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초식마녀는 채식하는 일반 직장인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은 비건 요리를 네 컷 만화로 그렸다. 차곡차곡 쌓인 기록들이 쉽고 맛있는 비건 레시피로 입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제 대표적인 비건 유튜버로 꼽히는 그녀의 인스타그램 속 비건 레시피와 일상을 세 끼 식단으로 총정리하여 이 책에 담았다.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책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비밀 요리도 함께 구성했다. 네 컷으로 끝나는 단순한 요리법에 맛 표현까지 담아 ‘이건 꼭 만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이 마구 드는 에세이 만화다. 

책을 담당한 편집자의 『오늘 조금 더 비건』 속 최애 메뉴는 들깨미역국이에요. 만들기도 쉽고 맛있는 데다가 ‘내가 이미 비건을 실천하고 있었네!’를 깨닫게 해줬어요. 작가님이 책 속에서 콕 집어 말하고 싶은 메뉴 1가지는 무엇인가요? 

오이네즈 김밥이요. 김밥 하나 제대로 말지 못하는 저의 실상(?)이 드러나 있어서 좋아요. '요리가 능숙하지 않은 이들도 맛있게 해먹을 수 있는 레시피다!'라는 걸 증명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쉽고 맛있는 비건 레시피를 알려준다는 것 외에 책의 매력을 2가지 더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일단 첫 번째는 '재밌다!'라고 제 입으로 말해도 괜찮…겠죠? 하하. 두 번째는 '저자가 유튜버'라는 점이요.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레시피도 제법 많고요. 먹방을 보며 책 속의 요리를 같이 먹는(?) 즐거움도 누리실 수 있어요.

오이네즈 김밥

책을 출간하고 많은 독자들을 만났을 텐데 혹시 기억에 남는 3명이 있을까요?

유명한 분들이 제 책을 추천해주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네, 인지도에 마음이 약해지는 편입니다..!(웃음) 특정 독자님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제 만화를 계기로 비건 지향을 시작하셨다는 것이에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변화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오늘 조금 더 비건』은 올해 4월에 나온 책이에요. 책이 나왔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무척 뿌듯하고 기뻤어요. 그와 동시에 무기력하고 우울했어요. 저의 오랜 소망이 책을 내는 것이었기에 스스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자연현상에 빗대어보니 왜 이렇게 가라앉는 상태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나무가 열매를 맺고 나면 시들기 시작하는 것처럼 제게도 겨울이라는 회복기가 필요했던 것 같아요. 아마 다음 책이 나와도 이러겠지요. 울적해질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 유튜브, 인스타그램, 출간, 칼럼 연재로 하는 일만 5가지예요. N잡러가 대세인데 유지할 수 있는 비결과 힘든 적은 없었는지 궁금해요. 

비결은 비건입니다.(웃음) 먹는 게 바뀐 것도 크지만, 그보다는 달라진 마음가짐의 영향 같아요. 동물들이 겪는 고통을 똑바로 마주하고 나니 사람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이라는 걸 깊이 체감하게 되었거든요. 주어진 모든 것들에 감사하게 되자 예전 같았으면 힘들다고 진작에 놓아버렸을 일들을 기꺼이 해내고 있습니다. 스스로도 놀라운 것이 원래 엄청 게을렀거든요.

애호박밥과 들깨 미역국

책을 출간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어요. 가장 바뀐 점과 바뀌지 않은 점이 있을까요?

가장 바뀐 점은 스스로 작가라고 인정해줄 수 있게 되었어요. 그간 혼자서 만화를 꾸준히 올려왔지만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나름의 데뷔를 했으니 인정해주려고요. 바뀌지 않은 점은 출간하고 나면 좀 한가해질 거라 기대했는데 여전히 바쁘네요. 심지어 더 바빠진 것 같아요.(웃음)

마지막으로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한 예비 독자에게 7글자로 말해줄 수 있을까요?

허술한듯 알차다!

오늘 조금 더 비건

초식마녀 저

채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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