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뿐 아니라 업무 역시 예산은 늘 부족하고 이럴 때 기획자는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판매가가 매겨지는 기성품이 아닌 점을 반영해서 꼭 필요한 기능만 탑재하여 단가를 절감한다. 그러나 언제든 판매 전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판매제품과 같은 질을 가진 제품이어야 한다. 즉, 주어진 예산 아래 최고의 효율을 내는 가성비 굿즈를 만들어야 한다. 설명이 장황한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요즘 시장을 보면 기획자들은 어느 때보다 열일 중이다.
기획을 하다 보면 업체로부터 여러 가지 제안을 받게 되고, 진행하고 싶은 물건의 종류도 많다. 유명제품에 준하는 퀄리티를 가지면서 여러 가지 부가적인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 말이다. 간단하게는 모터가 강력한데 저소음인 선풍기라던가, 주머니가 외/내부/양옆에 달려있으면서 투웨이로 크로스가 가능한 가죽가방이라든지 말이다. 제안을 받으면서도 안(혹은 못) 만드는 이유는 앞서 말한 예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혹은 나는 지금 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해 HB연필만 사면 되는데, 삼색볼펜과 샤프심과 지우개가 탑재된 멀티펜을 살 필요가 없는 것처럼, 상황에 의해 선택하지 않기도 한다.
그런데 시장에 훌륭한 기획자들이 많기 때문인지, 사은품들이 기성품에 준하는 퀄리티를 갖게 되었고 선순환의 효과로 좋은 제품들의 단가도 낮아졌다. 또한 이제는 가성비를 넘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대체로 금액대가 높은 가심비 굿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돈을 조금 더 쓸 수 있는 숨통 트이는 시기가 왔다는 것! 예전에 사은품 하면 떠올리는 게 휴지, 볼펜, 얇은 플라스틱 부채 등에 그쳤다면 이제는 손풍기는 물론이고 미니 캐리어 가방, 캠핑용 의자, 폴딩 테이블 등 진짜 내돈 주고 사는 비싼 제품들이 사은품 세계로 인입되고 있다. 속칭 ‘예쁜 쓰레기’에서 이제는 살림에 도움이 되는 굿즈들로 탈바꿈하고 있다.
'상향 평준화의 시대'에 맞게 서점계에서도 비싸게 여겨졌던 굿즈, 예를 들면 램프나 손풍기가 시즌별 베스트로 자리 잡게 되면서 해당 제품들의 기능은 매년 업그레이드되고, 이제는 다른 제품들이 인입되기 시작했다. 실속있는 퀄리티 있는 제품들을 만들 수 있어서 어느 때보다 보람차고 뿌듯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된 피드백은 '굿즈를 사면 책이 따라온다'이다. 주객전도가 된 느낌도 들지만, 그만큼 훌륭한 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반증이라 믿는다. 허접한 물건을 두고 우리 제품이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법. 내가 장바구니에 책을 담았을 때, 사은품 선택란에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열일하고 있다. 물론 인력비나 재료값이나 화물비 상승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어서 제작단가를 아낀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고, 실생활에서 써도 훌륭한 그런 제품을 만들고 있다. 또 그러한 좋은 제품을 찾기 위해서는 예산을 쓸 줄도 알아야 하고 말이다.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제안해주실 사은품이 있다면 댓글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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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예스24 굿즈MD)
좋아하는 것에는 아끼지 않습니다.
꼬맹이
2020.09.04
독서대와 앤 가방... 완전 갖고 싶은데!
우와 우와 넘 예쁘네요~!
레이
2020.08.25
saymay74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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