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라다크 사람들은 왜 심장질환이 없을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새삼 생각해본다. 그 정의야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몸도 마음도 편한 상태 이것이 행복의 기본조건이 아닐까. 그렇다면 건강한 심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글ㆍ사진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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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새 모델로 바꾸었는데 며칠도 채 안돼 다른 최신형 새 모델이 출시된다는 뉴스가 떴다. 후배 중에는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스마트폰을 바꾸는 마치 제법 트랜디한 문명인임을 ‘폰 쇼핑’을 통해 증명하는 친구도 있다.

 

솔직히 나는 스마트폰을 한번씩 바꿀 때마다 기존의 스마트폰 안에 수록된 정보들을 새 기기에 이동하고 때론 호환이 안되어 익숙한 정보를 버려야 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신형 모델들이 경쟁하듯 선보이는 현상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아마 이것도 글로벌 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한 모습일 것이다. 물론 지구촌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되어 얻게 되는 다채로움과 풍요로움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나 한편으론 거꾸로 인간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점점 더 경쟁화 체계화 되는 사회에서 나라간 대기업 간에 자본과 에너지가 집약되는 경제성장은 세력간의 충돌을 부추겨 부정적인 문제들을 일으키며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지구촌 테러리즘,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방사능, 독성 오염물질 등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화는 인류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풍요롭지도 못했고, 모든 것이 느리고 더뎠지만 사람냄새를 진하게 느끼며 살았던 과거 아날로그 시대가 행복지수는 훨씬 높았다며 그리워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언어학자며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일찍이 “글로벌 경제화는 인류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다”고 단정지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새삼 생각해본다. 그 정의야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몸도 마음도 편한 상태 이것이 행복의 기본조건이 아닐까. 그렇다면 건강한 심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문명과 의학의 발달로 100세시대를 이야기 하는 우리에게는 생뚱한 화두일수도 있겠다. 이에 대한 답을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그녀가 30년간 사회운동가로 경험한 티벳 고원의 라다크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발견했다.

 

라다크는 시베리아 인근 혹독한 기후와 척박한 환경으로 삶의 제약이 많은 지역이다. 하지만 정작 라다크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녀는 저서 『오래된 미래』에서 “ 서구문화는 표준적 문화인식 아래 많은 사람들이 경쟁하며 그 속에서 이기심과 탐욕에 맞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반면, 라다크에서는 문명 사회에서 보여지는 공해와 범죄 우울증 따위는 볼 수도 없거니와 모두 건강하고 생동감 있으며 매일매일 활기차다”고 전한다.

 

라다크인들에게 비만이나 심장질환 같은 문명병은 찾아볼 수도 없다. 어느 정도냐면 한 라다크인이 어느 날 의료봉사로 온 의사에게 자신의 몸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는데, 바로 자신의 배 주변에 생긴 주름 때문이었다. 라다크인에게는 비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복부에 살이 붙어 생긴 주름이 생소하였던 것이다. 라다크에는 우리가 말하는 의사는 없지만 이들이 오랜 세월 존경하고 따르는 ‘암치’가 있다. 암치는 조상 대대로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이른바 의사의 역할을 하지만 병을 치료할 때만 의사이지 나머지 생활은 경작생활을 하는 등 일반인의 삶과 동일하다. 암치는 조상 대대로 경작한 각종 약초와 증상별 적용하는 노하우로 사람들의 질병을 돌보는데 이는 8세기부터 전해져 오는 티벳 의학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라다크 의학이 최근 들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과학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통해 심신의 균형을 이루어 건강한 삶을 이끄는 라다크 의학은 현대의학 보다 더 임상경험을 중히 여겨오며 결과를 낳고 있다. 특히 라다크인의 식단이 관심사인데 요즘 우리에게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녹색 채소나 과일 식품을 라다크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 탓에 거의 섭취하지 않는다. 또한 버터나 소금 섭취는 현대인의 기준으로 볼 때 위험할 만큼 높지만 신기하게도 심장질환은 거의 없다.

 

서양의 관점에서 본다면 엄청난 식사의 불균형인데 말이다. 우리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영양 기준으로 질병과 건강 문제를 진단하는 행위는 어떤 측면에서는 자연을 배제한 문명이라는 테두리에서 파생된 인간의 오만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건강한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은 라다크인처럼 긍정적이고 스트레스 덜 받고 자연친화적으로 살며 죽을때까지 경작하며 몸을 움직이는 활동량과 운동량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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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양희승 역 | 중앙북스(books)
『오래된 미래』는 1992년 발간 이후 세계 5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바로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책으로 서구세계와는 너무나도 다른 가치로 살아가는 라다크 마을 사람들을 통해 사회와 지구 전체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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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인도 라다크 #행복 #문명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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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wksk4

2024.10.05

초가공식품 안먹고 풀뗴기하고 가축고기만 먹어서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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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6.03.02

우리가 알고 있던 올바른 식습관과는 전혀 다른데도 건강하다니...타고난 체질인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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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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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노르베리-호지

40년 동안 전 세계에 행복의 경제학을 전파하고 있는 로컬 경제 운동의 선구자. 글로벌 경제와 국제 개발이 지역 사회와 경제, 개인의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해 왔으며, 이러한 영향에 반대하는 방법으로 ‘지역화’를 주장해 왔다. 2012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권위 있는 고이 평화상을 수상했다. 저서 <오래된 미래>는 같은 제목의 영화와 더불어 40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었으며 수상작 다큐멘터리 영화 ‘행복의 경제학’의 제작자이자 공동감독이기도 하다. 〈어스 저널〉은 헬레나를 전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환경운동가 10인’에 선정했고, 칼 맥대니얼은 저서 <살 만한 지구를 위한 지혜(Wisdom for a Liveable Planet)>에서 헬레나를 ‘세상을 바꾸는 선견자 8인’에 올렸다. 1975년부터 ‘작은 티베트’라고 부르는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자국의 문화와 생태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현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해법을 찾고 있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제2의 노벨상’이라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을 수상했다. 언어학을 전공, 7개 국어를 구사하여 옥스퍼드와 하버드 등 수많은 대학에서 강연했고, 전 세계의 여러 방송과 지면, 온라인 미디어에도 다수 출연했다. 로컬퓨처(Local Futures)와 국제지역화연합(IAL)을 설립하고 현재 대표로 일하고 있으며 국제미래식량농업위원회, 국제세계화포럼, 글로벌에코빌리지네트워크 창립회원이다. 한국 전주에서 매해 열리는 ‘행복의 경제학 국제회의’에도 함께하며 공동체와 로컬 경제의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