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지으려면 무엇부터 알아야 할까?
처음에는 소박한 목적이죠. 많은 분들이 크게 지을 필요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 25평에서 35평 사이예요. 그런데 하다 보니 어차피 짓는 집이면 화장실도 두 개여야 하고(웃음), 드레스룸도 있어야 하고, 현관은 작으면 안 되고, 옆집보다는 무조건 커야 하는 거예요.
글ㆍ사진 신연선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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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집은 인간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주거공간이란 범주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집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기 시작했다. 가족의 ‘추억’을 담아내고 ‘힐링’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이란 단어와 연결시킨다.
우리는 꿈꾸고 싶다. 담고 싶다. 짓고 싶다.
고로, 지붕 아래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을 담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점이 될 것이다. (11쪽)

 

지난 6월 24일, 주말 오후 판교에서 『스타 건축가 3인방의 따뜻한 전원주택을 꿈꾸다』의 저자 세 명과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들이 만났다. 이동혁, 정다운, 임성재, 이 세 명의 건축가는 10년의 시간을 전원주택 짓기에 매진해온 전원주택의 베테랑들이다. 다양한 온라인 채널로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들과 소통해온 이 건축가들은 급기야 책으로 전원주택 짓기의 모든 것을 공개했다. 집을 잘 짓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즉, 좋은 땅 고르는 법부터 설계, 건축 방법에 따른 집들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지고 구체적인 건축비용까지 소개했다. “집 지으려면 무엇부터 알아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 현장의 경험을 최대한 담은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자 했다. 누구나 한 번은 꿈꿨을 나만의 전원주택 짓기. 여기에 경험 많은 건축가가 들려주는 세심한 조언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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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이동혁

 

안전한 집짓기

 

“음악에 비유를 해볼까 해요. 저희는 대중음악을 하는 건축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편안함을 느끼는 집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보시는 일반적인, 보편타당한 집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건축가는 건축주가 원하는 것과 현실 사이의 큰 차이를 줄이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건축가의 일이라고 말하는 임성재 건축가는 “많은 건축주 분들이 끝에 가서 후회의 말씀을 합니다. 건축가가 분명 중간에 조언을 하거든요. 당시에는 듣질 않으시죠. 아쉽긴 하지만 저희 의견을 밀어붙이진 못해요. 건축주의 만족을 위해야 하기 때문에요. 결국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건축주의 몫입니다. 그러니 집짓기 과정에서 설계자든 건축가든 시공자든, 그들이 하는 조언을 오랫동안 고민해보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동혁 건축가는 “이제는 집을 짓는 이유가 재테크나 투자 목적이 아닙니다. 집이란 따뜻한 느낌, 살고 싶은 곳이라는 인식이 많아요.”고 말했다. 최근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짓겠다고 생각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집에 대한 관심이 과거와는 다른 성격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짓기를 떠올린 후 보통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기껏해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 정도. 집을 지을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일반적으로 “1,300여 가지”나 된다는 이동혁 건축가는 집짓기를 “개인이 다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전문 분야는 전문가한테 맡겨”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한 예로, 등기가 있잖아요. 등기도 법무사를 통해야 합니다. 그것처럼 내가 망치 하나를 가지고 가서 모든 걸 하겠다, 고 해서는 안 되겠죠. 전문 분야와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를 구분하면서 집짓기를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전원주택을 지을 때 경계할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첫째, 인터넷 정보에 속지 말고 둘째, 처음 세운 목적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한정된 예산 안에서 집을 지을 때 “포기할 것을 과감히 포기”하지 않으면 애초의 목적을 잃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맨 처음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자신이 원했던 핵심 요소 한두 개만은 절대 잃지 않고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었다.


“처음에는 소박한 목적이죠. 많은 분들이 크게 지을 필요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 25평에서 35평 사이예요. 그런데 하다 보니 어차피 짓는 집이면 화장실도 두 개여야 하고(웃음), 드레스룸도 있어야 하고, 현관은 작으면 안 되고, 옆집보다는 무조건 커야 하는 거예요. 이렇게 집이 커질수록 예산이 부족해지겠죠. 그러면 싼 개인업자를 찾게 되고요. 결국에는 품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제가 하루에도 두세 통 씩은 꼭 공사 중에 현장 사람들이 도망갔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사기 당하지 않고 집을 안전하게 지을 방법은 절대로 편법으로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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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임성재

 

집짓기의 과정


행복한 전원주택을 짓기 위한 4가지 키워드
01. 예산을 잡자
02. 땅을 구매하자
03. 땅에 맞는 설계를 하자
04. 설계 도면대로 시공을 하자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예산일 터다. 예산 안에서 원하는 요소가 들어가도록 집을 짓는 것, 이것이 집짓기의 시작이자 거의 모든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건축비(시공견적)’에는 세금, 측량, 조경과 같은 기반시설 등에 해당하는 부대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얼마에 집을 지어주겠다 해놓고 자꾸 추가비를 달라 하더라”는 오해가 발생한다. 결국 많게는 5천만 원 이상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동혁 건축가는 “땅이나 옹벽을 개발해야 하는 경우에는 훨씬 더 많이 든다”며 예산 항목에서 고려해야 할 네 가지를 강조했다. 땅에 대한 토목공사비, 머릿속 그림을 가시화시킬 설계비, 실제 건축에 들어가는 시공비, 그 외 부대비용이다. 이를 통칭한 “완공비”를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각종 고발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이 같은 비용 문제다.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심지어 직접 사람을 구해 건축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거액의 건축비를 넣은 통장을 업자에게 맡겨 사기를 당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설계와 다르게 시공을 하거나 터무니없는 건축자재로 허술하게 집을 짓게 되는 사례까지 있다. 이에 이동혁 건축가는 건축주도 “많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을 한 채 지을 때 투입되는 인력이 보통 40명 정도 됩니다. 작은 집, 20평대의 집을 지을 때도 그 정도 인원이 필요합니다. 많은 인력이 많은 부분을 확인하면서 집을 짓는다는 사실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집짓기를 할 때는 시기도 중요하다. 집짓기에는 최소 6개월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허가를 포함한 설계 기간 3개월, 착공을 위한 정리 기간 1개월, 시공 3.5개월 등이 소요되므로 시공 기간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6개월도 단계별로 딱딱 맞춰 진행되었을 때고요. 민원 같은 특이사항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완전 멈춥니다. 집을 짓다가 민원이 발생해 마을 주민이 집 앞에 눕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짜 여러 상황이 펼쳐져요. 그러면 시간이 길어집니다. 이런 사항을 다 고려해서 평균적으로 착공(터파기) 전 최소 6개월 전에는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 중간에 발생하는 일들을 정리하면서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해를 넘기면 인건비, 장비 사용비 등은 자연히 오르게 마련이다. 이를 간과하고 전해에 견적을 받아둔 후 다음 해에 집을 지으려고 한다면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확히 언제 터파기를 하고, 계약 수주를 언제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이 이동혁 건축가의 말이다.

 

마지막 순서로 앞에 선 정다운 건축가는 “전원주택이 가지는 단 하나의 공통점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전원주택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담고 있고요. 실제로 보더라도 구조 자체가 개인의 개성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자신들이 맡아 진행했던 실제 전원주택 사례의 구체적인 비용을 가감 없이 공개하며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주목할 것은 전원주택의 설계 역시 아파트를 고르듯 고를 수 있는 수준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싼 설계비를 들여 자신만의 집을 지을 것인지, 평준화된 설계를 골라 설계비를 줄일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아파트 형태를 기반으로 한 개성을 담은 집이 낫다는 평가를 저희는 하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의 아파트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편이거든요. 지나치게 개성을 찾기보다 이 안에서 어떻게 설계를 바꿀 수 있을까를 찾아보세요. 여러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다녀보셔도 좋아요. 그 안에서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확인해보는 게 전원주택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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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정다운

 

질의응답


전원주택에서도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나요?


정다운: 사실은 힘들어요. 제주라든지 강릉 같은 풍경이 강한 곳이라면 일정 정도의 리스크를 안고는 가능한데요. 대부분은 불가능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적인 요건이나 갖고 있는 대지의 특장점을 모두 가진 상태에서 임대에 대한 내용도 함께 설계에 들어가야만 임대를 통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축가가 건축주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의 범위는 얼마나 되나요?


임성재: 디자인, 비용, 설계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중요한 건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최대한 반영한다는 점인데요. 가령 일반적인 전원주택이지만 그 중에서도 좀 더 예술적인 부분을 원한다면 건축가는 후에 시공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말씀드릴 수 있겠죠. 위험부담을 안고 있는 설계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완공 후에도 문제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텐데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민원을 주시는 경우가 있고요. 그밖에도 많은 부분을 조언할 수 있습니다.

 

책에 단열재의 종류가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정다운: 기준이 중요하겠죠. 2017년 우리나라에서 발표한 단열기준이 있는데요. 그 인허가 기준으로만 맞춰도 거의 패시브하우스를 넘어설 정도예요. 전체적인 열관리율 값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러니 어떤 자재를 쓰는 것이 좋다고는 함부로 이야기를 못하죠. 현재 국내 인허가 기준은 타 국가에 비해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스타 건축가 3인방의 따뜻한 전원주택을 꿈꾸다 이동혁, 정다운, 임성재 공저 | 카멜북스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비용이다. 그러나 건축비는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고 관련 정보 또한 매우 적은 편이었다. 이에 따라 전원주택 분야에서 젊고 실력 있는 건축가로 유명한 이동혁, 정다운, 임성재 3명의 저자가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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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건축가 3인방의 따뜻한 전원주택을 꿈꾸다 #건축가 #전원주택 #집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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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u22

2017.07.10

실용적인 팁.. 감사합니다. 참고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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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선

읽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