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신작 낸 『퇴마록』 작가 이우혁 “내 소설은 20대 미만은 보기 어렵다” -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
『퇴마록』이 있었다. 그야말로, 인터넷 이전의 통신망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전설의 이야기. 그 열기는 책으로 연결됐고, 영화로까지 제작됐다.
201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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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이 있었다. 그야말로, 인터넷 이전의 통신망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전설의 이야기. 그 열기는 책으로 연결됐고, 영화로까지 제작됐다. 지금도 『퇴마록』을 꺼내면, 경배 섞인 찬양을 보내는 열혈 신도들이 줄을 섰다. 판타지의 대중화를 이끈 장본인이자, 열혈 신도들을 탄생시킨 교주(?) 이우혁.
그가 7년 만에 새 책을 들고 돌아왔다.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이우혁 지음|해냄 펴냄). 바이퍼케이션? 수학 용어로 일반적으로 분기, 분기점을 뜻하며, 불확실한 결과, 즉 학문적이라기보다는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지칭이다. 카오스 이론 등에 쓰이는 개념이다. 하이드라는 히드라라고도 불리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 물뱀이다. 제목에서 풍기듯, 7년만의 귀환이 상징하듯, 뭔가 큰 놈(!)을 끌고 왔다.
우선 출간된 3권은, 예의 그가 그러했듯, 전주곡에 가깝다. 더 크고 거대한 세계를 향한 담대한 도전. 미국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통해 이야기는 흥미를 더한다. 곳곳에 포진한 신화적 배경과 범죄심리학을 토대로 이우혁은 인간의 본질과 주체에 대해서도 묻는다. “인간의 본질이 대체 뭐라고 생각하죠? 어떻게 그걸 결정짓는다고 생각해요?”(3권, p.12)
과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이해되고 알 수 있는 것일까. 이우혁은 피비린내 나는 범죄의 현장에서 느끼는 범죄적 쾌감만큼이나 사유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를 선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에서 눈병 때문에 병원을 오가는 상황의 이우혁 작가를 만났다. 7년 만에 다시 독자들과 해후한 반가움부터, 소설 쓰기,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픈 열망 등을 담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야기와 본질에 대한 넘치는 열망이었을까. 눈병 때문에 낀 선글라스를 뚫고 강한 눈빛이 발산되고 있었다. 바이퍼케이션이었다.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 7년 만의 신작이다. 이우혁을 기다린 독자들에겐 단비와도 같다.
“이번 책은 예전에 쓰던 것과 달랐다. 인정사정없이 썼다. 20대 미만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어린 팬들에게 욕먹고 있는데, 나중에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웃음) 책 내면서 굉장히 걱정했다. 백안시당하는 것 아니냐 해서. 그런데 생각 외로 좋게 봐 주시는 독자들이 많아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소신대로 써야지. 다시 한 번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 이 작품의 행간에 숨겨둔 간단하지만 상당히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내가 이 글을 쓴 의미와 던진 질문을 찾는 지적인 재미가 부가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런 것이 싫은 분들이라도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재미와 의미의 두 마리 토끼를 쫓은 내 나름의 노력의 산물이니, 그런 맥락에서 보아주시면 고맙겠다.(‘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로서 이번 작품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간단하게 얘기하는 건 불가능하다.(웃음) 연쇄살인마나 수사관 이야기, 그게 다가 아니거든. 물론 그것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지만, 철학적이라고까지 얘기하긴 어렵지만, 주체와 본질에 대한 담론이다. 사실 이건 그런 것만 놓고 말하면, 지루한 얘기다. 재밌는 것으로 포장해서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런 쪽으로 유도하게 하고. 나름 답을 찾고 독자들과 함께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감흥을 이끌어내는 이런 것과 달랐다.”
물론 독자들이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글쓴이의 책임이지만, 그 재미란 것이 떠들썩한 사건이나 외면적인 흥미 요소에만 있지는 않다는 것이 근간의 내 생각이다. 모든 소설이나 창작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은 인간 자신에게 회귀한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수많은 상황과 수많은 관점, 수많은 판단이 있지만, 결국은 이 작은 질문에 대한 수없이 많을지 모르는 답을 찾기 위해 창작이 행해지고, 사람들은 그 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본다.(‘작가의 말’ 중에서, p.349)
앞선 『퇴마록』 『왜란종결자』 『파이로 매니악』 『치우천왕기』 등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상상력으로 꾸며진 이야기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우혁 장르’라는 레떼르를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장르를 생각해서 쓰진 않았다. 그것들도 많이 갈라질 건데, 세계관에서만 일맥상통한다. 일단 내가 가진 세계관은 크다. 현실 세계를 포함한 사상의 세계를 다루는데, 동떨어져 다른 세계는 다루고 싶지 않다. 진정한 상상력은 일상 과학, 논리 등 우리 자체를 포함해야지. 옛날부터 그것을 추구했고, 이 책도 아주 크게 보면 그 맥락 안에 있다. 인간 외의 세계도 있는데, 그건 우리가 못 볼 뿐이다. 굳이 얽힌다면, 그 정도가 겹치고 실제는 다른 방향이다.”
이번 작품을 위해 15년의 구상과 준비기간을 거쳤다고 했다. 무엇이 가장 시간을 오래 걸리게 했나.
“예를 들면, 『퇴마록』은 신기한 자료를 모아서 재창조했다. 재창조는 금방이다. 문제는 제대로 되기 위해서 제반지식을 쌓고 앞뒤를 맞추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한 출판사에서 ‘환단고기’(주. 한국 상고사를 다룬 책)를 진서처럼, 스토리처럼 만들어달라고 해서 1~2년 조사하고 추적했는데, 안 되겠더라. 논증할 수가 없더라. 이런 경우가 많다.
이번 책은 첫 번째가 심리학이었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써봤는데, 안 되겠더라. 맨 처음, 최면을 생각했었다. 최면을 연구하다보니, 그게 아주 작은 부분이더라. 심리학이 크고 포괄적이고. 그러다보니 철학담론까지 이어지더라. 심리를 판정하려면 주체에 대한 것이 중요하다보니, 주체담론을 얘기 안 할 수도 없게 됐다. 처음 생각했던 것에서 자꾸 확산된 거지.(웃음) 후기주의까지 다 훑었다. 심리학이 세분화하면 서른 몇 분야까지 있다. 가령 범죄 심리학도 푸코 쪽에 의견이 많이 기울곤 했는데, 그게 오래 걸렸다.
두 번째로 미국을 연구하는데 오래 걸렸다. 처음엔 배경을 그리스로 할까 생각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정했다. 가장 어려운 것이 법률관계였다. 15년 사이에 (관련 법률이) 여러 번 바뀌었다. 바뀔 때마다 엎어야 했다. 완벽한 미국 세계라고 말할 순 없지만, 바뀌고 이러다보니 짜증도 나고 하더라.(웃음)”
이 글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범죄심리학에 있었다. 처음에는 반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조사를 해나갈수록 범죄심리학도 결국은 심리학적인 맥락 하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작가의 말’ 중에서, p.347)
원래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고, 글은 준비만 끝나면 빨리 쓰는 편으로 알고 있다. 철저한 준비가 좋은 작품을 낳는다고 생각하는 편인가.
“빨리 써지는 날만 그런데, (그런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다. 그냥 오는 게 아니다. 글 쓰는 나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잘 써지다가도 무슨 일이 생겼다 싶으면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별 것도 아닌 것에도 그럴 때가 있다. 열 받으면 흐트러지고. 글 쓸 때만큼은 무지하게 민감하다.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웃음)
그건 굉장히 중요하다. 멍하니 앉아있다고 하나, 실제론 그게 아니거든. 평생을 기다린 여자에게 프러포즈하는 순간과도 같다. 만약 그럴 때, 끌고 가면 열 안 받겠나. 남한테 이해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진짜 그렇게 해야 할 때는, 본의 아니게 잠수도 탄다.”
뱀파이어,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문학이나 영국 등 문화적으로 트렌디한 아이템이다. 15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감이 있는데, 요즘 뱀파이어 관련한 문학이나 영화를 본 적 있나.
“뱀파이어는 조연이고, 진짜 뱀파이어도 아니지만, 유행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옛날에 (뱀파이어 관련 책을) 많이 봤다.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과 같은. 그런데 『트와일라잇』은 취향에 안 맞더라. 소녀취향이고, 무협지를 보여주면 많은 여자들이 못 보는 것과 같이…”
“살인은 밝은 환경 속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연쇄살인마 또한 평범한 사람인 경우가 많고. 최근 몇 년 동안 연쇄살인마에 관한 사건이 부각됐고,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자료조사 등을 거치며, 작가로서 연쇄살인마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던가.
“범죄심리학이나 연쇄살인마에 대해 굉장히 오래 수집하고 조사했다. 여담인데, 유영철(주. 2003년9월부터 2004년7월까지 21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한 범죄자)은 경찰을 갖고 놀더라. 화가 나서 누군가를 통해서 유영철을 만나게 해 달라고 그랬다. 박살내겠다고. 그런데 안 믿더라. 화났다. 전 국민을 우롱하는데… (연쇄살인마는)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특성이다. FBI의 기록을 많이 봐서 알고 있다. 정말 경찰은 뭐하고 있나 했다. 최근에서야 프로파일러가 있고, (범인을) 찍어내는 것을 보니 교육받고 왔구나 싶더라. 그 이후에는 그런 소리 안했다.(웃음)
가장 최근의 강호순은 잘은 모르지만, 제대로 주물렀구나 싶었다. 심리적으로 알아야 주무를 수 있거든. 사실 경찰도 겁먹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도 초짜 경찰은 범인 편을 들기도 한다. 신경쇠약에 걸리는 경찰도 많고. 프로파일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관련된 것이 눈에 띄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한시름 놨다.
세계적으로도 범죄심리학은 아직 기초 단계다. 학문적으로 패턴을 잡기엔 수가 적다. 계속 쌓아가는 과정이다. 이상심리의 원인도 규명하려고 하는데, 아직 초기 단계다. 사람이 더 잔혹하게 행동할 여지도 있는데, 흉내를 내는 살인마도 많다. 프로파일러는 그것도 잡아내야 하고…”
연쇄살인마의 추적이 어려운 이유는 그들이 외면상 ‘평범’해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정환경이나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었거나 부자이거나 의사, 교수, 정치인인 경우도 있었고 대부분은 주변이나 가족조차도 그들을 ‘문제가 전혀 없는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은 의외로 평범하며 우리 사회 내부에 있을지 모른다. (…) 살인은 밝은 환경 속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1권, p.109)
지금 시대, 이우혁이 생각하는 ‘창의적인 괴물’도 있나.
“창의적이라기보다 상상도 못한 경우도 있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에 영향을 미친 에드 게인이나 시체를 갖고 장난을 친 에드워드 캠퍼가 그런 쪽이다.”
전설적인 찰스 맨슨, 테드 번디, 에드워드 캠퍼는 물론 ‘플레인필드의 시체도둑’ 에드 게인, ‘샘의 아들’ 데이비드 버코비츠, ‘밀워키의 식인종’ 제프리 다머, ‘캔디맨’ 딘 코얼 등등 유명한 녀석들은 끝이 없죠.(p.107)
“이런 살인마들은 영향을 많이 준다. 예를 들어, B급 호러영화 등에 묘사된 살인마는 실재 인물의 영향을 받는다. 영화 등을 보면 끔찍한 사례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엄두도 못 낼만큼 잔인하다. 유영철을 보고 진단했을 때만해도 제3세계의 살인마는 조사를 못했다. 그때만 해도 유영철이 (살인)주기가 제일 빨랐다. 살인중독 증세가 심했는데, 잡혀서 다행이었다. 그는 사흘도 못 버텼다. 이후 제3세계권을 조사해보니 하루에 한 명씩 죽인 여자도 있더라.
우리나라에선 뭐랄까, 창의적이라기보다 미친 거지. 본성과 같은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면도날 잭(잭 더 리퍼)도 그랬다. 부조화다. 그들은 그냥 죽였을 뿐이다. 흉내 내서 안 잡힌 사람도 많은데, 결론은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끝난다.
내가 보기엔 화성살인사건도 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물론 제대로 조사를 해보진 않았는데, 3명 이상인 것 같다. 합작이나 모방을 했고, 덮어씌우기 식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걸 했던 사람은 거의 다 죽었을 것이다. 결국은 자기 파괴로 가게 되거든. 장수하는 사람이 없다. 스스로를 파괴하고 인간을 파괴하는 욕망에 잡히면, 누군가 잡아주지 않는 이상 60~70% 이상이 자기 파괴로 간다.”
반장님, 우리는 법과 규율과 윤리와 남의 시선에 연금, 보험료, 집세, 예수님에다가 지옥 불까지 걱정하면서 생각해야 하지만 괴물들은 그런 게 없어요. (…) 사이코패스들은 대부분 그렇다지만 창의적인 괴물들은 한 수 더 뜨는 것들이에요.(1권, p.125)
문체가 이전에 비해 달라졌다. 좀 더 정교해지고 정확해졌다.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지 2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소설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옛날에는 (독자들을) 이해시킨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나치게 설명이 많았고. 소설은 쉽게 읽혀야 한다. 나는 못썼다고 욕먹을지언정, 바로 팍팍 들어오게 해야 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안 그러고도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은유도 좀 쓰면서 달랐다. 그게 소설 분위기에도 맞고.
사실 감성적인 것을 우리나라의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데, 욕먹을 각오를 했다. 이번 책도 한국사람이 주인공이었으면 그리 했을 텐데, 사실 그리 나가면 안 된다. 소설 쓸 때, 그런 것 다 따지고 쓴다. 그러지 않고 어떻게 쓰나.(웃음)
어쨌든 많이 변했다. 소설이 뭔지 알려고 했다. 예전에 실험소설도 많이 썼다. 활자화나 출판할 수 없는 류의. 고등학교 때부터 전위음악을 연구하고 그랬는데, 글 쪽으로 가게 될 줄 나도 몰랐다. 나는 실험성을 중시한다. 실험 정신, 창의성과 같은.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 가는 건데, 소설 등의 예술은 원체 주관적이라 객관적으로 비교분석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 나름의 관을 세울 수밖에 없지 않나. 물론 큰 틀의 규칙은 있겠지만. 이번에는 많이 생각하고 노력했다. 나름의 빌드업을 많이 했다.”
희곡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희곡도 많이 읽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학창시절에도 연극, 뮤지컬 등에도 관심이 많아서 연출?출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소설 쓰기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보나.
“소설보다 희곡을 더 좋아했다. 희곡을 많이 읽은 것이 캐릭터 생성에 도움이 많이 됐다. 소설 캐릭터를 살리기가 쉽지 않다. 캐릭터를 어떻게 살리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연극적인 기법으로 캐릭터를 창출했다. 나름 연기도 관심이 있고, 연출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결국은 쓰는 과정에 달린 거다. 머리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90%가 넘는다고 본다. 글자로 생각하는데, 나는 아니다. 뭐랄까. 그냥 굴러다니는데, 그걸 보면서 그냥 쓰는 게 아니고 통제를 한다.
똑같은 얘기를 해도 사람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시놉시스만 전달하려고 하니까 재미가 없다. 보는 사람이 떠오르게 만들어줘야지, 막상 당사자도 안 떠오르면 안 된다. 그래서 캐릭터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대사나 장면을 전달해야지 생각할 때, 캐릭터가 연기를 하는 거지. 행동 묘사로 가는데, 옛날에는 그것이 장황했는데,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젠 큰 틀로 본다. 연출자가 된 거지.”
『퇴마록』에도 신화와 설화 이야기가 풍성하고, 특히 이번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은 그리스 신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 이우혁이 생각하는 신화의 힘에 대해 말해 달라.
“아주 크다. 인간 본질에 대한 테제가 신화다. 그런 면이 있으니 살아남지. 철학에서도 신화성을 뺄 수 없다. 현재까지 몇 천 년의 정수가 들어있는데, 판타지로 접근하면 안 된다. 신화는 모태다. 옛날에 만들어져서 중요한 게 아니고, 현재를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남아 있어서 중요하다. 구전돼서 살아남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 본질에 통하는 건 살아남는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요. 신화는 그래서 존재하죠. 인간의 마음속에 감춰진 그늘진 마음이나 본성, 욕망, 갈등…… 그런 원형들을 은유와 상징과 비유로 풀이하죠.(1권, p.298)
신화는 결국 이야기의 원형을 품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꾼 이우혁이 가지는 힘도 이야기에 있을 텐데, 이야기를 만드는데 있어 이우혁이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신화는 모든 이야기의 원형이 아니고, 모든 인간의 본질을 품고 있다. 나는 집착해서 쓰지 않고 스토리를 만든다. 희곡이면 글자로 행동이 정해져 있는데, 연극할 때마다 다르다. 같은 연출, 배우라도 전회와 다르다. 그게 어렵다. 소설을 쓸 때 도움을 받는 게 그런 면이다. 비유나 상징은 떨어질지 몰라도, 캐릭터 인식을 잘 하는 것도 그래서 일거다. 내가 가진 재산이 그것밖에 없다.(웃음)”
외면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본질면에서는 동일한지도 모른다. 아니 본질면에서는 동일하다. 원형적인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p.286)
‘본질’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 작품도 인간의 본질에 다가서고, 그것을 사유해보자는 화두를 던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우혁이 이야기를 통해 죽을 때까지 도전하고 파헤치고픈 본질이 있다면.
“인간의 본질을 파헤치려고 하는 건 뭔가 알고 있다는 얘긴데.(웃음) 요즘 와서 그런 생각을 한다. 소설이나 문학, 예술 등을 통틀어서 진짜 가치 있는 게 뭘까. 인간이 풀지 못할 의문도 있고, 인간에 대한 본질을 얻기까지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명작이 되고, 범작이 되는 거지.
그런 깊이인데, 어디까지 들어가느냐. 왜 이런 걸 쓰고, 왜 소설을 쓰냐, 계속 생각하다보니 장르가 뭐건 담론이 하나로 귀착되더라. 인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느냐. 답이 없는 상황에서 뭐라고 단정할 순 없고. 그냥 그렇게 들어가는 거다. 그리로 가보자. 생각해보자. 제일 큰 문제는, 본질은 찾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계속 찾아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문명을 이끌어온 인간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것 같다. 뱀파이어나 헤라클레스보다 에이들이나 가르시아 등을 통해 이런 것도 느껴진다.
“굉장히 그렇다. 지금 봐도, 다른 생명에 상대가 안 될 것 같은 존재가 끈적끈적하게 살아 있지 않나. 신 앞에서 떳떳하려면 수학이나 과학을 해야 한다. 수학이야말로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틀림없는 진리고. 개념이라는 수학엔 오차가 없다. 이건 신보다 우월하다고 본다. 만약 신이 멸망시키려고 한다면, 나는 신에게 우리가 수학도 만들었다고, 따질 거다.(웃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에 대한 회의가 없어지고 옛날을 생각해 보는 건 본질에 대한 회귀다. 누군가가 한 번도 철학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몇 천 년 동안 쌓아온 문명을 같이 하고 있는 거다.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다. 그것에 대해서도 쓰려고 한다.
사람이 혼자 존재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물들어 있는 거다. 애써서 만들어온 역사다. 승자의 역사니 뭐니, 웃기는 얘기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택해온 거다. 철학이 쉬운 학문이어야 하는데, 철학자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거다. 철학이 소외가 됐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이 옛날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것은 본질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싸구려 공상과학소설은 항상 인간을 바보 병신 취급하죠. 상대를 강하게 보이기 위해 인간의 약점과 바보 같은 행동만 나열해요. (…) 인간들은 인간 스스로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인간은 문명 발달 이전에 빙하기도 이겨냈고, 수많은 자연의 맹수들도 이겨냈어요. 인간의 가장 큰 힘은 냉정한 판단과 분석력 그리고 상상력에 있어요.(p.129)
우리가 인지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상이 구성되어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책에서도 언뜻언뜻 언급되는데, 현실 세계, 즉 우리가 감각을 통해 인지하는 세계 외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고 보는 편인가.
“의문을 가진다고 묘사했지만, 예를 들어 라디오를 듣는다고 하면 과거의 우린 파동이나 파장을 모르고 살았다. 라디오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몰랐다. 지금은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초단파나 고주파 등을 감도 못 잡는다. 작은 예다.
다른 것도 생각해보라. 엑스선도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지 않나. 방사선도 모르고. 기계로 안 찍어보는 이상 모른다. 내가 말하는 건, 물리적인 것을 떠나서도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극히 적다. 느끼지도 못하고 어딘지도 모르는 우주가 있다.
양자역학도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이런 개념이 들어가서 그렇다. 우리가 모르고 어떤 건지 감을 못 잡는 거다. 다른 차원이라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사고를 넓히면서 양자역학 등에도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 철학이 그런 역할도 해야 한다. 철학도 눈에 보이는 행동이나 이성만 갖고 하니까, 그렇지. 전제를 넓혀야 한다. 사고도 보고 느끼는 것만 할 게 아니다.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으론 본질을 못 본다. 그걸 넓히는 사람이 천재다. 그러니까 뉴턴도 의문이 아니라 본질을 본거다. 사고의 폭을 제한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 우리가 사는 세계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세계가 겹쳐 있다는 주장입니다. 정신과 물질 어느 쪽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다른 힘과 다른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결코 직접적으로 인지할 수 없지만 간접적으로 현실의 정신과 물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뭔가의 세계 말입니다.(p.185)
일단 이번에 나온 세 권은 1부다. 3권에서는 후속에 대한 암시와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을 예고하는데, 향후 2부, 3부 일정이 정해져 있나.
“쓰려면 좀 걸린다.(웃음) 출판사는 내년 여름을 얘기하는데 다른 작품도 일정이 있어서. 이것만 쓴다면 모를까. 내년에는 힘들지 싶다. 나는 약속을 중시하는데, 이것만은 안 된다. 질적으로 우선 따라줘야 돼야 해서. 독자들에겐 미안하다.”
줄거리 아닌 앞으로 나올 이야기의 방향성에 대해 살짝 언급을 해준다면.
“1부에서는 주체를 논하고 범죄심리학 설명이 많았는데, 2부에서는 액션이 강할 것이다. 1부에선 과업이 2개밖에 거론이 안 됐는데, 2부에서는 끝까지 필연성을 다 갖춘 과업이 제시될 것이다. 1부에서는 주인공 말고는 뱀파이어가 하나인데, 앞으로는 굉장히 많이 나온다. 처음에 독자들에게 이해가 될까 고민이 많았다. 다행스럽게 많은 독자들이 이해하는 것 같아서 카리스마 넘치는 작품이 될 거다. 호불호가 갈릴 테고, 10대는 다소 읽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이 영화화된다면 니콜 키드먼 등의 캐스팅 희망을 얘기하기도 했는데, 현재 얘기되거나 진행되는 것이 있나.
“『도그빌』에서의 니콜 키드먼 연기가 그 얘기에 영향을 줬다. 영화가 연극스타일이라 딱 꽂혔다. 내가 원래 캐릭터를 고착하지 않는데 반쯤은 니콜 키드먼 영향이 있었다. 영화화는 아직은 얘기되는 건 없다. 영미로 번역되면, 더 잘 이해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문학동네에서 다음 작품이 나온다. 방향이 정해진 게 있었는데, 내가 다시 제시했다. 신작을 먼저 하자고. 『퇴마록』과 『치우천왕기』개정작업이 먼저였는데, 신작을 먼저 하자고 제시해 놨다. 어쨌거나 새 책이 나오려면 시월이 넘어갈 것 같다. 『치우천왕기』구판을 절판시키고, 『퇴마록』도 내년 초에나 나올 것 같고.
지금 『퇴마록』을 보면, 속된말로 쪽팔린다. 로컬리즘에서 벗어나고 싶다. 중국인도 이해를 못하더라.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고 싶다. 우리 소재를 다뤄도 다른나라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우리는 외국문화를 잘 이해하는데, 다른나라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 같지 않다. 거기서부터 패착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작업을 해보고 싶다. 이번 작품은 실험적으로 해 본 거고.”
우선 출간된 3권은, 예의 그가 그러했듯, 전주곡에 가깝다. 더 크고 거대한 세계를 향한 담대한 도전. 미국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통해 이야기는 흥미를 더한다. 곳곳에 포진한 신화적 배경과 범죄심리학을 토대로 이우혁은 인간의 본질과 주체에 대해서도 묻는다. “인간의 본질이 대체 뭐라고 생각하죠? 어떻게 그걸 결정짓는다고 생각해요?”(3권, p.12)
과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계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이해되고 알 수 있는 것일까. 이우혁은 피비린내 나는 범죄의 현장에서 느끼는 범죄적 쾌감만큼이나 사유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를 선보였다.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에서 눈병 때문에 병원을 오가는 상황의 이우혁 작가를 만났다. 7년 만에 다시 독자들과 해후한 반가움부터, 소설 쓰기,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픈 열망 등을 담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야기와 본질에 대한 넘치는 열망이었을까. 눈병 때문에 낀 선글라스를 뚫고 강한 눈빛이 발산되고 있었다. 바이퍼케이션이었다.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 7년 만의 신작이다. 이우혁을 기다린 독자들에겐 단비와도 같다.
“이번 책은 예전에 쓰던 것과 달랐다. 인정사정없이 썼다. 20대 미만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어린 팬들에게 욕먹고 있는데, 나중에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웃음) 책 내면서 굉장히 걱정했다. 백안시당하는 것 아니냐 해서. 그런데 생각 외로 좋게 봐 주시는 독자들이 많아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소신대로 써야지. 다시 한 번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 이 작품의 행간에 숨겨둔 간단하지만 상당히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내가 이 글을 쓴 의미와 던진 질문을 찾는 지적인 재미가 부가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런 것이 싫은 분들이라도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재미와 의미의 두 마리 토끼를 쫓은 내 나름의 노력의 산물이니, 그런 맥락에서 보아주시면 고맙겠다.(‘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로서 이번 작품을 간략하게 소개한다면.
“간단하게 얘기하는 건 불가능하다.(웃음) 연쇄살인마나 수사관 이야기, 그게 다가 아니거든. 물론 그것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지만, 철학적이라고까지 얘기하긴 어렵지만, 주체와 본질에 대한 담론이다. 사실 이건 그런 것만 놓고 말하면, 지루한 얘기다. 재밌는 것으로 포장해서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런 쪽으로 유도하게 하고. 나름 답을 찾고 독자들과 함께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감흥을 이끌어내는 이런 것과 달랐다.”
물론 독자들이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글쓴이의 책임이지만, 그 재미란 것이 떠들썩한 사건이나 외면적인 흥미 요소에만 있지는 않다는 것이 근간의 내 생각이다. 모든 소설이나 창작의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은 인간 자신에게 회귀한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수많은 상황과 수많은 관점, 수많은 판단이 있지만, 결국은 이 작은 질문에 대한 수없이 많을지 모르는 답을 찾기 위해 창작이 행해지고, 사람들은 그 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본다.(‘작가의 말’ 중에서, p.349)
앞선 『퇴마록』 『왜란종결자』 『파이로 매니악』 『치우천왕기』 등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상상력으로 꾸며진 이야기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우혁 장르’라는 레떼르를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장르를 생각해서 쓰진 않았다. 그것들도 많이 갈라질 건데, 세계관에서만 일맥상통한다. 일단 내가 가진 세계관은 크다. 현실 세계를 포함한 사상의 세계를 다루는데, 동떨어져 다른 세계는 다루고 싶지 않다. 진정한 상상력은 일상 과학, 논리 등 우리 자체를 포함해야지. 옛날부터 그것을 추구했고, 이 책도 아주 크게 보면 그 맥락 안에 있다. 인간 외의 세계도 있는데, 그건 우리가 못 볼 뿐이다. 굳이 얽힌다면, 그 정도가 겹치고 실제는 다른 방향이다.”
이번 작품을 위해 15년의 구상과 준비기간을 거쳤다고 했다. 무엇이 가장 시간을 오래 걸리게 했나.
“예를 들면, 『퇴마록』은 신기한 자료를 모아서 재창조했다. 재창조는 금방이다. 문제는 제대로 되기 위해서 제반지식을 쌓고 앞뒤를 맞추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한 출판사에서 ‘환단고기’(주. 한국 상고사를 다룬 책)를 진서처럼, 스토리처럼 만들어달라고 해서 1~2년 조사하고 추적했는데, 안 되겠더라. 논증할 수가 없더라. 이런 경우가 많다.
이번 책은 첫 번째가 심리학이었다.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써봤는데, 안 되겠더라. 맨 처음, 최면을 생각했었다. 최면을 연구하다보니, 그게 아주 작은 부분이더라. 심리학이 크고 포괄적이고. 그러다보니 철학담론까지 이어지더라. 심리를 판정하려면 주체에 대한 것이 중요하다보니, 주체담론을 얘기 안 할 수도 없게 됐다. 처음 생각했던 것에서 자꾸 확산된 거지.(웃음) 후기주의까지 다 훑었다. 심리학이 세분화하면 서른 몇 분야까지 있다. 가령 범죄 심리학도 푸코 쪽에 의견이 많이 기울곤 했는데, 그게 오래 걸렸다.
두 번째로 미국을 연구하는데 오래 걸렸다. 처음엔 배경을 그리스로 할까 생각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정했다. 가장 어려운 것이 법률관계였다. 15년 사이에 (관련 법률이) 여러 번 바뀌었다. 바뀔 때마다 엎어야 했다. 완벽한 미국 세계라고 말할 순 없지만, 바뀌고 이러다보니 짜증도 나고 하더라.(웃음)”
이 글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범죄심리학에 있었다. 처음에는 반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조사를 해나갈수록 범죄심리학도 결국은 심리학적인 맥락 하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작가의 말’ 중에서, p.347)
원래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고, 글은 준비만 끝나면 빨리 쓰는 편으로 알고 있다. 철저한 준비가 좋은 작품을 낳는다고 생각하는 편인가.
“빨리 써지는 날만 그런데, (그런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다. 그냥 오는 게 아니다. 글 쓰는 나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잘 써지다가도 무슨 일이 생겼다 싶으면 (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별 것도 아닌 것에도 그럴 때가 있다. 열 받으면 흐트러지고. 글 쓸 때만큼은 무지하게 민감하다.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웃음)
그건 굉장히 중요하다. 멍하니 앉아있다고 하나, 실제론 그게 아니거든. 평생을 기다린 여자에게 프러포즈하는 순간과도 같다. 만약 그럴 때, 끌고 가면 열 안 받겠나. 남한테 이해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진짜 그렇게 해야 할 때는, 본의 아니게 잠수도 탄다.”
뱀파이어,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문학이나 영국 등 문화적으로 트렌디한 아이템이다. 15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감이 있는데, 요즘 뱀파이어 관련한 문학이나 영화를 본 적 있나.
“뱀파이어는 조연이고, 진짜 뱀파이어도 아니지만, 유행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옛날에 (뱀파이어 관련 책을) 많이 봤다.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과 같은. 그런데 『트와일라잇』은 취향에 안 맞더라. 소녀취향이고, 무협지를 보여주면 많은 여자들이 못 보는 것과 같이…”
“살인은 밝은 환경 속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연쇄살인마 또한 평범한 사람인 경우가 많고. 최근 몇 년 동안 연쇄살인마에 관한 사건이 부각됐고,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자료조사 등을 거치며, 작가로서 연쇄살인마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던가.
가장 최근의 강호순은 잘은 모르지만, 제대로 주물렀구나 싶었다. 심리적으로 알아야 주무를 수 있거든. 사실 경찰도 겁먹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도 초짜 경찰은 범인 편을 들기도 한다. 신경쇠약에 걸리는 경찰도 많고. 프로파일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관련된 것이 눈에 띄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한시름 놨다.
세계적으로도 범죄심리학은 아직 기초 단계다. 학문적으로 패턴을 잡기엔 수가 적다. 계속 쌓아가는 과정이다. 이상심리의 원인도 규명하려고 하는데, 아직 초기 단계다. 사람이 더 잔혹하게 행동할 여지도 있는데, 흉내를 내는 살인마도 많다. 프로파일러는 그것도 잡아내야 하고…”
연쇄살인마의 추적이 어려운 이유는 그들이 외면상 ‘평범’해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정환경이나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었거나 부자이거나 의사, 교수, 정치인인 경우도 있었고 대부분은 주변이나 가족조차도 그들을 ‘문제가 전혀 없는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식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은 의외로 평범하며 우리 사회 내부에 있을지 모른다. (…) 살인은 밝은 환경 속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1권, p.109)
지금 시대, 이우혁이 생각하는 ‘창의적인 괴물’도 있나.
“창의적이라기보다 상상도 못한 경우도 있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에 영향을 미친 에드 게인이나 시체를 갖고 장난을 친 에드워드 캠퍼가 그런 쪽이다.”
전설적인 찰스 맨슨, 테드 번디, 에드워드 캠퍼는 물론 ‘플레인필드의 시체도둑’ 에드 게인, ‘샘의 아들’ 데이비드 버코비츠, ‘밀워키의 식인종’ 제프리 다머, ‘캔디맨’ 딘 코얼 등등 유명한 녀석들은 끝이 없죠.(p.107)
“이런 살인마들은 영향을 많이 준다. 예를 들어, B급 호러영화 등에 묘사된 살인마는 실재 인물의 영향을 받는다. 영화 등을 보면 끔찍한 사례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엄두도 못 낼만큼 잔인하다. 유영철을 보고 진단했을 때만해도 제3세계의 살인마는 조사를 못했다. 그때만 해도 유영철이 (살인)주기가 제일 빨랐다. 살인중독 증세가 심했는데, 잡혀서 다행이었다. 그는 사흘도 못 버텼다. 이후 제3세계권을 조사해보니 하루에 한 명씩 죽인 여자도 있더라.
우리나라에선 뭐랄까, 창의적이라기보다 미친 거지. 본성과 같은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면도날 잭(잭 더 리퍼)도 그랬다. 부조화다. 그들은 그냥 죽였을 뿐이다. 흉내 내서 안 잡힌 사람도 많은데, 결론은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끝난다.
내가 보기엔 화성살인사건도 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물론 제대로 조사를 해보진 않았는데, 3명 이상인 것 같다. 합작이나 모방을 했고, 덮어씌우기 식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걸 했던 사람은 거의 다 죽었을 것이다. 결국은 자기 파괴로 가게 되거든. 장수하는 사람이 없다. 스스로를 파괴하고 인간을 파괴하는 욕망에 잡히면, 누군가 잡아주지 않는 이상 60~70% 이상이 자기 파괴로 간다.”
반장님, 우리는 법과 규율과 윤리와 남의 시선에 연금, 보험료, 집세, 예수님에다가 지옥 불까지 걱정하면서 생각해야 하지만 괴물들은 그런 게 없어요. (…) 사이코패스들은 대부분 그렇다지만 창의적인 괴물들은 한 수 더 뜨는 것들이에요.(1권, p.125)
문체가 이전에 비해 달라졌다. 좀 더 정교해지고 정확해졌다.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지 2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소설쓰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옛날에는 (독자들을) 이해시킨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나치게 설명이 많았고. 소설은 쉽게 읽혀야 한다. 나는 못썼다고 욕먹을지언정, 바로 팍팍 들어오게 해야 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안 그러고도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은유도 좀 쓰면서 달랐다. 그게 소설 분위기에도 맞고.
사실 감성적인 것을 우리나라의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데, 욕먹을 각오를 했다. 이번 책도 한국사람이 주인공이었으면 그리 했을 텐데, 사실 그리 나가면 안 된다. 소설 쓸 때, 그런 것 다 따지고 쓴다. 그러지 않고 어떻게 쓰나.(웃음)
어쨌든 많이 변했다. 소설이 뭔지 알려고 했다. 예전에 실험소설도 많이 썼다. 활자화나 출판할 수 없는 류의. 고등학교 때부터 전위음악을 연구하고 그랬는데, 글 쪽으로 가게 될 줄 나도 몰랐다. 나는 실험성을 중시한다. 실험 정신, 창의성과 같은.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 가는 건데, 소설 등의 예술은 원체 주관적이라 객관적으로 비교분석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 나름의 관을 세울 수밖에 없지 않나. 물론 큰 틀의 규칙은 있겠지만. 이번에는 많이 생각하고 노력했다. 나름의 빌드업을 많이 했다.”
희곡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희곡도 많이 읽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학창시절에도 연극, 뮤지컬 등에도 관심이 많아서 연출?출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소설 쓰기에 어떤 영향을 줬다고 보나.
“소설보다 희곡을 더 좋아했다. 희곡을 많이 읽은 것이 캐릭터 생성에 도움이 많이 됐다. 소설 캐릭터를 살리기가 쉽지 않다. 캐릭터를 어떻게 살리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연극적인 기법으로 캐릭터를 창출했다. 나름 연기도 관심이 있고, 연출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 결국은 쓰는 과정에 달린 거다. 머리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90%가 넘는다고 본다. 글자로 생각하는데, 나는 아니다. 뭐랄까. 그냥 굴러다니는데, 그걸 보면서 그냥 쓰는 게 아니고 통제를 한다.
똑같은 얘기를 해도 사람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시놉시스만 전달하려고 하니까 재미가 없다. 보는 사람이 떠오르게 만들어줘야지, 막상 당사자도 안 떠오르면 안 된다. 그래서 캐릭터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대사나 장면을 전달해야지 생각할 때, 캐릭터가 연기를 하는 거지. 행동 묘사로 가는데, 옛날에는 그것이 장황했는데,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젠 큰 틀로 본다. 연출자가 된 거지.”
『퇴마록』에도 신화와 설화 이야기가 풍성하고, 특히 이번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은 그리스 신화가 큰 몫을 차지한다. 이우혁이 생각하는 신화의 힘에 대해 말해 달라.
“아주 크다. 인간 본질에 대한 테제가 신화다. 그런 면이 있으니 살아남지. 철학에서도 신화성을 뺄 수 없다. 현재까지 몇 천 년의 정수가 들어있는데, 판타지로 접근하면 안 된다. 신화는 모태다. 옛날에 만들어져서 중요한 게 아니고, 현재를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남아 있어서 중요하다. 구전돼서 살아남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 본질에 통하는 건 살아남는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래요. 신화는 그래서 존재하죠. 인간의 마음속에 감춰진 그늘진 마음이나 본성, 욕망, 갈등…… 그런 원형들을 은유와 상징과 비유로 풀이하죠.(1권, p.298)
신화는 결국 이야기의 원형을 품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꾼 이우혁이 가지는 힘도 이야기에 있을 텐데, 이야기를 만드는데 있어 이우혁이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신화는 모든 이야기의 원형이 아니고, 모든 인간의 본질을 품고 있다. 나는 집착해서 쓰지 않고 스토리를 만든다. 희곡이면 글자로 행동이 정해져 있는데, 연극할 때마다 다르다. 같은 연출, 배우라도 전회와 다르다. 그게 어렵다. 소설을 쓸 때 도움을 받는 게 그런 면이다. 비유나 상징은 떨어질지 몰라도, 캐릭터 인식을 잘 하는 것도 그래서 일거다. 내가 가진 재산이 그것밖에 없다.(웃음)”
외면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본질면에서는 동일한지도 모른다. 아니 본질면에서는 동일하다. 원형적인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p.286)
‘본질’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 작품도 인간의 본질에 다가서고, 그것을 사유해보자는 화두를 던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우혁이 이야기를 통해 죽을 때까지 도전하고 파헤치고픈 본질이 있다면.
“인간의 본질을 파헤치려고 하는 건 뭔가 알고 있다는 얘긴데.(웃음) 요즘 와서 그런 생각을 한다. 소설이나 문학, 예술 등을 통틀어서 진짜 가치 있는 게 뭘까. 인간이 풀지 못할 의문도 있고, 인간에 대한 본질을 얻기까지 얼마나 깊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명작이 되고, 범작이 되는 거지.
그런 깊이인데, 어디까지 들어가느냐. 왜 이런 걸 쓰고, 왜 소설을 쓰냐, 계속 생각하다보니 장르가 뭐건 담론이 하나로 귀착되더라. 인간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느냐. 답이 없는 상황에서 뭐라고 단정할 순 없고. 그냥 그렇게 들어가는 거다. 그리로 가보자. 생각해보자. 제일 큰 문제는, 본질은 찾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계속 찾아간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문명을 이끌어온 인간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것 같다. 뱀파이어나 헤라클레스보다 에이들이나 가르시아 등을 통해 이런 것도 느껴진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에 대한 회의가 없어지고 옛날을 생각해 보는 건 본질에 대한 회귀다. 누군가가 한 번도 철학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몇 천 년 동안 쌓아온 문명을 같이 하고 있는 거다.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다. 그것에 대해서도 쓰려고 한다.
사람이 혼자 존재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물들어 있는 거다. 애써서 만들어온 역사다. 승자의 역사니 뭐니, 웃기는 얘기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택해온 거다. 철학이 쉬운 학문이어야 하는데, 철학자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거다. 철학이 소외가 됐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이 옛날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것은 본질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싸구려 공상과학소설은 항상 인간을 바보 병신 취급하죠. 상대를 강하게 보이기 위해 인간의 약점과 바보 같은 행동만 나열해요. (…) 인간들은 인간 스스로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인간은 문명 발달 이전에 빙하기도 이겨냈고, 수많은 자연의 맹수들도 이겨냈어요. 인간의 가장 큰 힘은 냉정한 판단과 분석력 그리고 상상력에 있어요.(p.129)
우리가 인지하고 존재하는 것만으로 세상이 구성되어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책에서도 언뜻언뜻 언급되는데, 현실 세계, 즉 우리가 감각을 통해 인지하는 세계 외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고 보는 편인가.
“의문을 가진다고 묘사했지만, 예를 들어 라디오를 듣는다고 하면 과거의 우린 파동이나 파장을 모르고 살았다. 라디오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몰랐다. 지금은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초단파나 고주파 등을 감도 못 잡는다. 작은 예다.
다른 것도 생각해보라. 엑스선도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지 않나. 방사선도 모르고. 기계로 안 찍어보는 이상 모른다. 내가 말하는 건, 물리적인 것을 떠나서도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극히 적다. 느끼지도 못하고 어딘지도 모르는 우주가 있다.
양자역학도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이런 개념이 들어가서 그렇다. 우리가 모르고 어떤 건지 감을 못 잡는 거다. 다른 차원이라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사고를 넓히면서 양자역학 등에도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 철학이 그런 역할도 해야 한다. 철학도 눈에 보이는 행동이나 이성만 갖고 하니까, 그렇지. 전제를 넓혀야 한다. 사고도 보고 느끼는 것만 할 게 아니다.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으론 본질을 못 본다. 그걸 넓히는 사람이 천재다. 그러니까 뉴턴도 의문이 아니라 본질을 본거다. 사고의 폭을 제한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 우리가 사는 세계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세계가 겹쳐 있다는 주장입니다. 정신과 물질 어느 쪽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다른 힘과 다른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결코 직접적으로 인지할 수 없지만 간접적으로 현실의 정신과 물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뭔가의 세계 말입니다.(p.185)
일단 이번에 나온 세 권은 1부다. 3권에서는 후속에 대한 암시와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을 예고하는데, 향후 2부, 3부 일정이 정해져 있나.
“쓰려면 좀 걸린다.(웃음) 출판사는 내년 여름을 얘기하는데 다른 작품도 일정이 있어서. 이것만 쓴다면 모를까. 내년에는 힘들지 싶다. 나는 약속을 중시하는데, 이것만은 안 된다. 질적으로 우선 따라줘야 돼야 해서. 독자들에겐 미안하다.”
줄거리 아닌 앞으로 나올 이야기의 방향성에 대해 살짝 언급을 해준다면.
“1부에서는 주체를 논하고 범죄심리학 설명이 많았는데, 2부에서는 액션이 강할 것이다. 1부에선 과업이 2개밖에 거론이 안 됐는데, 2부에서는 끝까지 필연성을 다 갖춘 과업이 제시될 것이다. 1부에서는 주인공 말고는 뱀파이어가 하나인데, 앞으로는 굉장히 많이 나온다. 처음에 독자들에게 이해가 될까 고민이 많았다. 다행스럽게 많은 독자들이 이해하는 것 같아서 카리스마 넘치는 작품이 될 거다. 호불호가 갈릴 테고, 10대는 다소 읽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이 영화화된다면 니콜 키드먼 등의 캐스팅 희망을 얘기하기도 했는데, 현재 얘기되거나 진행되는 것이 있나.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문학동네에서 다음 작품이 나온다. 방향이 정해진 게 있었는데, 내가 다시 제시했다. 신작을 먼저 하자고. 『퇴마록』과 『치우천왕기』개정작업이 먼저였는데, 신작을 먼저 하자고 제시해 놨다. 어쨌거나 새 책이 나오려면 시월이 넘어갈 것 같다. 『치우천왕기』구판을 절판시키고, 『퇴마록』도 내년 초에나 나올 것 같고.
지금 『퇴마록』을 보면, 속된말로 쪽팔린다. 로컬리즘에서 벗어나고 싶다. 중국인도 이해를 못하더라. 어느 나라 사람이 봐도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고 싶다. 우리 소재를 다뤄도 다른나라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우리는 외국문화를 잘 이해하는데, 다른나라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 같지 않다. 거기서부터 패착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작업을 해보고 싶다. 이번 작품은 실험적으로 해 본 거고.”
1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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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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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콩새
2010.12.06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는 마지막까지 나오면
한번에 사서 읽으렵니다...ㅠㅠ 기다리기 너무 힘든
이우혁님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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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1
까만별
20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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