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베어
앤티크 시장에서 구입한 빛바랜 흑백 사진 속에도 귀여운 아이의 손에는 항상 테디베어가 들려 있으니, 아이의 호불호에 상관없이 테디베어 한 마리쯤은 곁에 두어야 할 것 같다.
201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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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테디베어는 인형의 상징 같다. 앤티크 시장에서 구입한 빛바랜 흑백 사진 속에도 귀여운 아이의 손에는 항상 테디베어가 들려 있으니, 아이의 호불호에 상관없이 테디베어 한 마리쯤은 곁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집에는 테디베어가 대략 여섯 마리쯤 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니고 있던 것이 하나 둘에, 선물 받은 녀석이 한두 마리 있고, 여행길에 덥석 집어든 놈이 한두 마리이니 더 이상 따로 구입할 이유는 없겠다. 아이들 또한 테디베어의 유래나 출처 따위는 상관없이 그저 통통한 곰 인형 여섯 마리에게 비교적 평등한 사랑을 베푸는데 그래도 유독 사랑을 독차지하는 아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외할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길거리 테디베어와 여행길에 구입한 제주도 테디베어다.
보송보송한 솜털의 길거리 테디베어는 유난히 튀어나온 오리 엉덩이에 긴 다리의 몸매를 지녔고 목에는 빨간색 타탄체크 리본을 두르고 있다. 착하게 생긴 동그란 눈은 짙은 갈색인데 길에서 구입한 것치곤 아주 귀티나게 잘 생긴 녀석이다.
제주도 테디베어는 전 아이와 달리 비교적 럭셔리한 호텔의 기념품 숍에서 구입했다. 보송보송한 털 대신 부드러운 패브릭으로 마감되었고 까만 눈에 동글동글한 코는 꼭 부잣집 막내 도련님 같은 인상을 풍긴다.
미국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애칭에서 비롯된 탓인지 길거리에서 구입하나 럭셔리 호텔에서 구입하나 귀티나기는 마찬가지구나 하는 우스운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봉제인형치곤 국내에만 박물관이 두 군데나 있으니 특별 대우를 해줘도 무방하겠지 싶다. 아이들 또한 바쁜 엄마 대신 귀여운 곰돌이 인형을 안고 마음을 달래기도 했을 테니 고마운 마음 이를 데 없고. 나중에 다시 제주도에 들른다면 앤티크 엽서에서나 봤던 털이 듬성듬성하고 눈빛이 꽤 날카로운 아주 클래식한 테디베어 한 마리를 사고 싶다. 이번엔 아이들 것이 아닌 내 것으로 말이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
<에디터맘 정원씨의 두 번 고른 장난감> 연재를 마칩니다.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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