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스탠리와 그를 위해 기꺼이 도시락을 나눠주는 친구들의 가슴 찡한 우정을 담아낸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 지난 주 개봉한 <스탠리의 도시락>은 어린이와 가족들을 극장으로 이끌며 인도영화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학창시절의 도시락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다. 겨울이면 교실의 난로 위에 양은 도시락이 수북했고, 장갑을 낀 당번이 때때로 도시락의 위치를 바꿔주었다. 배고픈 청춘들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도시락을 비워냈고,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며 수업 중에 도시락을 까먹는 간 큰 친구들도 있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면 의자를 붙이고 빙 둘러앉아 반찬을 나눠 먹곤 했다.
<스탠리의 도시락>은 비록 인도영화지만 부모세대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가 있다. 그리고 급식에 익숙해 있는 아이들은 인도 친구들의 우정과 괴짜 선생님의 모습에 연신 웃음을 터트리는 가족 영화다. 이러한 <스탠리의 도시락>에는 감자빵, 바나나 볶음, 커리 등의 인도 도시락 반찬이 나온다. 입안에는 군침이 돌고, 눈에는 감동의 눈물이 흐르며, 마음은 행복감으로 살찌는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을 소개한다.
스토리 : 도시락을 사수하라!
<스탠리의 도시락>은 ‘식탐 절정’ 베르마 선생님과 스탠리의 도시락 쟁탈전을 그리고 있다. 엉뚱한 상상력과 유머를 지닌 스탠리는 반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인기 초딩이지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학생이기도 하다. 그런 스탠리를 위해 반 친구들은 기꺼이 자신의 도시락을 나눠준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도시락을 강탈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식탐 대마왕 베르마 선생님이다. 스탠리와 친구들은 운동장, 원형극장, 계단 등 장소를 옮겨가며 베르마 몰래 도시락을 즐기지만 결국 베르마에게 걸리고 만다. 베르마는 스탠리에게 ‘학교에 나오지 마라’며 윽박지른다. 과연 스탠리는 다음 점심시간에도 도시락을 먹을 수 있을까?
인물 : 스탠리와 베르마는 부자(父子)관계?
<스탠리의 도시락>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배우들의 호연이다. 연기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이 보여준 연기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생생하다. 베르마 역을 맡은 ‘아몰 굽테’ 감독의 식탐 교사 연기도 천연덕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스탠리 역을 맡은 깜찍한 소년 ‘파토르 굽테’가 ‘아몰 굽테’ 감독의 친아들로 밝혀져 영화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파토르 굽테는 자연스러운 연기 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빠(아몰 굽테 감독)는 제게 다른 사람의 연기를 따라 하지 말고, ‘스탠리’가 저 자신인 것처럼 느끼는 대로 표현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스탠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시곤 자유롭게 연기하라고 하셨죠. 그래서 촬영하는 동안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인도영화가 대세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만들어내는 나라는 미국 ‘할리우드’가 아닌 인도의 ‘발리우드’다. 그만큼 인도인의 영화 사랑도 남다르다. 인도인들에겐 영화 관람이 주된 여가 생활이다. 그리고 인도영화는 이제 인도를 넘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영화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8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블랙>과 46만 관객을 동원한 <세 얼간이>가 인도영화의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관객을 매혹하는 인도영화의 매력이라면 단순한 이야기구조와 중요 장면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춤과 노래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스탠리의 도시락>에는 인도영화의 그러한 매력이 어김없이 들어있다. 코믹 감동 드라마에 강점을 보이는 <내 이름은 칸> 제작진이 다시 뭉쳐서 만든 야심작이다.
사회적 이슈를 담아낸 감동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은 겉으로는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11살 스탠리와 친구들의 훈훈한 우정을 보여 주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강제적으로 노동현장에 내몰린 인도 아이들의 현실을 담았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연간 약 1,200만 명의 아이들이 노동현장에서 일한다고 한다.
그러한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해맑은 동심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짠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의 도시락에 집착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상처투성이에 도시락도 싸오지 못하는 스탠리에게 관심을 보이기는커녕,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는 어른의 모습이 상징적으로 다가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 스탠리가 왜 남들보다 빨리 등교하는지, 왜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때는 도리 없이 가슴이 먹먹해진다. <스탠리의 도시락>은 따듯한 봄날 마음의 체온을 1도씨 더 올릴 수 있는 영화다.
김수석
http://blog.yes24.com/musician79
채널예스에서 작가와 독자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lynn0265
2023.09.11
사랑하게 될 것을 예감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나의 감정만으로 삶 전체를 설명하는 건 마르코에게 어려웠다. 어떤 순간은 마르코를 살고 싶게 했고, 어떤 순간은 마르코를 죽고 싶게 했다. 살아가는 건 징검다리 건너듯이 원치 않아도 어느 순서에는 반드시 불행의 디딤돌을 밟아야만 하는 것 아닌가.’ <바다눈>의 이 구절을 읽으며 예감했습니다. 아, 나는 이 책을,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그리고 작가님의 모든 이야기를 사랑하게 되겠구나. 자정을 지난 시간, 책을 피고 나서 도저히 덮을 수가 없어 새벽까지 한참을 읽고, 작가의 말이 담긴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난 후에야 책을 덮었어요.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럼에도 희망이 있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이 통념적인 방식으로의 구원이 아니더라도요. <이끼숲>의 아이들이 서로를 구하고, 자신을 구하고, 끝내 독자들을 구하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 읽는 내내 슬프도록 행복했습니다. 제가 사랑한 작가님의 이야기들을 더 가까이서,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bsangjin0103
2023.09.11
천개의 파랑으로 시작해서 출간하는 책마다 전부 구매해서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어볼 때면 항상 작가님 이름이 먼저 나오곤 합니다. 작가님 글을 처음 읽었을 때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사랑은 이런 방식이었구나 하고 많이 울기도 하고, 어떤 형태의 사랑을 표현하려고 할 때면 늘 작가님의 글을 곱씹어 보곤 합니다. 저에게는 글을 쓰는 것이 인생에 가장 큰 위안 중 하나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작가님과 같이 구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것이 온전히 저를 위한 일이 되고 다시 누군가에게 큰 위안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 꼭 그 길에 더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후이린
2023.09.11
팟케스트를 통해서 어떤 물질의 사랑 속 ‘사막으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소설이 작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것, 감정을 문장으로 옮겨두어 마음이 후련해졌다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이 그리우면 다시 읽어본다는 이야기. 종종 고민이 있을 때 다이어리나 휴대폰 메모장에 생각을 써내리면서 불안을 해소하는 ‘나’의 모습과 꽤 유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다른 공동체에 속한 타인과 내가 비슷한 패턴을 지녔다는 점에서 낯선 유대를 느꼈습니다. 그렇게 천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노랜드, 랑과 나의 사막, 이끼숲 그리고 노을 건너기까지. 겹겹이 쌓아가며 마블보다 더 애정하는 천선란 작가의 세계관에 폭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런 하늘을 두고 인간이 전쟁 을 벌였다는 건 영 앞뒤가 안 맞아. 종일 하늘만 쳐다보며 별을 탐구했어도 모자랐을 거야.”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마저 로맨틱했던 이끼숲은 제게 처절하고 잔인하며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작품은 현재에서 끊기지 않고, 다음 세기에 태어날 미래의 독자에게까지 닿아있는 점을 좋아합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제가 고전소설을 읽을 수 있는 것처럼요. 저는 운이 좋게 작가님과 같은 세기 사람이네요! 그래서 작가님을 마주하러 가려고 합니다! 이끼숲에 사는 30명의 독자와 함께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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