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탐방] 웅진지식하우스 "골든벨 출연 후 그녀의 꿈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죠!"
손미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 그리고 콘서트 시리즈로 인기를 몰았던 『경제학 콘서트』 『철학 콘서트』까지. 이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0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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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손미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 그리고 콘서트 시리즈로 인기를 몰았던 『경제학 콘서트』 『철학 콘서트』까지. 이 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자리를 꿰차며 독자들에게 두고두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들이다. 이 책들 모두 집(출판사)이 같다. 모두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출판된 책들이다.
인문서, 문학, 경제경영서, 여행 에세이까지 ‘웅진지식하우스’가 독자에게 선보이는 책들의 결은 폭넓다. 지식하우스에서 말하는 지식이란, “문학이나 철학처럼 분과적으로 나뉜 게 아니다. 폭넓은 의미의 교양”이다. “우리 시대 독자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지식들, 같이 나눌 감동을 담은 책”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나온다.
채널예스가 매달 진행하는 ‘출판사 탐방’ 세 번째로 웅진지식하우스를 방문했다. 2011년 4월 26일 동숭동 웅진싱크빅 본사 1층 카페에 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들이 모였다. 젊다. 밝다. 그들의 첫 느낌이었다. 그들과 웅진의 책 이야기, 편집자로서의 삶 이야기를 나눴다.
웅진지식하우스의 족보는 이러하다. 교육 기업 웅진싱크빅에서 ‘웅진출판사’ 이름으로 책을 만들어왔고, 2004년 웅진지식하우스, 웅진 주니어 두 개의 브랜드로 나뉘면서 조직이 커졌다. 편집자 수도 늘어났고, 책 출간 권수도 늘었다. ‘웅진주니어’에서 유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을 만들었고, ‘웅진지식하우스’는 청소년부터 대학생, 성인 독자층까지 아울러 “지금의 독자들의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로 독자들을 만나왔다.
웅진지식하우스 편집자들에게 “이 브랜드는 어떤 책을 만드냐”고 묻자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책을 만든다”고 왁자지껄 웃으며 답한다. 하지만 금세 진지한 얼굴로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말한다. 감격한 표정으로 독자들과 소통한 경험에 대해 나눈다. 개인의 삶과 편집자로서의 삶이 겹쳐진 이들의 이야기다. 당면한 삶의 문제로부터 이야기를 찾고, 저자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그들은 몇 권의 책을 보여줬다.
편집자의 묘미! 잊지 못할 저자, 그리고 작품을 만나는 일
지금의 웅진지식하우스를 대표할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두고, 뒷이야기(!)를 들었다. 대단한 스캔들이나 솔깃한 폭로가 있는 건 아니었으나, 그 이야기 속에는 편집자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에디터들이 어떤 일에 웃고, 어떤 일에 마음을 졸이는지 들어보자. 이들이 어떤 책을 만드는 사람인지, 웅진지식하우스에서는 어떤 책이 나오는지, 아래의 책 이야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아직도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는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저자 김수영은, 그 전까지 책을 써본 적 없는 신인 저자였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의 저자 손미나 아나운서를 통해 저자를 소개받았다.
권은경 편집장이 말했다. “손미나 아나운서와 김수영 저자는 KBS 골든벨을 통해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손미나 아나운서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는데 우연히 수영 씨를 만나게 된 거죠. 정말 신기하다며, 얘기해주셨어요. 책을 쓸 마음도 있고 야무진 친구라고요. 신인 저자이기도 하지만, 골든벨에 출연한지도 10년 전이라 반응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 친구가 걸어온 길이 다른 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김수영 씨에게 여러 출판사가 출판 제안을 했다. 골든벨을 울린 것도 화제가 됐지만, 이후 그녀가 외국의 유명한 기업에 취직된 것도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였기 때문이다. “해외취업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 제안을 많이 받은 듯 했는데, 저는 그보다는 당신이 걸어온 길을 자전적 에세이로 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꿈을 향해 도전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방향으로요.” 그래서 많은 독자들에게 꿈꿀 수 있는 의욕을 심어놓은 책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가 나왔다.
“유시민 『청춘의 독서』”
지식소매상 유시민은 독자들의 사랑뿐 아니라 출판인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는 저자다. 풍부한 지식과 사유뿐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때문이다. 유시민의 저작 중에서도 『청춘의 독서』는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다. 기존의 국가, 민주주의에 관한 이야기보다 유시민 저자가 그 동안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는 더 폭넓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출판계에서 인문학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시민 선생님과 작업하기를 꿈꾸죠.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저희가 제시한 기획이 마음에 들어서 받아들이신 듯 해요. 좀더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원했거든요. 워낙 책 읽기 좋아하는 분이신데 그간 책에 관한 책이 없기도 했고요. 독자들이 청춘 시기를 뜨겁게 보낼 수 있는 힘을 얻도록 자전적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씀 드렸어요.”
이 책의 담당편집자였던 김보경 주간은 이 책을 만들 때, 헌책방을 돌아다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처음에 선생님께서 『청춘의 독서』를 통해 소개할 책 50권을 선정해주셨어요. 추리고 나니 결국 묵직하고 오래된 책 열네 권이 남더군요. 선생님이 꼭 초판본을 읽고 인용하고자 하셔서, 헌책방에서 책 구하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는 새 책이 아니라 모두 헌책을 가져다 드렸어요.(웃음)”
“책을 내고 나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기쁘지만, 『청춘의 독서』초고를 봤을 때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글이 술술 읽히고, 단번에 좋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선생님 글은 역시 다르시구나. 했죠.(웃음)” 홍지연 편집자는 “독자들보다 먼저 저자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게 편집자의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편집, 저자의 목소리를 빌려 내는 목소리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박우용 편집자가 가장 최근에 작업한 책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는 한윤형, 최태섭, 김정근 젊은 필진이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젊은 세대 일터의 실상을 파헤친 책이다. “열정 넘치는 젊은이 상을 그리고 있는 박카스 광고,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덜 받아도 된다고 인력을 착취하는 문화산업 등을 통해 자본주의가 젊은이의 열정을 어떻게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지” 보여준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옮기기 위해 저자들이 책 속에 나오는 분들의 인터뷰를 직접 했다. 박우용 편집자도 현장에 동행했다. “책을 만들면서, 결국 우리 모두가 이런 열정의 피해자일 수 있구나, 깨달았죠. 출판하는 곳 역시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티는 곳이니까요. 아무래도 제 얘기처럼 느끼고 생각하면서 만든 책이죠.”
시나리오 작가, 인디 가수의 죽음으로 청춘을 유혹하는 문화산업의 실상이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런 문제가 마치 남 이야기인양, 얕은 관심으로 인식하고 지나치려는 독자들을 붙잡아 세워, “이게 네 얘기다”라고 말한다. 추천사를 쓴 엄기호 저자는 이 책이 “『88만원 세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가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 시대의 꿈은 자본주의가 청춘에 깔아놓은 가장 잔인한 덫”이라고 말했다.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위의 책처럼 사회 문제를 파고든 날카로운 책이 있는가 하면, 지금의 트렌드를 영민하게 짚어내는 흥미로운 책도 출간되었다. 신나래 편집자는 이번 주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심리에세이를 들고 왔다.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이 책은 남들보다 좀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에 대한 에세이다. 『사랑 받을 권리』의 저자 일레인 N. 아론이 쓴 책으로, 미국에서는 15년 간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독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보통 예민하다고 하면 소심하고 내성적이라고 폄하하잖아요. 하지만 예민한 성격이 실제로는 남들이 포착하지 못하는 걸 발견하고 느끼고 반응하는 사람이거든요. 뒷장에 책 내용을 요약해 심리테스트로 구성해봤어요. 해보니까 다 제 얘기더라고요. 편집자다 보니 책을 수십 번 읽었고, 어느새 저도 예민한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아요.(웃음)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못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대중 문화 속에서 예민함은 또 한번 화두가 되고 있다. MBC<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이소라가 보인 예술가의 예민함을 어떻게 볼 것인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KBS <개그콘서트>의 ‘감수성’이라는 코너는 남보다 훨씬 예민한 장군들의 이야기로, 요즘 한창 인기몰이를 하는 코너다. 그뿐이랴. <미쓰 홍당무>등 영화 속에서는 예민한 사람들이 새로운 캐릭터로 부상하고 있다. 그들의 독특한 성격과 습관이 이제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본인이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거나 이런 사람을 곁에 두었다면, 더욱 흥미로울 에세이다.
나는 편집자다
편집이란 고된 일이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문자와 사람에 치이는 일이 편집 아닌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느끼는 보람에 대해 물었다.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 풍경이 눈에 선하다.
“편집자는 피디역할과 비슷해요. 저자, 에이전시, 번역가들 가운데서 모든 것을 중재하는 역할이거든요. 인간관계에 힘들기도 하고, 내가 상응하는 보상을 받나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이란 이 세상에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매력이 커요. 편집자란, 그 콘텐츠를 통해 세상에 발화를 하는 거죠.
스티브 잡스가 한창 인기몰이를 할 때, 너무 신격화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의 책 『애플을 벗기다』라는 책을 냈는데. 판매고는 좋지 않았어요. 역시 부정적인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하더라고요. 이번에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를 만들 때도 젊은이로서 느꼈던 부조리와 문제점이 있었어요. 여기에 뜻이 맞는 저자들을 만나게 됐고, 그들을 통해 제 의견을 조금이나마 담을 수 있는 책을 내었다는 게, 편집자로서 기쁨인 것 같아요.”
권은경 편집장도 이에 동의했다. “모든 책이 다 사랑스럽고, 오자투성이에 정돈되지 않은 원고가 손을 거쳐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을 때가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죠. 또 독자들이 그 책을 통해 나의 삶이 변화되었다는 리뷰를 쓸 때도 기쁘고요.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는 제가 한 명의 편집자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데, 이 역시 저자를 통해 말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이 책을 통해 김수영 씨는 꿈 멘토로 새로운 자신의 역할을 찾았잖아요. 저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때도 편집자로서 행복한 순간입니다.”
웅진지식하우스의 책들은 이런 편집자들이 만든다.
인문서, 문학, 경제경영서, 여행 에세이까지 ‘웅진지식하우스’가 독자에게 선보이는 책들의 결은 폭넓다. 지식하우스에서 말하는 지식이란, “문학이나 철학처럼 분과적으로 나뉜 게 아니다. 폭넓은 의미의 교양”이다. “우리 시대 독자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지식들, 같이 나눌 감동을 담은 책”이 웅진지식하우스에서 나온다.
채널예스가 매달 진행하는 ‘출판사 탐방’ 세 번째로 웅진지식하우스를 방문했다. 2011년 4월 26일 동숭동 웅진싱크빅 본사 1층 카페에 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들이 모였다. 젊다. 밝다. 그들의 첫 느낌이었다. 그들과 웅진의 책 이야기, 편집자로서의 삶 이야기를 나눴다.
웅진지식하우스의 족보는 이러하다. 교육 기업 웅진싱크빅에서 ‘웅진출판사’ 이름으로 책을 만들어왔고, 2004년 웅진지식하우스, 웅진 주니어 두 개의 브랜드로 나뉘면서 조직이 커졌다. 편집자 수도 늘어났고, 책 출간 권수도 늘었다. ‘웅진주니어’에서 유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책을 만들었고, ‘웅진지식하우스’는 청소년부터 대학생, 성인 독자층까지 아울러 “지금의 독자들의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들”로 독자들을 만나왔다.
웅진지식하우스 편집자들에게 “이 브랜드는 어떤 책을 만드냐”고 묻자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책을 만든다”고 왁자지껄 웃으며 답한다. 하지만 금세 진지한 얼굴로 편집자의 역할에 대해 말한다. 감격한 표정으로 독자들과 소통한 경험에 대해 나눈다. 개인의 삶과 편집자로서의 삶이 겹쳐진 이들의 이야기다. 당면한 삶의 문제로부터 이야기를 찾고, 저자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그들은 몇 권의 책을 보여줬다.
편집자의 묘미! 잊지 못할 저자, 그리고 작품을 만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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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웅진지식하우스를 대표할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두고, 뒷이야기(!)를 들었다. 대단한 스캔들이나 솔깃한 폭로가 있는 건 아니었으나, 그 이야기 속에는 편집자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에디터들이 어떤 일에 웃고, 어떤 일에 마음을 졸이는지 들어보자. 이들이 어떤 책을 만드는 사람인지, 웅진지식하우스에서는 어떤 책이 나오는지, 아래의 책 이야기를 통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권은경 편집장이 말했다. “손미나 아나운서와 김수영 저자는 KBS 골든벨을 통해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손미나 아나운서가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는데 우연히 수영 씨를 만나게 된 거죠. 정말 신기하다며, 얘기해주셨어요. 책을 쓸 마음도 있고 야무진 친구라고요. 신인 저자이기도 하지만, 골든벨에 출연한지도 10년 전이라 반응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 친구가 걸어온 길이 다른 친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김수영 씨에게 여러 출판사가 출판 제안을 했다. 골든벨을 울린 것도 화제가 됐지만, 이후 그녀가 외국의 유명한 기업에 취직된 것도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였기 때문이다. “해외취업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 제안을 많이 받은 듯 했는데, 저는 그보다는 당신이 걸어온 길을 자전적 에세이로 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꿈을 향해 도전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방향으로요.” 그래서 많은 독자들에게 꿈꿀 수 있는 의욕을 심어놓은 책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가 나왔다.
“유시민 『청춘의 독서』”
“출판계에서 인문학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시민 선생님과 작업하기를 꿈꾸죠.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저희가 제시한 기획이 마음에 들어서 받아들이신 듯 해요. 좀더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원했거든요. 워낙 책 읽기 좋아하는 분이신데 그간 책에 관한 책이 없기도 했고요. 독자들이 청춘 시기를 뜨겁게 보낼 수 있는 힘을 얻도록 자전적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씀 드렸어요.”
이 책의 담당편집자였던 김보경 주간은 이 책을 만들 때, 헌책방을 돌아다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처음에 선생님께서 『청춘의 독서』를 통해 소개할 책 50권을 선정해주셨어요. 추리고 나니 결국 묵직하고 오래된 책 열네 권이 남더군요. 선생님이 꼭 초판본을 읽고 인용하고자 하셔서, 헌책방에서 책 구하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는 새 책이 아니라 모두 헌책을 가져다 드렸어요.(웃음)”
“책을 내고 나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기쁘지만, 『청춘의 독서』초고를 봤을 때 정말 감동을 받았어요. 글이 술술 읽히고, 단번에 좋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은데, 선생님 글은 역시 다르시구나. 했죠.(웃음)” 홍지연 편집자는 “독자들보다 먼저 저자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게 편집자의 즐거움”이라고 덧붙였다.
편집, 저자의 목소리를 빌려 내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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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옮기기 위해 저자들이 책 속에 나오는 분들의 인터뷰를 직접 했다. 박우용 편집자도 현장에 동행했다. “책을 만들면서, 결국 우리 모두가 이런 열정의 피해자일 수 있구나, 깨달았죠. 출판하는 곳 역시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티는 곳이니까요. 아무래도 제 얘기처럼 느끼고 생각하면서 만든 책이죠.”
시나리오 작가, 인디 가수의 죽음으로 청춘을 유혹하는 문화산업의 실상이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런 문제가 마치 남 이야기인양, 얕은 관심으로 인식하고 지나치려는 독자들을 붙잡아 세워, “이게 네 얘기다”라고 말한다. 추천사를 쓴 엄기호 저자는 이 책이 “『88만원 세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가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 시대의 꿈은 자본주의가 청춘에 깔아놓은 가장 잔인한 덫”이라고 말했다.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보통 예민하다고 하면 소심하고 내성적이라고 폄하하잖아요. 하지만 예민한 성격이 실제로는 남들이 포착하지 못하는 걸 발견하고 느끼고 반응하는 사람이거든요. 뒷장에 책 내용을 요약해 심리테스트로 구성해봤어요. 해보니까 다 제 얘기더라고요. 편집자다 보니 책을 수십 번 읽었고, 어느새 저도 예민한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아요.(웃음)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못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대중 문화 속에서 예민함은 또 한번 화두가 되고 있다. MBC<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을 통해 이소라가 보인 예술가의 예민함을 어떻게 볼 것인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KBS <개그콘서트>의 ‘감수성’이라는 코너는 남보다 훨씬 예민한 장군들의 이야기로, 요즘 한창 인기몰이를 하는 코너다. 그뿐이랴. <미쓰 홍당무>등 영화 속에서는 예민한 사람들이 새로운 캐릭터로 부상하고 있다. 그들의 독특한 성격과 습관이 이제 ‘사람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본인이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거나 이런 사람을 곁에 두었다면, 더욱 흥미로울 에세이다.
나는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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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란 고된 일이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문자와 사람에 치이는 일이 편집 아닌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느끼는 보람에 대해 물었다.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 풍경이 눈에 선하다.
“편집자는 피디역할과 비슷해요. 저자, 에이전시, 번역가들 가운데서 모든 것을 중재하는 역할이거든요. 인간관계에 힘들기도 하고, 내가 상응하는 보상을 받나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이란 이 세상에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매력이 커요. 편집자란, 그 콘텐츠를 통해 세상에 발화를 하는 거죠.
스티브 잡스가 한창 인기몰이를 할 때, 너무 신격화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의 책 『애플을 벗기다』라는 책을 냈는데. 판매고는 좋지 않았어요. 역시 부정적인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하더라고요. 이번에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를 만들 때도 젊은이로서 느꼈던 부조리와 문제점이 있었어요. 여기에 뜻이 맞는 저자들을 만나게 됐고, 그들을 통해 제 의견을 조금이나마 담을 수 있는 책을 내었다는 게, 편집자로서 기쁨인 것 같아요.”
권은경 편집장도 이에 동의했다. “모든 책이 다 사랑스럽고, 오자투성이에 정돈되지 않은 원고가 손을 거쳐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을 때가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이죠. 또 독자들이 그 책을 통해 나의 삶이 변화되었다는 리뷰를 쓸 때도 기쁘고요.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는 제가 한 명의 편집자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데, 이 역시 저자를 통해 말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이 책을 통해 김수영 씨는 꿈 멘토로 새로운 자신의 역할을 찾았잖아요. 저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때도 편집자로서 행복한 순간입니다.”
웅진지식하우스의 책들은 이런 편집자들이 만든다.
8개의 댓글
추천 상품
필자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앙ㅋ
2012.02.19
평범한 사람
2012.01.26
도 전
201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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