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라고 하면 대부분 풍경화와 초상화로 대변되는 세계적인 명화가 있는 미술관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전시회의 개념도 많이 바뀌었다. 각종 사진전부터 영화 제작사들의 회고전, 건물 벽이나 포스터를 장식했던 그래피티전, 가구나 제품 등을 전시하는 디자인전, 가수의 노래와 음반을 만나는 기획전까지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전시의 대상이 되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도 확장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이색 전시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이름 <피카소와 큐비즘>전
19세기엔 이들도 ‘특이함’으로는 뒤지지 않았다. 서양미술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조로 평가받는 입체주의. 있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 묘사하던 전통회화의 틀을 깨고, 화면의 분할과 재조합은 물론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표현한 큐비즘, 입체주의는 다각도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을 한 평면에 표현했고, 색채를 분할하는가 하면 여러 재료를 조합한 콜라주를 통해 창작의 지평을 넓히며 추상미술을 비롯해 20세기 다양한 창작의 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입체주의 미술의 탄생과 발전에 기여한 작가 20여 명의 작품 90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 <피카소와 큐비즘> 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다. 입체파를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과 브라크의 ‘여자의 두상’ 등 대부분 파리 시립근대미술관에 소장된 작품이다. <피카소와 큐비즘> 이라는 제목에서 기대되는 것과 달리 피카소의 작품은 많지 않지만, 입체주의에 영향을 미친 폴 세잔과 아프리카 원시 조각 작품부터 이후 큐비즘의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전시다. 또 전시 마지막 공간에는 파리 시립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해외 반출된 레제와 들로네의 5미터가 넘는 초대형 작품이 입체파 회화의 절정기를 보여준다.
캐릭터의 완성 <영화의 얼굴창조>전
공연도 마찬가지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분장이다. 특히 시대극일 경우 분장은 배우의 연기 못지않게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영화의 얼굴창조> 전은 분장을 통해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전시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 씨가 연기한 광해, <역린>에서 현빈 씨가 맡은 정조, <안시성>에서 조인성 씨가 변신한 양만춘 등 한국영화 속 주요 캐릭터를 한자리에 모았다. 분장감독 조태희 씨가 15편의 사극을 작업하며 특수 제작한 가발과 수염, 장신구, 분장도구 등 500여 점이 배우의 스틸 컷과 함께 소개돼 재미를 더한다. 분장은 얼굴 메이크업은 물론이고 가발, 수염, 장신구 등까지 포함하는데, 시대극에서의 분장은 역사적인 고증도 중요하지만 창작물인 영화나 드라마의 콘셉트에 맞게 다채롭게 연출되는 편이다. 머리모양의 경우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전체적으로 가발을 쓰는 게 아니라 대부분 배우의 머리카락에 가발을 연결하고, 장신구가 무거울 경우 연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만큼 쇠붙이로 제작된 비녀는 플라스틱 재질로 바꾸고, 여성들의 가체도 열을 가해 쪄서 무게를 줄인다고 한다. 이렇듯 콘셉트드로잉부터 완성된 캐릭터가 나오기까지 분장의 모든 과정을 담은 전시 <영화의 얼굴창조> 는 4월 23일까지 진행된다.
고양이의 모든 것
풍경, 사람, 건축물, 희귀 동물을 소재로 한 전시에 이어 이제는 반려동물이 당당히 전시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고양이를 소재로 한 전시
동화 속 원더랜드를 직접 경험하는 <앨리스 인 원더랜드>전
몇 년 전부터 세계적인 명화를 미디어로 구현한 미디어아트전이 주요 전시로 자리매김했다면 이제는 관람객들이 작품 속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전시가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전시가 <앨리스 인 원더랜드> 다. 어렸을 때 책이나 TV 만화로 접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래서 누구에게나 친숙한 동화 속 원더랜드를 높은 화소와 최신 맵핑 기술로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제3기획전시실에 재현했다. 특히 영상을 터치하고 반응하는 기존의 미디어 인터랙티브를 뛰어넘어 사람의 형태와 동작을 인식하는 기술력을 활용해 관객들이 동화 속 친구들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더랜드를 체험할 수 있다. 전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 속 이야기 흐름에 따라 구성된 만큼 더욱 몰입도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오는 3월 3일까지 이어지는 <앨리스 인 원더랜드> 전은 한국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월드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공룡체험전
공룡을 테마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만난 전시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