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영웅, 그리고 한 남자 –뮤지컬 <나폴레옹>
무대 위에서 만나는 영웅의 이야기는 보다 더 새롭고 신비하게 다가온다.
글ㆍ사진 임수빈
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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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삶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두려움을 이겨낸 남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싸운 남자, 결국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역사 속에 위대한 인물로 남은 남자. 바로 프랑스의 황제이자 전쟁의 영웅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얘기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쟁쟁한 스타 캐스팅, 화려한 의상, 웅장한 무대 등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며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상륙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 속 인물 '나폴레옹'의 일대기를 다룬 이 작품은 나폴레옹의 청년기부터 황제가 된 인생 정점의 시기, 워털루 전쟁의 패배와 몰락 등을 통해 한 사람의 일생을 조명해나간다.

 

프랑스 본토와 멀리 떨어진 코르시카 섬 출신의 젊은 청년 나폴레옹은 갖은 멸시와 천대를 버티며 점점 프랑스 사교계와 정치계에서의 입지를 넓힌다. 한번 마음 먹은 것이라면 반드시 밀고 나가는 추진력과 포부를 앞세워 그는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하나 둘 실현해나간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이 야심 많은 한 남자를 통해 역사적인 사건들을 무대 위에 재 구성한다. 거기에 나폴레옹만큼이나 유명한 그의 부인이자 황후 조세핀, 때론 조력자로 때론 경쟁자로 나폴레옹과 함께 해 온 탈레랑의 이야기를 곁들이며 세 사람의 야망과 갈등 그리고 배신이 얽힌 삼각관계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무대 위에서 만나는 영웅의 이야기는 보다 더 새롭고 신비하게 다가온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그 어떤 뮤지컬 보다 볼거리가 뛰어나다. 극본과 음악만 수입하고 국내 창작진이 새롭게 수정 보완하는 '논레플리카' 방식을 통해 오직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했다. 특히 김성수 음악감독에 의해 재 탄생한 웅장한 음악은 작품 전체를 아우르며 각 캐릭터들의 개성을 돋보이게 만든다. 특히 1막 마지막 부분에서 황제가 되는 나폴레옹이 부른 ‘달콤한 승리의 여신’은 압도적이다.

 

허나 화려한 볼거리 뒤에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다소 미흡한 배우의 연기나, 부실한 스토리 라인이 그러한 아쉬움을 유발한다. 특히 주인공 나폴레옹 역할을 맡은 마이클 리는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으로 다양한 넘버를 소화하긴 하지만, 연기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넘버를 부를 때는 가사 전달이 명확하지만 대사를 할 때는 발음도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힘들게 외운 것을 내뱉는 느낌만 들 뿐, 몰입을 방해하고 감정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주인공의 연기가 불편하게 느껴지다 보니 극 자체에 집중하는 것 또한 어려워진다.

 

사건의 나열식으로 이루어지는 스토리도 조금은 지루하고 빈약한 느낌을 준다.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이 가진 고뇌를 드러내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영웅, 황제, 한 남자 이 모든 이미지를 아우르며 그의 삶을 얘기하기에는 스토리의 흡인력이 약하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거대한 서사시로 그려낸 뮤지컬 <나폴레옹>은 오는 10월 22일까지 샤롯데 시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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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뮤지컬 #조세핀 #탈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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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