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면 선Talk] 편집자와의 소중한 인연으로 만들어진 책 – 무루 편
궁금한 작가와 60분간 Talk Talk
글ㆍ사진 엄지혜, 김윤주
202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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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후 조용히 베스트셀러가 되어 ‘그림책 읽는 어른들’을 만들어낸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무루 작가가 세 번째 ‘궁금하면 선Talk’ 주인공이다. 스무 살 무렵 늦은 성장통이 시작되어 그림책을 읽기 시작한 무루 작가는 현재 어른들과 그림책을 읽고, 글을 쓴다. 재밌고 이상한 이모, 그리고 할머니를 꿈꾸는 무루 작가와 수다를 떤 두 기자의 소감은? 

“아, 참 따숩다!”



<채널예스> 엄지혜, 김윤주 님이 무루 님을 초대하였습니다.

엄지혜(이하 엄):  ‘궁금하면 선톡’ 세 번째 주인공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김윤주(이하 김): 반갑습니다. 작가님!

무루: 반갑습니다. 기자님들!


엄: 작가님의 카톡 프로필 사진 소개해주세요.

무루: 으하하. 저랑 사는 고양이 탄이에요. 올 때부터 갖고 있던 이름인데 정말 찰떡같이 어울리지요?


무루 님의 집사 인증.jpg

엄: 네! 정말요.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가 예스24 ‘올해의 책’에 선정됐잖아요. 좀 늦었지만 축하 드려요. 책 모양이랑 똑같은 케이크 받은 소감이 어떠셨는지요?

무루:  정말 꿈 같고요. 케이크 너무 실감 나게 책 같아서 놀랐어요. 기쁘고 감사하죠. 흑흑. 코로나 상황이라 출판사로 직접 가지는 못해서 사진과 영상으로 봤지만 멋지더라고요.


작가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센스 있는 인증!

김: 책의 인기가 현재 진행형이에요. 독자의 엄청난 반응, 실감하시나요?

무루: 실감하죠! 인사를 많이 받아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그리고 오늘은 주간지 <시사인>에 연재하는 그림책 리뷰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틈틈이 퇴고 중이에요.

엄: 아, 퇴고하는 시간이셨군요. 작가님은 초고를 쓸 때와 퇴고할 때 중 언제가 더 힘드시나요?

무루: 둘 다 힘들더라고요. 특히 매체 연재는 처음이라 처음 몇 번은 요령 없이 괴로워하면서 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반복해보니 초고 쓰는 시간, 퇴고하는 시간이 대략 정해지는 기분이에요.

엄: 마감은 칼이신가요? ㅎㅎ (편집자의 마음으로 궁금해요)

무루: 으하하하. 실수해서 날짜를 착각한 적이 있는데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되도록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담당 기자님이 덧글 다실까..)

김: ㅎㅎㅎ 기자님 보고 계십니까.

무루: (안 되는데…)

김: 예스24 굿즈 다이어리를 SNS에 인증해주신 것 봤어요! 표지가 잘 나와서인지 노트도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지금 바로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무루: 진짜 예쁘게 만들어주셨더라고요. 굿즈 선택하신 분들도 마음에 든다는 소식을 많이 전해주셨어요.

김: 담당 MD님도 뿌듯하겠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해볼까요? 먼저 '무루'라는 이름 가장 궁금했어요. 근데 특별한 뜻이 없다고요?

무루: 네, 뜻 없이 막 지었다가 뒤늦게 사전 찾아보고 의외로 마음에 드는 뜻을 발견했어요. 불교 용어로는 ‘번뇌 없음’이고요, 심마니들 말로는 나무란 뜻이래요. 둘 다 좋더라고요.

김: 오, 식물 사랑하는 작가님이랑 잘 어울리네요. 책 출간까지 2년 반 걸리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읽기'를 써보자는 기획으로 시작한 것이지요?

무루: 네! 편집자님이랑 처음 만난 게 제 그림책 수업이어서 인연이 그렇게 흘러갔어요.

엄: 편집자님이 수강생이셨나요?

무루: 네, 어느 여름에 오셔서 저의 소중한 인연이 되어주신 분. 운명 같은 만남!

엄: 다른 인터뷰에서 읽었는데 작가님께서 편집자님을 넘 각별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가장 고마운 것이 무엇인가요?

무루: 저에게 보여준 신뢰와 애정 같은데요. 책이 나올 때까지 잘 쓸 거란 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너무나 확신해주는 거예요. 필요한 조언은 꼼꼼히 해주시면서도요. 이 책은 편집자님에 의지해서 썼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엄: 제목도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김: 저도 제목에 바로 마음이 녹아내렸어요.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라니!

무루: 실은 일하는 저를 책에 노출해도 좋을지 원고 중반까지도 확신이 없어서 고민했어요. 일은 일이고 글은 글이고 SNS는 SNS고… ‘그림책’을 다루는 것도 고민되더라고요. 그림책 이야기는 잘해도 책보다 나을 수 없는데, 책에 너무 기대서 쓰는 걸까 싶어서요.

엄: 기억에 많이 남는 독자 리뷰도 궁금해요.

무루: 저도 책으로 쓴 글이지만, 이로운 할머니 리뷰들 살펴보면서 공부가 진짜 많이 됐어요. 진심을 담아 누군가의 글에 대해 써주는 게 감사하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감정을 너무 드러내지 않고 쓰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해주신 분들의 글이 소중했죠. 제가 고민을 많이 했던 것이라.

김: 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나요?

무루: 스스로를 연민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서 쓰지 말자. 제게 조심하는 마음이 있었나 봐요. 자기확신은 저에게 내내 부족했던 것이기도 했고요.

엄: 저는 씩씩하게 느꼈어요. 좋은 걸 좋다고 말하는 용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라서요.

김: 그래서인지 책 읽으며 약점, 콤플렉스 등 불완전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배운 것 같아요. 작가님은 평소에 어떻게 그 마음을 다루세요?

무루: 나이가 들어서 좋은 점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나 하면, 불안한 마음들이 좀 가라앉더라고요.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내 모습을 아주 사소하게라도 하나 찾아내면서요.

김: 앗, 와 닿네요. 그림책을 읽게 되신 게 스무 살 무렵이라고 하셨어요. 당시 작가님에게 그림책은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무루: 책을 별로 안 읽은 채로 어른이 되었는데, 하필 첫 직장이 아이들 독서교실이었어요. 어린이들이랑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독서 경험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 계기네요.

김: 오래 아이들을 지켜봐 오셔서 그런지, 어린이에게 다가가는 내공도 있으실 것 같아요. 수업하시면서 배운 것이 있나요?

무루: 배운 것보다 경험한 것이 있는데요.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은 자기가 마주하고 있는 아이들 얼굴에서 어떤 식으로든 유년의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었어요. 아주 소중하고 의미 있더라고요. 제가 싫어했던 제 모습을 조금 너그러이 봐주게 되고, 이해할 수 없었던 당시 상황의 한계도 훨씬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요. 저를 돌봐줬던 어른들이 당시에 얼마나 어린 어른이었는지도 알게 되더라고요.

엄: 아이들과 책을 읽을 때와 성인을 위한 책모임할 때의 마음가짐이 다르신가요?

무루: 아이들과 읽을 때는 스스로 울타리를 하나 가지고 있는 기분이고, 어른들과 읽을 때는 같이 지도를 보고 모험하는 기분이에요. 여기서 울타리는 최소한의 안전과 책임을 뜻해요. 특히 말은 글보다 의도와 상관없이 즉흥적으로 멀리 가버리잖아요. 아주 너른 경계 하나를 두고 그 안에서 얘기하는 기분으로 진행했던 것 같아요. 조심하는 마음이 늘 있어요.

엄: 조심하는 마음, 정말 필요할 것 같아요.

김: 진실도 작게 말해야. (읽어보신 분은 아는 명언이죠!)

무루: 으하하하하!

엄: 책을 사랑하는 독자로 책과 일하다, 저자가 된 기분은 어떠셨어요?

무루: 책이 나오고도 한참은 내가 쓰는 사람인가 싶었고요. 어쩌다 책을 쓰게 된 사람, 에 더 가까웠는데요.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어요. 마감 때문인가 봐요. 처음에는 그냥 하나의 사건처럼 느껴졌어요.

김: 서수연 작가님 일러스트는 어떻게 보셨어요?

엄: 최고! ㅠ_ㅠ

무루: 정말 최고예요. 책 좋아해 주신 분들이 많았던 이유도 분명 서수연 작가님 그림의 힘이 컸을 거고요. 편집자님이 연결해주셨는데, 그분 별명이 ‘정력적 불도저’입니다. 하하.

김: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 있나요?

무루: 숲에서 흰 늑대랑 저랑 만나는 장면이요. 서수연 작가님 좋아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종이 다른 두 존재의 만남인데요. 분명 다른 종인데 마치 서로를 동족처럼 바라보는 마음이 있어서 좋아해요.

김: 어른들이 그림책을 재밌게 읽는 작가님의 팁도 궁금했어요.

무루: 그림책은 오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독서 장르라고 생각해요. 독자가 참여해서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기분으로 읽으면 재미있고요. 이야기가 답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처럼 느껴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엄: 끝으로 각자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 1권씩 영업해보면 어때요? 저는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김: 입사 후 그림책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는데 요안나 콘세이요의 『바다에서M』이요!

무루: 저는 최근에 로이크 프루아사르의 그림책 『ma cabane』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이거 누가 좀 번역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발!!

엄: 제에발! 이 기사에 댓글이 달리길요.ㅋㅋㅋ

김: 역시 작가님은 좋아하는 마음이 큰 동력이군요! 진짜 마지막으로 지금도 성장통을 겪고 있는 '어른이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무루: 이 시기를 무사히 잘 견디고 다시 만나자고 말하고 싶어요. 다 지나간다!

엄: 그럼, 두 번째 작품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지금 연재하시는 것, 책으로 묶어주시길! 독자로서 기다립니다!

김: 저도 앵두맛 사탕을 구해서 하나씩 먹으며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감사했어요 작가님.

무루: 소중한 자리 초대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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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김윤주

웹진 채널예스, 월간 채널예스를 여의도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부 캐릭터는 프랑소와 엄, 김예스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