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석 “인생만화에서 배운 직장인 생존법!”
실패의 경험들은, 그 어쩌면 그 1화만으로도 충분히 얻은 것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1화로 그친 것처럼 보여도, 나라는 인생에서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고 긴 이야기가 남았다는 것이죠.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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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 1화로 끝나는 도전은 없다. 인생의 페이지를 펼치기 시작했다면 아직 멀고 먼 에피소드가 남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이자 만화, 애니메이션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펼쳐온 김봉석 작가는 이번 책에서 ‘인생만화와 접목해 직장인 생존철학’을 풀어놓는다. “만화에서 인생을 배웠다”라고 할 정도로 만화팬들에게 손꼽히는 작품 35가지에서, 고민 많은 직장인들 뇌리에 꽂힐 명언들을 꼽았다. 그 명언 한 줄에서 시작해 작가가 겪은 별의별 인간 유형부터 월급 떼먹은 회사에 노란딱지 붙인 썰까지, 웃프고 다사다난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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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강풀 작가, 김민식 PD, 하지현 교수 등 굉장히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추천하셨어요. 그분들의 표현이 참 재밌는데요, 윤태호 작가님은 “이 책은 오늘이란 야생의 생존기”이고, “야생 늑대가 김봉석 작가의 이미지다”라고 했습니다. 와일드한 직장생활을 “야생 늑대”처럼 버텨오셨다는 말인데... 실제 이미지는 굉장히 순둥순둥하셔요~ 외유내강 스타일이신가요?

 

내면도 그리 강한 건 아닌데요. 집단에 끼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다수나 대세를 따르기보다는 약간 내키는 대로 가다 보니 문득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네요. 보통의 이익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사실 제가 늑대를 좋아하다 보니, SNS에 늑대 이미지를 자주 올리고는 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제목 『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는 만화에서 따온 제목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만화인가요? 또 이 말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라 퀸타 카메라>라는 만화인데요. 아파트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다사다난한 삶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제가 하다 망한 일들이 많아서요. (웃음) 연재만화로 치면 1, 2화 정도 나왔는데 인기가 없어 연재 중단된 격일까. 하지만 그런 경험들은 그냥 실패의 고통이 아니라 다 필요한 경험이고, 어쩌면 그 1화만으로도 충분히 얻은 것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1화로 그친 것처럼 보여도, 나라는 인생에서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고 긴 이야기가 남았다는 것이죠.

 

하드보일드한 장르문학에 대해 쓰시다가, 이번엔 하드보일드한 ‘직장생활’을 이야기하셨어요. 김민식 PD님도 “B급 문화의 수호자라 하지만 그의 싸움 실력은 A급이다. 하드보일드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운다”라고 추천하셨는데요.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대단히 극적인 사건이나 상황을 맞으면 흔히 영화 같다, 만화 같다 말을 하죠. 하지만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는 영화보다, 만화보다 드라마틱하고, 기이하고, 우연적인 상황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오히려 픽션이 더욱 논리적으로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요. 현실이 더 복잡하고, 뒤틀려 있고, 카오스에 가깝죠. 그런 점에서 픽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우리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겪은, 그리고 관찰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현 교수님도 강력 추천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거칠게 살아온 형이 조용조용 할 얘기 다 해주는 책”이라고 하셨는데요, 정말 남들은 한 번도 겪지 않을 극한의 상황을 여러 번 겪으셨어요. 예방주사를 맞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취준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게 ‘어느 때든 이 말만 기억해. 그럼 힘이 될 거야’ 하는 말이 있다면요?

 

<불가사의한 소년>에 나오는 ‘남들이 인정해주든 주지 않든 그런 것은 뭐 상관없어.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굴 향해 노래를 부르면 기분이 좋은가 하는 것이었어.’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고,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상처를 받더라도, 엉망진창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죄송해요, 피투성이라. 괜찮아, 그래도 돼.’ <파계>의 대사처럼,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좀 뒤처져도, 좀 느리게 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낭만. <빨강머리 앤>의 ‘네 낭만을 전부 포기하지는 말아라. 앤, 낭만은 좋은 거란다. 너무 많이는 말고, 조금은 간직해둬’라는 말을 언급하고 싶어요.

 

눈물 한 방울도 안 흘릴 것 같은 지인이 “난 <원피스>에서 인생을 배웠어, 지금도 볼 때마다 진한 눈물을 흘린다”고 비장하게 말할 때 놀랐어요. 책 속의 35가지 만화 명언들을 보면서 직장인들에게 꼭 필요한 만화들을 새롭게 알았는데요. 선생님의 인생만화 딱 한 가지만 고르라면 무엇인가요?

 

<루팡3세>나 <왓츠 마이클> 같은 만화가 먼저 떠오르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인 것 같네요. 대사보다는 그림이 너무 좋았던, 세상에 대한 태도가 좋았던 만화지요. 연재될 당시 ‘열혈을 끝장낸 만화’라는 평을 들었던.

 

책에서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그런 타입이거든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실제로 그보다 나은 상황을 맞게 되는 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좋은데, 그러다 보면 일어나지 않은 일을 지나치게 걱정해서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정작 잘 안 보이는 거 같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측을 하는 거지,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요. 최악을 생각해보고 그때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나 예측하고, 내일 닥칠 일은 내일 걱정하는 거죠.

 

“직장인과 프리랜서 모두 쉽지 않고, 어느 쪽도 승리나 패배가 아니다. 모든 선택 뒤엔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남는다”라는 말이 인상 깊어요. “퇴사해”라는 말은 쉽지만, 퇴사하긴 쉽지 않고, 어느 쪽이든 후회가 남을까 봐 두려운 게 사회생활 같아요. 어떤 형태로든 “그럼에도” 계속 일해나갈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내일은 언제나 오는 것이고, 나에게 주어진 것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지금 내가 즐겁고 재미있게, 그리고 내일의 나를 생각하며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이 내일의 나를 만들 테니까요.

 

 

 

 

 

* 김봉석


글 쓰는 일이 좋아 기자가 되었다. <씨네21>, <브뤼트>, <에이코믹스> 등의 매체를 만들었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거쳤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 소설, 만화를 좋아했고 어른이 되어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자연스레 대중문화평론가, 작가로 활동하며 『나의 대중문화 표류기』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내 안의 음란마귀』 『좀비사전』 『탐정사전』 『나도 글 좀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 등을 썼다. 15년 이상의 직장 생활, 7, 8년의 프리랜서를 경험하며 각양각색의 인간과 상황을 겪었다. 순탄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통과하고픈 생각은 별로 없는 그 시기를 거치며 깨달았다.

 

주요 저서에는 『전방위 글쓰기』(2008), 『영화 리뷰 쓰기』(2008),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2012), 『나의 대중문화표류기』(2015),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미스터리』(2015),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호러』(2016), 『고우영』(2017) 등이 있다. 공저로도 『클릭! 일본문화』(1999), 『시네마 수학』(2013), 『탐정사전』(2014),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 웹소설 작가 입문』(2017) 외 다수가 있다.

 

 


 

 

1화뿐일지 몰라도 아직 끝은 아니야 김봉석 저 | 한겨레출판
“만화에서 인생을 배웠다”라고 할 정도로 만화팬들에게 손꼽히는 작품 35가지에서, 고민 많은 직장인들 뇌리에 꽂힐 명언들을 꼽았다. 그 명언 한 줄에서 시작해 작가가 겪은 별의별 인간유형부터 월급 떼먹은 회사에 노란딱지 붙인 썰까지, 웃프고 다사다난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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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