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음식이 바뀌면 삶도 달라진다
지난 10월 26일, 자연식 전문가인 (사)평화가 깃든 밥상의 문성희 이사장이 바쁜 일상 탓에 매일 밥상 차리기 힘든 현대인을 위하여 노하우를 공개했다. 자연식 토스트와 떡볶이를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그 날의 현장을 함께해보자.
글 : 박현희 사진 : 박현희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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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꽤 ‘잘 나가는’ 요리학원의 원장이었다. 1977년 어머니가 세운 요리학원에서 27세부터 요리를 강의했다. 서른을 넘기자 신문ㆍ잡지ㆍ방송 등에서 찾는 유명 요리강사가 됐다. 성공한 삶을 살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거리낌이 있었다. 스스로 잘 해먹지 않는 요리를 누군가에게 제안하는 것 자체가 모순처럼 느껴졌기 때문. 그이는 1999년 학원 문을 닫고 초등학생인 딸과 산속으로 들어갔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음식만을 가르쳐왔던 삶을 버리고, 자급자족의 생활을 한 것이 10년을 훌쩍 넘겼다. 2010년 산에서 내려온 그이는 2012년부터 충북 괴산 생태 공동체 미루마을에서 살며 자연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평화가 깃든 밥상』 시리즈를 펴내며 몸과 마음을 살리는 ‘밥상’ 차리는 노하우를 알리고 있다.




『평화가 깃든 밥상』 1, 2편도 많은 사람을 받았다. 3편은 기존에 나온 책과 어떤 차별성이 있나?

1편은 『평화가 깃든 밥상』 의 가치와 철학이 되는, 한마디로 뼈대가 되는 책이다. 우리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먹는 것이 몸과 마음에 평화와 치유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2편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을 최대한 소개했다. 3편에서는 한 그릇 요리들을 소개했다. 한 그릇 안에 영양이 충분하면서도 쉽고 가볍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연구해 3편에 담았다.

이사장님은 평소에 어떤 음식을 먹는지 궁금하다.

아침은 곡물가루를 햇볕에 말려 한두 숟가락 먹는다. 나는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이면 충분히 끼니가 된다. 채소와 과일에 호두 같은 견과류 한 줌 올리고, 조선간장에 조청과 감식초를 넣은 소스를 쳐서 먹는다.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국밥 한 그릇을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다.

혀가 좋아하는 음식과 몸이 좋아하는 음식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몸 상태가 좋고 균형 잡혀있을 때에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맛있게 느낀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몸에는 해롭지만, 혀가 즐거운 음식을 찾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은 첨가물이 많은 든 음식에 자주 노출되어 있고, 그것을 즐겨 찾도록 몸이 시스템화 되어 있다. 이것을 고치기 위해선 ‘단식’ 같은 극단적인 활동을 통해 몸 안의 노폐물을 배출해야 한다. 몸이 깨끗해지면, 건강한 음식을 절로 찾게 된다.

“먹는 음식이 바뀌면 삶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의 세포를 만든다. 음식이 내 몸을 살리게도 하고, 죽이게도 한다. 그렇기에 몸에 좋은 맑은 음식을 먹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매 끼니를 먹을 때마다 의식을 갖고 먹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먹으면 혀가 원하는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늘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사장님의 음식을 먹으면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평화가 깃든 밥상』 을 접한 분들은 “속이 편안하다”, “의식이 굉장히 좋아지는 것 같다”, “삶의 근본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됐다”라고 자주 이야기한다. 아마도 의식만 해오던 것들을 실천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상승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음식에서 재료의 성질, 만드는 과정, 먹는 사람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생명ㆍ건강ㆍ마음ㆍ존재에 대해 생각하면서 먹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먹는 사람과는 다른 에너지를 음식으로부터 받는다고 본다. 바쁜 삶을 사는 중에도 잠깐 멈춰 서서 내가 뭘 먹어야 하는지, 왜 사는지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평화가 깃든 밥상』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생각을 담아냈다. 이 책들이 사람의 의식을 깨워서 삶을 바꾸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 자연요리 전문가 문성희 이사장의 특급 레시피
   출출할 때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한 끼 식사로 충분한 ‘궁중 떡볶이’

재료
현미가래떡ㆍ백미떡볶이떡 100g씩, 양배추 잎 1장, 애호박 1/5개, 주황ㆍ노랑 파프리카 1/8개씩, 풋고추 1개, 조선간장 1.5큰술, 원당 1큰술, 강황가루 1작은술, 고춧가루 1/2작은술, 현미유 2큰술

조리방법
① 현미가래떡은 도톰하게 어슷 썬다. 백미떡볶이떡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떡이 딱딱하면 끓는 물에 데쳐서 찬물에 헹궈 밭쳐둔다.
② 양배추 잎은 1cm 폭으로 가래떡 길이로 썰고, 애호박은 0.5cm 두께로 동글 썰기 한 다음 4등분한다.
     파프리카는 사방 1cm 길이로 깍둑썰기하고, 풋고추는 1cm 길이로 동글썰기한다.
③ 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양배추 잎, 떡 순서로 볶다가 애호박과 파프리카 풋고추를 넣고
     간장과 원당, 강황가루로 간을 하며 볶아준다.
④ 그릇에 담고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 완성한다.

Tip
양배추, 애호박, 파프리카 대신에 배춧잎이나 감자, 버섯을 넣어도 좋고, 냉장고에 남아있는 채소를 활용해도 좋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길거리 토스트’

재료
잡곡 식빵 1장, 원당 1/2큰술, 계피가루 1작은술, 당근 1/10개, 오이 1/4개, 양배추잎 1/3장, 풋고추 1/2개, 메밀가루 수북이 1큰술, 두유 1/4컵, 토마토케첩 1/2큰술, 소금 1.5작은술, 현미유 1큰술

조리방법
① 당근, 오이, 풋고추, 양배추 잎은 5cm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② 메밀가루에 두유와 소금 1/2작은술을 넣어서 잘 저어준다.
③ 달군 팬에 현미유를 두르고 채 썬 재료를 같이 볶다가 소금 1작은술을 넣고 간을 한 다음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②의 반죽물을 끼얹어 앞뒤가 노릇하도록 굽는다.
④ 달군 팬에 잡곡 식빵을 노릇하게 구우면서 원당을 뿌리고 원당이 녹으면 계피가루를 뿌려서 접시에 담는다.
     빵 위에 ③을 얹고 토마토케첩을 뿌려 완성한다.

Tip
채소가 엉길 정도로만 메밀가루 반죽을 부어줘야 채소 씹히는 맛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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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깃든 밥상 문성희 저 | 샨티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채식 요리, 오랜 경험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빚은 창의적 요리, 몸은 물론 마음까지 치유하는 힐링 요리로 자연 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문성희의 《평화가 깃든 밥상》 시리즈 세 번째 책. 열두 밥상과 일곱 죽상ㆍ간식과 김치ㆍ효소와 소스 등 기본 상차림에 필요한 요리를 다룬 1권, 각종 자연식 반찬을 소개한 2권에 이어, 이번 3권 ‘한그릇 요리편’은 바쁘거나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 요리에 자신 없는 젊은 세대를 위한 1인분의 간편 자연식 요리 92가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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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희 #평화가 깃든 밥상 #자연 요리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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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르

2014.07.30

평화가 깃든 밥상이라고 해서 채식 위주의 요리라든지, 건강에는 좋지만 맛은 글쎄... 싶은 요리만 있는 건 아닐까 했는데 궁중 떡볶이와 길거리 토스트라니!! 반전 매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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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2014.07.30

'화가 깃든 밥상' 이라니, 제목만으로도 평화로워 지네요 ㅎㅎ 건강에 좋은 요리들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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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깃든 밥상

<문성희>

출판사 | 샨티

평화가 깃든 밥상 2 반찬편

<문성희>

출판사 | 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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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희

담백한 만남, 담백한 인생. hhpark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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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희

자연 요리 연구가이면서 세계적인 라자요가 명상학교인 브라마쿠마리스 학생이며, 단식 캠프 강사이다. 20여 년간 요리 학원 원장으로 살면서 맛있고 화려한 요리를 만들고 멋진 요리상을 차리는 일에 몰두해왔다.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래의 생명력과 색깔과 모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고, 그런 음식을 찾기 위해서는 마트가 아니라 밭으로 가면 된다는 사실과 조리 과정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요리 학원을 그만두었다. 그 후 부산의 철마산 자락에 자리를 잡고 텃밭을 가꾸며, 햇볕과 바람에 말린 곡류와 채소로 생식을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일 년에 한 번씩 '행복한 식탁이 있는 산속 음악회'를 열고 겨울이면 뜨겁게 달군 돌멩이를 끼고 앉아 손바느질로 옷을 지어입는 등 단순 소박한 삶을 살면서, 요가 수련과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살피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거친 밥과 푸성귀, 생식가루를 먹고 사는 동안 점차 몸 세포가 변하고 마음이 안정되는 걸 느끼면서 생명을 살리는 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들뫼자연음식연구소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자연음식 연구가로 활동해왔다. 여러 가지 들풀을 발효한 산야초 차와 발효 식품, 자연 건조 생식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서 기술 평가를 통해 신기술 보육 사업으로 인정받았다. 지금은 괴산의 생태 공동체 ‘미루마을’에 터를 잡고 ‘평화가 깃든 밥상’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파주 헤이리에서도 매주 ‘평화가 깃든 밥상’ 요리 강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