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첫째 주 월요일 저녁, 홍대 앞 KT&G 상상마당 카페에서는 향기로운 만남이 있습니다. 신간을 낸 작가와 독자들이 마주하는 자리인 ‘향긋한 북살롱’ 입니다. ‘살롱(Salon)’은 17∼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성행되던 귀족과 문인들의 정기적인 사교모임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여기에 ‘북(book)’을 더하여 ‘북살롱(booksalo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지요. 은은한 향기가 피어나는 ‘향긋한 북살롱’에 모인 작가나 독자들이나 모두 두근두근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매달 10: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향긋한 북살롱에 참석하는 행운의 독자들도 있지만, 아깝게 기회를 잡지 못한 분들은 채널예스 <작가와의 만남> 코너에서 생생한 후기를 볼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번의 ‘향긋한 북살롱’을 진행했습니다. 연말을 맞아 ‘향긋한 북살롱’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해외 작가는 처음! 앤서니 브라운을 만나다
앤서니 브라운, 한나 바르톨린 작가
아직 찬 바람이 쌩쌩 불던 2월의 작가는 MBC <무한도전>에도 출연했던 정신감정주치의 송형석 원장입니다. 그는 향긋한 북살롱을 준비하면서 상상마당 카페가 밴드 연주를 할 수 있는 환경인지 꼼꼼하게 체크를 했는데요. 알고 보니 그는 본인이 소속된 4명의 의사들로 구성된 밴드 ‘ASIDE’의 콘서트를 열기 위해 『까칠하게 힐링』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송형석 원장의 심리학 강의는 밴드 연주보다 귀에 더 쏙쏙 잘 들어 왔습니다.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1493)
4월은 여행 에세이 『북유럽처럼』의 김나율, 이임경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두 작가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빔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큰 화면으로 보여줬는데요. 여행 사진뿐만 아니라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을 소개하여 호평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북유럽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참석하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질문이 풍성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영화 <카모메 식당>으로 북유럽이 알려졌다면, 한국에서는 『북유럽처럼』으로 아직은 낯선 이곳이 유명해지지 않을까요?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1926)
5월에는 외국인 작가로는 최초로 섭외한 『꼬마곰과 프리다』의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과 한나 바르톨린을 만났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국내에서도 상당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어서 당첨 경쟁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평소 향긋한 북살롱과 달리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 아이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두 작가는 시종일관 독자들을 향한 미소가 끊이지 않았는데요. 독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에도 특유의 '아빠와 엄마 미소'가 끝까지 유지되었습니다.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2141)
정유정 작가, 독자들의 참석 후기 가장 많이 올라와
정유정 작가
6월 『김 박사는 누구인가』의 이기호 작가는 참석자 수가 평소보다 2/3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모집 기간이 2주일에 불과했거든요. 인원은 적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열혈 독자들이 많아서 몰입도는 훨씬 높았습니다. 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습니다. 소설은 무척 재미있지만, 실제 만나면 매우 진지한 사람, 이기호 작가가 궁금하다면 현장스케치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2410 를 일독하기 바랍니다.
7월에는 2011년 『7년의 밤』으로 이미 한 번 만났던 정유정 작가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28』 역시 올해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인데요. 2년 전보다 더 많은 신청자들이 몰렸습니다. 책과 더불어 작가의 인기도 웬만한 연예인 뺨칠 정도로 뜨거웠습니다. 워낙 작가의 열정과 숨겨진 노력이 대단했던 터라, 독자들의 참석 후기도 평소보다 많이 등록되었습니다.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2609)
9월은 네이버 웹툰에 엄청난 인기 속에 연재되었던 몽골 여행기 『한 살이라도 어릴 때』의 김진, 서나래, 필냉이 작가입니다. 약 3주 간의 좌충우돌 여행기만을 생각하고 상상마당에 온 독자들은 수줍음이 많은 세 작가들 앞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웠을 겁니다. 사회자 질문에 대한 모든 답변이 짤막했지만, 인기 웹툰의 뒷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무척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더구나 세 작가들은 참석한 모든 독자들에게 그녀들의 캐릭터를 정성껏 그려줘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3071)
2013년 마지막 초대 작가는 가수 요조
요조
10월에는 진중권 교수가 10년 만에 『앙겔루스 노부스』 개정판을 낸 기념으로 상상마당에 등장했습니다. 그의 강의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쉽게 와닿지 않는 부분은 알맞은 비유를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지요. 중학생부터 40대 후반 장년층까지 다양한 독자들이 참석을 했는데요. 그 중에는 중학생 시절부터 진중권의 미학 책을 읽어온 30대 고등학교 여교사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행사가 끝나고 진중권 교수에게 사인을 받는 동안 자신의 오랜 짝사랑에 대해 낱낱히 고백했습니다. 실제 만난 진중권 교수는 텔레비전 토론프로그램과 트위터에서 보던 강렬한 카리스마와 사뭇 다르게 참 따스했습니다.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3339)
시집 『눈사람 여관』을 쓴 11월의 작가, 이병률 시인은 2010년 여행에세이 『끌림』 행사 이후 3년 만에 상상마당에 초대되었습니다. 보통 동료 작가나 가수를 게스트로 섭외하는 다른 작가와 달리 그는 직접 4명의 고등학생을 특별 게스트로 섭외했습니다. 향긋한 북살롱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요. 화곡고등학교의 시낭독 축제에서 이병률의 시를 랩으로 부르던 그들(조성대, 강민규, 김민준, 조범준)이 워낙 기특하여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부탁했다는 사실! 이병률 시인의 진솔한 모습은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3737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향긋한 북살롱 마지막 작가는, 가수 요조입니다. 『요조, 기타 등등』을 집필했지만 본인이 ‘가수’가 아닌 ‘작가’로 불리는 게 아직도 어색하다더군요. 그녀는 행사 두 시간 전부터 상상마당 카페에 와서 열심히 리허설을 했습니다. 어느덧 겨울이 불쑥 찾아온 바깥과 달리, 상상마당 카페는 요조의 솔직담백한 이야기와 노래로 무척 따스했습니다. 또한 초대손님 옥상달빛의 수다와 노래가 무척 달달한 시간이었지요. 요즘 같은 연말에 '딱' 어울리는 향긋한 북살롱이었습니다. (기사 http://ch.yes24.com/Article/View/23946)
최경진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
김민희
2013.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