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마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폭설」이,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소 여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감성과 지성, 내면과 서사의 반목을 훌륭하게 통합해 낸 『장밋빛 인생』으로 획일화된 문단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을 받으며 ‘2002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빛과 어둠의 미학을 바탕으로 백야의 북구, 뭉크의 그림 등 이국정취로 이끌어가는 이향적인 공간의 시학과 더불어 아이러니한 반전 구조로 와해되어가는 천재적 우상의 초상을 제시한 「밤이여, 나뉘어라」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밤이여, 나뉘어라」는 인간 존재의 허무, 그 황량함에 대한 고백을 담고 있다. 천재의 몰락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통해, 선망과 경쟁의 대상으로서 자아의 욕망이 대리 투사된 거울상인 대상의 해체로 인한 자기 환멸의 허망한 반응과 내적 붕괴감을 뛰어난 서사기법으로 그려낸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은밀한 성찰의 기획을 여로의 구조를 통해 뛰어나게 서사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밤이여, 나뉘어라」 외에 ‘2008년 이효석문학상’ 추천 우수작인 「타인의 삶」, ‘2008년 황순원문학상’ 최종후보작 「프랑스식 세탁소」, 「번지점프를 하다」,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등의 작품을 썼다.
정미경 작가의 대표작
밤이여, 나뉘어라
정미경 등저 | 문학사상
'2006년 이상문학상'에서 존재의 허무를 그린 수작으로 평가 받으며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빛과 어둠을 경계 지을 수 없는 북구의 황량한 풍경을 배경으로 기억과 욕망을 소재 삼아, 이 소설이 도달하고 있는 참 주제는 사랑에 대한 미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채 나락으로 빠져든 인간의 비극적 파멸입니다.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소설적 주제의 진정성은 기법적 성과와 함께 이야기의 무게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성공한 영화감독인 '나'가 선망과 경쟁의 대상이던 P의 몰락을 지켜보며 느끼는 자기 환멸의 감정을 뛰어난 서사기법으로 그려냈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저 | 민음사
정미경의 중, 단편을 묶은 소설집. 표제작 「나의 피투성이 연인」을 포함한 6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다. 작가는 화려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문체로 시뮬라시옹의 시대에 걸맞은 주제를 탁월하게 형상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미현은 "작가는 가짜에 모욕을 주기 보다는 연민을 느낀다는 점에서 반계몽적이며 절대로 '세 번째 우려낸 차'처럼 '쿨'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계몽적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장밋빛 인생
정미경 저 | 민음사
'제26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기법과 주제 면에서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광고, 헬스, 요리, 메이크업 등 가시적?감각적인 삶의 양식을 다루어 '정서적인 금치산자'들의 이야기를 강렬하고 세련되게 풀어냈다. 이미지가 실체인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실체를 고독하게 찾고 있는 사람들의 비극성을 다루었다. 함께 수록된 단편 「결혼기념일」은 사회의 음습한 구조에서 발생한 사건에 연루된 한 개인의 하루를 통해 체제의 음습함에 점차 동조되어 가는 모습을 그렸다. 메시지를 잔잔하게 깔아놓는 적절한 어조와 소재적인 흥미가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다.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정미경 저 | 현대문학
문학 평론가 김형중은 이 작품에 대해서 "우리 시대 자본주의의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는 질주적 소비사회로의 변화과정에 대한 가장 믿을 만한 보고서"라고 이야기했다. 소설은 19880년대를 살아온 다섯 젊은이들의 허무한 사랑과 욕망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들의 거침없는 욕망의 질주에 맞춰 속도감 있는 문체,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정미경식 혜안, 단문 속에 포함된 은유와 여운 등이 팽팽한 긴장과 재미, 카타르시스를 준다.
프랑스식 세탁소
정미경 저 | 창비
2013년 선보인 정미경의 네 번째 소설집. 7편의 단편을 통해 안온해 보이는 일상의 이면에 도사린 인간의 허위의식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한편, 각자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삶과의 괴리 속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조용히 어루만진다. 때로 "설명할 수 없는 결정"(「타인의 삶」)을 하며 살아가게 되는 우리가 진정 "우리였던 순간"(「번지점프를 하다」)이 언제였는지를 사색하는 다채로운 인물들의 삶이 작가 특유의 단단한 문장과 깊은 성찰을 통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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