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숙제를 억지로, 대충 썼던 기억들이 있다. 일기는 아이들을 괴롭히기 위해 내주는 일종의 벌 같은 것일까? 그렇게 꾸역꾸역 쓴 일기일지라도, 시간이 흐른 뒤 예전에 써놓은 일기장을 뒤적거리다 보면 추억의 시간여행에 빠져 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잘못한 일을 반성하기도 하고, 화풀이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쁨에 벅차오르기도 하고, 슬픈 감정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렇다,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일기를 쓰면 뭐가 좋은지 스스로 깨달은 자만이 일기 쓰기의 유익을 누릴 수 있는 법.
일기 쓰기를 포함한 여러 글쓰기와 관련된 활동을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하게 되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 그렇지만 꾹꾹 눌러 담은 글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생각이 또렷해지고 표현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냥 작가의 글쓰기 상담소 1』는 어린이들이 어렵게 느끼는 글쓰기를 쉽게 알려주는 학습만화 시리즈다. 번개아파트 화단에 사는 길냥이 “냥냥이”가 우연히 벼락을 맞아 말도 하고 글도 쓸 수 있게 된다는 재밌는 설정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유혹한다.
어린이 글쓰기 입문서답게 귀여운 냥 작가와 글쓰기를 어렵게 느끼는 좌충우돌 어린이들의 우당탕탕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했다. 글과 일러스트, 그리고 컷 만화까지 들어 있어서 흥미를 더했다. 냥 작가가 제시하는 일기 쓰기 사례와, 일기 상담소, 일기 비법도 구성해서 알찬 학습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책이다.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냥 작가에게 일기를 불러달라고 하지만, 이윽고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표현하고, 글로 전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쓰고 싶다옹! 쓰고 싶다냥!”이라고 외치는 냥 작가처럼. 이 책을 읽고 오늘 한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복잡한 마음을 몽땅 쏟아 놓는 일기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된다면 성공이다. 그저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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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도서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