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X천억 개의 세계
1200광년 떨어진 케플러 62 항성계에서는 행성이 5개나 발견되었다. 이 중 바깥쪽에 있는 행성인 케플러 62 e와 케플러 62 f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 안에 있다.
글ㆍ사진 오노 마사히로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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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O/M. Kornmesser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외계 행성 켄타우리프록시마 b의 상상도


 

행성은 아주 많다.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은 얼마나 될까? 나사는 이를 알아내기 위해 케플러 우주망원경Kepler space observatory을 쏘아 올렸다.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견한 행성 수는 2526개에 이른다. 이 중 30개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 안에 있고 크기가 지구의 두 배 이하인 행성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외계 행성을 수백 개밖에 몰랐는데, 단 한 대의 저예산 우주망원경 덕분에 무려 수천 개의 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오직 백조자리 일부만을 관측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구와 같은 궤도를 도는 행성이 운 좋게 통과를 일으킬 확률은 약 200분의 1이다. 이런 조건인데도 무려 수천 개의 행성을 발견했다. 관측 결과에 따라 추정해 본 결과, 은하에는 행성이 수천억 개나 존재할 거라고 한다!

 

‘천억’이 대체 얼마나 큰 숫자인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어 집에 있는 욕조를 탁구공으로 가득 채운다고 해 보자. 이때 필요한 탁구공은 약 5000개다. 이번에는 25미터 수영장을 탁구공으로 채워 보자. 그래도 800만 개면 충분하다. 그럼 야구장을 가득 채우려면 탁구공이 몇 개나 필요할까? 그래도 270억 개면 된다. 야구장 네 개를 전부 다 가득 채우는 데 필요한 탁구공의 수가 바로 은하에 존재하는 행성의 수다.

 

그리고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사는 하나의 은하계에 존재하는 행성 수일뿐이다. 우주에는 이런 은하가 수천억 개 존재한다고 한다. 천억의 천억 배나 되는 개수의 세계라니……. 당신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업적이 위대한 이유는 단순히 행성을 많이 발견했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세계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케플러 16 b는 지구에서 2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토성만 한 행성이다. 이 세계의 하늘에는 태양이 두 개나 떠 있다. 아침에는 해가 두 개 뜨고, 저녁에는 해가 두 개 진다. 1200광년 떨어진 케플러 62 항성계에서는 행성이 5개나 발견되었다. 이 중 바깥쪽에 있는 행성인 케플러 62 e와 케플러 62 f는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 안에 있다. 만약 이 두 행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문명이 있다면…….

 

2013년에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자세제어 휠 네 개 중 두 개가 고장 나는 바람에 주요 임무를 마치게 되었다. 하지만 남은 기능을 이용해 현재도 계속 관측을 하고 있으며, 전보다 느리기는 하지만 계속 행성을 발견해 내고 있다.


 

 

호모 아스트로룸오노 마사히로 저/이인호 역 | arte(아르테)
이 친절하고 호기심 넘치는 이야기꾼은 우주탐사 역사의 첫 장부터 아직 빈 종이로 남아 있는 미래의 우주탐사까지, 그 서사를 극적으로 그려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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