부에는 컬러를 선명하게 하여 미나의 마음 변화를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마음에 드는 장면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저는 안경점에 미나가 처음 들어갔을 때 눈앞에 펼쳐진 전경 컷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와, 이런 환상적인 안경점이 있다고?!’ 감탄했습니다. 또 마지막에 거울을 보며 다채로운 표정을 짓는 미나를 통해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었어요.

이야기 속에서는 미나가 안경점을 나와 안경사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포장하는 장면이에요. 이전과는 다르게 미나의 표정이 살아 있고, 몸짓은 적극적이고 당당해 보여서 제가 그려 놓고도 ‘아, 미나가 변했구나.’ 느꼈던 장면이죠.

책 전체에서 보자면 면지를 그릴 때 정말 즐거웠어요. 면지는 한밤중에 흥에 겨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렸어요. 이 안경들과 인형들이야말로 마음에서 나온 캐릭터들 같아 애착이 더 가네요.


이소영 작가가 뽑은 인상적인 장면들

『마음안경점』의 그림을 그리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업 중간에 귀국하게 되었어요. 스케치를 마친 상태에서 귀국 후에 컬러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생활 환경도 변하고, 작업 장소도 바뀌고, 필수 재료 몇 개만 가지고 왔기에 초반 컬러 작업하는 데 적응 기간이 조금 길었어요. 특히 인물 부분에 사용하려던 재료가 수성 그래피트였는데, 제가 깜빡 잊고 챙기지 못해 한국에서 구입하려니까 재고가 없었어요. 결국 다른 재료로 무사히 대체되었고 결과도 만족스러워요.

『마음안경점』을 읽으려는 독자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마음, 그리고 시선의 변화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미나를 보며 저도 함께 설렜고, 그런 활기를 찾은 미나가 부러웠어요. 마음으로 보는 시선이 더 중요함을 알지만 온전히 자기화시키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미나의 새로운 안경과 새로운 시선, 새로운 시작이 주는 설렘과 그 생기만으로 벌써 제 마음도 함께 변화한 느낌이었어요. 미나가 주는 이 변화에 여러분도 함께 물들어 보면 어떨까요?




*이소영

한국과 프랑스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한 후, 현재는 그림책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여기, 지금, 함께』 『여름,』 『바람』 『굴뚝 귀신』 『파란 아이 이안』 등이 있습니다. 작가의 어린 시절이 미나와 참 많이 닮았습니다. 다행히 미나는 마음으로 보는 눈을 일찍 갖게 되었기에, 앞으로 당당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소망해 봅니다.



마음 안경점
마음 안경점
조시온 글 | 이소영 그림
씨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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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