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이소연(왼쪽), 작은딸 이소은과 함께
2017년 3월, SBS <영재발굴단> ‘아빠의 비밀’ 편이 방송됐다. 주인공은 가수 이소은 씨의 아빠 이규천. ‘잊어버려('Forget about it)' 한마디로 당시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른 이규천 씨에게 많은 출판사가 연락을 해왔다. 담당 작가는 이규천 씨에게 출판사들로부터 온 연락을 전달했고 이규천 씨는 수오서재 출판사와 만나 원고를 쓰기로 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규천 씨의 초고는 다소 무섭고 진지했다. 편집자는 조심스레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교육 철학을 중심으로 편안하게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는 1년 10개월 만에 나온 책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농림부문 R&D 전문관리기관장을 역임한 이규천 저자는 정년 퇴임 후 매일 아침 8시, 집 앞 카페로 출근해 원고를 썼다. 책을 쓰다 보니 스스로의 인생이 정리됐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큰딸 ‘이소연’과 대중가수로 활동하다 변호사로 변신, 현재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법원 뉴욕지부에서 부의장으로 일하고 있는 둘째딸 ‘이소은’을 키우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과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방목 철학’을 중시하는 이규천 저자 같은 아빠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잔소리를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 믿어주는 것. 하고 싶어도 때때로 불가능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두 딸이 잘 자란 건 방목 철학에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방목이 ‘방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대관령 목장을 여행한 일을 떠올렸다. ‘과연 저 울타리는 소들을 위한 것일까, 목장 주인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까.’ 어쩌면 소들이 자신의 자녀일 수 있겠다고 짐작하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튼튼한 울타리를 짓는 일이야말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심플하게 살려면 잊어버려야죠
표지 문구가 인상 깊습니다. “아빠는 너의 전부를 사랑하지 네가 잘할 때만 사랑하는 게 아니야.” 첫째 딸 소연 씨가 콩쿠르에서 떨어졌을 때, 가족들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캠핑에 간 에피소드가 생각났어요. 놀랍더라고요. 보통의 가정 같으면 시무룩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을 텐데요.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탈 수도 안 탈 수도 있어요. 대회에 나가기 위해 연습한 걸로 충분한 거죠. 왜냐 그동안 실력이 늘었을 거잖아요. 결과는 나중 일이에요. 정말 중요한 건 과정입니다.
책의 핵심 문장 중 하나가 ’‘잊어버려(Forget about it)”입니다. 쉽고도 어려운, 아니 너무 어려운 말인데요. 책으로 읽으니 이것이 해답이겠다 싶더라고요.
삶의 한 과정에서 터득한 것 같아요. 잊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우니까요. 잊는 습관을 갖는 거예요. 책을 읽다 보면 꼭 등장하는 말 중 하나가 “심플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심플하게 살려면 잊어버려야죠.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는 아이한테 잊어버리라는 말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믿고 기다려줘야 해요.
이소은 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런 말을 했다고요. “엄마 아빠, 나한테 공부하라고 하지 말고 ‘유익한 것을 하라’고 말했으면 좋겠어.”
제가 어떤 교육 과정을 제안했더니 돌아온 답이었어요. 그때 많이 뉘우쳤죠. 사실 부모가 아이의 의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길이니까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옳다고 판단되면 저희 부부는 지체 없이 의견을 수용했어요.
자녀교육서를 볼 때마다 궁금한 게 “과연 저자의 자녀들도 부모와 같은 생각일까?”였는데요. 두 딸이 직접 쓴 편지를 책에 담았어요. 이런 편지를 받는 아빠라면 정말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아이디어를 주셔서 딸들에게 전화해서 부탁했어요. “너희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니? 어떤 이야기를 해도 내가 글을 보지 않고 출판사에 보내겠다”고 약속했죠. 정말 안 읽고 보내줬어요. 최종 교열을 볼 때 처음 읽었죠.
그런데 평소에 두 딸에게 편지를 자주 써준 아빠셨더라고요.
딸들이 안쓰러워서 편지를 많이 썼어요. 큰딸은 피아노를 공부하느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 했으니까요. 저는 잔소리를 안 하는 사람이라서 딸들을 지켜봤어요. ‘얘가 지금 뭘 필요로 할까?’, ‘오늘 좀 어려운 일이 있는 것 같다’ 싶으면 편지도 쓰고 메일도 썼어요. 편지로 자주 소통하니까 큰딸이 미국에 있는데도 거리감을 못 느꼈어요.
31쪽에 나오는 ‘딸에게 쓴 편지’가 무척 좋았어요. “항상 마음을 편하게 하고 활발한 상태를 유지하라. 나쁜 상황은 생각하지 마라. 자신을 낮추지 마라. 경쟁자들이 너에게 하는 말을 깊이 생각하지 말고, 남에게 나쁜 말을 하지 마라. 항상 너에게 호의적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자존감을 가지고 행동하라.” 2002년 9월에 큰딸에게 쓴 편지 중 일부입니다.
줄리아드 음대에 얼마나 뛰어난 아이들이 많았겠어요. 큰딸이 좌절할까 봐 끊임없이 이야기했죠. 딸아이가 그래요. “아빠는 내가 잘난 사람이 아닌데 잘난 사람처럼 느끼게 해줬다”고. 제 삶이 즐거운 것도 아이들 때문이었거든요. 부모도 마음만 갖고 있을 게 아니라 말해야 해요. 그래야 아이들이 알죠.
대개 부모들은 더 뛰어난 아이들과 비교하잖아요.
가장 나쁜 게 비교예요.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살게 하려면 비교하지 말아야 해요. 비교해서 나아지나요? 나아지면 해야죠. 하지만 비교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방해할 뿐이에요. 줄리아드 음대는 한국 유학생이 많은 학교잖아요.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우리 딸은 친구들이 놀 때 피아노 연습만 했죠. 하루는 학장이 복도를 지나가면서 “그만 집에 가서 자라”고 했대요. 10시간 연습을 마친 딸이 집에 가는데 친구들이 링컨센터에서 웃으면서 놀고 있더래요. 그 앞을 지나가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요. 친구들이 놀 때, 자기는 최선을 다해 연습했으니까요.
책을 보니 아이들에게 숙제를 하라고 말했던 기억이 없으시더라고요. 사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았던 건,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었을까요?
저는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놀고 공부하고 생활하게 하자는 마음만 있었어요. 체면, 권위, 소심함, 어색함을 버리고 아이들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었어요. 좋은 부모가 되기 이전에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었죠. 저희 부부는 어떤 교육을 시킬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요즘 세상의 관점에서 보면, 저흰 빵점 부모겠지만 조급함을 버리고 기다리려고 노력했죠. 아무리 세상이 바뀐다 해도 교육 정보보다 중요한 건 아이에 대한 믿음과 관계 맺음이니까요.
방목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아이를 위한 것인가? 나를 위한 것인가? 이 한 가지만 생각하면 돼요. 절제된 간섭, 아이의 자존감, 부모의 인내심, 원활한 가족관계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인이에요. 언제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로 아이를 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조급함과 답답함을 표현한다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죠.
서슴없이 가서 “미안하다”고 말해요
최근 한 일간지와 인터뷰하셨는데 악플이 좀 달리셨다고요. 혹시 보셨나요?
아뇨. 듣긴 했지만 보진 않았어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잖아요. 같은 행위를 보더라도 이쪽에서 보는 사람이 있고 저쪽에서 보는 사람이 있는데, 각자 마음인 거예요. 구태여 남이 보는 나의 모습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타인이 보는 나에게 집중하면 내 환경이 달라졌을 때, 내 정체성이 날라가요. 아쉬운 건, 자세히 들여다보고 비판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죠. 미국 커뮤니티를 보면 어떤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면 자기 사진을 이름 앞에 걸고 비판해요. 그러면 저자가 답변도 달고 함께 소통하죠.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너무 익명성에 기반에서 의견을 나누는 게 아닐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두 딸에게 사과도 많이 하셨다고요.
우리는 가리는 것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털어 놓는 가족이에요. 마음에 안 들면 비판자 역할도 합니다. 마음의 간극이 생기면 서슴없이 가서 “미안하다”고 말해요. 차마 미안하다는 말이 떨어지지 않으면 편지를 썼고요. 이번에 책을 내면서 제 개인 스토리를 많이 썼잖아요. 제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살았는지 아이들은 잘 몰랐어요. 어렸을 때니까요. 책을 내고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곤란한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사과했어요. “아빠가 너희 입장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요.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일 때는 아이들에게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낫다고 하셨어요.
저도 나중에 터득한 거예요. 아이가 아주 어릴 땐 몰랐죠. 사실 부모가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아이가 가정의 중요한 일원임을 알게 하고 자신이 부모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줘요. 유대감을 높여주죠. 저는 어떻게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결핍을 줬는데, 어떻게 보면 결핍이 축복인 것 같아요. 물론 결핍을 생각할 때도 아이의 결을 봐야 해요. 결핍이 심하게 오면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아이에게는 큰 결핍은 피해야 해요. 하지만 결핍으로 인해 오뚝이처럼 우뚝 서는 아이도 있어요. 자기를 단련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죠. 경우에 따라서는 결핍이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큰딸은 결핍이 준 선물 같아요.
아이들을 위해 12시간 운전도 기꺼이 하셨다는 이야기도 놀라웠습니다.
제가 능력이 있어서 비행기를 탈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형편이 안 됐으니까요. 미국에서 12시간 운전하면서 딸아이 콩쿠르에 간 거죠. 12시간 동안 차안에 있으면서 아이들이랑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어쩌면 이 시간 때문에 아이들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도 운전이라면 기꺼이 해줘요. “아빠가 태워 줄게. 뒤에 타”라고 말합니다.
두 딸을 키우면서 감정적으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소은이가 한국에서 가수 활동을 했으니까 한국에서는 소은이 이야기만 물어요. 미국에 가면 첫째가 유명하고요.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 고민했죠. 아이들이 어릴 땐 예민하잖아요. 자기한테만 관심이 없으면 기분이 상하죠. 소은이가 한창 활발하게 가수로 활동할 때, 첫째가 한국에 오더니 시무룩한 거예요. 그래서 제 사무실로 데려갔죠. 말도 한 마디 안 했어요. 그런데 제 책상 위에 자기 연주회 사진만 있는 걸 보고는 마음이 싹 풀렸죠. 별 게 아니지만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를 깨달은 거예요.
자녀들을 공평하게 키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어렵죠. 마음은 같아도 행동을 다를 수 있고요. 하지만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 불평등과 불합리가 있어서는 안 돼요. 모든 아이에게는 개성과 그 나름대로의 특별함이 있으니까요. 더구나 자랄 때의 소외감과 부족감은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상처가 될 수 있어요.
“부모는 말수가 적고 의연한 척하는 아이에게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256쪽)고 하셨어요.
그런 아이일수록 관심을 더 요하기 때문이에요. 부모가 관심을 기울이면 묘하게 눈빛만 봐도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 순간은 포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아쉽게도 그건 너무 눈깜짝할 사이라 늘 신경을 써야죠. 저는 딸들과 일대일로 자주 이야기했어요.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죠. 부모들이 염두에 둬야 할 한 가지는 부모가 똑같이 대했다고 생각할지라도 아이들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만약 정말 부득이하게 차별해야 할 일이 생길 때는 소외감을 느낄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해줘야죠.
어떤 앵글에서 삶을 바라보는가
암울했던 독재 시대에 파면 교수가 되고, 어렵게 떠난 미국 유학에서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셨어요. 많이 놀랍더라고요.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으로 유학 길을 떠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왔나요? 아이들과 함께 떠나준 아내 분도 놀라워요.
아내는 지금까지 제가 하는 일에 대해 한 번도 반대하지 않았어요. 성격이 대범하죠. 제가 행운아예요. 우리 가족은 컴포트 존에서 지내본 적이 없어요. 환경이 좋으면 그 환경을 지키고 싶어서 용기를 못 낼 수 있는데, 저흰 여기 가나 저기 가나 똑같으니까 용기를 낼 수 있었죠. 큰딸이 미국에서 혼자 남아서 피아노를 공부할 때 얼마나 어렵게 살았겠어요. 부모가 치열하게 산다는 걸 아니까 자기도 열심히 산 거예요.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이니까 피아노를 잘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열심히 한 거예요. 큰딸은 유학 생활비의 2/3를 콩쿠르 상금으로 채웠어요.
이소연 씨는 줄리아드 음대에서 8년간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했고, 뉴욕시립대 대학원에서 음악 박사 학위를 취득, 현재 신시내티음대 종신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입니다. 딸의 음반이 나오면 언제나 가장 먼저 들으신다고요.
제가 딸의 최고 팬이니까요. 딸은 지금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 연주를 해야 하니까 집을 많이 비울 수밖에 없어요. 아내랑 가끔 손주를 봐주러 가요. 지금도 치열하게 사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제는 할아버지가 되셨잖아요. 손주가 크는 걸 지켜보는 마음은 어떠신가요?
아내와 아침마다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참견하지 말자.” 내가 생각하는 교육관과 딸의 생각이 다를 수 있어요. 저는 조언이라고 말해도 상대는 달리 느낄 수 있고요. 괜히 말을 꺼내면 관계만 나빠져요. 아이가 원할 때, 궁금해 할 때 답해주면 되는 거예요. 두 딸을 키울 때도 그랬어요. 아이에게 잔소리로 들릴 것 같으면 안 하는 게 나아요. 부모가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 주시하고 있다는 것만 알려주면 돼요.
마지막 장을 읽고 보니, 책 제목(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이 절로 이해가 됐습니다. 교육 방법론보다는 철학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맞아요. 어떻게 보면 제 삶이 죽을 때까지 아빠가 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인생이라는 게 계획을 세운다고 잘 풀리는 게 아니잖아요. 어느 순간 제 앞에 나타나는 길도 있고요. 인생이란 참 오묘해요. 내가 계획한다고 그 길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에요. 중요한 건 어떤 앵글에서 삶을 바라보는가예요. 저는 아이들한테 월사금을 낸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아빠로 자라나기 위해서 말이에요.
젊은 부모들에게 꼭 하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는 일, 이보다 중요한 게 없어요. 보고 느껴야 자기 습관이 만들어집니다. 요즘 드라마
(왼쪽부터) 이소은과 이소연 자매
이규천 저자가 실천한
‘아빠의 과제’ 5
첫째, 아이들이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을 강조하기보다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아빠가 이런 자세를 보여주면 삶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둘째,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오면 좋은 성적 자체만 칭찬하지 말고 그 노력을 더 많이 칭찬한다. 그러면 실패했을 때도 잘할 때까지 노력하려는 투지를 키울 수 있다. 시험에서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셋째, 아이의 실패를 의연히 받아들인다. 아이가 실패했을 때 아빠가 그것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면 아이는 성공했을 때도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한다. 무엇보다 실패가 곧 부모의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로 성장한다.
넷째, 아이들의 호기심을 격려해 그 범위를 넓혀줌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얻게 한다. 어른이 앞을 가로막지만 않으면 아이들의 호기심은 무궁하게 솟아나온다. 샘물처럼 호기심이 마르지 않는 아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더 많은 것을 경험해 삶의 지혜를 쌓는다.
다섯째, 아이가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가족 모두가 나서서 함께 충분히 기뻐해준다. 가족의 응원을 받으면 아이는 다른 목표를 세워 또다시 도전하려 한다.
( 『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 128-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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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히 아빠가 되었다이규천 저 | 수오서재
두 딸을 독립적이고 건강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으로 이끈 아빠의 교육 비법을 묻는 질문에 ‘방목’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해 많은 부모와 교육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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