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마리. 시간이 멈춰선 듯 천천히 흐르는 일본 돗토리현 지즈마을에 자리한 빵집의 이름이다. 주인장 부부 이타루와 마리코의 이름을 합쳤다. 빵집을 가장 잘 드러내는 상호명이다. 두 사람의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빵에도 생각이 담길 수 있다. 아니, 본디 빵에는 만드는 사람의 생각이 담겨야 한다.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든 사람의 생각과 노동이 고스란히 담긴 다루마리 빵집을 다룬 이야기가 지난해 번역ㆍ출간됐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10쇄를 넘겼고, 많은 한국 독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단순히 빵 이야기에 매료된 때문은 아니었다. 책은 노동, 먹거리, 사람, 자본 등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태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다루마리라는 작은 마을빵집의 대표노동자 와타나베 이타루가 던지는 “작아도 진짜인 일을 하고 싶었다” “삶이 직업이다” 등의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았다.
이타루와 마리코가 빵 만들기를 잠시 쉬고 한국을 찾았다. 지난 9월 30일, 서울 서교동 레드빅스페이스에는 이들 부부와 독자들이 만났다. 이날 이타루씨는 책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낭독했다.
“그렇게 둘이 힘을 합해야 가게가 돌아가니 우리는 말 그대로 2인 3각, 일심동체다. 부부라면 우리처럼 일과 인생이 모두 함께일 때 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가끔은 싸우기도 하지만 마리는 가게 경영을 맡고, 나는 제빵을 맡아 다루마리를 꾸리고 있다. 이렇게 역할을 분담하면 판매자와 제조자가 서로를 헤아리면서 각자의 입장을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어서 좋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둘 중 어느 한쪽이 없으면 그 순간 다루마리는 다루마리가 아니다. 이런 일체감이야말로 우리의 최대 강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지역통화 같은 빵을 만들고 싶다. 만들어서 팔면 팔수록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지역의 자연과 환경이 생태계의 풍요로움과 다양을 되찾는 빵. 우리는 지역통화라는 발상을 빵집 나름의 모습으로 수정, 발전시켜서 이윤이 아니라 순환과 발효에 초점을 맞춘 부패하는 경제에 도전 중이다.”
문득 일본 영화인 <해피해피브레드>가 떠올랐다. 훗카이도 도야코 호수 근처에 자리한 마을카페인 ‘카페 마니’의 이야기.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에서 함께 빵을 만들고 커피와 차를 내리는 부부와 손님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을 준다. 이 영화는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한 세 가지’가 있다고 알려준다. 아름다운 장소,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맛있는 빵! 바로 다루마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날, 빵, 맥주 등 이들이 꺼낸 이야기 덕분에 군침만 돌았다.
이타루 씨는 아내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싶나?
이타루 : 다루마리라는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8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세 번을 이사했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두 사람의 유대 관계가 강해서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6월에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현인 돗토리현으로 이사했는데, 더 이상 이사하고 싶진 않다(웃음). 빵집에는 스탭이 5명, 아르바이트 노동자 3명, 우리 부부 등 총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맥주는 지금 판매 직전인데 곧 시작할 것 같다.
“목표를 향해 계획적으로 인생을 걸어온 야무진 마리, 그리고 직감과 충동과 즉흥적인 생각으로 닥치는 대로 살다보니 먼 길을 돌고 돌아온 나. 성격과 지나온 시간 모두 대조적인 우리 두 사람은 ‘시골에 가게를 열겠다’는 단 하나의 공통점만 믿고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167쪽)
책이 한국에서 출간된 이후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한국 독자의 방문이 잦은가? 기억에 남는 한국 독자가 있다면?
마리코 : 돗토리현으로 이사한지 3개월 정도 됐는데 지금도 찾아온다. 얼마 전에는 한 가족 전부가 찾아오기도 했다. 이전에 했던 곳에서는 주 1~2회 정도 한국인들이 찾아왔었다. 갑자기 이사해서 죄송한 마음이었는데, 이사한 것이 한국 언론에 보도돼서 다행이다.
이타루 : 부모님과 함께 온 한국 젊은이가 있었다. 일본어를 조금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또 다른 한국 젊은이가 와서 합석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이 옆동네에 살고 나이도 한 살 차여서 이야기꽃이 피는 바람에 밤까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다루마리 빵집이 처음에는 지바현 이스미시, 2012년 오카야마현 가쓰야마, 2015년 돗토리현으로 이전해서 운영 중인데, 이번에 이사한 이유가 있다면?
이타루 : 간단하게 말하자면, 더 궁극의 빵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장사만 생각하면 인구가 더 많은 곳이 장사가 잘 된다. 가쓰야마는 안정적이고 수입도 더 좋았다. 가쓰야마에 갔었던 것은 더 좋은 물을 찾아서였는데 문제는 산에 올라가 물을 길어 와야 했다. 그게 중노동이었다(웃음). 또 하나, 물과 관련해 환원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화덕을 쓴다. 장작으로 빵을 굽고 난방을 쓴다. 장작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임업에 투자를 하면 물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돗토리현으로) 이전했다. 또 하나가 제분기와 관련이 있다. 가쓰야마에서 높이가 6미터에 이르는 제분기를 도입했는데 자리가 좁았다. 결국 고장이 났다. 그것을 두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고, 조달받을 수 있는 재료까지 감안해야 했다. 인구가 적고, 물과 공기가 좋으며, 제분기를 넣을 수 있는 넓은 곳을 찾다보니 돗토리현에 자리를 잡게 됐다.
돗토리현이 다루마리가 원하는 조건을 잘 갖춘 것 같은데, 도토리현 자랑을 하나 해준다면?
이타루 :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지역 내 순환을 이룰 수 있는지 여부였다. 가쓰야마는 시골이라고 하지만 시골에서도 도심지여서 농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지금 우리는 폐교를 재활용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농가가 있어서 맥주의 원료인 홉을 얻을 수 있고 좋다.
다루마리의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무엇인가?
마리코 : 책을 보고 오신 분들은 주종 빵이 무엇인지 먼저 묻고, 그 다음이 일본식빵이다. 그런데 일본식빵은 만들기가 어렵다. 원료, 효모 등의 상태가 좋아야 한다. 돗토리현에서는 아직 이 빵을 못 만들고 있는데, 좀 더 노력해서 얼른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돗토리현 이전이후 맥주의 존재가 두드러졌는데, 맥주라는 새로운 도전을 한 이유가 있다면?
이타루 : 우리 빵은 설탕, 버터, 우유, 계란,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면 당분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우리는 보리의 맥아와 누룩을 제공했다. 맥아와 누룩 안의 효소를 통해 전분을 당으로 전환하고 발효시킨 것이 다루마리의 빵이다. 그렇게 맥아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다 보니 맥주를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효모로 빵을 만들면 더 맛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 4년 전이었고, 맥주효모로 빵을 만들어보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천연효모로 빵을 만들면 신맛이 나는데 맥주효모는 신맛이 나지 않았다. 이탈리아 친구에게 들어보니 맥주효모로 피자를 만들면 반죽을 만들어 상온에 놔둬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더라. 그래서 맥주효모로 빵을 만들었는데 맥주효모를 대량으로 만들면 곤란한 일이 벌어졌다. 10리터 통에 만들면 아래에 깔린 20%만 효모로 쓸 수 있는데, 나머지는 그냥 맥주다. 할 수 없이 맥주를 내가 다 마셨다(웃음). 그래서 맥주를 할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맥주도 천연 효모로 만들다 보니 복잡하고 오묘하고 깊은 맛이 났다. 여러분도 마셔보면 좋아할 것이다(웃음).
맥주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준다면.
이타루 : 맥주를 본격적으로 만들면서 맥주 제조와 관련한 미국 책을 읽었다. 근대적인 맥주 제조 방식은 우리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효모를 제거 혹은 전환하거나 탱크를 세정한다고 했다. 특히 탱크를 제대로 세정하지 않으면 신맛이 난다는데 우리 방식은 천연 효모를 사용한 벨기에 방식이라서 신맛이 조금 있어도 깊은 맛이 나서 우리는 이 방식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맛을 보니 직감적으로 좋았다. 또 그렇게 만든 맥주효모를 이용하니 빵 제법이 쉬워졌다. 아주 오래 전 사용하던 제빵 방식과 근대의 방식이 결합해서 편하게 만들어졌으면 하는 희망이 이뤄진 것이다. 반죽한 뒤 냉장고에 숙성하고 상온에 놔두면 오래 가도 나흘 이상을 못 견뎠는데, 맥주효모로 만드니 9일 이상도 가능했다. 또 이전에는 효모 준비 과정이 매일 필요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바게트 등의 빵은 이전에는 반죽을 성공하지 못하면 빵을 못 만들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쉬워진 만큼 매일 좋은 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루마리의 소식을 페이스북으로 받아보는 분도 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농산물과 같은 재료를 얻는 경우도 있나?
마리코 : 농산물도 여러 분의 힘을 빌어서 얻고 있다. 돗토리현으로 이전한 뒤 지역 농가에 가장 많이 들여오는 것이 밀가루다. 자연재배를 하는 젊은 농가로부터 석달 새 1.5톤 정도 사용했다. 맥주와 관련해서는 오카야마, 시마네 농가에서 보리를 재배하면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유도 시마네현에서 들여오고 있다. 우리는 식자재에 대해 정보를 많이 모으고 있다.
“우리 부부가 지향하는 빵집은 1부에서 살펴본 ‘부패하지 않는 경제’의 정반대 개념과 통한다. 규모는 작아도 진짜인 빵집이다. 가급적 우리가 사는 고장의 재료를 쓸 뿐 아니라 환경과 사람, 지역에 의미 있는 재료를 선택한다. 이스트도 첨가물도 섞지 않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천연효모를 발생시켜 정성껏 빵을 만드는 데 가치를 둔다. 우리는 제대로 된 먹거리에 정당한 가격을 붙여서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다. 또 만드는 사람이 숙련된 기술을 가졌다는 이유로 존경받으려면 만드는 사람이 잘 쉴 수 있어야 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112~113쪽)
미래의 다루마리는 어떤 모습일까? 혹은 소망하는 바가 있다면?
이타루 : 나도 미래가 궁금한데, 늙어서 쪼그라든 모습이 아닐까(웃음). 지금 굉장히 즐겁고 보람 있지만 힘든 것도 있다. 60이 넘으면 은퇴하지 않을까 싶다.
마리코 : 우리 제품이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받고 그것을 매개로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지도 않게 한국에 와서 이렇게 독자들과 만난 것도 좋다. 일을 놓고 편하게 여유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은 않는다.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고 생활하는 과정이 어우러져서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도쿄 출신인데 도쿄에서는 그게 어렵기 때문에 시골에 왔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살겠다는 사람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독자들, 다루마리를 묻고 다루마리가 답하다
비생산적 노동, 가령 주부처럼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도와주는 노동으로 삶을 꾸리는 게 가능할까?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일이자 노동일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타루 : 기본적으로 노동 방식을 바꾸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이 일을 했다. 노동, 생활, 놀이, 취미 등이 일련의 연장선상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것이 분리돼 있어서 소비가 발생한다. 그것을 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는 가쓰야마에서 그것을 실험했지만 실패했다. 가쓰야마에서 젊은이들이 일을 배울 때 도제식으로 엄격하게 가르쳤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노동이 숙련과정을 거친 뒤 즐거운 시간이 있음을 알고, 노동이 놀이가 되고 시간이 자기만의 것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하고 있다. 노동이 스스로 하는 자율적인 행동이어야 하지만 실은 사회구조 속에서 주입된 경우가 많다. 우리는 빵을 통해 배우고 관계를 배우는데, 우리가 처한 사회구조의 영향도 받는다. 돈은 어려운 문제이지만, 돈이 발생하건 그렇지 않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 속에서 노동의 개념과 의미를 스스로 발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는 ‘이게 가능해?’라는 의문도 들었다. 인간의 욕심 때문이다. 다루마리는 이런 욕심의 영향을 받지 않는지 묻고 싶다.
이타루 : 다루마리가 주는 월급은 돈, 기술, 즐거움이 합해진 형태다. 너무 힘들기만 하면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제공하는 노동의 장은 세 개다. 카페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시작 시간과 퇴근 시간이 평균적으로 같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은 지적 노동이 필요하다. 효소나 온도 등의 변화에 대해 신경을 쓰기 때문에 육체적인 노동은 힘들지 않다. 그러나 빵은 육체적으로 부대끼는 부분이 많지만 쉽게 얻은 기술은 쉽게 지치고 질린다. 호류지라는 절에 있는 한 책을 보면 진짜의 것은 몸에 익히기가 어렵고 시간이 걸리나 그것을 몸에 익히면 거짓을 싫어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익히기 위해서는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린다.
마리코 : 일본에서 지금 현재 쉬어가면서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루마리는 쉬는 시간을 정해놓고 있다. 지금도 주2일은 쉬고 겨울 한 달을 쉰다. 앞으로 두 달 정도는 쉴 수 있도록 만들고자 한다. 맥주를 만드는 분 중의 한 명은 대형 맥주 업체에서 옮겨왔는데 장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왔음에도 굉장히 힘들어했었다. 이유는 자신의 노동을 시급으로 환산했기 때문이었다.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왜 이 일을 하는지 당위성을 부여하기 힘들다. 그 사람은 6개월 만에 다른 수준의 일을 몸에 익히게 됐고 지금은 완전히 적응했다. 시급으로 환산했던 것을 스스로 타파한 것이다. 단순하게 임금의 액수가 아니라 기술을 익히는 것,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지역 사회와 교류 등으로 임금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싼 빵은 어디서든 살 수 있지만 여기서만 제공하는 빵은 조금 높은 가격이라도 손님들이 사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희한한 빵집’이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휴일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 가게는 주 4일(목, 금, 토, 일)을 영업하고 수요일은 재료를 준비한다. 직원들은 주 5일 근무제(월, 화 휴무)로 일한다. 그리고 연중 한 달은 장기휴가다. 사실 마르크스도 근무시간(노동일)을 줄여야 자본주의의 미래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했다. 요컨대 자본주의가 사람에게 너무 많은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223쪽)
이타루 : 나는 자본주의가 한계에 달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지역 내 순환이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큰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족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자본주의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시스템도 찾아보면 어떨까.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골을 선택했다. 둘째는 행동이다. 행동을 먼저 하는 것이 낫다. 셋째, 돈의 논리로 빚을 계속 지고 사는 것은 힘들다. 넷째, 흔들리지 않는 판단 기준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켜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균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균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자본주의가 어떻게 될진 모르나 서민들은 서민들끼리 연대해야 한다. 우리는 맛있는 것을 먹고 가족이 건강하고 맥주 한 잔 먹을 수 있으면 행복하지 않나. 맛있는 것을 모르고 먹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돈에 휘둘린다. 그러니 맛있는 것 하나에만 집중해도 좋겠다(웃음).
“자리가 잡히고 균이 자라면 먹거리는 발효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소상인과 장인이 크면 경제도 발효할 것이다. 사람과 균과 작물의 생명의 넉넉하게 자라고 잠재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는 경제. 그것이 시골빵집이 새롭게 구워낸 자본론이다. 빵을 굽는 우리는 시골 변방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혁명의 태동을 오늘도 느끼는 중이다.”(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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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와타나베 이타루 저/정문주 역 | 더숲
기존 사회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활도 지켜나가며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일본인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전해주었다.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는 출간 후 일본 아마존 사회, 정치, 경제 분야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하였고,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관심과 격려, 칭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양심 있는 자본가로서의 그의 모습은 불안정하고 모순 가득한 현실을 애써 피하며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대안적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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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