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이 쓸쓸하지 않고 ‘오지게 재밌게’ 느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임 맞춘 제목이 재치 있는 이 책은 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만든 김재환 영화감독의 에세이다. 칠곡에 사는 일곱 명의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는 과정을 담으며, 감독은 인생을 배웠다. 감독의 원고를 처음 읽었을 때, 허영수 편집자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도대체 제 어떤 부분을 건드리는 것인지, 원고를 읽는데 제가 웃다가 울다가 하더라고요. 할머니들의 시에는 인생이 담겨 있었고, 저자의 시선은 이제야 어머니의 삶을 알게 된 아들처럼 따뜻했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포인트는 글과 잘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그림이다. 김재환 감독은 주리 작가의 그림이 책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주리 작가는 바쁜 일정에도 작업을 선뜻 수락했고, 마침내 이미지를 받았을 때 허영수 편집자는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꽃잎이 흩날리고 햇빛이 머무르는 주리 작가의 그림이 진솔한 글에 숨결을 불어 넣는 듯했기 때문이다. 일부러 사진을 쓰지 않은 편집자의 감각도 한몫했다. 마지막까지 멋진 칠곡 풍경을 앞에 두고 고민했지만 결국 글과 그림이 만드는 미묘한 분위기를 살리기로 결정했다. 할머니의 시를 살리기 위해, 또박또박 쓴 것 같으면서도 가독성이 있는 손글씨체를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허영수 편집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노년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란다. 그는 생기가 넘치고 귀여운 할머니들을 보며, 나이듦의 ‘설렘’을 배웠다. “이 책에는 생기가 넘치고 귀여운 할머니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배우지 못했던 눈물겨운 삶을 뒤로 하고, 지금은 ‘오늘은 뭐 하며 재미나게 놀까’하며 신나게 하루를 보내지요. 누구나 도달하게 되는 삶의 가장자리, 그 노년의 열정과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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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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