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진짜 이유
30~40년 이전처럼 경제 분석에서 정치경제분석, 지정학/국제정치적 분석, 정치철학적 분석이라는 이론(그물망)을 통해 복합적으로 문제를 해석하는 인사이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시각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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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종 저자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신환종 센터장은 탄탄한 인문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경제, 철학, 역사,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는 국내 최고의 투자 전략가로 손꼽힌다. 그는 2020년대 전 세계 경제 생태계를 전망하는 데 있어 기존의 경제적 접근으로는 복잡다단한 현상을 설명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지정학, 정치철학, 비교경제학 등 새로운 그물망을 통한 좀 더 다차원적인 분석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지정학, 정치철학, 비교정치경제학이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데요.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러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금융시장은 현실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으로 인해 커다란 영향을 받습니다. 그중 순수한 경제적 현상은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 정치 경제적 현상이 뒤엉킨 사건이 많습니다. 금융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건들을 단순히 경제적인 프레임으로 보았을 때 문제의 핵심을 놓치기 쉽고 엉뚱한 전망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치사회적 혼란과 국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경제적 접근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경제 외적인 분석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손을 놓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학 이외의 여러 학문에서 접근했던 방식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정치학, 비교정치경제학, 정치철학(생각의 차이)은 최근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져온 사건들을 설명하는 데 대단히 유용하기 때문에 독자분들도 이런 분야의 접근에 익숙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사회에 큰 혼란을 가져왔습니다. 경제적 관점(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식, 즉 지정학과 정치철학적 관점으로 이 사건을 바라본다면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세력을 확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레즌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없다면 러시아의 확장은 어렵다고 분석했고, 탈냉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던 이유기도 했습니다. 신유라시아주의를 구현하려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포함된 유라시아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사람들의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3%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는 서유럽과 다른 문명을 발전시키고자 했던 러시아의 신유라시아주의의 관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고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수긍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서구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러시아 내부에서 심각한 사회적인 혼란이나 쿠데타로 인한 정권 교체가 일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정치 문화의 차이, 즉 정체성이 갈등의 핵심이라면, 이 문제의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러시아가 에너지 결제에 유로화 대신 루블화를 사용하도록 했는데요. 이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러시아가 비우호국들에게 에너지 판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추진한 것은 러시아로서는 아주 스마트한 대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달러나 유로화로 받는다면 외환보유고가 늘어날 수는 있지만, 루블화 약세는 지속되었을 것입니다. 이때 루블화 결제 정책을 통해 서방 국가들이 루블화의 안정적인 수요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구축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후 루블화는 달러당 85루블 수준으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루블화 수요는 유럽연합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여간다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루블화는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예상치 못한 위험, 즉 이벤트 리스크로 작용했는데요. 2020년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이벤트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이벤트,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염병 이벤트 등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가 계속 발생해왔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 유동성 리스크 대처에 집중해왔던 우리나라 입장에서 새로운 위기가 계속 발생했던 것이죠. 위기는 항상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2020년대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로는 또 다른 전염병 리스크와 사이버 리스크 외에 무엇보다도 수십 년간 보지 못했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지 않을까 생각해왔습니다. 그것이 최근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빨라진, 주요 문화권의 정체성의 충돌, 혹은 가치의 충돌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갈등을 앞서 말씀하신 ‘정체성’이란 주제로 바라본다면 현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서로 다른 문화권의 충돌이라는 정체성과 가치의 충돌이라고 해석했던 것처럼, 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근본적인 배경 역시 정체성의 충돌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국력을 회복했기 때문이고, 심지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2049년에는 중국이 세계 패권에 도전할 정도로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이 세계 No.1이 된다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 진영이 중요하게 여겨왔던 인권과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가 퇴색하고 위협받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미국이 의도하는 핵심적인 미중 갈등의 시각이라는 것이지요. 권위주의 국가를 계속 유지하려는 중국도 마찬가지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진행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첨예하게 전방위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미중 갈등의 전개는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하시나요? 또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선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미중 갈등은 더욱 첨예하고 전방위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의 경우에는 모든 정보를 모아서 본인이 직접 브리핑하는 방식이었지만, 바이든은 실무진들이 직접 대중국 압박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관세 인하를 추진하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위구르 인권에 대한 압박과 대만 이슈에 대한 강력한 대처, 미국 경쟁법 등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첨단 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봅니다. 투자자들은 중국 투자에서 이러한 리스크를 중요하게 판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2020년대 유용한 투자 전략을 세우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지난 40년 동안 시장과 효용을 중시했던 신자유주의와 탈냉전의 시기에는 경제 분석으로 금융투자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더 이상 그런 시대는 지속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30~40년 전처럼 시장보다는 국가가 중심이 되는 케인즈주의, 국가 간 갈등이 악화되는 냉전과 같은 시대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따라서 경제라는 이론(그물)으로 이러한 이슈들을 설명하고 전망하기는 어렵습니다. 30~40년 이전처럼 경제 분석에서 정치경제분석, 지정학/국제정치적 분석, 정치철학적 분석이라는 이론(그물망)을 통해 복합적으로 문제를 해석하는 인사이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무쪼록 이러한 시각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신환종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를,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신용평가,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자산운용사,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거쳐 현재 NH투자증권에서 주식을 제외한 모든 투자 상품, 즉 채권(Fixed Income), 외환(Currency), 원자재(Commodity) 등을 취급하는 FICC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통섭적인 이력과 접근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과 투자 상품을 날카롭게 분석해 증권가에서 신뢰와 명성이 두터운 글로벌 투자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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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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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를,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서울신용평가,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자산운용사,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거쳐 현재 NH투자증권에서 주식을 제외한 모든 투자 상품, 즉 채권(Fixed Income), 외환(Currency), 원자재(Commodity) 등을 취급하는 FICC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통섭적인 이력과 접근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과 투자 상품을 날카롭게 분석해 증권가에서 신뢰와 명성이 두터운 글로벌 투자 전문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뛰어난 예측과 리스크 분석으로 매경증권인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투자 전략에 관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이후 본격화된 글로벌 투자 시대 1세대로서 다양한 투자 대상 국가들에 대한 현지 실사 경험을 통해 정치·경제적 시각으로 이슈를 분석하는 ‘국가 분석 방법론’을 제시해 증권가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으며 미국과 중국의 정치철학과 지정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미중 갈등의 전개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20년 1월 코로나19 위기 직전에도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하면서 두 번의 대형 금융위기를 예측해 명실상부 최고의 위기 관리 전문가임을 입증해냈다. 2009년 제8회 매경증권인상 투자전략부문 금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서 2014년까지 5년 연속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의 ‘크레딧 애널리스트’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저서로는 『신환종과 함께 떠나는 글로벌 투자 여행』이 있다.