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만 일하던 김 팀장은 어떻게 데이터 좀 아는 팀장이 되었나』, 약칭 '데이터 좀 아는 팀장'은 황보현우 하나금융그룹 데이터 총괄 임원과 김철수 디지털역량연구소 소장이 기업 현장에서 겪었던 수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팀장급에 맞게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저자들의 경험은 데이터 분석의 세계에 첫발을 뗀 사람뿐 아니라 이미 데이터의 바다에 빠져 있지만 실무 적용 방법을 몰라 방황하는 이들에게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주는 데 집중한 책이다. 출간 1주만에 벌써 언론과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황보현우 본부장님은 데이터 분석가로 얼마 전까지 대학에 몸담고 계셨고, 김철수 소장님은 기업 강연 전문가이십니다. 두 분이 어떻게 만나 책을 쓰시게 되었나요?
황보현우, 이하 ‘황보’ : 시중에 데이터 분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사실상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어요. 파이썬이나 R을 활용한 프로그래밍 위주의 데이터 분석 도서는 매우 많아요. 그런데 일단 재미가 없습니다. 어려운 용어도 많고요. 그런데 데이터 분석을 실제로 활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비전공자예요. 이런 사람들은 파이썬이나 R 같은 프로그래밍을 배우기도 어렵고, 설사 배운다 하더라도 활용을 잘 못 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데이터 분석을 쉽게, 팀장에게 꼭 필요한 것만, 현업의 사례 위주로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 공저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빅데이터 분석가인 제가 국문학 전공자인 김 소장에게 공저를 제안한 게 그런 이유예요. 2010년쯤 코오롱그룹 IT계열사인 코오롱베니트에서 김 소장을 처음 만났는데, 당시 회사에서 가장 글 잘 쓰는 사람으로 김 소장이 뽑혔었어요.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서 실력은 잘 알고 있었죠.
김철수, 이하 ‘김’: 코오롱베니트에서 일할 당시에 저는 본부 기획마케팅을 했고, 황보 본부장은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많이 했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업계에서 최고의 빅데이터 전문가는 황보 본부장이었거든요. 제가 2015년 말 회사를 그만두고 기업 강의를 주로 하면서 황보 본부장과는 페이스북으로만 종종 소식을 봤었어요. 그런데 제가 작년 말에 페이스북에 다음 책 계획을 올렸더니 황보 본부장이 댓글로 “저랑 공저 한 권 쓰시면 안 될까요? ㅎㅎ” 하더라고요. 그 이후에 서로 화상회의로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책을 썼습니다.
황보: 저도 데이터 전문가이지만 이렇게 페이스북 댓글 하나가 도서 발간 인터뷰로 이어질 줄은 전혀 예측을 못 했네요.
책의 형식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김 팀장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쓰셨는데, 실제 이야기처럼 쏙쏙 와닿습니다. 이런 형식으로 쓰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 제가 2019년 『팀장을 위한 보고서 검토 기술』이란 책을 낸 뒤에 여러 기업에서 강의를 하면 팀장들로부터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고민을 많이 들어요. 위에서는 빅데이터를 보라 하고, 근거를 대라 하고, 데이터로 의사결정하라 하는데 다들 데이터 분석이 뭔지도 잘 모르고,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도 까마득해했죠. 서점에 가서 데이터 분석 책을 찾아봐도 하나같이 분석 방법론만 나열하거나, 프로그래밍 기법을 설명한 책들이 전부였고요. 그분들이 현업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 위주로 팀장이 알아야 할 것들만 쉽게 설명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황보: 맞아요. 마침 저희는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 경험과 다양한 산업 현장의 사례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김 소장을 김 팀장으로, 제가 황보 교수로 분해서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써 보자고 했죠. 전체 스토리는 대기업에서 중간관리자로 근무하는 데이터를 모르는 영업팀장이 좌충우돌하면서 데이터를 배우고, 나중에 그룹 데이터 총괄 임원이 되는 걸로 짰어요. 그날 바로 두 시간 정도 실전처럼 대화했어요. 다음날 김 소장이 대화 내용을 3장으로 정리해서 보여 줬는데, 보자마자 딱 이거다 싶었죠.
요즘 기업들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인데요, 실제 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DT 또는 DX라고도 하는데요. 인공지능, 클라우드, 모바일, 빅데이터 같은 기술이 기업 경영 전반에 스며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근간이 되는 데이터 분석이 모든 임직원의 기본 역량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어요. 아마존, 구글과 같은 글로벌 리딩 기업부터 미국 백악관에 이르기까지 많은 조직에서 데이터 총괄 임원 포지션을 만들고 있죠. 그래서 지금은 임직원에게 데이터 분석 교육을 하면서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고자 시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과거에는 기획력이나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이나 리더십에서 데이터 분석을 얘기하곤 했지만, 이제는 데이터 분석 자체가 중요한 교육 과정이 되고 있어요.
황보: 그런데 문제는 지나치게 코딩 교육으로 흐른다는 겁니다. 데이터 분석 관련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면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둘은 전혀 다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파워포인트 기능을 잘 안다고 해서 기획을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파이썬이나 R과 같은 도구에만 집중하니까 비전공자들은 데이터 분석을 포기한 사람, 즉 ‘데포자’가 되어버려요.
김: 동의합니다. 기업은 데이터를 의사결정하는 데 활용해야 하는데, 지금은 소프트웨어 교육에만 몰입해 있어요. 실제로 한 그룹이 공장에 있는 직원 수십 명을 연수원에 보내 6개월간 파이썬을 가르쳤어요. 그런데 그분들이 공장에 돌아가서는 데이터 분석을 전혀 못 했어요. 프로그래밍은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정작 무슨 목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는 몰랐던 것이죠.
황보: 게다가 교육 현장에서는 이상적인, 즉 교육용으로 가공된 데이터를 써요. 그래서 결과도 명확하게 나오고, 해석도 쉽죠. 하지만 기업 현장은 달라요. 데이터가 없는 부분도 많고 잘못 입력되어 있기도 해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니 교육과정에서 배웠던 내용을 현장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괴리가 생깁니다.
이 책은 정확히 팀장급이 타깃입니다. 모든 직장인들이 회사로부터 데이터 활용 능력을 요구받고 있는데, 팁장급을 콕 찝어 타깃으로 삼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황보: 일반적으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지시는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내려옵니다. 이때 상사는 보고자에게 보고서 작성의 근거를 요구합니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상사가 의사결정을 할 때 감으로만 하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의사결정자에게 데이터로 보고해야 하는 팀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실무는 당연히 팀원이 하겠지만 실무에서 내놓은 데이터나 분석 결과를 팀장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판단하면 조직의 의사결정 자체가 위험해지니까요.
김: 회사 조직이란 것이 지시와 보고를 기반으로 하죠. 그때 데이터로 지시하고 데이터로 보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 바로 팀장입니다. 즉 팀장이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면 잘못 지시하고, 잘못 보고하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팀장이 데이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요. 책도 없고, 교육도 없었죠. 그래서 우선 팀장을 타깃으로 해서 책을 썼습니다.
데이터를 한 번도 공부해보지 않은 초보자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김: 당연히 이 책부터 읽어야죠.(웃음)
황보: 정답입니다. 이 책을 통해 현업에서 실제로 어떤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데이터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부터 이해해보기를 권합니다. 데이터 분석 자체는 절대 목적이 아닙니다.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배우는 것 자체도 당연히 목적이 될 수 없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유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에요. 그러니 먼저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 문제를 데이터로 어떻게 풀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리얼하게 다룬 것이니 입문서로 아주 좋습니다.
김: 앞에서 황보 본부장이 말했지만 파이썬 프로그래밍부터 배우기 시작하면 비전공자의 경우 90%가 ‘데포자’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문제해결 과정을 먼저 공부하고 나서 데이터 분석을 시도해 보세요.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했던 인상적인 사례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황보: 이 책이 모두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다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그중 매장 레이아웃을 바꿔 매출을 높인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의류 매장 안에 센서를 달아서 구역별로 고객 동선과 체류 시간을 수집하고, 이걸 해당 구역 매출이나 매출 기여도와 연결해서 분석했어요. 그래서 매장 레이아웃을 조금 바꿨는데요. 그 결과 같은 기간에 이 매장의 매출액 성장률이 전체 매장 중 1위로 올랐죠.
김: 매장 레이아웃을 바꾸는 게 쉽지 않죠. 법적 규제도 있고 점장이 영업 시간 줄어든다고 반대하기도 하고요. 데이터만 들이대면서 현장을 바꾸는 일은 진짜 어려워요. 현업 부서를 설득시키기도 쉽지 않고, 이해관계자도 많아요. 그래서 데이터를 활용해서 혁신하는 일은 위에서부터 추진해야 합니다. 저희가 리더를 타깃으로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을 남겨주세요.
김: 사실, 우리 욕심이지만 처음 이 책을 쓸 때는 3부작으로 기획했습니다. 대리급, 팀장급, 임원급으로요. 그중에서 팀장급을 대상으로 먼저 쓴 게 이 책이에요. 그래서 이 책이 잘 팔리면 대리급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 실무나 소프트웨어 활용 책을 쓰고, 임원급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조직문화나, 데이터 비즈니스에 관한 책을 쓸 계획입니다.
황보: 다음엔 제 경험을 기반으로 임원급 대상 책을 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니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감으로만 일하던 김 상무는 어떻게 데이터 좀 아는 CEO가 되었나”라는 책 어때요?
김: 가능하면 3부작을 완료할 생각입니다. 저는 기업 임직원의 데이터 분석력을 높이기 위해 이 책을 기반으로 계속 강의를 할 거고요. 강의에서 만난 분들의 얘기를 듣고, 현업의 다양한 사례를 더 수집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네이버, SK텔레콤 등의 기업에 강의를 많이 다니는데요. 앞으로 데이터 분석 교육이 필요한 분들은 연락주세요.
황보: 저는 독자분들께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이제 통계학자나 프로그래머, 컨설턴트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데이터 분석은 현업에 대한 전문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저희 책을 기반으로 데이터 분석을 전문가의 영역에서 보통 직장인의 교양으로 확대하는 일에 동참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 황보 본부장님. 이번 책 판매 데이터를 보니 빨리 다음 책 써야겠는데요?
황보: 다음 책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황보현우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연구 성과와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로부터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 세계 100인의 전문가’에 선정되었다. 현재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CDO; Chief Data Officer) 겸 하나금융지주 그룹데이터총괄/상무(CDO)로 재직 중이며, 서울특별시 빅데이터심의위원회 위원, 경기도 빅데이터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빅데이터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겸임교수, 단국대학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겸임교수, 한남대학교 글로벌IT경영학과 교수로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강의했다. 코오롱베니트㈜ 빅데이터분석팀장으로 다수의 빅데이터,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총괄했으며, ㈜하나벤처스 경영전략본부장/상무로 하나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 설립을 담당했다. 저서로 『파이썬 데이터 과학 통계 학습』, 『인공지능 기반 서울시정 혁신방안』 등이 있다. *김철수 김철수는 국문과를 나와 IT 서비스 개발, 신사업 기획, 컨설팅 등을 20년 했다. [개발자의 글쓰기], [RPA로 만드는 나만의 로봇 비서], [팀장을 위한 보고서 검토 기술], [인공지능 시대의 생각경영법] 등을 썼다. 인문과 디지털을 융합하는 일을 하면서 디지털 리더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글쓰기 등을 강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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