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노력의 가치를 다시 입증하다
직장인의 일상은 안 그래도 팍팍하다. 그런데, 공부라니….. 하지만,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저녁과 주말이 계속 될 땐, 잘못 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플러그를 꽂지 않고 그냥 놔둔다고 핸드폰이 충전되지 않듯이 말이다. 공부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그게 재충전이고 제대로 된 휴식이다.
글ㆍ사진 김현주(도서MD)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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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숟갈 계급론이 식상하리만치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처럼 언젠가부터 노력은 절대 타고난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역시 너무나 강력히 뿌리를 내려 버린 것 같다. 그 옛날 노력과 끈기, 열정으로 이룬 성공담은 신화처럼 현실과 멀어져 버렸다. 어른들은 괜히 힘들게 노력하기 보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해 내 수준에 맞는 삶을 사는 데에 만족하는 것이, 부모는 끈기를 갖고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성장시켜 주기 보다 조기에 다른 재능을 찾아주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어쩌면 좀 더 쉽고 편한 삶을 얻은 대신 꿈도 희망도 잃어버린 팍팍한 세상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 교수이자, 일명 천재에게 주는 상으로 유명한 맥아더 펠로상을 수상한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 GRIT』을 통해 소위 재능 신화를 떠받드는 세상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녀는 실패, 역경, 슬럼프를 이겨내고 목표를 이뤄낸 사람들만이 갖고 있는 성공의 비밀이 재능이나 IQ, 부모의 경제력 같은 외부적인 조건이 아니라 불굴의 의지, 즉 그릿에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저자는 고교 수학교사로 근무할 당시 머리가 좋은 학생보다 오히려 사회 통념상 머리가 좋지 않다고 판단 되는 학생 중 상당수가 높은 성적을 보이는 점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재능이나 성적보다 더 강력한 성공을 결정짓는 무언가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힘들기로 악명 높은 미 육군사관학교 훈련에 누가 탈락하고 누가 끝까지 남는지, 거절이 일상인 영업직에서 어떤 영업사원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좋은 판매 실적을 내는지 등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모든 성공의 한가운데에 그릿이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그녀는 물론 재능도 성공에 영향을 주지만 그보다 노력이 훨씬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맥아더상을 수상 발표가 있은 뒤, 저자는 어릴 적 늘 자신을 부족하다고 여겼던 아버지에게 차마 입밖에는 내지 못했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아버지, 제가 천재가 아니라고 하셨죠. 그걸 반박하지는 않을게요. 하지만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아버지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만큼 저도 자라서 제 일을 좋아할 거에요. 저는 그냥 직업이 아니라 천직을 찾을 거예요. 매일 스스로에게 도전하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거고요. 거기서 가장 똑똑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가장 집념이 강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겁니다. 아버지, 길게 보면 재능보다 끝까지 하겠다는 집념이 더 중요할지 몰라요.”

 

물론 모두가 노력해서 천재가, 그리고 최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하며 얻는 기쁨과 성취감만으로도 노력이 헛수고가 아니라 우리의 삶에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녀의 연구를 통해 재능과 노력의 오랜 줄다리기에서 노력의 한판승을 선언한 것 보다, 노력의 가치를 입증해 낸 데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적당히’는 다른 말로 포기가 아닐까? 나는 아직 희망을 꿈꾸고 싶다.

 

 


 

 

그릿 GRIT앤절라 더크워스 저/김미정 역 | 비즈니스북스
평균보다 떨어지는 IQ, 특별할 것 없는 재능, 불우한 가정환경에도 놀라운 성공을 일궈낸 사람들은 어떻게 그 모든 불리함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심리학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이 책에서 성공의 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그녀가 ‘그릿’이라고 부르는 열정과 끈기의 조합에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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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 #재능 #불굴의 의지 #직장인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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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