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예능과 드라마에게 주전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다큐멘터리 장르. 하지만 어떤 다큐멘터리는 방영 이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시리즈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턱에 뽀뚜루를 한 원시부족 조에족의 삶을 다루며, 아마존의 생태와 환경을 재조명한 <아마존의 눈물>, 황제펭귄과 해표, 고래들의 삶을 통해 남극의 환경실태를 보여준 <남극의 눈물> 이 두 시리즈의 교집합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이국의 사람과 동물의 삶을 통해 환경문제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것, 오지에서의 눈물겨운 제작진의 사투, 그리고 그 사투의 생생한 현장을 지켰던 김진만 PD다.
프로그램만큼이나 유명해진 김진만 피디를 성균관대 경영관 소극장에서 만났다. 금요일 7시, 제공된 장소는 마침 축제기간이 한창이었다. 음악과 환호소리에 바삐 걸음을 재촉하며 도착한 성대 경영관 소극장은 이와 대조적으로 한산하며 평화롭기까지 했다. 그러나 하나둘 기대감으로 가득찬 150여 명의 사람들로 이내 강연장은 북적였다.
“안녕하십니까. MBC 교양국의 김진만 PD입니다. 불타는 금요일에도 불구하고, 경험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자리에 오신 분들 분명 복받으실 겁니다.(좌중 웃음) 타인의 경험에 대한 관심은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남극에 있는 동안 흑야를 경험했습니다. 한 달 간 해가 뜨지 않아요. 어두워서 촬영을 하지 못해서 조금씩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어려웠지만 저 자신을 되새김질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렇게 해서 쓰게 된거고요. 제 삶이 워낙 개그적이라 책에 그렇게 담아봤는데, 재밌게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아래부터는 김진만 PD의 육성을 직접 옮긴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점 3가지가 있습니다.
1.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2. 문제는 사람이다
3. 몸이 수고로우면 마음이 자유롭다.
오늘 이 3가지 틀에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참여한 지구의 눈물시리즈에서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것은 기후의 변화, 환경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먼저 눈물 시리즈를 정리한 화면을 보시면서 말씀드릴게요.
현재 지구의 20%가 사막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와 무분별한 개발이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아프리카의 30%, 중동ㆍ몽골의 20%가 사막화되어갑니다. 사막의 가장 큰 문제는 물이죠. 여기 죽어가는 코끼리가 보이시죠. 이젠 물을 사이에 둔 그들은 인간과 싸워야합니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온난화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매년 북극의 얼음이 줄어들고요. 북극곰들은 줄어드는 먹이를 두고 싸웁니다. 한 해에 40마리의 바다사자를 먹어야하는데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쫓겨난 북극곰은 결국 먹이를 찾아 인간의 땅으로 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오존층이 파괴되면 플랑크톤이 줄어들고 이는 먹이사슬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탄소를 정화해야할 밀림이 파괴되고요. 아마존 밀림은 이미 베네수엘라의 면적만큼(축구장 2만여 개의 면적) 사라졌습니다. 모두 석유, 목재, 고무 등의 자원을 탐내는 인간의 욕심 때문이죠.
저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매력적인 생명을 만났습니다. 고생한 것에 대해 위안을 받을 정도로요.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던 건 아니고요. 가까운 미래, 좋아하는 것, 즐거운 것들에 대한 선택, 결정들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 일
전 대학시절 고시공부를 했어요. 고시가 그 당시 유행이기 때문에 형 따라서 했는데요. 형은 1차가 됐어요. 전 안됐고요.(웃음) 고민이 됐죠.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좁은 곳에서 두꺼운 책을 보는 일은 매력적이지 않았고 고생스러웠어요. 이 길이 아니라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시절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를 보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 사람이 대단하다고 생각됐고, 그의 상상력, 스토리, 캐릭터들이 부러웠어요.
그 사람이 한 말 중에 가장 인상 깊은 말이 있는데요. ‘머리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에요. 그 때 감명을 받았고요. 그 무렵 유명 피디인 주철환 김영희 선배들의 특강을 들으면서 PD일이 굉장히 재밌을 것 같았어요. PD라는 게 뭐를 하든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인정을 해준다는 거에요. 책을 보든, 영화를 보든. 또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게 좋았어요. 하지만 고시 공부가 아깝긴 했죠. 고민을 좀 하다가, 과감한 포기도 용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예능국으로 입사를 했습니다.
여러분 ‘남자 셋 여자 셋’이라는 프로그램 아시나요? 그걸 처음 맡았는데 사실 불행했고 즐겁지 않았어요. 연예인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어려웠거든요. 대형기획사들이 생겨나고 매니저들 있어서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교양국으로 옮겼는데 소규모로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해서 옮겼어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게,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2000년에 입사했는데, 그 전에 떠난 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좌중폭소) 예능국엔 김태호와 기타PD로 나뉘어지거든요.
혹시 휴먼다큐 사랑이란 프로 아시나요? 그런 걸 하면서 소통이 즐거웠어요. 세진이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무형성 장애(두 발이 없고, 오른손은 손가락이 두 개 뿐인)를 앓고 있는 세진이를 촬영하면서 두 달 동안은 소통이 의미가 없어요. 본인이 원하지 않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들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러다가 언제부터 세진이가 저를 삼촌이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소통은 시작되죠. 그럼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콤플렉스를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교양국은 일반인들과 일한다는 게 장점이고 그런 게 좋았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세진이와는 요즘도 자주 만나죠. 세진이가 이번에 성대에 지원을 했습니다. 중학생 나이인데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시험을 친건데 잘 됐으면 좋겠네요. 그 친구를 통해 배우는 게 많아요. 장애라는 것은 단지 불편한거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고요.
이렇게 다큐멘터리 피디가 되니까 비로소 연예인과도 소통이 되더라고요.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최민수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최민수씨가 다짜고짜 ‘진만이냐?’ 라고 하는거에요. 소문도 무성한지라 그냥 ‘예’라고 대답했어요. (좌중 웃음) 그가 있는 남양주 수동계곡을 찾아갔어요. 질문을 했죠. 억울하지 않느냐고. 무혐의 받았는데 이렇게 숨어 지내는 게. 그랬더니
‘진만아 넌 도깨비를 본 적이 있느냐.’ 제 질문은 그런 게 아니잖아요.(폭소)
자기는 본적이 있대요. 한기를 느꼈대요. 도깨비를 본 거죠. 자기가 그랬대요. ‘가라.’ 그랬더니 갔대요. 그런 밑도 끝도 없는 얘기를 해요. 이 사람과 다큐를 만들 수 있을까. 내가 이 사람과 소통하며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른 세상 사람들도 이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할 텐데 말이죠. 그와 일주일간 함께 생활하며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물론 얘기가 많이 새지만요.(웃음)
종국엔 상대가 사람이고, 애정이 있으면 결국 이해할 수 있음을 느꼈어요. 노인과 시비가 붙은 것은 사실이래요. 그러다가 그 노인이 최민수 씨의 멱살잡고 넘어지면서 옷이 찢어졌답니다. 변명하지 않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기 아이들 얼굴이 생각나 무릎꿇고 바로 사과를 했대요. 노인폭행을 본 사람은 1명, 나머지 99명은 보지 못했겠죠. 소문이란 게 그래요. 악의적인 소문은 더 그렇고요. 원시시대부터 갖고 있던 인간의 습성이죠. 그런 소문에 인간은 더 귀를 기울이고 기억을 오래하게 되죠.
최민수 씨를 만나보고 매력적이라 생각했어요. 아이같으면서 순수하다는 생각? 밤만 되면 기타치고 노래를 하는데 정말 노래를 잘해요. 락앨범도 낼 정도로. 미술도 정말 잘하고요. 바이크족들이 쓰는 벨트, 가방 같은 것도 직접 만듭니다. 그걸 하나에 이삼십만원씩 친한 바이크족들에게 강매를 해요.(좌중 폭소) 부인이 칭찬하면 되게 좋아해요. 어린 아이같은 측면이 있어요.
이렇게 사람들에 대한 다큐를 만들면 보람을 느끼고 즐거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오래가진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좋아하는 일, 해야하는 일이 같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 손연재 선수가 그 일을 정말 좋아할까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요한건, 제가 교양, 편성, 개발 팀을 옮겨가며 느낀 것은 해야하는 일을 어떻게든 좋아하는 일로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다큐멘터리 한 편 제작하는 데 드는 돈, 5천 만원
아마존의 눈물 아이템을 처음 부장에게서 받았는데요. 아, 그 전에 레귤러 다큐멘터리 한편 제작하는데 얼마정도 들 것 같으세요?(앞 청중에게 질문)
평균 5,000만 원 정도 들어요. 20번 촬영가면 돈이 바닥나고, 해외로 가면 더 많이 들고요. 그런데 ‘눈물시리즈’는 매년 방영되는 MBC 창사특집이라는 타이틀로 나갔기 때문에 회사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10억정도가 주어졌어요. 일 년이라는 긴 시간 촬영할 수 있고, 쓰고 싶은 장비도 사용이 가능하고요. 아마존의 눈물은 선배가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아이템이었는데, 두 딸의 반대로 접었습니다. 그리고 팀장이 제가 딸이 없다는 이유로 기획안을 넘겼죠. 안타깝게도 저에게 아마존을 넘긴 그 형은 일 년 후 아프리카를 하게 되었죠.(좌중 웃음)
그렇게 저한테 일년에 한 두 명밖에 할 수 없는 기회가 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방송된 부족은 모두 문명이 들어온 부족으로, 조에족은 불가했습니다. 브라질에서 4-5년에 한번 정도 허가를 하는데요. 촬영팀에서 도네이션을 하면 그걸 가지고 부족이 생활하기 때문이에요. 처음 조에족 사진을 본 순간 가슴이 뛰는 경험을 맛봤습니다. 반대편 지구에 아직 문명을 가지지 않은 부족이 있고, 그들을 보고, 경험할 수 있으면 축복이다.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무엇을’ ‘어떻게’ 에 대한 해답을 내려야 되는데. ‘무엇을’은 대부분 저절로 주어집니다. 중요한건 ‘어떻게’ ‘다르게’ 하느냐죠. 가장 좋은 건 ‘무엇을’부터 창의적이면 좋아요. KBS 차마고도 아이템 같은 것은 ‘무엇을’부터 힘 있는 창의적인 거에요. 하지만 저희가 한건 디스커버리 채널이나 NHK 등지에서 이미 한 것들. 이제부턴 어떻게 다르게 해나가냐는 거였습니다.
보통은 한번 촬영을 한 후,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예쁜 영상을 만들 기회를 포착하고 다시 촬영을 갑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아마존에 헌팅을 다녀오겠다고하면 비용의 문제 때문에 바로 촬영 장비를 가지고 가라고 합니다. 그러면 BBC를 따라올 재간이 없어요. 이론과 실제를 다르니까요. 그리고 한국 다큐멘터리는 다른 드라마나 음악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고 있거든요. 해외에서 사람들이 물어요. 어디서 오셨나요. MBC 라고 답하면 보통은 NBC라고 알아듣죠. 그냥 놔둡니다. 알아서 협조적으로 잘해주니까요.(좌중 웃음)
휴먼 다큐를 만들면서 무한도전의 장점을 이용하니 도움이 됐거든요. 무한도전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살아있잖아요? 무도가 달랐던 건, 모든 출연자에게 카메라를 붙여,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캐릭터를 만든 거잖아요.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 역시 캐릭터와 이야기로 승부했죠. 아마존의 눈물에 이 장점을 투입한다면 BBC와 차별된 다큐를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사람이다.
현대사회에선 여러 사람과 일을 합니다. 각 전문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최적의 결론을 이끌어내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죠. 본인의 능력이 없어도 좋은 판단으로 리더가 될 수 있고요.
처음에 촬영감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뷰파인더를 통해 본 것이 시청자들이 결국 보는 화면이거든요. 그 때 떠오른 감독이 송인혁 촬영감독.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감독이죠. 다큐멘터리에서는 NG가 없어요. 가끔 상식선의 연출을 하기도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그런 것조차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습니다.
식사도 굉장히 짧아요. 카메라를 설치하는 동안 다 먹는거에요. 다시 한번 해달라고 하면 배가 부르대요. 있는 상황에서 해 내야 되거든요. 그래서 손이 빠른 송 감독을 생각했고 전화를 했어요.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네이버에 또 아마존 쳐보는 거죠. 그러더니 아마존에 5대 독충이 산다나뭐라나 (웃음)
좋은 사람이 모여 좋은 소통을 하면 좋은 성과가 납니다. 소통과 연애는 비슷해요. 연애를 잘하면 소통도 잘한다고 생각해요. 상대를 알고 배려하고 감동을 주고 때로는 상대를 위해 희생도 필요하고. 그를 잡기 위해 송감독과 연애를 해야 했습니다. 일단 송감독이 빚이 많고 부인을 너무 두려워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더 이상 송감독과 얘기할 필요가 없었죠. 형수에게 송감독의 출장비는 모두 형수 꺼라고 하니까 쉽게 다녀오라고 하더군요. (웃음) 조연출이나 통역을 뽑을 때도 소통이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잘 웃고 늘 긍정적인 사람으로 뽑았고요.
아마존에서 말라리아 치료약을 먹어야했는데 송감독이 약을 한 알을 먹더니 다음날 우릴 부르더군요. 나는 이 약을 다시 먹지 않겠다. 하루 만에 모든 부작용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좋은 컨디션으로 촬영하고 싶다. 송감독이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쪽으로 생각이 들더군요. 아 나도 먹지 말라는 거구나. (좌중 폭소) 결국 팀원 전체가 약을 먹지 않고 견뎠죠.
또 있어요. 남극에서 스무겹 옷을 입고 그 사이에 핫팩을 붙이면 견딜만합니다. 단 걸을 순 없죠. 그런데 블리자드 때문에 촬영 중에 펭귄이 등을 돌리니까, 송감독이 두건과 고글을 벗고 촬영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입김 때문에 포커스가 맞는지 확인이 안된다는 거에요. 그 말은 너도 벗었으면 좋겠다는 말이고요. (좌중 웃음) 결구 그렇게 촬영을 했어요. 다행인건 전 동상에 안 걸렸고 송감독은 걸렸다는 겁니다. (폭소) 이런 식으로 상대를 배려해왔습니다. 두 번 째 영상 함께 보시죠.
(피융이라는 흡혈벌레에 온 몸을 물린 제작진들의 모습이 나올 때)
조연출을 보며 '좋은 사람과‘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런 상태로도 웃을 수 있었거든요. 거울을 보지 않아서죠(웃음) 이 친구가 견딜 수 있어서 촬영을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서까지 프로그램을 위해 견딜 수 있어서.
부족들과 촬영 후에도 함께 라면을 먹고, 함께 해먹에서 자고. 촬영이 없어도 방문하고. 말은 통하지 않아도 소통이 잘되면 좋은 영상이라는 선물이 주어집니다. 아마존의 한 부부는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찍으라고 했는데, 그건 굉장히 사적인 거거든요. 정말 안타까운 장면은 촬영기사가 지워서 재촬영을 했다는거에요. 앞부분은 방송이 되었고요.
물론 소통이 다 잘 되는건 아니에요. 물건을 요구하고 협박하는 바람에 새벽 세시반에 야반도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저런 경험을 통해 상대에게 진실로 대하는 것이 남는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죠.
부족민들과 친해지면서 축제에 초대를 받았어요. 씨름대회가 열리면 그들이 우릴 데리고 노는 거죠. (웃음) 그들의 문화를 바라보며 존경심을 표하고.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아마존을 촬영하며 느낀 건 인간의 욕심이 크다는 거에요. 어떤 부족 80여 명이 불에 그을린채 발견됐다는 뉴스 들으신 적 있나요? 부족민이 없어야 그 지역의 금채굴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행된 끔찍한 사건이었죠. 아마존은 금, 석유, 목재, 수자원. 고무 등의 풍부한 자원의 보고입니다. 마나우스라는 밀림 한복판 도시가 있어요. 18세기 말 건설되었는데 그 곳의 오페라하우스 는 금으로 도배될 정도로 화려한 곳이에요. 고무개발 때문에 그 도시가 성행하게 된 거죠. 보스턴보다 먼저 전화선이 깔렸을 정도에요.
이제 부족민들은 독침이나 활화살, 카누 대신 총과 모터보트로 사냥을 합니다. 문명이 한번 들어온 부족들은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그 과정에서 전염병이 유입되고, 부족은 도시에 종속되죠. 젊은 친구들은 도시로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오고 싶지 않죠. 그렇게 떠난 자리는 멸족하고 말아요. 그리고 개발이 시작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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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에서 이어집니다.
엘프에디터
지금은 남의 목소리를 듣고 정리하는 일을 합니다. (트위터 @tappings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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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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