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누구냐고요? 바로 캐릭터 그림책의 거장, ‘나카야 미와’ 작가가 선보이는 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이랍니다. 요즘 저에게는 큰 고민이 하나 있어요. 바로 제가 너무 겁이 많다는 거예요. 다른 기니피그 친구들처럼 용감하게 동산에 올라가 보고 싶은데, 도무지 겁이 나서 올라갈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용감해질 수 있을까요?"
『기니피그 차모와 뭉치들』은 작은 기니피그, 그중에서도 특히 자신감이 없고 겁이 많은 '차모'가 주인공입니다. 주인공 '차모'를 비롯해 신비한 털 뭉치인 뭉치들 캐릭터, 저마다 성격과 외모가 다른 사랑스러운 기니피그 캐릭터가 함께 선보이는 상상 속 세상에 흠뻑 빠지게 될 것입니다. 용감해지기 위한 겁쟁이 기니피그 '차모'의 도전,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기니피그 차모와 뭉치들』의 주인공은 귀여운 '기니피그'입니다. 기니피그를 주인공으로 작품을 만드신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일본의 동물원에는 토끼나 기니피그 같은 작은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광장'이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저희 아들이 어렸을 때 '만남의 광장'에 가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특히, 기니피그를 안아 보고 싶어 했지요. 만남의 광장은 저희 아들뿐만 아니라 여러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었어요. 아이들이 항상 복작복작해서 활기찬 공간이었지요. 만남의 광장에 가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면서 기니피그를 부드럽게 쓰다듬거나, 먹이를 주거나, 말을 걸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이렇게 기니피그를 좋아하는데, 기니피그가 주인공인 그림책을 본 적이 없었어요. 일본에서는 강아지나 고양이, 판다가 인기가 많은 편이어서, 그런 동물들이 주인공인 그림책은 정말 많았는데, 기니피그가 나오는 책은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기니피그를 이렇게 좋아하니, 아무도 그리지 않는다면 내가 기니피그 그림책을 그려 보자!’ 하고 마음먹었지요. 그게 이 책을 만들게 된 계기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기니피그' 못지않게 '뭉치들'이라는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어떻게 '뭉치들'이라는 캐릭터를 떠올리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책 속에 나오는 '차모'는 제가 지금도 기르고 있는 기니피그가 모델입니다. 차모는 '텍셀'이라는 품종으로, 부드러운 털이 계속 길게 자라나는 장모종 기니피그지요. 저는 매일 기니피그 집을 청소하는데, 청소할 때마다 차모의 몸에서 빠진 긴 털이 동그란 공처럼 뭉쳐져 있는 걸 보곤 했어요. 그 푹신푹신한 털 뭉치가 사랑스러워서, 매일 그 털 뭉치를 볼 때마다 차모와 뭉치를 연결시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
작가님께서 10년 넘게 기니피그를 키워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니피그를 키우면서 겪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또 그런 에피소드나 추억이 이번 작품에도 반영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이번 책의 주인공은 제가 지금 기르고 있는 텍셀 종의 기니피그입니다. 이름도 책에 나오는 것과 똑같이 '차모'지요. 보들보들한 갈색 털을 가진 외모도 그림책 속 차모와 똑같답니다.
과거 일본에서 기니피그는 주로 '실험 대상 동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온순하지만, 약간 멍청하고, 어떤 짓을 해도 저항하지 않는' 사람을 지칭할 때 '기니피그' 같다며, 약간 부정적인 예시로 사용되곤 했습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사실 저도 처음부터 기니피그를 키우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른이 심은 좋지 않은 이미지로 기니피그를 계속 소개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아들이 기니피그를 키우고 싶어할 때 선뜻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니피그를 키우면서 기니피그에 대해 갖고 있던 약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완전히 사라졌어요. 사실 기니피그는 표정이 아주 풍부하고, 매우 똑똑한 동물이었지요. 저는 금방 기니피그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이제 기니피그가 없는 제 삶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을 정도랍니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은, 기니피그의 수명이 짧다는 것입니다. 차모는 지금 세 살입니다. 기니피그의 수명은 보통 5년 정도이고요. 차모는 제가 네 번째로 기르고 있는 기니피그예요. 키웠던 기니피그들과 이별할 때마다 큰 슬픔에 빠지곤 하지요. 그렇지만 함께했던 기니피그 한 마리 한 마리가 모두 저에게 큰 행복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기니피그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 출간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다음 작품에서는 차모가 아니라 다른 기니피그인 '로제'나 '하양이', '까망이' 등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을까요?
기니피그는 얼굴도, 몸 색깔도, 성격도 저마다 다른 개성이 넘치는 친구들이랍니다. 차모 이외에 다른 기니피그 친구들의 활약도 펼쳐질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도토리 마을 시리즈>, <채소 학교 시리즈>, <까만 크레파스 시리즈>, <누에콩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들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기니피그 시리즈>까지, 꾸준히 수많은 작품을 출간하고 계십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게 하는 작가님 작품 활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귀여운 것을 사랑한다'는 것이 제 작품 활동의 원동력입니다. '귀여운 것'이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저에게 귀여운 것이란 작고, 동글동글하고, 폭신폭신한 것들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쩐지 그런 것들에 마음이 가곤 했어요. 어렸을 때는 TV에서 본 탁구공이 '조그마한 동그란 공'이라는 것만으로도 너무 귀엽게 느껴져서, 엄마에게 사달라고 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실제로 탁구공을 만져 보니, 생각보다 아주 단단하더라고요. 그래서 금세 마음이 확 식어 버려서 엄마에게 이제 필요 없다고 했었지요. 저는 TV에서 본 탁구공이 푹신푹신하고 부드러울 거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귀여운 것'에 대한 저의 기준이나 감정이 아이들과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귀엽다고 생각하고, 마음이 끌리는 것들을 아이들도 좋아해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감정을 아이들과 계속 함께 느끼고 싶어서, 귀여운 것에 대해 계속 아이들과 공감하고 싶어서, 여러 작품을 꾸준히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항상 다른 사람들이 흔히 주목하지 않는 작고 사소한 존재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부여해 아이들에게 재미와 용기를 주곤 했습니다. 『기니피그 차모와 뭉치들』을 통해서 작가님이 어린이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많이 쌓아, 자신감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작은 실패도 많이 경험해, 마음이 단단하고 강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금 일본의 어린이들이 점점 도전할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 보니 실패하고 생각할 기회도 잃어가고 있지요. 어른들이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가 없어서, 아이들이 이것저것 도전해 볼 수 있게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실패해도 서두르지 않고 결과를 지켜볼 여유가 없어 보여요.
또, 의도적으로 아이가 실패하지 못하게 막는 어른들도 있지요. 아이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사실 아이를 키우는 어른이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어른의 실패와 아이의 실패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아이들의 실패는 얼마든지 돌이킬 수 있어요. 얼마든지 다시 할 수 있어요. 아이는 실패를 하면서 다음번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할 수 있고, 시행착오 속에서 성장해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실패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채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작은 실패나 실수로도 마음이 금방 부러져서, 다시는 시작할 수 없는 어른이 되어 버릴지도 몰라요. 그것이야말로 불행한 일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기니피그 차모와 뭉치들』로 다시 작가님을 만나게 된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오늘 할 수 없었던 일도, 내일은 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내일 할 수 없다면, 모레는 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처음에는 조금 겁이 나고 무섭겠지만 한 걸음 내딛는 용기가 있다면, 어제와 다른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꼭, 스스로의 힘을 믿어 보세요!
*나카야 미와 (글·그림) 나카야 미와는 일본에서 태어나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도토리 마을 시리즈>, <누에콩 시리즈>, <채소 학교 시리즈> 등이 있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유쾌한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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