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요리』, 『지중해 샐러드』의 저자 나카가와 히데코는 한국으로 귀화한 지 20년이 된 요리사이다. 프랑스 요리 셰프인 아버지와 플로리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독일과 스페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한국에 와서는 궁중음식연구원에서 3년간 한식을 배우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요리를 섭렵한 그녀는 현재 연희동 자택에서 ‘구르메 레브쿠헨’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요리 교실은 6~8명의 인원이 한 그룹으로 한 달에 한 번씩만 수업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재료를 다듬는 것부터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다.
7월 26일 『지중해 요리』, 『지중해 샐러드』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지중해 요리 클래스'는 그녀의 요리교실을 조금이나마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날 나카가와 히데코 씨는 『지중해 요리』에서 소개한 아로스 네그로, 또띠아 에스파놀랴, 상그리아, 『지중해 샐러드』에 수록된 니스와스 샐러드, 수박과 페타 치즈 샐러드를 선보였다.
오징어 먹물 파에야, 아로스 네그로
스페인의 대표적인 음식 파에야는 말 그대로 스페인의 '국민음식'이다. 다양한 파에야 중 이번 클래스에서는 색깔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오징어 먹물 파에야 '아로스 네그로'를 만들었다.
양손에 손잡이가 달린 얕은 넓은 쇠 냄비를 파에야라고 하는데, 냄비에 열을 고루 전달해 재료를 직접 굽기 위해 바닥 면이 넓어요. 이 냄비를 이용해 최소한의 수분만으로 쌀을 훌훌 익히는 것이 '파에야'입니다. (중략) 여기에서 소개하는 세 가지 파에야도 처음에는 스페인에서 배웠지만, 세월이 흘러 '히데코표 파에야'가 되었어요. 우리에게 친숙한 쌀로 만드는 파에야는 만드는 과정도 즐겁지만, 완성된 파에야를 냄비째 식탁에 내는 순간, "우와~"하는 사람들의 감탄사가 더 듣기 좋아요. 커다란 팬을 식탁 한가운데에 놓고 조금씩 덜어서 먹는 맛은 더욱 매력적이에요. ( 『지중해 요리』, 35쪽)
'아로스 네그로'는 오징어 먹물을 밥과 함께 조려 만드는 요리로, 새우,바지락,오징어,파프리카,토마토 등이 추가로 들어간다. 색깔만큼이나 독특한 오징어 먹물의 풍미가 일품이다.
재료(4~6인분 기준): 파에야 팬(직경 32-36cm) 또는 팬, 오징어 2마리, 새우 4마리, 바지락 1근(400g), 마늘 2쪽, 양파 1개, 붉은 파프리카 1개, 토마토 큰 것 2개 또는 토마토 소스 1컵, 쌀 2컵, 화이트 와인 1/2컵, 오징어 먹물 1큰술, 해물 육수 3-4컵 정도, 타임 가루 1작은술, 월계수 1-2장, 이탈리아 파슬리, 올리브유, 소금,후추 약간.
▷밑준비
1. 마늘은 잘게 썰고, 양파는 1cm 크기로 네모나게 썬다. 파프리카는 반으로 잘라 씨를 빼고 1cm 폭으로 채를 썬다. 토마토는 한입 크기로 썬다.
2. 새우와 오징어는 밑손질을 한 후 오징어 몸통은 링으로 잘라둔다.
▷만드는 방법
1. 파에야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새우가 빨갛게 될 때까지 구워 다른 그릇에 옮겨 놓는다. 이때 새우의 향이 팬에 잘 배이게 한다.
2. 1에 마늘과 타임 가루를 넣고 볶다가 어느 정도 향이 퍼지면 양파와 오징어를 넣고 볶는다.
3. 2에 화이트 와인을 더해 알코올 성분이 날아가면 토마토를 넣어 볶다가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4. 한소끔 끓으면 약한 불로 줄여 오징어 먹물을 넣고 잘 섞는다. 쌀, 오징어, 월계수를 넣어 골고루 섞는다.
5. 해물 육수 냄비에서 바지락을 건져내 4의 팬에 얹는다. 쌀이 잠기도록 육수를 붓고 새우와 파프리카로 장식한다. 강한 중간 불로 끓이다가 국물이 보글보글 끓으면 불을 약하게 줄여 15-20분간 끓인다.
6. 물기가 어느 정도 없어지고 쌀이 살짝 심이 남은 상태가 되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거나 은박지를 씌워 남은 열로 10분간 뜸을 들인다.
( 『지중해 요리』, 46쪽)
아로스 네그로를 먹을 때는 레몬즙을 뿌리거나 알리오리 소스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알리오리 소스는 마늘, 달걀노른자, 올리브유로 만든 딥소스로 마늘의 톡 쏘는 자극이 특징이다. 『지중해 요리』에는 요리법 뿐만 아니라 빠에야 팬이나 오징어 먹물을 구입할 수 있는 곳, 타임 가루와 같은 요리 재료에 대한 설명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특히 많이 사용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올리브유와 비네거의 종류와 활용법 등 지중해 요리를 위한 기본적인 정보도 따로 정리해두었기 때문에, 지중해 요리가 낯선 사람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근사한 스페인 오믈렛, 또띠아 에스파놀랴
또띠아 에스파놀랴는 감자와 달걀로 만든 스페인 오믈렛이다.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얇게 썬 감자를 튀기듯 볶는 것과 동그랗게 구워 한쪽 면이 익으면 큰 접시나 뚜껑을 이용하여 뒤집어주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또띠야도 타파스의 단골 메뉴로 스페인 사람들이 매일 먹는 음식이에요. 보카디요라는 샌드위치에 얹거나 급작스런 파티 때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일품요리입니다." ( 『지중해 요리』, 77쪽)
재료(4~6인분 기준): 작은 크기 감자 6개, 중간 크기의 양파 1개, 시금치 1/2단, 달걀 6개, 올리브유 1/2컵, 소금 1작은술, 후추
▷밑준비
1. 감자를 5mm크기로 납작 썰기하고, 양파는 얇게 채를 썬다. 시금치는 5cm폭으로 굵직하게 채를 썬다.
2. 볼에 달걀을 풀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만드는 방법
1. 직경 26-28cm 크기의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감자를 볶는다.
2. 감자가 노릇노릇해지면 다른 그릇에 옮겨둔다.
3. 감자를 볶았던 프라이팬에 남은 올리브유를 더해 양파를 볶다가 시금치를 함께 볶는다.
4. 3에 2의 감자를 넣고 섞어가며 살짝 볶는다. 이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5. 프라이팬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달걀(밑준비2)을 고루 뿌려 강한 불로 살짝 익히다가 뚜껑을 닫고 약한 불로 3분간 한쪽 면을 익힌다. 가끔씩 프라이팬을 흔들어준다.
6. 큰 접시나 뚜껑을 프라이팬에 덮고 프라이팬을 뒤집는 방식으로 접시에 오믈렛을 올렸다가 다시 프라이팬에 넣어 반대쪽을 1-2분간 약한 불로 익힌다.
7. 어느 정도 식힌 후 자른다.
( 『지중해 요리』, 77쪽)
실제 쿠킹 클래스에서는 장마철 이후임을 감안, 시금치 대신 애호박을 활용했다. 이처럼 또띠아 에스파놀랴는 감자를 기본으로 하고, 계절이나 상황에 맞게 다른 재료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요리하면 된다. 단, 너무 많은 재료를 사용할 경우 맛이 뒤섞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프랑스 니스풍 '니스와스 샐러드'와 쉽게 만드는 '수박과 페타 치즈 샐러드'
나카가와 히데코 씨는 또한 『지중해 샐러드』에 수록된 프랑스 니스풍 '니스와스 샐러드'와 수박에 페타 치즈와 바질을 곁들인 '수박과 페타 치즈 샐러드'를 소개했다. 니스와스 샐러드는 마늘을 문질러 마늘의 향이 밴 나무 볼에 채소, 앤초비나 겉만 살짝 구운 참치, 삶은 달걀과 오이, 토마토 등을 넣어서 만든다.
재료(4인분 기준): 여러 가지 쌈 채소 15장 정도, 아스파라거스 10개, 오이 1개, 토마토 4개, 엔초비 6조각 정도, 참치캔 작은 것 1캔, 삶은 달걀 4개, 블랙 올리브 10개 정도
-드레싱 재료: 마늘 2쪽, 화이트 와인 비네거 2큰술, 올리브유 5큰술, 소금 1/2작은술, 후추
▷밑준비
1. 아스파라거스는 뿌리 부분을 3cm 정도 잘라내고 껍질을 벗겨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줌 넣고 2분간 데친 후 채에 받쳐 식힌다.
2. 냄비에 달걀과 물, 소금 한 줌을 넣어 한소끔 끓으면 7분간 더 삶는다. 삶은 후에는 찬물에 헹궈 껍질을 벗긴 후 먹기 좋게 자른다.
3. 토마토는 꼭지를 떼고 먹기 좋게 자른다.
4. 오이는 필러를 이용해 줄무늬 모양으로 껍질을 벗겨 5mm 폭으로 동그랗게 자른다.
5. 채소는 잘 씻어 물기를 뺀다.
▷만드는 방법
1. 볼에 드레싱 재료를 넣고 잘 섞는다.
2. 나무로 된 샐러드 볼 안쪽에 마늘을 자른 단면을 문질러 향이 배게 한 후, 샐러드 채소를 손으로 뜯어 넣는다.
3. 2에 쌈 채소, 오이,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올리브, 손으로 뜯은 앤초비, 참치캔을 넣고 드레싱을 뿌려 쓱쓱 버무린다. 달걀을 올리고 후추를 뿌린다.
( 『지중해 샐러드』, 88쪽)
'수박과 페타 치즈 샐러드'는 보통 한 통씩 구입하게 되는 수박을 간편하면서도 새롭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리다. 수박을 치즈와 함께 먹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한번 먹어보면 각 재료가 서로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한 재료들의 조합인데도, 그 결과는 새롭고 매력적인 맛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수박을 놓고 페타 치즈를 손으로 풀듯이 얹은 후, 물기를 뺀 양파와 바질 잎을 올린다. 그 위에 올리브유를 충분히 뿌려준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의 대표 음료 상그리아도 곁들었다. 상그리아는 레드 와인에 오렌지나 사과, 복숭아 같은 과일을 넣고 4시간 정도 숙성시킨 후 탄산수나 얼음을 넣어 만든다. 브랜디를 추가하거나, 무알콜을 원하는 경우 와인 대신 오미자청을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변형시킬 수 있다.
'지중해 요리'는 왠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고급 요리라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나카가와 히데코 씨와 함께한 쿠킹 클래스를 통해, 우리 재료로 간단하면서도 풍성한 지중해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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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에야, 타파스, 빵콘토마테, 알리올리 소스, 프로방스풍 닭고기 조림, 이탈리아 고급레스토랑의 스파게티와 리조또, 바질 소스로 연출한 돼지 목살 스테이크 등 고급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지중해 요리들의 레시피가 담겨있다. 지중해 연안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한국으로 귀화한 저자는 오랜 기간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지중해 본연의 맛과 풍미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구르메 레브쿠헨’이라는 요리교실에서 지중해 요리를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책에 그동안 가장 인기 있는 지중해 요리 레시피들 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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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콩, 현미, 병아리콩, 자몽과 토마토 등 재료의 신선함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지중해풍 샐러드의 조리법이 가득 담겨있다. 이미 국내외 유명 인사들의 건강식과 다이어트 식단으로 알려져 있는 현미, 렌즈콩, 병아리콩, 퀴노아 등을 비롯한 토마토, 그린빈스, 요거트, 파프리카, 단호박 등 친근한 재료로 누구나 쉽게 만드는 지중해풍 샐러드 레시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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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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