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다보스 이야기를 하는가
이 국제회의는 1971년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발전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왜 매해 이 거물들은 불편한 교통편과 숙박 시설을 마다하지 않고 심지어 거금의 회원비까지 부담하며 그곳을 찾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은 여전히 국내에서는 낯설기만 한 다보스포럼의 실체를 파악하게 한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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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국제회의에서부터 크고 작은 단체가 진행하는 갖가지 회의까지,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많은 모임들이 포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곤 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 가운데 하나는, 1971년 다보스포럼이 생겨나기 전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포럼’이라는 형식의 회의 자체가 그리 익숙한 틀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multi-stakeholder)이 모여 비공식대화(informal dialogue)를 나눈다는 개념은 더욱 그랬다.

물론 토론은 인류의 아주 오래된 의사소통 양식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지만, 1971년 이전에는 비공식대화를 통해 국제이슈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몇몇 극소수 권력층과 정치가들에게만 주어진 일종의 특권에 가까웠다. 당시 이미 운영되고 있던 유엔만 해도 정부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체였고 그나마 대부분의 토론도 안보 이슈에 국한돼 있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수백 명의 사람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지식인들이 모여 정치, 경제, 사회를 망라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와 성찰을 나눈다는 건 낯선 일이었다. 더욱이 그 해결책까지 모색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한겨울 밤의 꿈’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블루오션이었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온 세계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이 회의를 주목한 이유는 물론, 짧은 기간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탄생한 다보스포럼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명실공히 지구촌을 통틀어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국제회의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를 ‘다보스의 기적’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아직 외국에 비해 국내에 다보스포럼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점은 이러한 의미에서 아이러니컬하다. 포럼을 주최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을 기억하는 이는 경제학, 경영학, 또는 국제관계를 전공했거나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 몇몇 기업인들 정도뿐이라는 게 현실이다. 물론 관심의 수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매해 1월 세계 유수 언론들이 쏟아내는 다보스포럼 관련 기사는 점차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이제는 한국 언론들도 취재진을 파견해 현장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기도 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쏟아지는 관심에도 불구하고 다보스포럼의 실체를 정확히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말은 물론 영어로 된 자료도 마찬가지다. 늘 비슷한 내용의 루머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재생산되지만,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억측인지 제대로 설명한 책 한 권 변변치 않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좌), 이재영 새누리당 국회의원(우)

두 사람의 필자가 이 책을 펴내기로 마음먹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한 사람은 수년간 교수 요원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여해온 외부 전문가였고, 다른 한 사람은 포럼을 준비하는 주최 측 요원으로 일하며 현장을 지킨 내부자였다. 둘의 시선을 하나로 모으면 다보스포럼의 안과 밖을 꼼꼼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 스승과 제자이기도 한 두 사람의 마음이 한뜻이 되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내부자였던 이재영 의원이 회고하는 ‘안에서 본 다보스포럼’이다. 포럼의 탄생 배경에서부터 WEF의 조직체계와 운영 방식,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다보스포럼의 성공 요인과 앞으로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를 분석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포럼의 이모저모도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2부는 지난 5년간 패널로 참석해온 문정인 교수가 쓴 ‘밖에서 본 다보스포럼’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포럼 참관기를 한데 모은 글들은, 당시 세계를 뒤흔들었던 주요 이슈가 다보스포럼이라는 장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논의됐는지, 이를 통해 만들어진 강력한 어젠다는 무엇이 있었는지, 현장에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느껴졌던 국제정세와 나라들 사이의 세력 관계는 어땠는지 등을 주로 묘사하고 있다. 두 저자의 대담을 담은 3부는 이러한 안과 밖의 시각을 조각퍼즐처럼 입체적으로 모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매년 그러했듯, 올해 1월에도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는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리더들과 명사들로 북적일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인물들이 누구의 강요도 없이 3성급 비좁은 호텔 방을 마다않고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실로 경이로운 일이다. 이들의 격의 없는 토론과 질의응답은 2014년 한 해 세계를 움직일 주요 이슈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국제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우리로서는 포럼이 이제 더 이상 무관심해도 좋은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국의 국익과 한국인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고 활용해야 할 ‘국제무대 중의 국제무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다보스포럼의 실체를 궁금해 하는 많은 이들에게 첫 시작이 될 수 있다면 필자들로서는 충분히 기쁜 일이 될 것이다. 더욱이 장차 세계를 무대 삼아 미래를 펼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3년 전 시작된 작은 꿈이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포럼이 되었듯, 이 책을 접한 젊은 독자가 가슴 한 구석에 품게 될 꿈이 다시 40여 년 뒤 글로벌 이슈를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문정인을 다보스포럼의 교수 요원으로 초청해주고 이재영에게 글로벌 리더십 펠로의 기회를 준 WEF와 클라우스 슈밥 회장에게 감사를 표한다. 특히 리차드 사만스, 리 하웰, 수샨트 팔라쿨티 라오 등 WEF의 여러분들로부터 받은 도움은 잊을 수 없다. 또한 3부의 대담 사회를 맡아 날카로운 질문을 해준 동아일보사의 황일도 박사, 자료 정리와 녹취 작업에 헌신적 노력을 해준 연세대학교 한란 양과 박천영, 박상현 군, 그리고 대담 장소를 제공해 준 동아시아 재단 측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그리고 이 책의 출판에 선뜻 응해준 미래엔의 김영진 대표, 그리고 짧은 시간에 이처럼 훌륭한 책자로 만들어 준 조은희 본부장, 김기원 편집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2014년 1월
문정인,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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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이야기 문정인,이재영 공저 | 와이즈베리
국가수반은 물론 재계와 학계, 문화계 최고의 거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드는 곳, 다보스포럼을 집중 해부했다. 글로벌 이슈들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들만 엄선하여 초대하는, 까다로운 방식을 고수하는 포럼에서 국내 인사로 유일하게 매해 교수 요원으로 초대받고 있는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다보스포럼의 멤버로 선택되어, 아시아 담당 부국장으로 포럼의 주최 측에서 일한 바 있는 이재영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다보스포럼을 안과 밖에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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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문정인 #이재영 #다보스 이야기
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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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m38

2014.02.17

다보스 포럼은 매스컴에서 많이는 들어봤는데 제게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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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T

2014.01.29

다보스포럼은 제겐 너무 생소한 개념입니다.
이 기사를 보니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네요.
다보스 포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미래에 관심을 갖는 것과 같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만 초청하여 비공식적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만큼 포럼에서의 논의가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보스 포럼에 관심을 갖고 요모조모 알아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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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2014.01.17

눈덮힌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은 언제나 이슈중의 이슈로 보도되었지만, 정작 그 실체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고요.이런 국제무대가 우리나라의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세계 지성인들의 관심사, 세계의 문제를 안방에서 우리도 헤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싶네요.알찬 정보 기대해 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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